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2
원불교신문 솔빛한의원 고은광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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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한의원 고은광순 원장
기사승인 [1569호] 2011.05.27
- " 건강은 욕심으로 되는게 아닙니다"
명상 프로그램으로 의식변화, 노인들 대화 통해 심신 정화 시켜
▲ 하대리에 위치한 솔빛한의원.
초록이 아름다운 계룡산 갑사. 주차장을 벗어나 몇 계단 오르면 종일 민박슈퍼를 만난다. 인심 좋은 아주머니의 손짓을 따라 산 쪽을 쳐다본다. 훠이훠이 걷다보니 끝자락에 한 민가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은 원래 솔빛한의원이 있던 자리다. 현재는 고은광순(57) 원장이 임시 거처를 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작년 가을, 갑사동네에 정착하게 된 것은 치매를 앓고 있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에는 설렁설렁 살면서 한의원을 하고 싶었습니다. 자연보호구역이라 한의원을 개원할 수 없어 부득이 올해 1월에 바깥쪽에 예전 이름 그대로 한의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어머니는 3월에 돌아 가셨어요."
이런 그가 갑사동네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8년 부터다. 명상프로그램을 접하고 도반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그의 의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운영하던 한의원을 미련없이 접었다. 그동안 학생운동, 여성운동, 약사법 개정 촉구, 종교법인법 제정, 제사거부운동, 미 쇠고기 군납반대 운동 등을 펼치던 그에게 일대 변화였다.
올해 1월 하대리에 개원한 솔빛한의원에서 화∼토요일 오전10∼오후5시까지 동네 노인들을 치료하면서 편한 마음을 갖는 것 역시 명상의 힘이다.
"예전에는 침, 뜸, 부항 등으로 노인들을 치료하면서도 얼마 못 살고 가실 것이라 판단하니 신명이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감사와 축복 등 죽기 전에 가져할 마음 자세에 대해 한 마디라도 더 해 드리고 싶어요.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사는 분들이 참 예뻐 보입니다. 농사를 짓는 관계로 근육통과 관절질환이 많은 노인분들이 하루라도 제가 하고 있는 명상에 대해 알고 체험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명상을 하면서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준 법문에 깊은 울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송광사, 금산사 템플스테이를 몇 번 다니면서 달라지는 것은 보이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 자허 선생의 명상프로그램을 통해 성인들의 말씀들을 이해하게 됐다.
"그 당시 정신과 의사인 데이비드 호킨스의 〈의식 혁명〉책을 보면서 세상의 절반이 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의 의식을 0∼1000까지로 나눈 것입니다. 예수님과 부처님이 끊임없이 요구한 것은 레벨이 높아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킨스는 명상, 이타적인 기도, 수행을 통해 비약적인 의식 상승을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달리 200이하는 부정적인 감정인 수치심, 죄의식, 무기력, 슬픔, 두려움, 욕망, 분노, 자존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80세가 다된 노인들을 치료하면서 그들이 욕심, 분노, 증오, 질투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솔빛한의원과 통로로 연결된 녹주 맥반석 불가마찜질방을 찾는 노인들이 자리 때문에 언쟁을 벌였던 예를 들었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고 뜨거운 돌에 더 가까이 가려고 화내는 노인들을 보면서 명상을 생각하게 됐다. 화를 낸다면 수명을 연장해서 100세를 산다고 해도 남지 않는 장사라고 보았다.
"건강은 욕심부리고 챙긴다고 해서 되는게 아닙니다. 노인들은 그것을 모르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마음을 비우고 다른 사람을 먼저 축복해 주다보면 자기가 달라집니다. 자기 안에 사랑을 품으면 늘 감사하고 축복한 삶이 됩니다."
그는 치료를 받으면서 대화를 하는 노인들에게 사랑, 기쁨, 평화, 감사심을 회복시켜 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사할게 아무것도 없다는 반응을 보인 노인들도 변화되어 갔다. 처음에는 한숨을 쉬는 노인들이 많았다. 자식이 출세를 못했거나 건강이 안 좋은 일을 남의 탓으로 돌렸다.
"노인분들에게 이 정도면 잘 산 것이라 말을 하죠. 감사한 일이 많다는 것을 애기하면 한결같이 '그러지요. 그러네요'라고 반응을 보입니다. '아! 선생님 문고리가 감사하네요' '계단이 감사하다'고 말들을 해요. 이 말을 들으면 반갑습니다."
그는 한의원을 첫 방문한 노인이 아들에게 이유없이 화를 냈던 모습을 기억해 냈다. 그러나 이 노인의 경우에도 대화를 통해 마음을 정화시켰다. 이것은 명상의 힘인지 모른다.
"할머니에게 아드님 참 잘 두셨다는 말을 했죠. 화를 내는 목소리보다 예쁜 목소리가 더 좋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밖에 있는 꽃이 예쁜 이유를 설명했죠. 그러자 할머니는 꽃은 향기가 좋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음날 꽃과 수선화를 가지고 오셨어요. 그 다음날도 꽃나무를 캐가지고 오셔요. 있는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사나운 할머니인줄 알았는데 부처의 씨앗에 꽃이 피도록 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는 디지털 카메라에 찍힌 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찜질방을 찾는 노인들을 위해 붙인 프래카드였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먼저 치유되라 명상하면 나도 빨리 낫게 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것은 타인은 배려하는 마음이 곧 자기를 위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좋은 생각을 자꾸 하게 되면 습이 되어 내공이 높아집니다. 쉽게 상처를 받지 않고 쉽게 누구에게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지혜가 열립니다."
여기에는 건강 뿐 아니라 모든 인생살이 원리에 적용된다. 이것은 의식의 상승이라 볼 수 있다. 그의 마음씀에 새벽은 물론하고 밤중에는 오는 노인들이 많다. 그는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육신 치유 뿐만 아니라 마음치유의 중요성을 말해 주고 있다.
그의 안내로 집 뒤 텃밭을 돌아 보았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하는 그의 눈빛은 맑았다. 그는 치유와 연결되는 동네 노인들의 의식 확장을 염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리영희 선생이 보낸 엽서.
육관응 yuk@w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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