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1

알라딘: 이상한 정상가족 (개정증보판) 2022

알라딘: [전자책] 이상한 정상가족 (개정증보판)


[eBook] 이상한 정상가족 (개정증보판) 
김희경 (지은이)동아시아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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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칼럼 주간 1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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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파일 형식 : ePub(18 MB)
TTS 여부 : 지원

종이책 페이지수 : 308쪽


책소개
2017년 김희경이 쓴 『이상한 정상가족』은 아동인권 및 가족정책이라는 민감한 화두를 전면적으로 제시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책 출간 이후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전격 발탁된 저자는 책에서 주장했던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 직접 참여했다. 5년 만에 펴내는 『이상한 정상가족』 개정증보판에는 현장에서 직접 쌓은 경험과 치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아동인권 및 가족정책 관련 법과 제도가 그간 어떻게 변화해 왔고, 또 어떤 한계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를 촘촘히 담았다.

『이상한 정상가족』 개정증보판에는 달라진 현실과 달라지지 않은 현실, 두 모습을 모두 담았다. 초판의 내용에 이후의 전개 과정을 덧붙여 기록하여 가급적 변화의 과정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고쳐 썼고, 기사·연구·조사·논문·인터뷰 등을 보강 및 업데이트했다. 출간 이후 독자들이 책에서 사용한 용어에 대해 여러 피드백을 보내왔다. 저자는 아동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진 사회의 반응을 반갑게 여기며 일부 표현을 수정하고, 유지하는 용어에 대해서는 상세한 의견을 담아 밝혔다. 가령, ‘버린다’라는 표현은 ‘돌봄을 받지 못했다’로 수정했다.


목차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우리가 던진 돌은 더 멀리 갈 것이다
초판 프롤로그: 작은 사람, 큰 권리

1. 가족은 정말 울타리인가
가족 안 - 자식은 내 소유물

• ‘내 것인 너’를 위한 친밀한 폭력, 체벌
•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그 사회를 말해준다
• 과보호 혹은 방임, 자녀를 소유물로 대할 때 생기는 일
•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불가능성에 관하여
• 친권은 권리가 아니다

2. 한국에서 ‘비정상’ 가족으로 산다는 것
가족 바깥 - ‘정상’만 우리 편

• 왜 미혼모만 있고 미혼부는 없을까
• 입양, ‘정상가족’으로 수출되는 아기들
• 한국에서 피부색이 다른 가족이 산다는 것의 의미

3. 누가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을 규정하나
‘믿을 건 가족뿐’이라는 만들어진 신념

• 한국에서 가족은 왜 이렇게 중요해졌을까
• 개인 아닌 가족 단위로 사다리에 오르는 사회
• 왜 가족주의는 회사, 학교, 사회로까지 퍼졌나

4. 가족이 그렇게 문제라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 부모 체벌금지법은 사회를 어떻게 바꿀까
• 삶은 개인적으로, 해결은 집단적으로
• 함께 살기, 가족의 짐을 사회로

에필로그: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더 읽을 만한 책들의 주관적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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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6~7 개정증보판에는 달라진 현실과 달라지지 않은 현실, 두 모습을 모두 담고자 했다. 아동수당처럼 우리 사회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사안은 개정판에서 덜어냈으나 조금씩 바뀌었어도 여전히 진행형인 사안은 초판의 내용에 이후의 전개 과정을 덧붙여 기록했다. 이 책에서 지적하고 강조했던 문제를 다루는 우리 사회의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 더보기
P. 32 이처럼 평범한 부모들은 흔히 체벌과 학대를 분리해 바라본다. 그러나 위의 답변들을 성인 사이의 관계라고 상상하며 다시 읽어보면 체벌과 학대를 나누는 이 기준들이 얼마나 이상한지가 또렷해질 것이다. 가령 상대와 합의해 원칙을 정해놓고 때리면 폭력이 아니다, 맞는 상대가 자존감이나 정서에 상처를 안 받으면 폭력이 아니다, 상대의 행동을 교정하려는 목적이 있으면 폭력이 아니다, 때리는 내가 감정조절을 하면 폭력이 아니다…. 어느 하나 성립 불가능한 말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아동을 상대로도 성립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정할 때, 아동을 성인과 달리 대해서는 안 된다. 폭력은 더욱 그렇다. 접기
P. 62~63 한국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친권이 지나치게 강한 나라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권리는 부모의 자유권이라기보다 자녀의 보호를 위해 부여되는 기본권으로 권리보다는 의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가족 내에서 부모의 양육방식은 치외법권적 ‘천륜’의 영역이 아니며 인권 보호를 위한 국가의 제재 대상이어야 한다. 비대한 국가를 선호해서가 아니다. 공공의 개입이 닫힌 방문 안에까지 이루어질 때에만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고 자유로워지는 약자들이 가족 안에 있기 때문이다. 접기
P. 97~98 경제적 이유로 비극적 선택을 하는 것은 상상해보지도 않았을 중산층에서도 어머니가 된 여성들은 여전히 ‘독박육아’의 짐을 짊어진 채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제적, 정신적 고통에 잠식되어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끔찍한 결말을 선택하는 엄마들. 그리고 혼자 애태우며 일터와 집을 동동거리는 발걸음으로 오가면서도 ‘맘충’이라는 비난이나 듣는 중산층 가족의 엄마들. 서로 마주칠 일이 없을 것만 같은 여성들이지만 가족이, 특히 엄마가 모든 짐을 다 짊어져야 하는 우리 사회의 그림자가 둘 다에서 어른거린다. 접기
P. 119 영아유기 사건을 보도한 기사 제목에는 거의 늘 “비정한 모정母情”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한 해 버려지는 영아 100여명… 무지해서 비정한 母情’〉, 〈생활 어렵다, 갓난아기 3명 버린 비정한 母〉와 같은 제목들이 잇따른다. 이런 유형의 보도에 달리는 댓글에는 으레 그렇듯 인명을 경시하는 각박한 심성과 무분별한 성적 방종에 대한 개탄이 무성하다. 그러나 정말로 그럴까? 생명에 대한 미혼모들의 책임의식이 그토록 희박한가? 젖먹이를 외면한 비정한 엄마를 비난하기 이전에 이러한 상황을 만든 ‘주범’은 과연 누구인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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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희경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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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작가. 대학에서 인류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기자,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사업본부장,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일했다. 2023년부터 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객원교수로 가족과 친족, 미디어를 강의한다.
『이상한 정상가족』, 『여성의 일, 새로 고침』(공저), 『내 인생이다』,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흥행의 재구성』을 썼고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공역), 『푸른 눈, 갈색 눈』, 『아시안 잉글리시』,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를 우리말로 옮겼다.
순차적 N잡러로 살아오면서 가장 오래 해왔고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은 글쓰기다. 삶의 사소한 조각들이 모여 사회의 패턴이 형성되는 지점을 관찰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꾸준히 몰두하는 주제는 사람의 개별적, 집단적 마음이 만들어 내는 변화와 성장의 이야기다. 접기

최근작 : <[큰글자도서] 에이징 솔로>,<에이징 솔로>,<[큰글자도서] 이상한 정상가족> … 총 20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5년간의 변화를 덧댄 개정증보판 출간

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을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현장 경험과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쓴,
한국 사회 ‘정상가족’에 대한 기념비적 보고서

2017년 김희경이 쓴 『이상한 정상가족』은 아동인권 및 가족정책이라는 민감한 화두를 전면적으로 제시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책 출간 이후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전격 발탁된 저자는 책에서 주장했던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 직접 참여했다. 5년 만에 펴내는 『이상한 정상가족』 개정증보판에는 현장에서 직접 쌓은 경험과 치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아동인권 및 가족정책 관련 법과 제도가 그간 어떻게 변화해 왔고, 또 어떤 한계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를 촘촘히 담았다.
초판에서 저자가 조명했던 ‘보편적 아동수당’은 2019년 1월 〈아동수당법〉이 개정됨에 따라 현실이 됐다. 만 6세 미만 아동은 부모의 소득·재산과 관계없이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을 받게 되었고, 이후 지급 대상 나이는 점차 확대되었다. 또한 초판에서 강력하게 주장한 〈민법〉의 ‘징계권’ 조항 폐지 역시 2021년 1월 국회의 문턱을 넘어 〈포용국가 아동정책〉에 포함된 지 2년 만에 최종 삭제되었다. 학대 예방과 아동보호를 위한 공공의 역할도 강화됐는데, 특히 2020년 10월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전면 개편되며 초판에서 지적한 내용처럼 아동학대 신고 접수, 현장조사와 응급 보호는 지방자치단체의 전담공무원이 맡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사례 관리 전담기관으로 전환되어 체계가 이원화됐다. 민간기관에서 담당해왔던 입양절차의 시작도 2021년 6월부터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됐고, 비슷한 시기 아동보호 예산은 일반회계로 전환되어 일원화되었다.
『이상한 정상가족』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미혼모를 포함한 한부모 아동양육에 대한 지원 역시 대폭 강화되었다. 양육비는 월 12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확대되었고, 기초생활수급자와의 중복급여 금지 규정도 폐지되어 생계급여와 아동양육비를 함께 받는 것이 가능해졌다. 양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아동의 나이도 12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또한 2017년 이후 단계적으로 폐지되어온 부양의무제가 2021년 10월 전면 폐지되며 ‘복지의 가족 책임’을 가혹하게 강요해온 제도적 관행이 60년 만에 사라졌다.
한편, 한계도 여전하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비롯한 끔찍한 아동학대 사망사건들이 잇따랐고, 아동보호체계의 대응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패턴을 반복하며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입양은 계속되고 있고, ‘보편적 출생등록제’나 〈차별금지법〉도 현재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상한 정상가족』 개정증보판에는 이처럼 달라진 현실과 달라지지 않은 현실, 두 모습을 모두 담았다. 초판의 내용에 이후의 전개 과정을 덧붙여 기록하여 가급적 변화의 과정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고쳐 썼고, 기사·연구·조사·논문·인터뷰 등을 보강 및 업데이트했다. 출간 이후 독자들이 책에서 사용한 용어에 대해 여러 피드백을 보내왔다. 저자는 아동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진 사회의 반응을 반갑게 여기며 일부 표현을 수정하고, 유지하는 용어에 대해서는 상세한 의견을 담아 밝혔다. 가령, ‘버린다’라는 표현은 ‘돌봄을 받지 못했다’로 수정했다.

한국에서 가족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한국 사회를 옥죄는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2017년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교육비는 1인당 월 25만 6,000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사교육비 지출은 주춤했지만, 가구별 소득 격차는 더욱 증가했다. 2020년 한국의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동시에 169명의 갓난아기가 버려졌고, 232명의 아이들은 해외로 입양 보내졌다. 아동학대로 숨진 아이들은 한 달 평균 3.6명이었다. 회사를 다니며 육아휴직을 쓰는 부모는 열 명 중 한 명도 채 되지 않으며, 남성의 육아휴직은 여성의 8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0년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은 42.5%로 2015년(29.8%)보다 크게 늘었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삶의 질 종합지수’에서 10년 전보다 후퇴한 유일한 항목은 ‘가족·공동체’ 영역이었다.
저출산, 사교육 문제, 아동학대, 해외입양 등 통계 수치들은 저마다 각각의 원인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상한 정상가족』의 저자 김희경은 이 모든 문제들을 연결하는 단어로 가족을 꼽는다. 가족 안팎의 이러한 일들이 개별적 조각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었을 때 드러나는 한국 사회의 맨얼굴을 드러내고자 한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한 한국의 가족주의와 특정한 가족 형태만을 정상으로 여기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한다. 그동안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은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많이 제기되어왔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가족을 둘러싼 문제로 아이들 또한 고통 받고 있음을 차근하게 이야기한다.
『이상한 정상가족』은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 제도의 사례를 통해 밝힌다. 저자 김희경이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사업본부장으로, 여성가족부에서 차관으로 일하며 겼었던 당시의 생생한 경험들과 고민도 함께 담아냈다.

‘가족이니까 괜찮다’고 여겨지는 폭력들에 반대한다!
: 가족의 문제를 가족에게만 맡겨두면 안 되는 이유

저자 김희경은 2013년 울산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진상조사를 하면서 부모의 체벌에 대한 근본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모든 종류의 체벌을 없애자는 캠페인을 제안했다. 당시에 주위로부터 들었던 말은 “체벌? 에이, 나도 아이들 때린 적 있어요. 그거랑 학대는 좀 동떨어진 거 아닌가?” 하는 반응이었다. 부모의 체벌을 ‘사랑의 매’로 여기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6년 국민 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가량은 아동, 청소년을 체벌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체벌은 평범한 ‘정상가족’에서, 학대는 특별히 문제가 있는 ‘비정상가족’에서 일어나는 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은 처음부터 부모나 보호자가 아이에게 해를 입힐 ‘의도’로 시작된 학대는 없다고 말한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학창 시절 회초리나 채찍으로 매를 맞았던 이들은 거의 한결같이 그 덕에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내가 볼 때는 이렇게 믿는 것 자체가 체벌이 끼치는 악영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랑의 매’에 대한 신뢰는 어쩌면 러셀의 말처럼 체벌의 악영향인 것은 아닐까?
영국 세이브더칠드런은 2001년, 아이들에게 체벌의 경험에 대해 질문한다. “상처받음, 무서움, 속상함, 겁이 남, 외로움, 슬픔, 성남, 버려진 것 같음, 무시당함, 화남, 혐오스러움, 끔찍함, 창피함, 비참함, 충격받음.” 아이들이 느꼈던 체벌의 경험은 과연 ‘사랑의 매’가 훈육으로서의 의미가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어른을 때리면 폭행죄로 처벌받지만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 체벌은 왜 괜찮다고 용인되는 것일까? 김희경은 이러한 한국 사회 일반의 생각이 자녀를 소유물로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스케줄 관리부터 진로 설계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부모의 태도나 부모가 자녀의 숨을 거두고 스스로 자살한 사건을 온정 어린 시선에서 ‘일가족 동반 자살’이라고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방식 또한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서로 다른 사건 같지만 자녀를 소유물로 여긴다는 점에서 둘은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거나 포장된 폭력들을 드러내고 그 기저에 한국의 가족주의가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한다. 제도와 정책들이 가족 단위로 설계되고, 공적 영역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가족이 짐을 떠안는 사회에서 모든 경쟁은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지나치게 중요해진 이유이다.

누가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을 규정하는가
: 한국이 저출산 국가이면서 갓난아기 수출국인 이유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해외입양을 보낸 나라이다. 2019년 기준, 317명의 아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들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갔다. 저출산을 걱정하는 나라에서 하루에 한 명꼴로 갓난아기들이 버려진다. 대체 왜 그토록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는 것일까? 2011~2016년 경찰에 입건된 영아 유기 피의자의 79.3%는 여성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미혼모로 추정된다. 김희경은 ‘결혼=출산’의 등식이 지나치게 강한 탓에, 미혼모와 그 자녀들은 ‘비정상’으로 여겨지고 제도적·사회적 차별에 시달린다고 말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서, 2018년 기준으로 미혼모 중 임신과 출산 때문에 경력단절을 겪은 사람의 비율은 94.4%였다. 결혼제도 안의 임신과 출산만 합법적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에 미혼모의 직접 양육은 고려조차 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미혼모를 포함한 한부모 아동양육에 대한 지원이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미혼모가 직접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보다는 아동양육시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더 크다. 저자 김희경은 이렇게 구조적으로 아이 버리기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아이를 버리는 ‘주범’이 미혼모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이 외에도 입양제도가 가진 문제점으로 허술한 절차와 사전교육 미비, 입양기관의 부실한 사후관리 등을 꼽으며, 이러한 구조 안에서 입양아동들이 어떤 학대와 폭력에 노출되는지를 면하게 살핀다. 나아가 ‘혈통적 한국인’들이 ‘정상가족’이 되어 ‘비정상’에 해당하는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들과 그들의 자녀를 차별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한다. 저자에 의하면 가족주의가 견고해질수록 내집단을 중시하고, 외집단을 배제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2022년 2월 현재까지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과 〈차별금지법〉 제정이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은 한국 사회가 타자에 대해 매우 배타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김희경은 말한다.

함께 살기, 가족의 짐을 사회로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근대화 과정에서 약해지기 마련인 가족주의가 한국 사회에서는 특이하게도 강력해졌다. 이는 국가가 사회 문제를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겼기 때문이다. “사람을 먹이고, 키우고, 보호하고, 가르치고 치료해주고, 부축해주는 그 모든 일들이 전부 가족 책임”이 된 것이다. 책에서는 가족주의가 제도로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여러 예시를 들어 이야기한다. 가령, 기초생활수급제의 부양의무제는 극빈층이어도 허울뿐인 가족이 있는 사람은 지원 자격에서 박탈시킨다. 2021년 10월 부양의무제가 전면 폐지되기는 했지만, 이렇듯 부작용이 많은 제도가 오래 유지됐던 이유는 “가족이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가족주의 전통”이 우리 사회에 여전히 강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상한 정상가족』 3장에서는 가족주의가 가족을 넘어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는지,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어떻게 호명되는지를 살핀다. 이러한 가족주의가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환경에서, 사람들은 어떤 개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걸까? 김희경은 가족과 아동을 중심에 두고 뻗어 나온 성찰을 ‘개인’과 ‘공동체’로 확장해간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 가족 안에서 개인은 보다 자율적인 주체가 되어야 하고,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느슨하게 연대하며 서로를 돌봐주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의 4장에서는 세계 최초로 부모의 체벌금지를 실현해낸 스웨덴 사례를 조명하며, 새로운 규범이 입법에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현실은 이미 제도를 앞섰다. 2020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가족다양성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69.7%가 혼인,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함께하면 가족이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방송인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을 두고, 젊은 세대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형성되었고, 이를 진지하게 다루는 보도들도 꽤 많았다. 김희경이 이 책에서 강조하듯, 이제는 도덕적 ‘공감’을 넘어 한국 사회에서 ‘우리’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법들을 제도화할 때이다. 변화는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접기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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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려고 벼르던 차에 새롭게 개정증보되어 나왔네요. 가족이란 이름 아래 가장 감춰져있던 불편한 진실들을 끊임없이 추적해주시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Hic_et_nunc 2022-07-25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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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란 무엇인가

꼭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던 차에 '개정증보판'이 발간되었다.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만 해도 '정상가족'에 대한 이슈는 잔잔한 호수에 던진 돌처럼 파문을 일으킬만한 주제였다. '보통의' 단계를 밟아가는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당연히 가정을 이루어야 하고, 이성애 부모와 아이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전국민적 믿음. 지금은 조금은 달라진 것도 같다. '나 혼자 산다'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인지,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 때문인지 1인 가구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하고, 본문에... + 더보기
일루젼 2022-03-17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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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이라도 소외되어 본 경험이 있다면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봤었다. 지금은 잘 챙겨보지 않아서 단어 그대로 ‘봤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에게 부모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그래서 어른이 얼마나 잘해야하는건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잘 챙겨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내 마음 속에 자꾸만 ‘아휴, 저런 애들은 몇 대 맞으면 금방 고쳐질텐데.’라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이다.



나는 전형적인 90년대생 아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체벌을 겪었다. 무릎 꿇고 허벅지를 맞아보기도 했고 가끔은 내복바람을 쫒겨나기도 했다. 손바닥을 맞는 건 기본이었고, 궁둥짝에, 종아리에 으레 내 또래 아이들이 맞는 것처럼 맞았다. 책에서도 그런 말을 한다. 체벌로 자란 사람은 체벌을 옹호한다고. 그 말은 꼭 나에게 하는 말이다.



청소년권리니 아동권리니, 이러한 같은 개념에 그래도 흔히 말하는 ‘어른’들 보다는 가깝게 지내며 어린이를 한 명의 인간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말에 언제나 긍정적이었다. 인터넷 상에서 노키즈존에 대한 찬반논쟁이 뜨거울 때에도 나는 언제나 노키즈존에 반대하며 어른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나도 어린 시절을 다 잊어버린 어른이었다. 내가 존중하려고 했던 어린이는 어쩌면 ‘정상적’인 어린이지 않았을까? TV프로그램을 통해 비춰지는 다소 격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어휴 저런 애들은’ 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걸 보면 말이다.



정상이라는 범주가 얼마나 잔인한지 아는 내가 그런 생각을 잠시라도 했다는 게 충격이었다. 나 또한 정상가족에서 한끗 벗어난 비정상가족이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고등학교 때 별거를 시작하셨고, 얼마 되지 않아 이혼을 하셨다. 아무리 이제 이혼이 뭐 별거냐고 말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당사자의 마음은 다르다. 특히나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때는 말이다. 언제나 사람들의 질문, 은연 중에 나오는 단어들은 내게 엄마, 아빠가 모두 있다는 걸 가정한 것들이었다. 비정상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 정상이 당연한 거니까.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입에 오르내리는 것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 아무도 나의 존재를 몰라준다는 게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는 겪어본 비정상인들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이러한 비정상을 조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기 때문이다. 밝은 조명 이면에, 깜깜한 곳에 자리한 사람들을 왜 알아줘야 하는지 ‘정상’인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의 동의어는 아니라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목소리가 얼마나 소중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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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y__dooky 2022-03-31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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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 그래도 우리사회는 나아가고 있다.



2017년 첫 출간된 이상한 정상가족은 이후 5년이 지나서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그때는 읽지 못했던 책이었지만 많은 분들의 리뷰 속에서 범상치 않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가장 밝게 비춘 책이라고 생각한다.





알고는 있지만 자신이 그 범주에 속하지 않으면 관심 갖지 않는 사람 중에 하나인 나 자신도 이 책을 읽으며 뉴스에서만 보던 아동학대가 실상 내 어린 시절부터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가 없는 나는 결혼을 했지만 비정상가족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체벌에 대해서 따질 수 없었다.

내 중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은 영어 선생님이셨는데 온순하고 차분하고 착한 남자 선생님이셨다.

그 나이 여자아이들에게 놀림당하기 딱 좋은 선생님이었는데 우리는 그 선생님의 여린 모습을 만만하게 봤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단체 기합을 받을 때였는데 선생님은 모두 눈을 감고 손을 앞으로 내밀라고 하셨다.

그리고 15센티 얇은 플라스틱 자로 손바닥을 때리셨다. (그것도 거의 갖다 대는 수준으로..)

우리는 모두 큭큭거리며 웃었고, 나중에 눈을 뜨고 보니 선생님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선생님은 체벌을 원하지 않으셨지만 정말 너무나도 징그럽게 말을 안 듣는 자기반 아이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거 같다.

아프기 보다 간지럽기만 한 그것은 수학 선생님의 출석부 스매싱 앞에서 아주 웃기는 모양새였지만 그때는 그걸 몰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1 담임 선생님의 선하게 웃는 모습이 선명해진다.

선생님은 그 당시에도 우리를 어른으로 대접해 주셨고, 존중해 주셨다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되다니...

선생님들로부터 존중이라는 걸 받아 본 적 없는 여학생들에게 그는 물러터지고 순해빠져서 우리가 마음대로 해도 아무 탈이 없는 사람이었을 뿐이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관습을 버리고, 고치고, 새로 만들어야 하는 시간대에 서 있다.

전쟁을 겪고, 가난을 겪고, 산업화를 거친 세대와 태어나자마자 풍족한 삶을 영위하는 세대 간의 갈등이 어우러지지 못하고 계속 갈등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그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정치세력과 그것을 조장하는 언론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정 안에서도 서로의 가치관이나 개념이 달라서 소통이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은 매를 맞고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그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권리이다.

가정 안에서 시작되는 편견과, 불편함과,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들은 모두가 점검해 보고 고쳐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2000년대 초반에 대학로 거리를 걷는 데 낙태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나는 그날 미혼부라는 말을 검색해 보았는데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혼모는 있는데 미혼부라는 말은 왜 없는 거냐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낙태의 짐을 여성 혼자서 짊어지는 것이 마땅찮았다.

낙태 방지를 위해 길가는 여성들을 붙잡고 훈계를 할 게 아니라 사실은 남성들을 교육해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낙태의 가장 큰 원인은 남자들이 자신의 아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무거운 짐을 모두 여성들에게 짊어지게 하고 낙태가 불법이라고 단정 짓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해하기 싫었다.





지금은 미혼부라는 말도 사전에 있다.

아직도 많은 부분이 미흡하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는 나아가고 있다.

물론 희생을 치르고 바뀌는 법도 있고, 인지하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나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나는 희망스럽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의 논리대로라면 우리 사회는 지금 지극히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많고, 비정상이 다수인 사회에서는 그들이 바로 정상이다.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무너졌으면 시대에 맞는 가족관계를 공부해야 한다.

변화한 세상에 자꾸 옛 방식을 들이대면 그것이야말로 비정상이 아닌가.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에 대한 체벌이 어떻게 폭력으로 진화하는지를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가족 공동체를 잘 이루면서 살아왔다. 그것을 21세기에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려면 가족이라는 개념을 혈연에서 같이 살아가는 이들로 바꾸는 인식이 필요할 거 같다.

식구는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을 말한다.

지금 나와 가장 많이 밥을 먹는 사람이 누군지 떠올려 보자. 그들이 바로 나의 식구. 나의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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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chM 2022-04-01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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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족이라는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지다

#이상한정상가족
#김희경
#동아시아
#동아시아서포터즈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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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정상가족들은 자신들이 '정상'임을 안도하고 만족하며 자부심을 느낀다. 정상이라는 확실한 인정을 받기 위해서 '비정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상이 아닌, 이상한 대상들을 향해 손가락질하거나 관계를 단정하고자 한다. 정상의 범주는 안전하지만 그 목적을 위해 비정상이라고 낙인찍으며 차단해야 한다. 정상이라는 개념은 어딘가 잔인하다. 정상이 되기 위해서는 비정상이라는 반대개념이 있어야하고 그것이 절대적 기준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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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상한 정상가족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거기에 속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우리는 유리창을 통해 다른 세계, 즉 비정상을 보다가 결국 거울처럼 비추는 스스로의 모습을 본다. 불우함에 연민으로 바라봤지만 그 시선은 나를 향해 있는 것이다. 내면화된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은 정상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가족, 그 구성원에게 가장 큰 상처가 되지 않을까. 후회가 부채감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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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남기는, 어쩌면 정상과는 거리가 먼 사건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신문기사처럼 정확하면서도 기사에서만 만날 수 없은 통찰과 후속 사안에 대한 저자의 견해등이 이어져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접근하게 한다. 지금까지 뉴스에서 이슈화된 가정폭력이나 체벌 등의 사건을 보면 가장 자극적인 장면에서만 분노했을 뿐 그 후속 조치나 법안 개정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취재력과 또한 행정경험등이 풍부하게 담겨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우리 또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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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진 관습과 사고방식이 결국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아주 근원적이며 우리 모두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공동체로 기능하기 위해 은폐되고 고립된 슬픔들이 이제 가족을 넘어 사회라는 연대로 행복과 안전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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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니즘 2022-04-01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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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족이신가요?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작품을 읽고 자신이 정상가족에서 자라났고, 정상가족을 이루고 있다 단언할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자녀를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훈육을 했을 뿐, 학대는 차치하고 체벌이라고조차 생각하지 않았을 부모가 대다수일 것이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맞을 만한 짓'이란 말로 이루어지는 체벌은 모든 학대의 시작이 된다. 과연 상대가 성인이라 해도 그리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일까. 부모-자녀간 힘의 차이, 권력의 불평등에서 아이는 부조리한 사회를 배운다. 그 자신 권력의 구조를 내재화한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근대화를 이루며 사회안전망의 역할은 간과되었다. 그 결과 사회안전망은 불신하고 사적안전망에 기대다보니, 아이의 처결권?이 전적으로 부모에게 있다고 생각하여 훈육을 넘어선 폭력, 학대라는 부작용들이 양산되는 것이다.

또한 출산/양육의 문제 역시 개인에게 떠넘겨 그 부담이 오롯이 개인. 특히 어머니에게 집중되는 상황은 정상가족이든 비정상가족이든 출산 자체를 기피하게 만든다. 설사 출산이 이뤄진다 해도 가정에 과부화된 책무는 다시 아이에 대한 방치나 학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같은 문제이다. 사회가, 국가가 그 책임을 방치하지 않고 공적 해법을 도입하고 제도를 마련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많은 인내, 변화의 시간이 필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지난 책이 불과 4년 전이다. 4년간 사회는 큰 변화를 이루었다. 정책과 규범을 제대로 세운다면 시민들의 의식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오리라 믿는다.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 P10



가족 내에서 부모의 양육방식은 치외법권적 ‘천륜‘의 영역이 아니며 인권 보호를 위한 국가의 제재 대상이어야 한다. 비대한 국가를 선호해서가 아니다. 공공의 개입이 닫힌 방문 안에까지 이루어질 때에만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고 자유로워지는 양자들이 가족 안에 있기 때문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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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nayi 2022-04-25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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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데 진실을 맞닥뜨리며 읽게해 지치고 힘들고 너무...

불편한데 진실을 맞닥뜨리며 읽게해 지치고 힘들고 너무 슬프다.아주 친밀한 폭력의 아동버젼인데 앞의 책 못지않게 참혹하다. 당연하게 생각하는것들을 절대 당연한것은 없다로읽게하는 생각의 앞뒤를 바꿔놓는 읽기라마음이 무겁고 이전 했던 말과 행동을 끊임없이 뒤돌아 본다.
singri 2023-02-20 공감 (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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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과보호(과도한사교육)와 방임 그리고 소유욕....

아이들의 과보호(과도한사교육)와 방임 그리고 소유욕.
왜 미혼모만 있고 미혼부는 없는지, 그리고 피부색이 다른 가족들등.
결혼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 형태가 ‘정상가족‘이고 그 외의 모든 가족은 ‘비정상가족‘ 으로 간주되는 한국 사회.
가족이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가족주의 전통으로 국가가 모든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가족은 사적 생활영역이라기보다 거의 공적 영업을 뒷받침하는 준 공적 성격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은 가족, 후대, 핏줄에 다른 나라보다도 더 집착을 하는것 같다.
어서 빨리 가모장적 가족제도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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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bo 2023-05-1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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