2016-02-27

평화공존의 시대는 과연 오는가 | YES24 블로그

평화공존의 시대는 과연 오는가 | 기본 카테고리2003-02-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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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저
이룸 | 200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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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9년 북한의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초청으로 방문한 북한 방문기이다. 십수년이나 더 지난 과거의 북한방문기가 지금와서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긴, 그때랑 지금이랑 엄청 변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무너졌으며, 김일성 주석도 사망했고, 금강산 관광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왕회장이 소떼를 몰고 넘어가기도 하였고, 무엇보다도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상봉이 있었다. 정말로, 격세지감이다. 문익환 목사가 북한에 갔다가 귀국해서 연행되던 장면, 북한에 넘어가던 임수경씨의 모습과 북한에서의 모습들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고 해서 우리가 북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김일성은 소련의 꼭둑각시로 김성주라는 본명을 항일투사였던 '김일성 장군'의 이름으로 속여먹고 해방 후 북한에서 세력확장을 꾀하다가 통일전선전술로, 경쟁파벌이었던 연안파, 소련파, 남로당파 등을 숙청하여 북한을 자신만의 동토의 왕국으로 만들었으며, 3대 혁명 소조 운동을 주창하여, '천리마 운동' '새벽별 보기 운동' '천삽 뜨고 허리 펴기 운동' 등 선동적인 구호로 인민들을 강제노역에 시달리게 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은 5호 감시제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살고 있으며 매일 강냉이죽으로 겨우 끼니를 연명하고 살고 있다. 대충 요약한, 내가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며 배웠던 북한의 실상이다. 그래서, 불쌍한 북한 주민들을 빨리 압제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손을 잡고 평화통일을 어서 빨리 이루어야 한다고 배웠고, 반공글짓기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 정말 우리가 배운대로라면 북한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그런데, 세기가 바뀐 후 우리에게 드러나는 북한의 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매일 강냉이죽으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어찌 저리 고울 수 있을까? 아시안게임에 왔던 응원단들은 또 어떻고? 미국의 역사, 러시아 혁명사, 프랑스 혁명, 영국의 권리장전, 일본의 메이지 유신, 손문의 삼민주의, 중국 홍군의 대장정 까지 외국의 역사는 잘 알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우리의 동포들에 대해 눈과 귀를 닫고 살아왔다.

이 책은 기행문 형식인 1부 - '사람이 살고 있었네' 와 대담 형식인 2부 - '통일을 위해 문학의 길을 걷다 보면 어디나 조국이었네' 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에서는 북한에서 직접 만났던 사람들과 주민들에 대한 체험을, 2부에서는 북한과 관련된 광범위한 토론을 담았다. 무엇보다도 인상깊었던 것은 '작가' 황석영의 스케일이다. 그리고, 황석영이 말하는 '김일성 주석' 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황석영은 "글이란 것은 어떤 사람이 산 것만큼 나온다." 라고 한다. 동감한다. 책상 머리에 앉아 자의식이나 나불거리는 작가들의 소설과 탄광을 소재로 한 한 작품을 쓰기 위해서 1년 동안 직접 탄광 광부 생활을 했던 작가들의 소설은 분명히 다르다. 황석영 역시, 자신을 '분단시대의 작가'로 규정하고 통일을 위해 글을 계속 써나갈 것이다 라는 자신의 결심에 따라 구속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올바로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 방북을 한 그의 방문기가 힘을 가지는 것은 그의 삶의 올바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작년 연말에 가장 위대한 작가로 선정된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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