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4

『한국 보수세력 연구』 쓴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펌) : 네이버 블로그



『한국 보수세력 연구』 쓴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펌) : 네이버 블로그




『한국 보수세력 연구』 쓴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펌) 인물

2011. 4. 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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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산업화 이뤘지만 기득권에 안주하는 게 문제”
보수에게 보수를 묻다 『한국 보수세력 연구』 쓴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이양수<yaslee@joongang.co.kr> | 제215호 | 20110424 입력

원로 언론인 남시욱(73·사진) 세종대 석좌교수가 최근 『한국 보수세력 연구』 증보판(작은 사진)을 냈다. 2005년 초판을 낸 지 5년 만이다. 노무현 정부 후반기와 이명박 정부 들어 3년간 발생한 일들을 보완했다고 한다.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문화일보 사장을 지낸 그는 10년 전부터 보수세력을 연구해 왔다. 보수의 뿌리는 구한말 개화파고 ‘보수 원조’는 개화파의 막내 격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최대 과제를 선진화와 통일이라고 요약했다. 인터뷰는 서울한국프레스센터 13층 한국신문편집인협회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보수는 어떻게 태동됐나.
“구한말 개화파 사상은 문명개화·부국강병으로 압축된다. 개화파는 수구파에 맞서 근대화운동을 펼쳤다. 개화파 1세대(1830년대)는 평안감사·우의정을 지낸 박규수와 역관 오경석, ‘백의정승’으로 불린 유홍기(스님) 등이다. 이들은 실학의 전통을 이어받았다. 갑신정변의 주역인 김옥균·홍영식·유길준·박영효·서재필 등은 개화파 2세대(1850년대)다. 이들보다 20년쯤 뒤 활약한 이승만·안창호·양기탁 등은 서구식 교육을 받았는데,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건국 이념으로 확립했다.”

-한국의 보수를 어떻게 정의하나.
“보수·진보 자체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변화에 대한 태도를 말한다. 보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켜 가며 서서히 개혁하자는 것이다. 보수의 성격은 나라마다 다르다. 영국에서 보수 개념은 왕정 유지와 의회민주주의 발전이다. 미국의 보수는 독립전쟁과 헌법정신을 지키자는 거다. 대한민국 보수는 개화파가 꿈꾸던 자유주의,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실시한 3권 분립과 공화제, 자유시장경제 등으로 요약된다. 반면 진보는 평등을 지향한다. 1920년대 공산주의 사상이 들어오고 조선공산당이 창당됐다. 그러면서 구한말에 진보적 사상이던 개화파는 보수·민족주의 세력으로 자리매김됐다.”







-해방 이후 50여 년간 집권한 보수 세력의 공로는 뭔가.
“보수가 아니었다면 대한민국 건국은 없었다. 미 군정조차 좌우합작을 하려 했지만 이승만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공주의자 이승만의 통찰력이 없었다면 김일성은 통일전선전술을 구사해 한반도를 공산화했을 것이다. 보수는 산업화는 물론 민주화에도 공로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은 보수세력 아닌가. 보수 신문인 중앙일보와 동아·조선일보도 6월항쟁에 크게 기여했다. 남은 건 글로벌시대에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이란에서조차 TV 드라마 ‘대장금’을 6개월 이상 방영하고, 한국 상품이 최고 혼수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대한민국이 선진 산업국가로 올라섰다. 개화파의 DNA와 사상을 물려받은 보수 세력이 성취해 낸 것이다.”

-보수 세력은 독재와 부정부패·빈부격차를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절대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민주화 세력은 부패하지 않았는가. ‘민주화의 화신’이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부패방지위를 만들었지만 아들 셋 다 감옥에 갔다. 그건 우리 정치문화와도 관련 있다. 각종 규제가 많아 관료들의 재량권이 많기 때문이다. 관이 부패하니 정치 부패가 심해졌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 ‘현역 국회의원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응답이 40%를 넘는다고 한다. 정치권에 그만큼 실망했다는 얘기다. 국회에서 망치·해머나 휘두르고 민생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보수 세력이자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다. 보수의 정체성이 확립돼 있지 않다. 감세를 해야 소비·투자가 활발해져 경제가 발전하는데 야당이 ‘부자 감세’라고 공격하니 철회했다. 확고한 국정철학이 안 보인다.”







-보수 세력이 바로잡을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선 보수주의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조차 보수 세력이 아니라 자유 세력이라고 말한다. 보수 의미가 왜곡돼서다. 미국에선 보수(Conservative)라고 하면 괜찮은 의미다. 오히려 자유주의(Liberal)라고 하면 나쁜 인상을 준다. 그래선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스스로 진보(Progressive)라고 말한다. 요즘 논란을 낳는 복지정책도 ‘보수의 원조’라고 할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시작한 것이다. 사회복지는 결코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다. 보수도 명확한 사회복지정책이 있어야 한다. 다만 국가의 장기 목표에 어긋나는 포퓰리즘이나 사탕발림 정책은 거부해야 한다.”

-한국의 보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잘 실천했다고 보나.
“많이 부족했다. 개화파 중 일부가 친일로 돌아선 것도 치명적이다. 조선왕조에 실망해 일제 지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요즘도 보수 세력이 국민의 신뢰를 못 받는다. 국회의원들이 자기 월급 올리고, 가족수당 신설하고, 퇴직 후 월 120만원 주는 그런 법을 만들었다. 진짜로 필요한 북한인권법 같은 건 처리하지 않으면서. 여야 의원들이 청목회 관련 입법로비가 법에 걸리니까 후원금을 쪼개 받기 위해 법을 고치려다 망신만 당했다. 다수당인 한나라당 책임이다. 기
득권에 너무 안주하다 위기를 맞고 있다.”

-책에서 박정희 시대를 ‘혁명과 모순의 시대’라고 했는데.
“(박정희는) 국내적으로 보면 장면 정권을 뒤집어엎고 개발독재를 했다. 세계사적으로도 60년대는 군사 쿠데타의 연대였다. 아시아·아프리카에서 유행병처럼 일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국가마다 집권 세력이 무능하고 민주주의 경험이 없어 국정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80년대엔 도처에서 군부 세력이 쫓겨나고 민주화가 진행됐다. 요새 중동에서 재스민 혁명이 확산되는 것과 흡사하다.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국가 중에서 다행스럽게 대한민국은 성공한 나라다. 김종필씨 말을 인용하자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치가가 아니라 산업화를 위해 매진한 혁명가였다. 만약 혁명 세력끼리 권력 다툼을 하고 뒤죽박죽이었다면 동남아·남미 같은 개도국 신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혁명의 시대’다.”

-그럼 모순은 뭔가.
“민주주의는 아니었다. 지금도 중국 같은 데선 꼭 서구식 모델이 옳은 게 아니라면서 일당독재를 하고 있다. 효율과 민주주의 사이에 모순이 생긴다. 장면 정권이란 합법 정권을 뒤집어엎은 쿠데타는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선 큰 성과를 냈다.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로 판단하면 안 된다.”

-보수 관점에서 진보가 잘한 걸 평가하자면 무엇인가.
“건국 헌법을 만들 때 유진오 박사가 당시로선 최고 수준인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모델로 삼았다. 충칭 임시정부엔 좌파인 조소앙 등이 참여해 헌법과 정강·정책에 사회민주주의 요소가 많이 들어갔다. 조봉암 같은 사람은 ‘경자유전’ 원칙 아래 농지개혁을 실시했다. 또 8시간 노동제 같은 선진제도를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 20년대 도쿄 유학생과 조선공산당 활동을 통해 평등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수가 선진국의 보수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역시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최근 중앙일보에 캐머런 영국 총리가 ‘서민적인 휴가’를 갔다는 뉴스가 실렸다. 바로 그런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지도자를 신뢰한다. 우리 보수는 이익만 챙기고 기득권으로 변한 게 문제다. 2007년 대선 때 보수 세력은 530만 표를 더 받았다. 이명박 후보가 잘나서가 아니라 소위 진보 좌파들이 워낙 엉터리여서 그랬다.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이 그런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이 시대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는 뭔가.
“장기 목표는 역시 선진화와 통일이다.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5∼10년 안에 반드시 선진국에 들어가야 한다. 조금 있으면 터키 같은 나라들이 우리의 경쟁 상대로 부상한다. 과거엔 보수 하면 반(反)통일 세력이란 이미지를 줬다. 그걸 없애려면 보수의 선진통일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밀려서 가면 안 된다. 진보 세력은 요즘 북한 체제를 유지시켜 주기 위해선지 통일을 주장하지 않는다. 개화파 전통을 물려받은 보수가 남북 통일을 주도해 민족주의를 완성해야 한다.”

-언론도 보수·진보로 대립하는데.
“팩트(fact·사실관계)는 하늘의 소리, 사설·칼럼은 사람의 소리라는 말이 있다. 팩트는 누구도 왜곡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팩트와 의견이 뒤섞이고 심지어 뒤바뀐다. 팩트 자체를 보도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언론이 보수·진보의 격렬한 대립을 완화하고 건실한 토론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그걸 격화시키는 나쁜 역할을 하고 있다.”

-통일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평화통일을 하려면 북한 민주화가 전제돼야 한다. 북한 주민이 세상의 온갖 정보를 받아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대북 정책을 세울 때 김정일 정권과 북한 동포를 구별해야 한다. 과거엔 북한 동포를 중시하지 않았다. 북한 동포가 아니라 김정일 정권에 돈을 줬다. 햇볕정책의 문제였다. 앞으론 그걸 개선해야 한다.”

* 퍼온 곳 : 중앙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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