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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분단문학 넘어 남북통합 문학으로” - 경향 모바일



“분단문학 넘어 남북통합 문학으로” - 경향 모바일
“분단문학 넘어 남북통합 문학으로”
기사입력 2012.03.18 21:27

ㆍ통일문학포럼·소설가협회 ‘통일 지향 문학’ 공동 심포지엄

북한 김정은의 3대 정권 세습, 중국의 탈북자 처리 문제 등으로 문단에서도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일문학포럼(회장 장윤익)과 한국소설가협회(이사장 백시종)가 오는 23일 오후 4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통일 지향 문학,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연다.

이 자리에는 문학평론가 임헌영씨, 소설가 복거일씨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한국문학의 근간을 이뤄온 분단문학을 통일문학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분단문학의 현황을 진단하고 통일문학의 미래를 논의하게 된다.


임헌영씨는 ‘분단문학 어디까지 왔나’란 발제문에서 분단문학, 통일지향문학을 넘어 남북통합의 문학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의 통일 당위론이 남북한 사회통합론으로 전환했듯이 문학 역시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통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남북이 서로 만나는 사건을 소재로 한 문학은 이제 허구가 아닌 역사적 실체로서 진실성과 전형성을 갖는다”고 밝혔다.

임씨는 남북통합문학으로 방향을 튼 첫 작품으로 최윤이 1990년에 쓴 단편 ‘아버지 감시’를 들었다. 월북해 재혼한 뒤 중국으로 탈출한 아버지와 파리 국립식물연구원에 근무하는 남한 출신 아들이 파리에서 가진 사흘간의 만남을 그린 이 작품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않으면서도 ‘피는 이데올로기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이문열의 ‘아우와의 만남’, 홍상화의 ‘어머니 마음’, 이원규의 ‘강물은 바람을 안고 운다’, 이순원의 ‘혜산 가는 길’ 등 남북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 계속 이어졌으며 앞으로 양적·질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복거일씨는 ‘통일의 전망과 문학의 기여’란 발제문에서 “통일은 엄밀히 말해 재통일이며 과거의 공통점을 찾기보다 미래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반도의 통일은 재외교포보다 현재 거주하는 이주외국인에게 더욱 절실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미래지향적 통일을 위해 통일된 사회를 꿈꾸고 보여주는 게 문학이 할 일”이라며 “통일문학은 미래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과학소설(SF)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복씨는 자신이 1992년에 발표한 단편 ‘파란 달 아래’를 실례로 들면서 통일과정과 통일국가의 모습을 직접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설은 남한과 북한의 달표면 기지들이 먼저 통합해 남북통일을 선도한다는 내용으로, 당시 전산통신망 하이텔에 연재됐다.

아울러 이날 포럼에서는 문학평론가 이명제씨가 ‘문학의 좌경화에 대한 성찰’을 발표하고, 시인 최형태, 소설가 김지연·문영숙씨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한윤정 기자 yjhan@kyunghyang.com>



원문보기: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203182127505&code=960205&med_id=khan#csidx0c42db5bc818f9da731e686f0577d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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