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rus l 2018-06-02 20:52
- 선을 넘어 생각한다 - 남과 북을 갈라놓는 12가지 편견에 관하여
박한식.강국진 지음 / 부키 / 2018년 4월
평점 :
남북관계의 변화를 이처럼 뚜렷이 국민에게 각인시킨 건 실로 오랜만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다.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도 줄줄이 이어진다. 보수 정부가 집권한 9년간 얼어붙었던 과거(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비롯한 ‘불확실한 미래’를 희망으로 확 바꿔버린 순조로운 분위기를 보고 있자니 국민으로선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성공의 기대는 다른 형태의 불안과 맞닿아 있다. 이 소중한 희망의 불씨를 끝까지 살려낼 수 있을까. 북한은 정말 변화한 것인가,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로 인해 ‘4·27 판문점 선언’이 휴지가 되는 건 아닐까, 남북 모두 평화통일의 자체적 역량 결집은 가능한가 등 반신반의의 자문이 그치지 않는다. 그 근저에는 정전 협정 이후 65년간 쌓인 남북 간의 불신과 안보를 정치에 악용하는 ‘안보장사꾼’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도사리고 있다.
서울신문 강국진 기자가 묻고 국제관계학 전문가 박한식 교수가 답한 대담집 《선을 넘어 생각한다》(부키, 2018)는 냉전적 사고의 틀 안에 만들어진 열두 가지 편견을 거론하고, 그 편견들에 대해 반박한다. 박한식 교수는 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할 정도로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그의 대표적인 공로는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방북을 중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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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관습적으로 남아 있는 가장 질긴 편견이 바로 ‘북한의 악마화’ 프레임이다. 반공 만화영화 <똘이 장군>에서 김일성 주석은 사악한 돼지로 묘사되었고, 그가 죽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버지보다 권력욕이 많은 ‘악마의 자식’, 또는 ‘독재자’로 알려지게 되었다. 집권 초기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핵실험을 거듭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었던 시절을 생각해 보라.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을 ‘로켓 맨’, ‘미치광이’라고 조롱했다.
‘북한의 악마화’ 프레임 다음으로 오래된 편견은 ‘북한 붕괴설’이다. 북한 내부의 이상 조짐이 알려지면 국내 언론과 다수 전문가는 ‘북한은 머지않아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하곤 했다. 북한은 주적이며 안보를 철저하게 내세우는 보수 정당은 과거 정부(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지원 정책을 물고 늘어져서 ‘북한 핵무기 개발을 위한 퍼주기’라고 비난했다.
이 세 가지 프레임은 남북 관계 개선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편견이다. 이러한 편견이 만들어진 프레임은 북한 문제를 냉철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할 정책결정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특히 북한을 너무나도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도 이 프레임의 덫에 걸리기 쉽다.
이 세 가지 프레임은 남북 관계 개선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편견이다. 이러한 편견이 만들어진 프레임은 북한 문제를 냉철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할 정책결정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특히 북한을 너무나도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도 이 프레임의 덫에 걸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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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쿠데타가 일어난다고 해도 절대로 북한은 붕괴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북한은 ‘1인 독재 체제’로 작동되는 국가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북한을 움직이게 하는 건 조선노동당이다. 조선노동당은 민족 단결과 집단주의를 강조한다. 숙청과 처벌로 권력 중심부의 인사가 교체되더라도 그 빈자리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한다. 그러므로 최고 지도자가 죽는다고 해도 북한은 무너지지 않는다. 북한 지도부를 ‘악의 축’, ‘미치광이’, ‘주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북한과의 대화를 어렵게 만든다. 박 교수는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한 대북 정책을 ‘안보 접근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군비 증강 능력을 내세워 북한을 견제하는 안보 접근법을 비판한다. 안보 접근법이 반영된 대표적인 대북 정책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다. 군사적 압박에 직면했던 북한은 미국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핵 무력·경제 건설 병진 노선’이라는 전략적 노선을 고집했다. 남북 간의 갈등이 지속되었을 때 군비 지출이 늘어났다. 박 교수는 통계 자료를 공개하면서 ‘퍼 주기’ 프레임의 허상을 지적한다. 2011년 연평도 폭격 이후 국회는 군사력 구축을 위해 추가예산을 증액시켰는데, 대북 지원 예산의 2배가 되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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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실천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남한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박 교수는 남과 북 모두 필요한 것은 동질성을 강조하는 통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남북 모두 서로 ‘마음의 경계’를 만들지 않으려면 이질성을 수용해야 한다. 남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이질성을 수용하려면 오래된 냉전적 사고방식과 종북 프레임을 털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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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불신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 TV를 켜면 북한학 교수, 기자, 정치인, 심지어 북한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정치평론가들이 나와서 북한과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한심스럽기만 하다. 여전히 ‘보수-진보 진영’ 논리로 북한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단선적인 해석과 논의는 판 전체가 달라진 현 상황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물론 지금 이 순조로운 남북 관계의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려면 북한 문제에 대한 합의와 이념을 초월한 건설적 논쟁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당연히 거쳐야 한다. 다만 논쟁과 검증이 소모적으로 흘러 본말을 전도시킨 사례가 적지 않았던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으로 남는다.
북한에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앞으로는 ‘(북한을)모르는 것이 약이다’가 아니라 ‘모르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 이제는 객관적으로 북한을 바라보면서 정확하게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 더 많은 이들, 특히 통일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이 알아가길 바란다.
북한에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앞으로는 ‘(북한을)모르는 것이 약이다’가 아니라 ‘모르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 이제는 객관적으로 북한을 바라보면서 정확하게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 더 많은 이들, 특히 통일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이 알아가길 바란다.
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그 많은 전문가
들이 입을 닫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최근 D일보에서 무속인을 동원해서 신종 참언
을 신문에 게재한 사건은 대한민국 언론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일이었습니다.
양식이 있는 기자들이라면 데스크와 사주에게
마땅히 항의해야 할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결어를 읽어 보니 어쩌면 남북관계는 부부관계
와도 같은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
습니다.
생각보다 북한 붕괴설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은 북한이 불리한 소식을 접하면 ‘곧 북한도 망하겠구나‘하면서 ‘지금이야말로 북한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합니다. 북한과의 전쟁을 참 좋아해요. 전쟁이 일어나서 미국 등과 연합한 남한이 승리한다고 해도 우리 역시 잃을 게 많아요. 북한이 쿠데타로 무너져도 후폭풍을 남한이 감당해야 합니다. 골치 아픈 일이죠. 북한이 스스로 무너지거나 북한을 공격해서 통일을 원하시던 분들이 북한 붕괴 후를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합니다. 과연 어려워진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까요? 먹고사니즘에 익숙한 분들이라서 또 반대할 것입니다. 남한 주민들 살기 힘든데 북한 사람들 많이 챙겨준다고 불만을 늘어놓을 거예요. 하여튼 북한 문제만 나오면 자기주장이 강하고,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좆문가‘에요.
무능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엠비시절에 연평도 포격으로 연평도 주민들이
인천으로 피난나왔을 때만 해도 정부에서 무
대책으로 일관해서, 인천 찜질방 주인장이 주
민들에게 자신의 찜질방을 무료로 제공했었습
니다.
그런데 갑자기 통일이 되어 북한 주민이 수백
만 명이 남한으로 내려 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진짜 대책없습니다.
전쟁으로 해결하자는 무지막지한 발상의 제공
자 중의 한 명은 중앙일보 논설위원인 김가짜
(패러디입니다*)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이
전쟁으로 3일만 버티면 이길 수 있다는 헛소리
를 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강남대로에 미사일 한 방만 떨어져도 생지옥이
될 텐데, 1분에 만발이상 포격할 수 있는 장사정
가 불을 뿜으면 그 잘난 강남의 아파트숲과 빌딩
은 온전하게 무사할 수 있을까요. 무대책 무대안
으로 무장한 어느 정당의 미래를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