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심과살림연구소 2015 한일 시민이 함께 가는, 동학농민군 전적지를 찾아가는 여행
2015 한일 시민이 함께 가는, 동학농민군 전적지를 찾아가는 여행2015-10-29 10: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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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4일 여정으로 <2015 한일 시민이 함께 가는, 동학 농민군 역사를 찾아가는 여행>(이하 한일시민동학기행)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는 이 기행에는 나카츠카 아키라(일본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 님을 비롯해 일본 측 참가자 50여 분이 동행했고, 한국 참가자 분들도 답사와 교류회 일정을 함께했습니다.
첫째날 광주 상록회관에서 열린 한일시민 교류회는, 광복 70주년과 일본의 안보법안 통과, 탈핵운동 등의 시대 상황에서 참석자 및 지역사회에 반성과 화해를 넘어 가치를 공유하는 공존공영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다짐의 메시지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현재 '안전보장 관련법안' 관련한 일본의 상황을 전하며, 많은 시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반대 행동을 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시민의 정치적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또한 2006년부터 계속해온 동학 기행과 교류를 통해 배운 역사적 진실을 새기고 앞으로의 한일 양국 시민들 간의 우호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10/21 광주 교류회, 한살림광주 김정선 이사장(左),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右))
(무명동학농민군 위령탑(左) / 동학혁명모의탑(右)(전북 정읍))
셋째날에는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마련한 교류회 자리가 있었습니다. 동학언니들(동학소설작가모임)과 한살림전북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과 영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인디밴드 에몬(EMON)의 공연 <꽃은 핀다>로 1부를 시작했는데, 특히 마지막곡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래 <하나와사쿠花は咲く(꽃은 핀다)>를 일본 참가자분들이 함께 따라 부르며 짧은 추모와 위로의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참가자들의 소감을 나누는 순서를 가졌습니다. 한국 측에서는 곧 발간될 동학소설 집필에 함께 참여하신 고은광순 님과 한살림전북 유재동 이사장님께서 환영과 감사의 뜻을 전했고,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님이 지난 2012년 전북도립도서관에 1만5천 권의 장서를 기증한 데 대해 노래영 관장님도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뒤이어 일본인으로 2006년부터 10년째 해마다 참여해 오신 유이 님의 소감을 들었습니다. 유이 님은 1회 때부터 참여하며 동학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며, 역사를 바로 알고자 하는 이러한 기행과 같은 프로그램이 일종의 '학습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이처럼 계속 배워가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번 참가자 가운데는 일본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분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동학 2차 봉기와 관련된 내용이 실린 최초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다는 소식도 전해 주었는데, 현재 38개 학교에서 채택되어 5300여 명의 학생들이 이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열의가 낳은 성과입니다.
관련 기사 "동학농민운동 담긴 일본 중학교 역사 교과서 집필한 구로다 타카코 씨"
자리를 마무리하며 박맹수 교수는 "지금 우리는 국가와 민족이라는 틀로는 현실의 위기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시대에 직면해 있다"며 "적어도 동아시아 시민으로서, 더 나아가 지구 시민으로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함께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음날 방문한 연산전투지 또한 그동안 진행되어온 한일공동조사에서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로 더욱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서 박맹수 교수는 다시 한번 국가주의의 틀에 갇히지 않는 역사 인식과 그를 바탕으로 공동의 미래 지향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연산아문(충남 논산군) 앞에서)
마지막 답사지인 우금치전투지에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며, 또한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귀한 만남을 축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작은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참가자들뿐 아니라 10년을 꾸준히 동행하며 인솔을 맡아준 안내자 분께도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우금치전투 기념탑(충남 논산군) 앞에서)
이로써 10년간 이어온 한일시민동학기행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장벽에 따른 아쉬움은 있었지만, 국가의 경계를 넘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을 넘어, 함께 배우고 생각과 마음을 나누며 친구가 되어가는 여정으로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한일 시민들이 함께하는 풀뿌리 차원의 교류가 또다른 이름과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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