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30

작가 미상 - 나무위키 Never look away

작가 미상 Never look away- 나무위키

작가 미상

최근 수정 시각: 
작가 미상 (2018)
Werk ohne Autor
Never Look Away

장르
드라마, 전기
감독 / 각본 / 제작
출연
음악
제작사
부에나 비스타 인터나치오날Buena Vista International
배급사
미국 국기 월트 디즈니 모션 픽쳐스Walt Disney Studios Motion Pictures
개봉일
독일 국기 2018년 10월 3일
대한민국 국기 2020년 2월 20일
상영시간
188분

1. 개요2. 예고편3. 등장인물
3.1. 쿠르트 바르네르트3.2. 카를 제반트3.3. 엘리자베트 제반트 (엘리)3.4. 엘리자베트 마이3.5. 안토니우스 판 페르텐3.6. 하리 프로이서3.7. 기타 등장인물
4. 줄거리
4.1. 유년기: 나치 독일드레스덴4.2. 청년기: 동독드레스덴4.3동베를린과 서베를린4.4서독뒤셀도르프 예술학교4.5. 첫 전시: 서독부퍼탈
5. 기타

1. 개요[편집]

2018년에 개봉한 독일 영화. 타인의 삶으로 데뷔한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세번째 장편 영화이다. 독일의 예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삶을 바탕으로 각색한 드라마 영화이다.

2. 예고편[편집]

▲ 독일어 예고편
▲ 한국어 예고편

3. 등장인물[편집]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3.1. 쿠르트 바르네르트[편집]

배우는 톰 실링.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바탕으로 한 인물. 본 영화의 주인공이다. 과묵한 성격에 (제반트 교수 曰)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

드레스덴의 교외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전위적인 그림을 그리며 성장했다. 나치 독일에서 성장해 동독 체제에서 성인이 되어 간판집에서 일을 시작하나, 그가 짬짬이 골판지에 그리던 작품들을 본 간판집 상사의 추천을 받아 드레스덴 예술 학교 회화과에 입학한다. 동독에서는 벽화 작업으로 동독 주요인물들만 몰 수 있던 바르트부르크를 몰 정도로 상당한 명성을 얻지만, 그는 나치와 다를 바 없이 통제적이고 획일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 일색의 동독 예술계에 갑갑함을 느끼고 베를린 장벽 건설 직전인[1] 29세에 프리드리히슈트라세역에서 아내와 함께 베를린 S반을 타고 서독으로 탈출한다.[2] 그가 동독에서 그렸던 모든 벽화들은 동독 당국에 의해 알아서 전부 덧씌워졌고, 개인적으로 그렸던 작업들도 당시 조수에게 캔버스로 쓰라고 넘겨 버렸다.

탈출 당시 검문을 피하기 위해 옛 사진 등 최소한의 짐만 들고 서독으로 탈출하여 동독 난민 수용소에서 지내게 되는데, 베를린의 한 화가에게 '회화는 뮌헨쪽 시장이 제일 낫고, 베를린은 중간쯤, 뒤셀도르프는 거기 예술학교 사람들 때문에 전위예술만 취급해서 절대 말리고 싶다'는 충고를 듣고 뒤셀도르프로 이주, 포트폴리오조차 제출하지 않고 본인 눈매와 분위기만으로 (...) 뒤셀도르프 예술학교에 입학한다.

뒤셀도르프에서는 서독 예술계에 적응하기 위해 회화를 버리고 여러 기법들을 시도하나, 작품을 본 안토니우스 교수에게 네 삶의 경험에 체화된 것이 무엇인가 - 즉, 너는 누구이며 무엇인가 - 라는 질문을 받고 그가 동독에서 했던 것처럼 기존의 작업들을 전부 불태워 버린다. 이후 한동안 빈 캔버스만 두고 방황하다 우연히 신문에 나온 옛 나치 전범 부르크하르트 크롤[3]의 신문 헤드라인과 사진을 모사하기 시작하여 쿠르트 자신의 예술을 정립, 이를 통해 서독에서도 명성을 얻는다. 과거 당시 여자친구였던 엘리에게 던졌던 '사진이 내 그림보다 더 진실한데 왜 자기 사진 좋아하는 사람은 없고 다들 그림은 좋아할까?' 라는 질문의 답을 찾은 셈이다.

말버릇으로는 '모든 진실된 것은 아름답다', '무엇을 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면 대개 그 반대가 진실이다' 가 있다. 진실된 삶의 경험이 의미 없는 상징과 기호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작중 핵심을 관통하는 메타포인 '무작위로 번호 6개를 말한다면 그저 헛소리일 뿐이지만, 만약 그게 당첨된 로또 번호라면 갑자기 가치가 생기고, 엄숙해지며, 아름답기까지 하다' 또한 명대사.

주변인과의 관계를 제외하면 실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행적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굳이 찾자면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드레스덴 예술학교에 재수를 했지만 작중에서는 일하던 간판집 상사에게 추천을 받아 바로 입학했다는 점. 첫 입시에서 게르하르트의 포트폴리오는 너무 '부르주아적이다' 라는 평가를 받았고, 국가 소유 기업의 노동자들은 입시에 특혜를 받는다는 팁을 듣고 국유 섬유공장에서 페인트칠을 하는 일을 하다가 재지원하여 합격했다.

또한 동독에서 아무것도 못 가져왔다는 작중 쿠르트와 달리, 동독을 탈출할 당시 게르하르트는 실제로는 짐을 먼저 서독에 몰래 보내놓고[4] 드레스덴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베를린으로 온 뒤 전철을 타고 서독으로 탈출했다.

3.2. 카를 제반트[편집]

배우는 제바스티안 코흐.

쿠르트의 장인이자 산부인과 의사. 교수를 겸하고 있어서 누구든 본인을 교수로 호칭하는 것을 매우 강조한다. 아내 마르타와의 사이에서 외동딸 엘리자베트를 두고 있으며, 딸이 어린 시절 그린 그림을 항상 집무실 선반에 두고 있다. 나치 시절 SS대원으로 드레스덴 지역 정신이상자들의 강제 불임 수술과 절멸수용소 이송을 담당했다. 2차대전 종전 이후에는 소련군에 잡혀 수용소장에 의해 부르크하르트 크롤[5]과의 관계를 심문당한 뒤 수용소에 갇히게 되나, 수용소장의 아내가 난산을 겪는 것을 직접 고쳐 주어 특별 대우를 약속받고 동독 체제 하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커리어를 복귀하게 된다.

매우 보수적인 인물이자 뼛속까지 나치의 사상에 찬동하는 인물로, 나치 시절의 인종적 이데올로기를 따라 딸의 남자친구인 쿠르트의 유전자가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6] 엘리자베트와 가까워지지 못하게 하라며 아내 마르타에게 신신당부하며, 엘리자베트가 쿠르트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 되자 엘리자베트의 자궁이 기형이라는 핑계를 지어내 엘리자베트가 평생 불임을 겪도록 자궁을 훼손하는 수술을 하여 자신의 대를 끊을 정도로 악랄한 인물. 정작 아내 마르타에게 엘리자베트가 자신처럼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도록 쿠르트와 가까워지지 못하게 하라며 당부할 당시 그는 집 가정부와 불륜을 저지른 뒤 침실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후 쿠르트와 엘리자베트가 서독으로 탈출한 이후에도 간간히 등장하며 사위에게 꼽을 주는 역할로 등장한다. 자신다운 작품에 대해 고민하던 쿠르트의 빈 캔버스를 보고 공허함의 상징이라며 비꼬고, 교사직에서 쫓겨나고 계단 청소를 하다 자살한 쿠르트의 아버지처럼 쿠르트에게 좋은 부업이 될 거라며 뒤셀도르프 산부인과 병원의 계단 청소 일을 추천하는 등 간사하고 비열한 본성을 드러내다 쿠르트에게 여권 발급 대행을 맡기던 식사 자리에서 나치 SS 시절 정신이상자의 불임 및 절멸 계획을 주도한 부르크하르트 크롤의 검거 소식을 빌트지에서 보고는 식사 자리를 도중에 박차고 나간다.

이후 여권을 찾으러 온 자리에서 쿠르트가 별 생각 없이 아무 사진들을 모사하던 작품들 중 빌트지에 나온 부르크하르트 크롤의 얼굴과 본인이 절멸수용소로 보낸 엘리자베트 마이의 얼굴과 본인의 여권 사진이 겹쳐진 그림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황급히 자리를 뜬다.

실존 인물 하인리히 오이핑어(Heinrich Eufinger)를 바탕으로 한 인물.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첫째 장인이었으며, SS에 소속되어 드레스덴에서 이모 마리안네 쇤펠터를 포함한 900명 이상의 정신이상자들의 불임 수술을 지시한 산부인과 병원장이었다. SS 소속으로 나치의 인종 정책 구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이후 소련군 수용소에 갇혔으나 수용소장의 아내를 구한 덕분에 소련군에 의해 그의 각종 범죄 행위에 대한 사건들이 모두 종결처리된 바 있다. 다만 작중 행적과는 달리 그는 이모 마리안네 쇤펠터를 수용소로 이송하는 것을 결정하는 데는 관여하지 않았다. 본인 주변인들을 작품에 자주 등장시킨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 특성상 본인도 작품에 종종 등장하였으나, 게르하르트 리히터 본인은 첫째 장인이 사망할 때까지 그가 이모의 불임 수술을 지시한 나치였다는 사실을 몰랐다. 작중에서도 쿠르트는 그가 그의 이모의 불임 수술을 지시한 병원장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작중에서는 동독 체제 하에서도 잘 나가다 자신을 보호해주던 소련군 수용소장이 KGB로 옮겨간 뒤 전출당하는 바람에 더 이상 나치 전범 수사를 막을 수 없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서독으로 이민가는 걸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냥 드레스덴 의대 교수직 임용에 탈락하는 바람에 (...) 1956년 서독으로 간 것이다. 또한 작중에서는 엘리자베트와 쿠르트, 제반트 교수 셋을 동시에 등장시킬 수 있도록 켐니츠에서 드레스덴으로 갑자기 돌아오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동독 거주 기간 내내 딸을 드레스덴에 두고 의사로서의 활동은 쭉 켐니츠(당시 카를 마르크스 슈타트)에서 했다.

3.3. 엘리자베트 제반트 (엘리)[편집]

배우는 파울라 베어.
제반트 교수와 마르타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이자 쿠르트의 아내. 드레스덴 예술 학교 패션과 학생이었다.

쿠르트와는 서독 연필을 나눠주는 자리에서 처음 쿠르트와 만난다. 쿠르트는 잡지를 찢어 접은 뒤 금수저가 재떨이가 이게 뭐냐며 도발해 그녀와 데이트를 하게 된다. 쿠르트가 자기 수트 한 벌 만들어 줄 수 있냐는 질문을 하자 이후 학기 주제로 쿠르트의 수트를 만들어 주며, 쿠르트는 자신의 그림에서 여성 노동자의 모습을 엘리자베트의 모습으로 바꿔 그린다.

이후 쿠르트가 엘리가 만들어 준 수트를 입으며 '절대 안 벗을 거야' 라는 대사가 끝나기 무섭게 베드신으로 전환되고 (...) 그날 밤 켐니츠에 있던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드레스덴으로 돌아오자 쿠르트는 창문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엘리는 쿠르트에게 이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자신의 집에 세입자를 구할 예정이라며 귀띔해 준다. 이후 쿠르트가 엘리 가족의 저택에 세입자로 들어오게 되면서 둘은 매일같이 동침하다 결국 엘리가 임신을 하게 되어 아버지에 의해 낙태를 당한다.

그녀는 쿠르트와 한동안 동독 체제 하에서 괜찮은 삶을 살다 쿠르트를 따라 베를린 장벽 건설 직전에 서독으로 탈출해 반쯤 무너져 가는 단칸방에 살며 재봉 공장의 여공으로 일하게 된다. 둘은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나 아버지에 의해 낙태를 당할 당시 쿠르트의 유전자를 좋지 않은 유전자로 본 아버지에 의해 불임 시술을 같이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한 나치 아버지를 원망한다. 이후 기적적으로 아이를 갖게 되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쿠르트의 데뷔 전시에서 아이와 함께 등장한다.

실존하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첫째 아내 마리안네 오이핑어(Marianne Eufinger)를 바탕으로 한 인물. 실존 인물과 작중 인물 모두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조현병 환자 이모와 이름이 같다. 작중 엘리자베트가 알몸으로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그린 작품 또한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마리안네 오이핑어를 그린 Ema (Akt auf einer Treppe)를 나타낸 장면이다. 작중 엘리자베트의 애칭 엘리처럼 마리안네 역시 에마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작중 시간대는 60년대에서 끝나는 관계로 쿠르트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부 관계로 나오지만, 실제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1982년 그녀와 이혼하고 그가 가르치던 16살 연하의 석사생과 같은 해 재혼했다 (...)

작중에서는 부모가 서독으로 이민가기 직전 쿠르트와 결혼식을 올리지만, 실제 마리안네 오이핑어는 부모가 서독으로 이민간 지 1년이 지난 1957년에 게르하르트와 결혼한다. 아버지의 눈을 피해 결혼한 것도 아니고 결혼식도 그녀의 부모가 서독으로 이민한 관계로 아예 서독에서 올렸다. 아버지에 의해 낙태를 당한 부분 역시 실제와 달리 각색된 부분. 또한 작중에서는 쿠르트가 엘리 가족이 사는 저택에 세입자로 들어오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게르하르트는 드레스덴 교외에서 성장하다 예술학교 입학 후 엘리 가족이 사는 저택과 같은 거리에 있는 다른 아파트를 친구들과 집세를 나눠 내며 살았다.[7] 게르하르트는 당시 교사였던 적이 있는 부모가 중산층 학자 계층으로 취급되었기에 장학금을 노동자 및 소작농 계급 학생들의 1/3밖에 받지 못했기 때문. 정작 당시 아버지는 강제로 가입한 나치당 전적으로 인해 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중이었다.

3.4. 엘리자베트 마이[편집]

배우는 사스키아 로젠탈.

쿠르트의 이모.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본래 나치의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인물로 현대 예술을 부정적으로 전시한 '퇴폐 예술 전시회'에 어린 쿠르트를 데려가 사실 자기는 이 그림들이 좋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버스 차고지에서 버스들이 동시에 자신에게 경적을 울리는 경험과 같은 환호 또는 감각적 황홀감을 좋아하며, 이후 얼굴이 반반하다는 이유로 히틀러에게 환호 속에서 꽃다발을 전달하는 역할을 강제로 맡게 된 뒤 갑자기 조현병이 발현되어 어린 쿠르트가 보는 앞에서[8] 알몸으로 피아노의 특정 음을 치고는 '총통님을 위한 노래'라며 그릇으로 자신의 머리를 피가 날 만큼 때리다 발각되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당한다.

이후 나치 정권에서 정신이상자의 강제 불임 시술 및 수용소 이송이 결정되면서 제반트 교수에 의해 불임 시술이 예정되나, 교수와의 면담 자리에서 교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이 불임 시술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자 총통님을 위해 군대에 보낼 아이들을 낳겠다며 애걸복걸하지만 결국 불임 수술을 당한 뒤 가스실에서 사망한다.

실존 인물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이모 마리안네 쇤펠더 (Marianne Schönfelder). 조현병을 앓았으며, 이후 나치에 의해 강제로 불임 시술을 당한 뒤 수용소에서 사망한다. 게르하르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어린 게르하르트와 이모 엘리자베트의 사진을 모사한 작품 Tante Marianne에 나온 인물이다. 다만 작중에서는 어린 시절 게르하르트의 예술관에 큰 영향을 준 인물로 나오지만, 실제 인물은 우연히 게르하르트의 작품에 등장한 인물 중 하나라는 점을 제외하면 딱히 게르하르트 본인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아니었다.

3.5. 안토니우스 판 페르텐[편집]

배우는 올리버 마수치.

뒤셀도르프 예술 학교의 교수. 콧대 높은 신비주의적 인물로, 펠트와 지방[9]만 가지고 모든 작업을 한다. 포트폴리오조차 제출하지 않은 쿠르트의 눈을 보고 누구보다 많은 걸 봤을 거라며 입학 허가 도장을 찍어 준다. 언제나 모자를 쓰고 다니며[10], 학생들에게 절대 작품을 봐달라는 요청을 하지 말라고 한다. 작품이 좋은지는 그걸 만든 작가 본인만 알 수 있다고.

한 수업에서 로또 번호에 대한 쿠르트의 인사이트에 감명받아 쿠르트의 작업을 직접 보러 간 자리에서 그의 과거를 털어놓는데, 독일군 공군에 징집되어 추락 사고를 겪은 뒤 화상을 입고 죽어가던 중 그가 본래 죽여야 했던 크림 반도의 유목민들에게 구출되에 1년간 머리에 지방을 바르고 펠트를 덮고 생활한 뒤 미군에 투항한다. 어린 시절 그는 딱히 고생을 한 적도 없었고, 예술적 재능도 없었으며, 그저 상인을 꿈꾸던 인물이었지만, 죽을 위기에서 지방과 펠트를 직접 느낀 덕분에 그는 펠트와 지방에 대해서는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어 다른 모든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쿠르트가 자신이 평생 추구했던 회화를 버리고 뒤셀도르프의 학풍을 따라가기 위해 실험하던 온갖 잡다한 작품들에 대해 '이것들은 자네가 아니야' 라는 평을 남기고, 스튜디오를 퇴장하며 모자를 벗어 지방을 발라 회복했던 모자 속 화상 자국을 보여주며 인사한다.

실존 인물은 조각가 겸 행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로, 작중 안토니우스가 네덜란드계 성씨를 쓰는 것처럼 네덜란드 국경 바로 옆의 클레베에서 자랐다. 실제로도 후술할 설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항상 모자를 쓰고 다녔으며, 뒤셀도르프 예술학교의 교수로서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포함한 다수의 학생들을 가르쳤다. 또한 작중 안토니우스처럼 요제프 보이스 또한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따라 예술학교 입시에 낙방한 학생들을 본인 수업에 청강생으로 대거 받아줬다가 교육부에 의해 1972년 교수직에서 해임된 적도 있었다. 당시 그는 입시에 낙방하고 자신의 수업을 청강했던 학생들과 점거농성을 벌였는데, 당시 이미 예술계의 거물이 된 게르하르트 리히터, 귄터 위커 등 작중 등장하는 옛 제자들도 해임에 공개적인 반대를 표명했다. 작중 안토니우스가 괜히 쿠르트를 합격시켜 준 게 아닌 셈.

또한 요제프 보이스는 실제로도 나치 공군에서 무전병으로 복무하다 추락 사고를 겪어 뇌진탕과 함께 전두부에 부상을 입었다. 그는 실제로도 공간의 구석에 지방을 바르는 등 지방과 펠트를 활용한 작업을 한 바 있는데, 그는 추락 당시 타타르 유목민들이 그를 구출해 머리에 지방을 발라주고 펠트를 덮어준 덕분에 그것이 의식 속에 자리잡아 독일군 병원에서 깨어난 이후에도 작업의 원천이 되었다... 라는 일화를 지어내 재료 선정을 설명하였고 관객들도 이를 믿었으나, 사실 당시 독일군 기록에 의하면 그는 추락 후 독일군 수색대에 의해 정신이 멀쩡한 상태로 발견되어 그냥 독일군 야전병원에서 회복하였고 (...) 전쟁 후반부에는 독일 북서부에서 공수부대원으로 계속 굴렀다.

한편 실제 요제프 보이스는 작중 안토니우스와 달리 예술가가 되기 전에는 상인이 아닌 의대에 진학하고자 했었고, 음악을 포함한 예술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또한 학생들에게 절대 자기 작업을 봐 달라는 요청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안토니우스와 달리, 요제프는 정 반대로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했고, 학생들의 작품에 대해 매우 열성적으로 지적하고 토론하던 교수였다. 또 한편으로는 작중 안토니우스처럼 학생들에게 특정한 작업 방식이나 스타일을 절대 강요하지 않고 자신의 예술적 지향을 찾도록 도왔으며, 작중 몇몇 장면들처럼 그날의 사회적, 철학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을 자주 가졌다.

요제프 보이스는 한국의 예술가 백남준과 친구 관계이기도 했다. 전위예술 집단 플럭서스에 요제프 보이스를 연결시켜 준 사람이 백남준.

3.6. 하리 프로이서[편집]

배우는 하노 코플러.

뒤셀도르프 예술 학교의 친구. 쿠르트가 처음 뒤셀도르프 예술학교 개방일에 방문했을 당시 학교 안내를 맡았다. 동독과 판이하게 다른 서독 예술계의 현황을 삐딱한 시선에서 브리핑해주며 모든 것을 씹어대는 장면이 백미. 교수 욕, 학교 욕, 업계 욕은 어느 미대를 가나 똑같은가 보다. 같은 동독 출신(메클렌부르크)이라 맞는 구석이 있는지 뒤셀도르프 예술학교 내내 가장 가까운 친구로 지낸다. 작업실도 이웃해 있어 가끔 오며가며 쿠르트와 잡담을 나누며 제3자의 시선에서 주인공의 인생사에 대한 코멘트를 던져주는 역할. 시니컬하면서도 재치있는 성격이라 등장하는 장면이 전부 농담 따먹는 장면이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인물이지만, 말을 항상 삐딱하게 할 뿐 기본적으로는 좋은 인물이다. 동독에서 먼저 넘어와 서독 예술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라 너무 남들 트렌드만 좇아 왔고, 그러다 보니 해 주는 충고들이 쿠르트 입장에선 영 맞는 충고가 아니라는 게 문제일 뿐.

작중에서 본인을 소개할 때에는 하리 프로이서라는 이름으로 소개하지만 크레딧 롤에는 귄터 프로이서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군에 징병당해 죽은 삼촌 중 한 명의 이름도 귄터고, 캐릭터가 바탕을 둔 실존 인물인 귄터 위커와도 겹치지 않기 위해 아마도 중간에 이름이 바뀐 모양.

실존 인물로는 귄터 위커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친구들 중 블링키 팔레르모의 관계를 꿰어 찼다고 보면 될 듯 하다. 귄터 위커는 실제로도 메클렌부르크 출신에 동독을 탈출한 후 뒤셀도르프 예술 학교를 나왔다. 귄터 위커는 주로 을 사용해 작업했는데, 실제로도 작중에서 하리가 못을 사용해 작업하는 장면이 나온다. 둘은 실제로도 친구로 지냈고, 게르하르트가 귄터의 초상화를 그려 준 적도 있었다. 다만 귄터는 게르하르트가 뒤셀도르프에 오기 몇 년 전 이미 졸업을 한 상태였다.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뒤셀도르프 예술학교 시절에 절친했던 자본주의 리얼리즘 4인방 중 블링키 팔레르모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처럼 동독 작센 주 라이프치히 출신이었는데, 작중 하리와 달리 1년 후배였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같이 학교를 다녔던 메클렌부르크출신 상급생은 HA Schult가 있는데, 이쪽은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별다른 관계는 없었다.

3.7. 기타 등장인물[편집]

  • 요한 바르네르트: 주인공 쿠르트의 아버지. 본래 학교 교사였으나 전쟁 중 아내의 권유로 억지로 나치당에 가입했다가[11]동독 체제 전환 이후 나치당 가입 기록으로 인해 해직, 쿠르트가 일하던 간판집 계단 청소부로 일하다 처지를 비관해 자살했다.
    • 실제 인물인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아버지 호르스트 리히터 역시 교사라는 이유로 강제로 나치당에 가입해야 했지만 작중 요한 바르네르트처럼 나치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다만 작중에서는 전쟁 내내 요한이 교사로 일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호르스트 리히터는 게르하르트가 7살이던 1939년 나치 독일군에 징집되어 1946년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또한 그 역시 나치당 가입 전과로 교사로 일할 수 없게 된 점은 동일하지만, 쿠르트가 일하던 간판집의 계단 청소부가 아니라 의류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으며[12], 처지를 비관해 자살했다는 기록은 없다. 오히려 게르하르트 리히터 본인이 간판집 일을 때려친 뒤 무대연출 회사에서 견습생으로 있을 때 계단을 칠하라는 업무를 받은 걸 거절했다 해고당한 적은 있다.
  • 마르타 제반트: 제반트 교수의 부인이자 엘리의 어머니. 쿠르트가 엘리와 동침하던 도중 갑자기 엘리네 가족이 들이닥쳐 나뭇가지를 타고 지상으로 뛰어내리는 쿠르트를 목격한다. 이후 엘리의 가족이 저택의 방 중 하나를 세 놓게 되면서 엘리의 귀띔을 받고 15분만에 예비 세입자로 찾아온 쿠르트를 알아보지만, 마르타는 가정부와의 불륜에 열심인 (...) 제반트 교수와 사랑 없는 결혼을 한 입장이다 보니 둘의 관계를 애틋하게 본 모양인지 제반트 교수에게 쿠르트가 좋은 추천을 받고 왔다는 거짓말로 쿠르트가 세입자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무라프요프 소령: 소련 내무인민위원부 소령. 본래 나치 전범들의 심문을 맡아 제반트 교수에게 '지구상에 한 자리가 더 생길 것' 이라며 강경하게 대했던 인물이었지만, 아내의 난산을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던 제반트 교수가 해결해 주면서 그에게 특별 대우를 약속하며 십년 넘게 친구로 지내게 된다. 이후 KGB에 소속되어 제반트 교수에 대한 수사를 덮어 주었지만 1957년 전출되어 제반트 교수가 서독으로 이주하는 계기가 된다. 개인적 빚으로 인해 제반트 교수를 덮어주긴 했지만, 그동안 나치 전범 색출이라는 임무에는 충실했는지 전출되는 마지막 만남에서까지 제반트 교수에게 부르크하르트 크롤에 대해 추궁했다.[13] 그새 독일어를 배웠는지 첫 심문 당시에는 통역을 대동하고 러시아어로만 대화했지만 전출되는 장면에서는 제반트 교수와 독일어로 대화한다.
  • 아드리안 시멜 (핑크): 쿠르트의 뒤셀도르프 예술학교 친구 #2. 부잣집 출신으로 말빨로 승부를 보는 타입의 예술가로, 첫 등장에서 말빨로 돈 많은 노부부를 구워삶아 작품을 팔아먹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성씨가 곰팡이를 뜻하는 단어(Schimmel)라 하리는 이를 보고 이름대로 곰팡이 같은 놈이라며 깐다. 말빨이 탁월할 뿐 그 역시 나쁜 인물은 아니라서 작중 후반에 하리, 아렌트와 함께 쿠르트가 일하는 병원 계단 청소를 같이 도와주며, 쿠르트의 첫 전시의 갤러리스트가 된다. 후반부에는 곰팡이라는 뜻이 있는 성씨를 핑크라는 예명으로 바꿔 활동을 시작한다. 작중 등장하는 벽지 같다는 평을 들은 작품이나 갤러리스트가 된다는 설정으로 보아 바탕이 된 실존 인물은 게르하르트의 자본주의 리얼리즘 친구들 4인방 중 콘라트 피셔 (뤼크)로 추정된다. 콘라트 피셔도 어부라는 뜻이 있는 꽤 흔한 성씨를 뤼크라는 성씨로 바꾼 예명으로 활동했다.
  • 아렌트 이보: 쿠르트의 뒤셀도르프 예술학교 친구 #3. 첫 등장부터 감자 광인으로 등장해서 작품 끝까지 감자로 일관되는 한결같은 인물이다. 감자가 부패하기 전에 얼른 가자구 하리의 말에 따르면 몇 달 전에는 판에 인쇄한 커다란 점으로 모든 작업을 했다는 걸로 보아 발상 하나에 꽂히면 끝을 보는 스타일의 예술가인 듯. 하리, 아드리안과 함께 작중 후반에 쿠르트가 일하는 병원 계단 청소를 같이 도와준다. 실제 인물은 게르하르트의 자본주의 리얼리즘 친구들 4인방 중 시그마 폴케로 보인다. 시그마 폴케의 감자 진자

4. 줄거리[편집]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태어나 나치 독일에서 성장하고 동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서독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예술가가 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일생을 바탕으로 각색이 더해졌다. 작가 본인의 일생 자체도 파란만장했고, 인간의 감정과 굴곡을 묘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플로리안 감독의 능력이 더해져 이모 마리안네 쇤펠터(엘리자베트 마이)의 역할, 장인과 아내의 몇몇 인생사를 제외하면 작가 본인의 일생에서 크게 각색된 부분은 없다.

3시간에 달하는 영화 분량도 감독에 의하면 엄청나게 압축시킨 결과물이라 내용이 방대하고 영화 자체도 밀도가 상당히 높다.
쿠르트의 아버지는 나치당 가입을 거부해 교사직을 잃고 드레스덴을 떠나 시골(그로스쇠나우)의 마이 家에 세 들어 살고 있다. 화가를 꿈꾸는 어린 꼬마 쿠르트와 이모인 엘리자베트 마이는 현대 미술을 나치즘적 시각에서 비난하기 위해 열린 '퇴폐 미술 전시회'에 방문해 있다. 전시회에서 가이드는 현대 미술이 군인을 살인자이자 희생자로, 독일 여성은 외설적 창녀로 묘사했다며 비난하고,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못하고 정신착란적인 화가의 인식대로 그려대는 작품 따위에 독일인 노동자의 연봉만큼의 돈이 쓰인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가이드는 어린 쿠르트에게 이 따위 그림은 너도 그릴 수 있고, 그걸 네 부모에게 보여준다면 땡전 한 푼 값도 안 주려고 하실 거라는 모욕적 농담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다. 그 말을 들은 쿠르트가 더 이상 화가가 되고 싶지 않다고 상심해 하자 엘리자베트 이모는 그런 쿠르트에게 사실 자기는 이 그림들(현대 미술)이 좋다고 몰래 속삭여 준다.

시골 마을로 돌아가는 길, 엘리자베트 이모는 버스에서 내린 뒤 갑자기 버스 차고지를 방문한다. 이모는 버스들 사이에 혼자 서 있고, 어리둥절한 쿠르트가 지켜보는 와중, 엘리자베트가 미리 부탁을 해 둔 기사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신호를 보내자 기사들은 익숙한 모양인지 "또 마이 양이군" 이라는 말을 하며 동시에 경적을 울려 준다. 떠나갈 것 같은 경적의 소리 속에서 엘리자베트 이모는 압도적인 감각을 경험한다. 버스 동호인 이를 본 쿠르트에게 엘리자베트는 "그림으로 그런 느낌을 주는 것" 이 바로 "퇴폐 예술가"들이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엘리자베트는 히틀러의 드레스덴 방문에서 학생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하게 되는데, 반반한 얼굴에 아리아인스러운 외모를 본 나치 군인에 의해 즉석에서 학생 대표로 히틀러에게 꽃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맡게 되며 '하일 히틀러'를 외치는 군중의 환호 속에서 버스 차고지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조현병이 발병한 엘리자베트는 어느 날 갑자기 집에서 알몸으로 피아노를 치면서 피아노의 한 음에 세상의 모든 공식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보고 눈을 피하려는 쿠르트에게 '눈 돌리지 마' 라는 대사를 처음으로 한다. 그 음 하나에 꽂혔는지 엘리자베트는 탁자에서도, 머리에서도 그 소리가 들린다며 '총통님을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며 그릇으로 머리를 피가 날 때 까지 때린다.

엘리자베트는 이 사건으로 인해 모친과 함께 마을의 의원으로 간다. 엘리자베트는 주치의 집무실에 있는 가족사진 속 인물들의 자세만 보고도 주치의가 아내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에게 "부인을 못 견디겠죠?" 라는 질문을 던져 속을 긁는다. 나치당원인 주치의가 조현병 발병을 상부에 보고해 엘리자베트를 정신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하는 것을 모친이 주치의와의 친분 관계를 통해 간신히 말리고 엘리자베트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주치의가 자기 집무실의 가족사진을 보고 엘리자베트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았는지 마음을 바꿔 조현병 발병을 상부에 보고해 버린다. 그 결과로 엘리자베트는 정신 병원으로 이송된다. 이송되는 자리에서 엘리자베트는 쿠르트에게 "절대 눈 돌리지 마" 라는 말을 남기고 끌려 간다. 쿠르트는 이를 손가락으로 가려 보려고 하지만, 시선이 흐릿해질 뿐 완전히 가를 수는 없었다. 이 행동은 이후 어린 쿠르트의 습관이 된다.

한편 나치당 SS의 부르크하르트 크롤이 주도한 T4 작전 회의. 드레스덴 지역을 담당하는 SS 소속 산부인과 의사 카를 제반트 교수도 그 중 한 명으로 참석해 있다. 부르크하르트 크롤은 전쟁이 계속되는 와중 '가치 있는' 독일군 병사들이 누워야 할 병상을 '가치 없는' 삶을 사는 정신이상자들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불임 수술을 한 뒤, 이들을 직접 분류해 수용소로 보낼 지 계속 살려 둘 지 결정할 것을 지시한다.

이에 따라 엘리자베트는 불임 시술이 예정되어 제반트 교수와 면담을 가지게 된다. 엘리자베트는 면담 중 밖에서 일어난 소란을 틈타 자신의 서류를 읽으며 자신이 불임 수술을 당하게 될 것을 알아챈다. 엘리자베트는 제반트 교수에게 전쟁에 군인들이 필요하니 자신이 건강한 아리아인 아이를 많이 낳아서 총통님께 바쳐 전쟁에 내보내겠다며 최대한 그의 가치 체계에 맞춰 그를 설득해 보고자 시도한다. 엘리자베트는 공황 상태 속에서 제반트 교수를 아빠라고 부르며 자신이 당신의 딸에게 언니가 되어 주겠다며 청원하지만 결국 보안 요원에 의해 끌려 나가 불임 수술을 받게 된다. 이를 본 제반트 교수는 자신이 담당할 그녀의 불임 수술 일정을 다른 의사에게 넘겨 버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나름대로의 내적 갈등을 겪지만, 이내 구두에 떨어진 엘리자베트의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버린 뒤 손수건을 쓰레기통에 버려 버리고 빨간 색연필로 서류에 엘리자베트를 '가치 없는' 생명으로 분류해 수용소로 보내 버린다.

한편 쿠르트의 아버지는 나치당 가입으로 교사직에 복직도 할 수 있고 전쟁이 끝나면 그게 다 자산이 될 거라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억지로 나치당에 가입하게 된다. 에렌프리트 마이와 귄터 마이가 군에서 휴가를 나온 날 마이 일가와 바르네르트 일가가 엘리자베트의 병문안을 가게 되는데, 아버지는 당시의 인삿말인 '하일 히틀러'를 입에 담기조차 싫었는지 에렌프리트 마이가 농담 삼아 '드라이 리터 (drei Liter, 3리터)'를 빨리 발음하면 '하일 히틀러'처럼 들릴 거라고 한 충고를 따라 진짜로 드라이 리터라고 인사를 할 정도였다. 병문안을 온 자리에서 가족들은 엘리자베트가 상부 지시에 따라 '시설'로 이송되었다는 정보만 전달받고 더 이상 엘리자베트를 만나지 못하게 된다.

이후 전쟁이 진행되며 쿠르트 가족의 추억이 담겨 있던 드레스덴은 폭격으로 잿더미가 되고, 마이 일가의 아들 둘은 전쟁터에서 사망하고, 엘리자베트 마이는 수용소 가스실에서 생을 마감한다.
잿더미가 된 드레스덴. 드레스덴에 진입한 소련군은 SS 소속인 제반트 교수를 체포한 뒤 러시아어-독일어 통역관을 대동하고 심문을 시작한다. 심문 자리에서도 (슬라브인을 독일인보다 열등하게 취급하는) 나치 이데올로기를 철저히 따라 제반트 교수는 자신의 우월한 태도를 절대 버리지 않았으며, 소련군 장교(무라프요프 소령)에게 자신을 교수라고 부르라는 기가 차는 요구를 하고 장교에게 시원한 싸다귀를 맞는다.[14] 제반트 교수가 참석했던 회의의 주도자 부르크하르트 크롤을 아냐는 질문에 대해 교수는 거짓말로 일관했고, "내 자식이 건강하지 않게 태어난다면 내 자식도 죽어야 하나?" 라는 무라프요프 소령의 질문에 제반트 교수는 "지구상에 자원이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라는 답변으로 응수한다. 무라프요프 소령은 그 대답에 대해 "곧 지구상에 빈 자리가 하나 더 생길 것이다" 라고 답했다.

그렇게 수용소에 갇힌 제반트 교수는 죽을 날을 기다리는 와중에도 러시아어 공부를 하고 있다.[15] 그는 어느 날 창문 너머로 한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듣게 된다. 산부인과 교수였던 그는 이것이 난산 때문임을 간파하고 간수에게 통역을 요구해 출산 장소로 가게 된다. 창문 너머로 비명을 지르던 사람은 사실 무라프요프 소령의 아내였고, 무라프요프 소령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제반트 교수에게 아내를 맡기는 것에 대해 경계했지만, 난산이 지속되자 초조해하던 무라프요프 소령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제반트 교수에게 아내의 처치를 맡긴다. 보드카로 손을 소독한 제반트 교수는 무라프요프 소령의 아내의 난산을 즉시 고쳐줬고, 그렇게 그의 아내의 목숨을 구하고 성공적으로 아들을 출산할 수 있게 했다. 무라프요프 소령은 제반트 교수가 자신의 세상을 구했다며, 그 누구도 제반트 교수에게 손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SS 소속 의사로서 수천명의 정신 이상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제반트 교수는 과거의 만행에 대한 처벌을 피하게 된다.

한편 전쟁 막바지 등떠밀려 억지로 나치당에 가입했던 쿠르트의 아버지는 동독의 나치당원 청산 정책에 따라 교직에 돌아올 수 없게 된다. 그림을 좋아하던 쿠르트는 드레스덴의 간판집에서 하루 종일 한결같이 새빨간 바탕의 간판에 정자체로 사회주의 선전 문구를 적는 일을 한다. 쿠르트의 아버지 또한 쿠르트의 소개를 받아 간판집 계단 청소를 맡게 된다. 쿠르트는 그의 재능을 살려 남들이 스텐실로 하나하나 그려야 하는 글자들을 손으로 쓱싹 그려내며 동료들의 시기를 받는 한편 상사의 눈에 들게 된다. 간판집 일을 마치고 짬짬이 골판지 따위에 자신의 그림을 그리던 쿠르트의 모습을 본 상사는 쿠르트가 드레스덴 예술학교에 지원하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드레스덴 예술학교에 입학한 쿠르트. 하지만 예술에 대한 시선은 나치 독일 시절이나 동독 시절이나 다를 바 없었다. 나치 치하에서 현대 예술은 군인과 근로하는 독일 국민을 모욕하고,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애들도 그릴 수 있을법한 '쓸모없는' 그림이라는 이유로 '외설', '정신 착란', '퇴폐 예술' 따위의 낙인이 찍혔다면, 동독에서 현대 예술은 같은 접근법을 따라 허영심에 빠져 노동 계급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그림을 그린다는 이유로 역시 '쓸모없는 퇴폐 예술'로 낙인이 찍혔다. 드레스덴 예술 학교의 지도 교수는 피카소가 착취당하는 노동 계급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계급적 연대를 드러내다가, 갑자기 자만감에 취해 '퇴폐적'이고 '외설적'인 형식주의에 빠졌다는 해석을 설파했다. 교수는 그러한 예술은 혁신을 위한 혁신일 뿐이며, 노동 계급과 자신의 예술 취향이 다르다는 점에 희열을 느끼는 '잘못된'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교수는 예술가가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인민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며, '자신'만을 강조하지 말고 (형식주의와 외설에 빠져 있는) 남들과 달라지라는 말을 던졌다. 드레스덴 예술 학교의 첫 수업은 그렇게 나치 독일 치하의 '퇴폐 미술 전시회'의 데자뷰처럼 막을 내리며 쿠르트는 회화 전공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한다.

간판집 일처럼 프로파간다 따위를 양산해야 하는 대학 수업 속에서도 쿠르트는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며 교수의 총애를 받게 된다. 성실하게 대학 생활을 하던 중 서독제 연필을 나눠주던 패션과 여학생 엘리자베트 제반트(엘리)를 만나게 된다. 저 애는 내 꺼라며 호언장담하던 쿠르트의 친구가 어줍잖게 엘리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까이던 한편, 쿠르트는 패션 잡지를 찢어 종이접기로 만든 재떨이를 "금수저가 재떨이가 이게 뭐냐"는 멘트와 함께 건네주며 엘리의 관심을 끌었고, 그렇게 산책이나 하면서 오해를 풀어 보자는 식으로 첫 데이트 신청을 한다. 엘리는 자기 재떨이 대신 쿠르트가 만들어 준 재떨이에 담뱃재를 털어내며 승낙한다. 산책 내내 별다른 말은 못하고 쿠르트는 엘리에게 자기 양복이나 한 벌 만들어 달라는 말을 하고 데이트는 어영부영 끝나게 된다. 폭격을 피한 덕분에 무용 학교를 겸하는 엘리네 대저택 앞, 쿠르트는 죽은 이모의 이름과 똑같은 엘리자베트라는 이름을 부르기가 껄끄러웠던 모양인지 엘리의 별명을 물어 본다. 여기서 '사실이라고 하면 대개는 반대가 진실이다' 라는 대사를 처음으로 한다. 그렇게 쿠르트는 '엘리'라는 별명을 알게 되고 이후로 쭉 그녀를 엘리라고 부른다. 객관적으로 망한 데이트였는데 그냥 분위기로 성공시켰다

한편 쿠르트의 아버지는 교사였다가 등떠밀려 가입한 나치당 당적으로 인해 계단 청소나 하게 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하게 되고, 그렇게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던 쿠르트는 밤낮 없이 그림에 매달리며 한창 작업 중이던 프로파간다 그림 속 여성 등장 인물을 지우고 엘리의 모습으로 바꿔 그린다. 한편 엘리 또한 쿠르트의 말대로 그 학기 주제로 쿠르트의 양복을 만들어 왔고, 쿠르트 또한 자신을 작품 속에 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쿠르트는 바로 그 자리에서 입던 옷을 벗어 버리고 엘리가 만들어 준 양복을 입는다. 그리고 양복을 입으며 "절대 안 벗을 거야" 라는 쿠르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둘이 동침하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하필 운 없게도 둘이 동침한 그 날 밤 켐니츠(당시 카를-마르크스 슈타트)에서 계속 일하는 줄로만 알았던 엘리의 아버지(카를 제반트 교수)가 드레스덴에서 병원장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어머니(마르타)와 함께 드레스덴의 제반트 가 저택으로 돌아오게 된다. 쿠르트와 같이 침대에 누워 있던 엘리는 패닉에 빠지고, 쿠르트는 냅다 알몸으로 창 밖의 나무로 뛰어내린다. 다행히 엄한 아버지인 제반트 교수에게는 발각되지 않았지만, 나무를 타고 내려온 쿠르트가 마르타의 눈 앞에 알몸으로 착지하면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마르타가 쿠르트의 옷가지들을 주워 건네주고 쿠르트는 알몸으로 도망친다. 마르타는 "그래, 젊은 애들이란..." 이란 말만 할 뿐 제반트 교수에게 이를 알리지 않는다.

다음 날 상처 투성이로 학교에 온 쿠르트는 정원 일을 하다 생긴 상처라며 둘러 대지만 친구들은 믿어 주지 않는다. 엘리는 쿠르트에게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어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하면서, 제반트 家의 저택이 동독의 주거 배급 규정에 따라 방 하나를 세 놔야 하는데, 부모님이 선택한 세입자가 자신과 사랑에 빠진다면 부모님도 의심하지 않을 테니 혹시 쿠르트가 '우연히' 세입자 모집 공고를 제일 먼저 발견해 줄 수 없냐고 귀띔해 준다. 얼마 전 여자친구 어머니 앞에서 알몸쑈를 했던 쿠르트는 너네 어머니는 눈치 채지 않겠냐는 식으로 운을 뜨지만, 엘리는 마르타가 너무 순수한 사람이라 그런 건 절대 모르실 거라고 일축한다. 열혈 청년 쿠르트는 그렇게 공고가 걸린 지 15분만에 엘리네 집 초인종을 눌렀고, 첫 세입자를 맞이하러 나온 마르타를 이번에는 옷을 입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마르타와 어색한 자기 소개를 하고 얼마 뒤 마르타가 제반트 교수를 부르는데, 예상 외로 마르타는 쿠르트가 회화를 공부하는 학생에 담배도 안 피운다며 제반트 교수에게 쿠르트를 적극 추천해 준다. 그리고 쿠르트는 이후로도 영화 내내 줄담배를 피워대지만 부부가 동태눈인 덕분에 신경을 안 쓴다 마르타의 계획 덕분에 쿠르트는 제반트 家에 세입자로 들어오게 된다.

그렇게 세입자가 된 쿠르트는 매일 밤 엘리의 방에 들어가 서로 동침했고, 한편으로는 제반트 교수 또한 매일 밤 가정부의 방에 들어가 열심히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쿠르트는 가정부의 방을 나오던 참이었던 제반트 교수와 황급히 침대에서 벗은 몸을 가리던 가정부를 복도에서 목격한다. 덕분에 쿠르트는 제반트 교수에게 단단히 찍히게 되고, 제반트 교수는 불륜 직후 아무렇지도 않게 마르타에게 돌아와 마르타에게 자신은 쿠르트가 마음에 안 든다며 엘리가 자신처럼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게 쿠르트와 엘리가 가까워지지 못하게 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제반트 교수는 불행한 표정의 마르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손만 살짝 스쳐준 뒤 불을 끄고 드러누워 잔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제반트 교수는 다음 날 허락도 없이 쿠르트의 방에 들어와 쿠르트가 취미 삼아 그리던 그림들을 구경하며 쿠르트에게 병원에 걸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달라는 제안을 한다. 쿠르트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이를 승낙하고, 제반트 교수는 자신의 초상화에 매우 만족해 한다. 이를 본 쿠르트는 "왜 사람들이 옛날 사진은 아무도 안 좋아 하는데 초상화는 다들 좋아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엘리를 통해 제반트 일가의 과거에 대해 전해 듣는다. 엘리는 아버지가 나치 고관대작들의 부인들을 치료해준 대가로 본인 의사에 관계 없이 SS 명예 대원이 되었는데, 아버지가 잘못한 게 없어서 러시아인들도 아버지를 풀어줬다는 거짓말을 한다. 쿠르트는 한편 점점 동독 체제 속에서의 예술에 염증을 느끼며 엘리에게 서독으로의 탈출 의사를 밝히지만, 엘리는 엄마를 두고 자기만 갈 수는 없다며 쿠르트를 말린다.

계속된 동침 끝에 엘리는 쿠르트에게 임신 소식을 알린다. 쿠르트와 엘리는 이제 부모님께 어찌 알려야 할 지를 고민하던 한편, 제반트 교수는 산부인과 교수로서의 짬은 어디 안 갔는지 엘리의 손 온도가 올라가고 식사 중 자리를 두 번 떴다는 점만 가지고 이미 3개월 가량 임신을 했을 거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제반트 교수는 엘리의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남자가 문제라며, 쿠르트는 우울하고, 말랐으며, 계단 청소 좀 했다고 자살을 한, 자신의 아버지가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평했을 법한 사람의 아들이라며, 우리 자손에게 그런 유전자를 줄 수 없으니 엘리를 낙태시켜야 할 거라고 말한다.

처음 제반트 교수를 만날 때 제반트 교수의 "네가 화가라면 우리 집 외벽 페인트칠을 맡겨도 되겠구나" 라는 말에 자신은 그런 화가가 아니라며 거절하던 쿠르트였고, 지도 교수가 돈과 명예가 기다리는 일이라며 추천해준 국립 박물관의 벽화를 그리는 일도 자신의 예술을 위해 거절했던 쿠르트였지만, 엘리가 임신을 하게 되자 쿠르트는 서독 이주는 접어두고 돈을 벌기 위해 본인이 그렇게나 싫어했던 벽화 그리는 일을 시작하게 된다. 쿠르트는 그 와중에도 벽화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을 임신한 엘리의 모습으로 그리며 엘리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제반트 家의 식사 자리에서 엘리와 쿠르트는 둘의 교제 사실을 밝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쿠르트가 혹시 몰라 제반트 교수에게 엘리가 혹시 임신을 하면 어쩌냐는 식으로 운을 뜨자 제반트 교수는 엘리가 기형으로 인해 임신을 할 경우 목숨이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거짓말을 지어내 쿠르트에게 겁을 준다. 이 거짓말에 홀딱 넘어간 쿠르트가 혹시 이미 임신을 한 경우에는 어떻게 되냐고 묻자 바로 옳거니 하고 기회를 잡은 제반트 교수는 그러면 큰일이니 당장 엘리를 검사해야 한다며 바로 딸을 낙태시킨다.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낙태를 당한 엘리는 쿠르트에게 아버지가 사실 열성적인 SS 대원이었다는 과거를 알려주고, 언제까지 자신의 운명이 아버지에게 달려 있어야 하는지 원망한다.

제반트 교수의 수작에도 불구하고 엘리와 쿠르트의 관계는 더 가까워졌고, 제반트 교수 역시 나치였던 과거를 싹 세탁하고 동독 체제에 100% 적응해 열성 공산주의자 행세를 하며 동독 체제 하에서도 승승장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뒤를 봐 주던 무라프요프 소령이 제반트 교수를 불러 자신이 모스크바로 전출당하게 되면서 더 이상 제반트 교수에 대한 수사를 덮어줄 수 없게 될 거라는 소식을 알려 준다. 무라프요프 소령은 제반트 교수에게 즉시 이민 허가를 신청한 뒤 서독으로 이주한 뒤 절대 동독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 자리에서 무라프요프 소령은 제반트 교수를 이름(카를)으로 부르며 진심으로 친구처럼 대하지만, 제반트 교수는 그런 무라프요프 소령과 끝까지 거리를 둔다. 무라프요프 소령이 그의 아들 사진을 제반트 교수에게 쥐어주자 제반트 교수가 그가 보는 앞에서는 미소를 짓지만 그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즉시 무표정으로 바뀌는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 무라프요프는 이제 더 이상 보지 못할 제반트 교수에게 부르크하르트 크롤에 대해 말해줄 게 없냐고 마지막으로 물어보지만, 제반트 교수는 그 순간까지도 크롤과의 관계를 부정했다. 마지막까지도 일말의 반성과 인간성을 제반트 교수에게서 보지 못한 무라프요프는 작별 인사로 이제 자신이 제반트 교수에게 진 빚을 갚았길 바란다고 말한 뒤, 처음 만났을 때의 관계로 돌아간 듯 쌀쌀맞은 표정으로 제반트 교수에게 이제 가도 된다고 러시아어로 명령한다.[16]

1957년 급히 서독으로 이민하게 된 제반트 교수는 못 미덥지만 쿠르트에게 딸을 맡기게 되고, 둘은 제반트 교수 부부가 떠나기 전 작센에서 급히 결혼식을 올린다. 떠나기 전 제반트 교수는 쿠르트에게 '그저 잘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인생에서 확실성을 얻기 위해서는 최고 중 하나가 아니라 유일한 최고(der beste)가 되어야 한다' 는 당부를 남겼다. 서독으로 간 제반트 교수는 기회주의적 성향을 잘 살려 그곳에서도 곧 병원장 승진을 앞두며 잘 나가게 된다.

1961년, 베를린 장벽 건설을 앞둔 시점, 곧 서른을 앞둔 쿠르트는 나름 호화로운 제반트 家의 저택에 살며 동독에서 각종 벽화 작업을 통해 직업적으로 인정도 받고, 명성, 권력과 돈을 얻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획일적인 예술을 강요하는 동독의 예술계에 염증을 느끼며 서독으로의 탈출을 갈망하고 있었다. 쿠르트는 예술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자신의 조수에게[17] 자신이 동독에서 그린 그림들은 전부 옳지 않다며, 돈도 명성도 중요하지 않고 자신은 진실을 추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조수에게 바르트부르크를 300 마르크에 팔아 버리고[18], 작업실에 남은 그림도 전부 칠해 달라고 부탁한다. 벽화들은 어찌 지워 버릴거냐는 조수의 말에 대해서는 쿠르트와 조수를 지켜보던 충성스러운 당원들이 알아서 없애 줄 거라며 걱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바르트부르크를 조수에게 팔아버린 쿠르트는 조수가 운전해 주는 자신의 前 자가용을 타고 동베를린에 위치한 S반 프리드리히슈트라세역으로 가서 엘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친구이자 조수와 작별을 고한다. 장벽 건설 전에는 베를린 S반의 서베를린과 동베를린 네트워크가 분리되지 않았던 관계로 그냥 전철을 타고 두 구역을 건널 수 있었는데, 때문에 동베를린 지역의 전철역에서는 경찰이 동독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큰 짐을 가진 사람들을 검문했기에 쿠르트와 엘리는 작은 가방만 들고 베를린 동물원역행 열차에 탑승했다. 그렇게 만원 통근전철을 타고 둘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베를린 동물원역에 내려 서베를린으로 탈출했다.

그렇게 서베를린의 난민 캠프에 입소한 둘은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싸이코)를 보고, TV에서 로또 번호 추첨을 지켜보며 서독 사회에 대해 점차 알아가기 시작한다.

한편으로 쿠르트가 서독으로 탈출하자 그가 동독에서 그렸던 벽화들은 전부 흰 페인트로 덧칠된다. 쿠르트가 벽화 등장인물 중 한 명으로 그려준 임신한 엘리의 모습도 전부 지워졌다. 쿠르트는 드레스덴 예술학교 당시 자신에게 잘 해 주었던 은사님께 작별 편지를 보냈고, 교수는 아끼던 제자가 그렸던 벽화들이 덧없이 지워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독에서의 새 삶을 계획하기 위해 쿠르트는 베를린의 한 평범한 화가를 찾아가 서독의 예술 업계 현황에 대해 물었다. 베를린의 화가는 뮌헨은 풍경화나 초상화 수요가 많아서 추천할 만 하고, 함부르크도 괜찮고, 베를린은 중간쯤이라고 답했다. 그 화가는 말리고 싶은 곳으로 뒤셀도르프를 꼽았는데, 그에 따르면 뒤셀도르프는 절대 전부 아방가르드에 회화는 찬밥이고 죄다 그 곳 예술학교 출신들이 꽉 잡고 있는 곳이라나.
서른을 앞둔 나이지만 노빠꾸 정신은 어디 가지 않은 모양인지 열혈청년 쿠르트는 그 말을 듣고 바로 뒤셀도르프로 이주한다. 뒤셀도르프 예술학교의 오픈하우스 데이에 참석한 쿠르트는 같은 동독 출신 하리 프로이서를 만나고, 그를 통해 서독 예술계의 현황과 함께 서독 예술계에서 '아이디어'와 '새로움'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일장연설을 듣는다. 동독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한 각종 전위적 예술들을 접한 쿠르트는 많이 혼란스러웠지만, 외길인생 쿠르트는 나이를 26세로 속이고[19] 1962년 뒤셀도르프 예술학교에 입학 원서를 낸다.

입학 면접에 쿠르트는 포트폴리오도 안 들고왔고, 예술의 뭐가 좋냐는 안토니우스 판 페르텐 교수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지만, 판 페르텐 교수는 그런 쿠르트를 보고 그저 자기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이냐고 이해해 주고, 쿠르트의 눈을 보고 누구보다 많은 걸 봤을 거라며 바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입학 도장을 찍어준다.[20] 그가 요구하는 것은 딱 두 가지, '수업에 꼭 참석할 것' 과, '자신에게 작품을 봐 달라는 요구를 하지 말 것'이다. 판 페르텐 교수 曰 좋은 작품은 자기 자신이 안다고.

한편 동독에서 패션을 공부했던 엘리는 의류 공장에서 여공으로 일하게 되고, 동독에서 저택에 살던 둘은 반쯤 무너져 가는 꼭대기층의[21] 단칸방에서 살게 된다.

안토니우스 판 페르텐 교수의 첫 수업에서 그는 SPD와 CDU의 선거 포스터를 가져와, 누구를 뽑아야 하냐는 질문을 던진다. 학생들이 웅성웅성 논쟁하는 사이 그는 그 어떤 정당도 뽑지 말고 오로지 예술에 투표하라고 일갈한다. 그는 나치의 재앙 이후 예술가들만이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감각을 다시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선언했고, 스스로가 자유로워져야 세상도 예술을 통해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예비 예술가들인 학생들을 혁명가, 사제, 해방자에 비유했다. 그러고는 가져온 선거 포스터에 불을 질러 캔버스째로 태워 버렸다.

특정한 예술의 방향만을 강요하던 나치 독일과 동독 체제 하의 예술과 달리, 뒤셀도르프 예술학교에서 쿠르트는 이제 완전한 선택의 자유 속에서 정말로 자신의 예술을 찾아야 하는 전혀 겪어보지 못한 복잡한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리의 옆 스튜디오에 자리잡은 쿠르트는 페인트를 뿌려 보고, 종이에 발자국을 찍어 보고, 캔버스를 베어 페인트를 흘려 작품을 만드는 등 하리의 말대로 여러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실험해 본다.

그러던 중 엘리가 일하던 중 갑자기 유산으로 인해 하혈을 겪게 되고, 서독 병원에서 진료를 통해 과거 제반트 교수가 낙태 수술을 하면서 (열등한 유전자인 쿠르트가 후손을 남기지 못하도록) 자신의 딸인 엘리의 자궁 내부를 지지하는 조직을 의도적으로 훼손하여 엘리가 자궁 기능 부전으로 3개월 이상 임신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제반트 교수는 순수한 혈통을 유지하고자 자신의 대를 끊어 버린 것이다. 엘리는 슬퍼하며 이제 쿠르트의 그림이 우리의 자식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안토니우스 판 페르텐 교수의 다른 수업. 그는 몇몇 수업 자료를 들고 와 횡설수설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지지 못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번 주에 느꼈던 인사이트가 있는지 물었고, 쿠르트는 로또 번호라는 대답을 하여 모두에게 웃음을 주었다. 쿠르트는 자신이 진지하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무작위로 번호 6개를 말한다면 그저 헛소리일 뿐이지만, 만약 그게 당첨된 로또 번호라면 갑자기 가치가 생기고, 엄숙해지며, 아름답기까지 하다' 라는 명대사를 남겼다.[22] 이를 들은 판 페르텐 교수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를 곱씹어 보더니, 수업을 조기에 끝내고 쿠르트를 따로 불러 갑작스레 그의 작업을 보고 싶다는 요청을 한다.

자기 작업이 정말로 좋은 지 모르겠다며 걱정하는 쿠르트. 하지만 옆 작업실을 쓰는 하리는 판 페르텐 교수 눈에 들면 전시도 하고 성공할 수 있을텐데 뭣 하러 사서 걱정하냐며 쿠르트의 작업이 좋다며 안심시킨다. 어차피 다 주관적이니 좋고 나쁜 게 있으면 그건 공예품이라나. 그렇게 쿠르트는 판 페르텐 교수에게 자신이 마구잡이로 실험하던 작업물들을 보여 준다. 판 페르텐 교수는 작업물들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감상한 뒤, 작업에 대한 평가 대신 자신의 과거로 운을 띄운다.

사실 판 페르텐 교수는 2차대전 당시 독일군 공군에서 무전병으로 징집되었는데, 파일럿이나 무전병이나 고작 4주 교육받고 실전에 투입되었으니 추락 사고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추락 후 파일럿은 즉사했고, 그 역시 화상을 입고 죽어가던 중 그가 임무를 위해 폭격해야 했던 크림 반도의 유목민들에게 간신히 구출되어 1년간 머리에 지방을 바르고 펠트를 덮고 생활하다 미군에 투항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그는 딱히 고생을 한 적도 없었고, 예술적 재능도 없었으며, 그저 상인을 꿈꾸던 인물이었지만, 죽을 위기에서 자신에게 스며든 지방과 펠트를 직접 느낀 덕분에 그는 펠트와 지방에 대해서는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어 아무런 거짓 없이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자기 자신의 존재의 본질을 그는 '자신' 이라고 불렀고, 그렇기에 쿠르트에게 너는 무엇인가 - 즉 쿠르트의 '자신' 이 누구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는 쿠르트가 뒤셀도르프의 학풍을 따라가기 위해 실험하던 온갖 잡다한 작품들에 대해서는 '이것들은 자네가 아니야' 라는 평을 남겼다. 그는 스튜디오를 퇴장하며 모자를 벗어 지방을 발라 회복했던 모자 속 화상 자국을 보여주며 인사했다.

그렇게 쿠르트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빈 캔버스를 앞에 두고 며칠, 몇 주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한편 그는 서독에서도 잘 나가고 있는 제반트 교수에게 재정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장인인 제반트 교수가 이탈리아 여행 사진들을 보여주며 성공을 과시하는 동안, 서른 살에 아직도 예술을 공부하고 있는 쿠르트는 처갓집에서 아내와 같은 소파에 앉을 수 조차 없는 입지로 떨어졌다. 제반트 교수의 쿠르트에 대한 무시와 조롱도 더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제반트 교수는 쿠르트에게 뒤셀도르프 산부인과에서 파트타임 일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엘리는 서독에서까지 부친의 영향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삶에 대해 아버지가 인생에서 사라져 줬으면 좋겠다며 원망했다.

쿠르트는 제반트 교수가 소개해 준 파트타임 일자리를 위해 나름 정장을 차려입고 기대에 부풀어 병원을 찾아갔지만, 사실 제반트 교수가 소개해 준 일자리는 계단 청소 일자리였다. 제반트 교수는 쿠르트의 아버지가 계단 청소 일을 하게 된 나머지 절망에 빠져 자살하게 된 것을 알고 있었는데, 쿠르트를 비꼬며 한 말인 "나이 서른에 아직도 공부하나? 나는 서른 살에 드레스덴에서 과장이었고, 모차르트는 서른에... 죽었지." 라는 말에 뼈가 있었던 셈. 쿠르트는 더 비참해져 갔고, 작품에도 진전이 없어 그저 빈 캔버스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 쿠르트의 작업실까지 찾아온 제반트 교수는 빈 캔버스를 앞에 두고 고뇌하고 있는 쿠르트를 보고 이것도 혹시 현대 미술같은 거냐며 '공허함의 상징' 같은 제목을 달면 반응이 폭발적일거라며 비꼰다.

제반트 교수는 사위와 저녁도 먹을 겸 + 사위도 갈굴 겸 + 사위에게 자신의 여권 발급 대행을 맡길 겸 쿠르트를 찾아온 것이었기에, 쿠르트는 기사가 몰아주는 그의 차를 타고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가 마음에도 없는 장인과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내 여권 발급 대행을 해주면 네가 푼돈도 벌 수 있고 서로 좋지 않겠냐며 제반트 교수가 신명나게 쿠르트를 갈구던 차, 식당에 황색언론 빌트지를 판매하는 소년이 들어와 부르크하르트 크롤의 검거 소식을 알린다. 제반트 교수처럼 10년동안 슐레스비히-홀슈타인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양 고위직 의사로 근무했다고. 온갖 갈굼에 이미 해탈한 탓인지 아무 감정 변화 없이 그냥 밥이나 먹던 쿠르트와 달리, 신문 헤드라인을 듣자마자 제반트 교수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지며 전까지는 손에도 대지 않던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처음 보던 광경에 놀란 쿠르트가 원래 흡연자셨냐고 묻자 제반트 교수는 63세에는 부작용이 남은 수명을 못 따라가니 시작하기 좋은 나이라며 씁쓸하게 답하고는 급히 자리를 뜬다. 쿠르트는 흥미가 생겼는지 다른 테이블 손님이 읽던 빌트 지를 받아서[23] 작업실로 가져온다.

작업실에 돌아온 쿠르트에게 하리는 너네 장인 진짜 재수 없는 인간이라며 울적해 있는 쿠르트에게 공감해준다. 하리는 나름 쿠르트를 생각해서인지 너는 계속 죽은 회화에 집착하는 것이 문제라는 조언을 남겼지만, 쿠르트는 끝까지 회화에서 답을 찾고자 했다. 그 때 책상 위에 놓여있던 빌트지가 쿠르트의 눈에 들어왔다. 쿠르트는 빌트지의 빨간 배경과 흰 글씨로 이루어진 헤드라인에서 동독 시절 간판집에서 그리던 프로파간다들이 떠올랐는지, 쿠르트는 몇 달 째 비어있던 캔버스에 드디어 빨간 배경을 칠하고 동독 간판집에서 하던 습관대로 흰 정자체로 신문 헤드라인을 따라 그리기 시작한다. 내용은 빌트지가 부르크하르트 크롤을 묘사한 단어인 Krankenmörder (환자 살인자). 쿠르트는 이내 영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이를 덧칠해 버리지만, 그 단어가 가리키던 대상인 부르크하르트 크롤의 신문 속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쿠르트는 여기에 또 흥미가 생겼는지 사진을 잘라내고 캔버스에 격자를 그린 뒤 그 사진을 정확하게 모사하기 시작한다.

이 작업 방식이 마음에 든 모양인지, 다음날 쿠르트는 동독에서 유일하게 가져올 수 있었던 물품인 가족 사진들을 작업실로 가져와 그 중 아무 사진을 골라 모사하기 시작했다. 그 사진은 어릴 적 쿠르트와 엘리자베트 마이 이모와 찍은 사진이었다. 그리고는 어릴 적 쿠르트가 눈을 돌리고 싶던 장면에 손가락을 가져가 흐릿하게 만들었던 습관처럼, 다 그린 그림 위에서 빈 붓을 가로로 쓸어내 사진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이게 뭐냐는 하리의 질문에 쿠르트는 자기도 뭔지 모르지만 그냥 이거인거 같다고 대답하고는 이번에는 프로젝터[24]를 가져와 아무 사진들 중 장인의 2x2 여권 사진을 캔버스에 비추어 모사한다. 아무말 대잔치 그 후 프로젝터를 끄는 것을 깜빡한 채로 다시 어릴 적 사진 그림을 수정하기 위해 캔버스에 올려뒀는데, 바람으로 작업실 암막 창이 닫히면서 프로젝터에 넣어둔 장인의 여권 사진이 엘리자베트 이모 얼굴 옆에 투영된다. 우연히 발견한 이 방식이 마음에 들었는지 쿠르트는 이걸 가지고 지금까지의 작업물들인 엘리자베트 이모와 제반트 교수, 그리고 부르크하르트 크롤의 얼굴을 겹친 작품을 만든다.

그렇게 작업에 진전이 생기며 여느 날처럼 계단 청소를 하던 중, 쿠르트는 뒤셀도르프 산부인과에 고문 역으로 와 동행하는 병원 실무진에게 온갖 조언을 해 주며 계단을 내려가는 제반트 교수를 마주치게 된다. 제반트 교수는 쿠르트에게 아는 척 조차 하지 않았지만, 그날 오후 쿠르트도 갈굴 겸 전에 맡겼던 여권도 찾아갈 겸 쿠르트의 작업실에 찾아왔다. 제반트 교수는 여느 때처럼 "아침에 아는 척 안 했던 건 이해하지? (내가 너한테 아는 척을 했다면) 부적절했을 게야. 예술은 어찌 되어 가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인[25] 내 여권은 어찌 되어 가고?" 라며 쿠르트를 비꼬려 들었지만, 그 날 제반트 교수를 맞이한 것은 빈 캔버스가 아니라 자신의 상사였던 부르크하르트 크롤, 자신이 죽였던 엘리자베트 마이, 그리고 그들과 함께 겹쳐 그려진 자신의 얼굴이었다. 당황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쁜 숨을 내쉬는 제반트 교수를 쿠르트와 하리는 영문을 모른 채 지켜봤고, 제반트 교수는 여권은 안중에도 없이 급히 가 봐야 겠다며 황급히 자리를 뜬다. 쿠르트는 이를 보고 자신의 작품에 무언가 힘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지 나름 흡족한 듯 작품을 지켜본다.

그렇게 작품의 방향성도 찾고, 평소 소홀했던 아내와도 다시 열심히 부부생활을 하고, 산부인과 계단 청소 일도 예술학교 친구들(하리 프로이서, 아드리안 시멜, 이보 아렌트)이 합세해 서로 도와주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던 쿠르트에게 엘리가 기적적인 임신 소식을 알리고, 3개월을 넘겨 드디어 4개월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 기쁜 순간을 재현하기 위해 쿠르트는 예술학교가 텅 빈 일요일에 사실 일요일에 텅 비는 미대는 없다 예술학교의 계단에서 엘리가 계단을 내려오며 임신 소식을 전했던 그 날의 구도를 똑같이 재현한 사진을 찍은 뒤 그 사진을 모사하여 새 작품을 완성해 절친한 친구들 앞에서 공개한다.[26] 그 자리에서 아드리안 시멜은 자신이 쿠르트의 갤러리스트가 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쿠르트가 실험 과정에서 그렸던 그림 중 엘리자베트 이모와 제반트 교수, 그리고 부르크하르트 크롤의 얼굴을 겹친 작품은 판 페르텐 교수에게 보내졌다.

4.5. 첫 전시: 서독부퍼탈[편집]

1966년, 아드리안 시멜을 갤러리스트로 하여 쿠르트는 가족 사진 연작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수많은 기자들, 예술학교 4인방, 아내와 자식이 참석한 가운데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전시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진 속 대상과 아는 사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쿠르트는 자신을 그들을 모르며, 모든 그림은 그저 아마추어 사진이고, 오히려 자신이 그들을 모르는 쪽이 더 진실을 구별하기 쉽다는 거짓말로 대답한다. 바로 옆에 아내와 아내를 그린 그림이 대놓고 걸려 있었는데도 이 영화 등장인물들이 죄다 동태눈이라 아무도 눈치를 못 챈다. 그저 우연으로 사진과 그림을 대상을 선택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쿠르트는 우연이 아니며, 진실된 모든 것은 아름답다며 자신은 진실을 원한다는 대답을 한다.

논란이 될 까 두려워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나치 독일군에 징집되어 있던 삼촌의 사진들을 지나 가장 덜 논란이 될 것 같아 보이는 죽은 엘리자베트 이모와 쿠르트를 그린 그림 앞에서 SDR(현 남서독일방송)의 헤르만 슈라이버 기자는 쿠르트에 대해 '우연한 가족 사진이나 여권 사진에서 설명할 수 없는 힘을 끌어내 죽은 줄 알았던 회화를 되살려낸 현세대 가장 중요한 작가들 중 한명이 되었다'는 평가를 남기며, 예술사상 처음으로 (작가 미상의 사진을 그린) "작가 미상"(Werk Ohne Autor)의 그림을 이야기한다는 말로 끝맺었다.

전시를 성황리에 마친 쿠르트는 숙소로 걸어가던 길, 버스 차고지에 모여 있는 버스들을 보며 엘리자베트 마이 이모가 그러했듯 동시에 울리는 버스들의 경적 속에서 영화는 끝마친다.

5. 기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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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7
2569
《루디 삼촌》
Onkel Rudi, 1965
[27]
《마리안네 이모》
Tante Marianne, 1965
《하이데 씨》
Herr Heyde, 1965
  •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전작 타인의 삶에서 슈타지의 감찰을 당한 작가 게오르크 드라이만 역을 맡은 제바스티안 코흐는 본작에서 나치이자 동독 체제에 재빨리 순응하는 기회주의적 인물로 등장한다.
  • 한국 개봉 명칭은 독일어 제목을 번역한 명칭을 사용했으나, 영문 명칭은 작중 엘리자베트 마이가 쿠르트에게 당부한 메시지인 '절대 눈 돌리지 마' (Never look away)를 사용했다.
  • 작중 뒤셀도르프 예술학교에서 쿠르트와 하리, 아드리안, 아렌트 넷이 같이 다니는 모습이 나오는데, 실제로도 당시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시그마 폴케, 블링키 팔레르모와 콘라트 피셔(콘라트 뤼크)는 절친한 친구들이었다. 이 넷은 게르하르트의 자본주의 리얼리즘 운동에 동참했던 초기 멤버들이기도 하다. 작중 아렌트 이보는 시그마 폴케, 아드리안 시멜은 콘라트 피셔를 나타냈다. 다만 블링키 팔레르모와 하리 사이의 연관성은 같은 동독 출신이라는 점만 빼면 크지 않다.

    왼쪽부터 콘라트 피셔(콘라트 뤼크), 시그마 폴케, 블링키 팔레르모, 게르하르트 리히터. 작중 배우들과 상당히 많이 닮았다.
  •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주변인들의 공식적으로 확인 가능한 일생을 꽤 정확하게 묘사한 영화지만, 정작 게르하르트 본인은 영화가 공개된 이후 자신의 일생을 악용했다고 주장하며 '이것은 나를 묘사하려 했을 지언정 절대 내가 아니다'며 노발대발했다. 감독과 게르하르트는 영화의 구상 단계부터 감독이 게르하르트의 집에 한달간 손님으로 지내며 게르하르트가 자랐던 드레스덴을 같이 방문하기도 했던 사이였으나, 게르하르트는 작중 주인공인 쿠르트가 화가가 아닌 작가나 음악가 등 다른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게르하르트는 편지에서 본인의 작품을 영화에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으나, 작중 쿠르트가 그린 그림들은 위에서 볼 수 있는 게르하르트 리히터 작품들의 양식을 그대로 사용해 묘사 대상을 작중 배우들로 바꿔 새로 제작하는 정도에 그쳤다. 아래는 작중 쿠르트가 그린 그림.

    • 게르하르트 리히터 본인 입장에서는 뜬금없이 어릴 적 몇 번 본 관계였던 이모가 자신의 예술적 원천으로 묘사되고, 살아생전에는 (나치였던 과거를 모르고) 원만하게 지냈던 첫째 장인이 갑자기 아내에게 불임 시술을 했던 인간 쓰레기로 묘사되는 상황이라 분노할 수 밖에 없긴 했다.

[1] 작중 동독 라디오를 통해 장벽 건설의 징조가 암시된다.[2] 당시는 베를린 S반의 동서독 노선망이 나뉘지 않았을 시기였다. 1961년 8월 초 기준 매일 1500명의 동독인이 S반을 타고 탈출했을 정도.[3] 사실 제반트 교수와 함께 나치 SS에서 정신이상자들의 절멸 계획을 수립한 인물이다. 이 인물과의 관계로 평생을 추궁당했던 제반트 교수는 쿠르트와 식사 겸 갈굼을 하던 자리에서 신문을 보고는 식사 자리를 황급히 떠나버린다.[4] 러시아를 방문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짐을 꽤 많이 싸서 갔는데, 돌아올때는 서독에서 환승하는 경로로 돌아오기로 하고 중간에 서독에 대부분의 짐을 보관한 뒤 다시 드레스덴으로 돌아왔다. 당시에는 동독인이 서독을 방문하는 게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았기 때문.[5] 정신이상자 불임 및 절멸 계획을 주도한 나치[6] 말랐고, 우울하며, 아버지는 나치에 반대하는 교사였다가 아내의 등쌀에 밀려 억지로 나치에 가입했다 2차대전 종전 후 교사직에서 쫓겨나고 계단 청소 일을 하게 되었다는 이유 '따위'로 자살한, 자신의 아버지가 '쓸모 없는 인간'이라 평했을 인간이라는 이유[7] 유럽에서는 매우 흔한 학생 주거 방식이다. 각자 개인 방을 가지지만 주방이나 거실 등의 시설은 공유하는 형태.[8] 이 때 그에게 작중 주요 주제 중 하나인 '절대 눈 돌리지 마'라는 대사를 처음으로 한다.[9] 라드에 가까운 고형질[10] 하리 프로서 曰, 한 여학생이 궁금해서 그를 유혹해 잠자리까지 갔으나 침대에서도 안 벗었다고 한다.[11] 엘리자베트 이모의 병문안을 왔을 때 당시 인삿말인 '하일 히틀러'를 입에 담는 것 조차 꺼렸다. 에렌프리드가 '드라이 리터 (3리터)'를 빨리 발음하면 하일 히틀러처럼 들릴 거라고 충고해 줘서 결국 입에 안 담았다.[12] 이 직업은 작중 쿠르트와 엘리가 서독으로 이주한 후 엘리의 직업으로 나오게 된다.[13] 제반트 교수는 그 순간까지도 그와 거리를 두고 거짓말로 일관했다.[14] 독일이 유별나게 교수/박사 호칭을 따지는 문화가 있긴 하지만, 전범 자격으로 심문받는 위치에서까지 상대방 말을 끊고 다짜고짜 교수라고 부르라고 요구하는 건 당연히 독일에서도 무례한 짓이다.[15] 나치 독일, 동독, 서독 세 곳 모두에서 성공하게 된 그의 기회주의적 면모를 드러내는 장치다.[16] 처음 만남에서는 제반트 교수가 생존을 위해 러시아어를 조금씩 배웠지만, 마지막 만남에서는 10년의 세월이 지나 무라프요프 소령과 제반트 교수가 독일어로 대화했다. 무라프요프 소령이 (러시아어 억양이 강한) 독일어를 쓰는 모습은 그가 자신의 아들을 구해준 제반트 교수를 의사이자 인간으로 존중하며, 진심으로 통역 없이 인간 대 인간으로서 더 친해지려는 의지의 표현인데, 그가 다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건 이제 내 빚을 갚았으니 당신같은 사람과의 관계는 더 이상 없다는 배신감과 실망감을 함축한다.[17] 엘리한테 작업 걸다 까였던 바로 그 인물이다(...)[18] 조수가 미쳤냐고 할 정도로 헐값이라 조수가 신발 밑창에 넣어둔 비상금 세 장을 가지고 즉석에서 차 값을 지불해 버린다. 바르트부르크는 동독에서는 고관대작들만 탈 수 있던 고급 자동차였다.[19] 시니컬하고 현실주의적인 성격의 하리가 '피카소가 26살에 아비뇽의 여인을 그렸고, 뒤샹이 25살에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를 그렸으니 26살쯤 되면 다들 하던 게 있어도 포기한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20] 사실 판 페르텐 교수의 실제 인물인 요제프 보이스가 누구든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낙방한 학생들도 청강생으로 받아주는 등 무척 열린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반영한 것이다.[21] 유럽 건물들의 꼭대기층은 단열이 지독하게 안 되는 공간이라 기피된다. 파리에서는 아예 하녀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22] 쿠르트는 이 말을 이후 첫 전시 기자회견에서도 재탕한다.[23] 쿠르트는 그냥 읽기만 하려고 했는데 그 손님은 스포츠면만 보면 된다고 해서 빌트피셜 통째로 받아왔다.[24] 당시 프로젝터는 사진을 넣으면 이를 큰 크기로 비춰 주는 방식이었다.[25] 한국어 자막에서는 그보다 내 여권은? 이라고 좀 순화해서 번역되어 있는데, 독일어 대사는 '(예술보다) 더 중요한 건(wichtiger)인 내 여권은?' 이라며 대놓고 비꼬는 뉘앙스로 말한다.[26] 제목도 발상도 마르셀 뒤샹이 사진을 가지고 실험했던 작품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u descendant un escalier n° 2/Akt, eine Treppe herabsteigend Nr. 2)의 오마주라는 힌트가 너무 강하긴 한데, 쿠르트는 뒤에 나올 기자회견에서 이 작품이 뒤샹 오마주냐고 물었던 기자의 질문에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다른 답변들처럼 거짓말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 자기 경험(엘리가 실제로 계단을 내려오면서 임신 소식을 알렸으므로)에서 나온 우연의 일치기에 그렇게 답변했을 수도 있다. 현실에서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그린 Ema (Akt auf einer Treppe)는 뒤샹의 작품을 모티브로 인용했다고 말했다.[27] 그림 속 인물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삼촌인 루돌프 쇤펠더다. 그는 조현병으로 절멸 수용소에서 사망한 마리안네 쇤펠더와 남매지간이다. 작중 인물은 엘리자베트 마이의 남매로 군에서 휴가를 나와 엘리자베트의 병문안을 오는 귄터 마이와 에렌프리드 마이 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 루돌프 쇤펠더는 노르망디에서 전사했고, 작중 귄터와 에렌프리트 마이는 눈 덮인 산지에서 총을 맞고 전사하는 정도의 차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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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look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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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Look Away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Never Look Away
Theatrical release poster
GermanWerk ohne Autor
Directed by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Written by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Produced by
  •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 Jan Mojto
  • Quirin Berg
  • Max Wiedemann
Starring
CinematographyCaleb Deschanel
Edited byPatricia Rommel
Music byMax Richter
Production
company
Distributed by
Release dates
  • 4 September 2018 (Venice)
  • 3 October 2018 (Germany)
Running time
188 minutes
CountryGermany
Languages
  • German
  • Russian
Box office$9 million[1]

Never Look Away (GermanWerk ohne Autorlit.'Work Without [an] Author') is a 2018 German epic coming-of-age romantic drama film written and directed by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It was nominated for a Golden Lion at the 75th Venice International Film Festival[2][3] and for a Golden Globe by the 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It was nominated for two Academy Awards at the 91st Academy Awards, in the Best Foreign Language Film and Best Cinematography categories.[4] This was only the second time that a German-language film by a German director was nominated for an Oscar in multiple categories, the other film being Wolfgang Petersen's Das Boot 36 years previously.

Plot[edit]

As a child during Nazi-era Germany, Kurt Barnert (inspired by Gerhard Richter) visits an exhibit of "Degenerate Art" in Dresden with his beautiful young aunt Elisabeth. While there, he is mesmerized by Girl with Blue Hair, a modernist sculpture by Eugen Hoffmann.

At a Nazi Party rally, Elisabeth - a member of the National Socialist Women's League - is given the honor of personally presenting a bouquet of flowers to Adolf Hitler, a task she takes to with great pride. Later that day at home, Kurt walks in on a nude Elisabeth playing Bach's music on the piano. She tells a startled Kurt to "never look away" because "everything that is true holds beauty in it." Elisabeth then begins hitting a single piano note repeatedly, rambling euphorically that she is "playing a concert for the Führer", and then begins deliriously hitting herself on the head with a broken ashtray.

Elisabeth is diagnosed with schizophrenia and is sterilized and later murdered under the Nazi euthanasia program. The doctor who orders her sterilization and death is gynecologist Professor Carl Seeband, a high-ranking member of the SS medical corps. After the war, Seeband is arrested by the Soviets and placed in a prison camp, facing likely execution. While there, he volunteers to assist a Red Army officer's wife during a complicated birth and saves the lives of both wife and child. The grateful Soviet officer releases Seeband and thereafter helps to keep evidence of his Nazi past from catching up with him.

As an adult, Kurt studies painting at the Dresden Academy of Fine Arts, where he falls in love with a young fashion design student named Elisabeth (like his aunt), whom he calls Ellie. She is the daughter of Professor Seeband, though none of them are aware of their shared history and connection. Kurt excels in his studies, but is forced to complete paintings that reflect socialist realism, an ideology and school of art with which he does not identify. Eventually, he meets Ellie's father, who is now toeing the East German socialist party line. Seeband sees Kurt as genetically inferior to and therefore unsuitable for his daughter and goes to great lengths to sabotage the young couple's relationship, even performing an abortion on Elisabeth based on a made-up health concern when she becomes pregnant with Kurt's child. However, the young couple's love strengthens and eventually the two get married. Fearing prosecution after the Russian officer who had been protecting him is transferred to Moscow, Seeband flees East Germany for West Germany.

Kurt and Ellie flee to West Germany themselves several years later. Since Kurt is already 30 years old, he lies about his age to be admitted to the famous Düsseldorf Art Academy, where he is able to study and practice art more freely than he could in East Germany. His teacher, Professor Antonius van Verten (based on Joseph Beuys) recognizes Kurt's deep personal experience, but also sees that he is struggling to find his own voice, having been trained only in figurative painting, a medium considered outdated and "bourgeois" by the standards of the school. Kurt shares adjoining studio space with fellow student and confidant Harry Preusser (inspired by Günther Uecker), who experiments with hammering nails into boards to produce large artworks.

Only when Kurt finds a newspaper article about a captured Nazi doctor who was Seeband's superior does he have his artistic breakthrough. He starts using his figurative painting skills to copy black-and-white photographs onto canvases, adding a mysterious sfumato blur. Among the sources for the new paintings are Seeband's passport photographs and photographs of Kurt with Aunt Elisabeth from his own family album. When Seeband sees a painting that is a collage of himself, the captured Nazi doctor, and Kurt with Elisabeth, he abruptly leaves the studio. It is unclear if he is simply overwhelmed at being reminded of his past, just realized Elisabeth was Kurt's relative, or believes his son-in-law has uncovered his secret, but Kurt, for his part, still seems to be unaware of the connection.

After years of infertility due to the abortion, Ellie becomes pregnant, and Kurt celebrates the moment she told him by painting her nude. Some time later, he gets his first art show, where his art impresses the critics, even though they completely misunderstand and misinterpret it. He rejoices in finally finding his voice and his place in the world.

Cast[edit]

Historical background[edit]

Director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explained that Never Look Away is a work of fiction, but that the inspiration had been an article by German investigative reporter Jürgen Schreiber about German painter Gerhard Richter. Richter's aunt Marianne Schönfelder had been murdered by the Nazis because she developed schizophrenia. Richter immortalized her in a painting titled Aunt Marianne, in which she is holding Gerhard Richter as a baby. This painting was originally released under the title Mother and Child because it was Richter's habit to obfuscate the connections his paintings had to his personal life. This led art historians to refer to his body of work as being "without author", as it purportedly had no connection to its author's life.[5]

What Schreiber's investigative research uncovered in 2002 was that Gerhard Richter's father-in-law, Heinrich Eufinger, had been a high-ranking SS-doctor and fervent Nazi who himself performed over 900 forced sterilizations on women whom the Nazis considered unfit to reproduce. While he did not perform the operation on Marianne Schönfelder personally, he was the director of the hospital where it was performed.

Even though Gerhard Richter only found out about this connection between the families through the article at age 70, his body of work suggests that – at least on a subconscious level – he must have known. One of his earliest paintings is of the arrest of Eufinger's SS boss, Werner Heyde, from a newspaper photograph. Another one from the same series, Family at the Seaside, is a snapshot from his wife's photo album showing her father, Professor Eufinger, horse-playing with his family, a photograph that is unremarkable except for the fact that it was taken around the exact time Eufinger sent Richter's aunt to her death.

The largest photo painting that Gerhard Richter produced before turning to abstract art was Ema, Nude on a Staircase (#134 in his official catalogue raisoné). Ema, short for "Marianne", was Gerhard Richter's wife and also shared her first name with his aunt. Unusually for Richter, this painting is dated very precisely to May 1966. His first child was born on 30 December 1966, and he explained that this photograph was staged by him when he had found out that Ema was three months pregnant.[5] In a New Yorker profile of writer/director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who spent many weeks with Gerhard Richter during his research for the film, but had not revealed anything about the content of these conversations, the director is quoted as saying that Gerhard Richter said "Ema's father had been her gynecologist, and that there were mysteries and rumors around the treatment that he provided her".[6]

Richter claimed he told Donnersmarck that he did not want the movie character to bear his name. He also claimed he suggested to Donnersmarck that the film's protagonist might have a different profession.[6] Donnersmarck read Richter the full screenplay when he was finished writing it so Richter could see for himself how much was fiction and where facts from his life were used. When the film was finished and Donnersmarck offered to arrange a screening, however, Richter said he did not feel up to it and did not feel he had the strength to see the film. Donnersmarck stated he understood this reaction, as few people would want to relive some version of the most traumatic chapters of their life on screen. He said it would probably be hurtful if it was too close to the facts and perhaps even more hurtful if it was not close enough, concluding that, "Maybe the film is for everybody except him".[6]

When asked to comment on the film by the German press, Richter said he had not seen the film, but he found the trailer too "reißerisch", or thriller-like.[6] Commenting on the material he had supplied to Donnersmarck in interviews, Richter told The New Yorker: "I gave him something in writing stating that he was explicitly not allowed to use or publish either my name or any of my paintings. He reassured me to respect my wishes. But in reality, he has done everything to link my name to his movie, and the press was helping him to the best of its ability. Fortunately, the most important newspapers here reviewed his concoction very skeptically and critically. Nevertheless, he managed to abuse and grossly distort my biography!"[6]

Reception[edit]

Film festivals[edit]

Final Professional Audience Poll for all films in Official Competition at the 75th Venice Film Festival.

At the 75th Venic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where Never Look Away had its very first public screening, it received a 13-minute standing ovation[7] and came in first place.[8][circular reference] It also won audience awards at various festivals, mostly in competition with the same films it was up against in Venice.[9][10]

Reaction from filmmakers[edit]

The San Francisco Chronicle quoted William Friedkin (director of The French Connection and The Exorcist, among others) as stating: "One of the finest films I have ever seen is Never Look Away – a masterpiece."[11]

In an interview with Mingle Media, Miranda Bailey (producer, actress, and founder of the feminist critic website Cherrypicks) called Never Look Away "the best movie I've ever seen, in my entire life – ever – in my whole life."[12]

Critical reaction[edit]

On the review aggregator website Rotten Tomatoes, 77% of 141 critics' reviews are positive, with an average rating of 7.4/10. The website's consensus reads: "Never Look Away fills its protracted running time with the absorbing story of an incredible life -- and its impact on the singular artist who lived it."[13] On Metacritic, the film has a weighted average score of 68 out of 100, based on 28 critics, indicating "generally favorable reviews".[14]

Ann Hornaday of The Washington Post wrote: "The title of "Never Look Away" is deliciously ironic: This is one of the most mesmerizing, compulsively watchable films in theaters right now."[15] Leonard Maltin, who showed the film to students in his master class at USC Film School, wrote: "I urge you to see Never Look Away. It is a rich and rewarding experience, and the three hours fly by."[16] In Commentary magazine, in an article titled "The Greatness of Never Look Away – Triumphant", John Podhoretz compared Never Look Away favorably to David Lean's Doctor Zhivago and called it "the rare movie you actually wish were longer because it is so involving, heart-wrenching, and beautiful."[17]

Kyle Smith, critic-at-large for the National Review, wrote in an article titled "A New Cinematic Masterpiece": "The German director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already has one of the best films of the century to his credit: 2007's The Lives of Others. His new one is, I think, even better. It may be the best German film I've ever seen. Never Look Away is the title." He went on to state: "It's about the biggest themes (art, war, love, death), it's emotionally overwhelming, its dialogue is lapidary, its musical score transporting. It's one of the best films of the decade."[18]

Dissenting voices included contrarian critic Armond White of the National Review,[19] as well as David Edelstein of Vulture.[20] Boyd van Hoeij wrote in The Hollywood Reporter that "the work's considerations of the intimate connection among being, art and life finally feel quite superficial."[21]

Box office[edit]

Never Look Away reached a lifetime theatrical gross in the United States of US$1,303,747.[1]

Awards and nominations[edit]

YearAwardCategoryRecipient (s)Result
2018Venice Film FestivalGolden Lion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Nominated
Arca CinemaGiovani AwardWon
Leoncino d'OroWon
2019Young Cinema AwardBest International FilmWon
Golden Globe AwardsBest Foreign Language FilmNominated
Academy AwardsBest Foreign Language FilmNominated
Best CinematographyCaleb DeschanelNominated
Deutscher FilmpreisBest Performance by an Actor in a Supporting RoleOliver MasucciNominated

See also[edit]

References[edit]

  1. Jump up to:a b "Werk ohne Autor (2018)"The Numbers. Retrieved 24 June 2023.
  2. ^ Anderson, Ariston (25 July 2018). "Venice to Kick Off Awards Season With New Films From Coen Brothers, Luca Guadagnino and Alfonso Cuaron"The Hollywood Reporter. Retrieved 25 July 2018.
  3. ^ Vivarelli, Nick (25 July 2018). "Venice Film Festival Lineup: Heavy on Award Hopefuls, Netflix and Star Power"Variety. Retrieved 25 July 2018.
  4. ^ "Oscars 2019: The nominees in full"BBC News. 25 February 2019. Retrieved 22 January 2019.
  5. Jump up to:a b Elger, Dietmar (2008). Gerhard Richter, Maler. Köln: DuMont Buchverlag. ISBN 978-3-8321-9065-1.
  6. Jump up to:a b c d e Goodyear, Dana (14 January 2019). "An Artist's Life, Refracted in Film"The New Yorker. Retrieved 20 September 2019.
  7. ^ "Filmpremiere "Werk ohne Autor":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ist der Löwe von Venedig"bild.de (in German). 5 September 2018. Retrieved 9 April 2019.
  8. ^ "Ciak Audience Poll 76th Venice Film Festival (image)"Wikipedia. Retrieved 9 April 2019.
  9. ^ "Never Look Away - Awards & Festivals"Mubi. Retrieved 16 April 2024.
  10. ^ "Academy Screenings 2018"Aspen Film. 1 December 2018. Retrieved 9 April 2019.
  11. ^ Johnson, G. Allen (12 February 2019). "'Never Look Away': a sweeping but flawed epic inspired by Gerhard Richter"San Francisco Chronicle. Retrieved 9 April 2019.
  12. ^ "Miranda Bailey interviewed at the 44th Los Angeles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LAFCA2019"Red Carpet Report on Mingle. 13 January 2019. Retrieved 10 April 2019.
  13. ^ "Never Look Away"Rotten Tomatoes. Retrieved 16 April 2024.
  14. ^ "Never Look Away"Metacritic. 1 April 2019. Retrieved 5 October 2020.
  15. ^ Hornaday, Ann (14 February 2019). "Review | 'Never Look Away' is one of the best — and most beautiful — films out now"Washington PostISSN 0190-8286. Retrieved 16 April 2024.
  16. ^ Maltin, Leonard (1 February 2019). "Never Look Away"Leonard Maltin's Movie Crazy. Retrieved 16 April 2024.
  17. ^ Podhoretz, John (5 February 2019). "The Greatness of 'Never Look Away'"Commentary Magazine. Retrieved 16 April 2024.
  18. ^ Smith, Kyle (17 January 2019). "Never Look Away, A New Cinematic Masterpiece"National Review. Retrieved 10 April 2019.
  19. ^ White, Armond (22 February 2019). "'Never Look Away' and 'Cold War' Worship Oscar's Sacred Cows"National Review. Retrieved 16 April 2024.
  20. ^ Edelstein, David (1 February 2019). "Look Away From Never Look Away"Vulture. Retrieved 10 April 2019.
  21. ^ van Hoeij, Boyd (4 September 2018). "'Never Look Away' ('Werk ohne Auteur'): Film Review, Venice 2018"The Hollywood Reporter. Retrieved 20 September 2019.

External li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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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Never Look Away review – powerful Gerhard Richter-inspired 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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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erman boy who witnesses Nazi horrors grows up to become a painter in this overcooked but affecting melodrama

At a key early moment in German director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s acclaimed art-drama/suspense-thriller hybrid (which reportedly received a 13-minute standing ovation at the Venice film festival last year), a young boy confronted by a terrible sight holds his hand in front of his eyes. At first, we think he’s doing it to blot out the spectacle of his beloved aunt Elisabeth (Saskia Rosendahl) being bundled into an ambulance in Nazi Germany. But the truth is more complex. As young Kurt (a wonderfully wide-eyed Cai Cohrs) holds his palm a few inches in front of his face, we see what he sees – the hand coming into close focus, rendering what’s behind it slightly blurry. When his hand drops down, the awful truth beyond remains momentarily fuzzy – creating the impression of seeing at one remove. As the ambulance doors slam shut, Elisabeth makes eye contact with her nephew and repeats an instruction that has become her mantra: “Never look away…”

That phrase, which echoes throughout the film’s three-hours-plus running time, became the English-language title. It’s quite different from the German original Werk Ohne Autor (work without author), a phrase once used by critics to describe the works of German artist Gerhard Richter, whose early life inspired the story (though Richter has pointedly distanced himself from the film).

Yet the words “never look away” cut right to the heart of the matter; this is a story about seeing and not seeing; about looking and looking away – often at the same time. Whether it’s the grotesque operations carried out under a veneer of civility by Nazi doctor Carl Seeband (played with chilling detachment by Sebastian Koch), or the monolithic ideologies of fascism and communism against which budding artist Kurt struggles equally (if covertly), the film is centrally concerned with ways of seeing. That it should approach such an esoteric, thorny subject through the crowd-pleasing format of an overcooked melodrama is perhaps surprising, addressing, as it does, lofty aesthetic concerns through old-fashioned conservative film-making techniques. What’s even more remarkable is that it succeeds more often than it fails.

The film opens, appropriately, with an out-of-focus image of a Nazi-sanctioned “modern art” exhibition aimed to denounce “decadent” works in which “mental illness is elevated to a defining principle” by “people who see fields as blue, the sky as green, and clouds as sulphur yellow!” “Don’t tell anybody, but I like it,” whispers Elisabeth, as she and Kurt stand transfixed by a condemned Kandinsky. Soon, Elisabeth’s artistic temperament will result in her being sterilised and worse, damned by a flick of Professor Seeband’s sword-like pencil.

Tom Schilling as the older Kurt. Photograph: Buena Vista International

Years later, the adult Kurt (Tom Schilling) falls for fellow student Ellie (Paula Beer), which unwittingly draws him into the orbit of Seeband, whose past remains occluded. Having saved the unborn baby of a Russian officer (“Because I can,” he declares pompously, words that Kurt will, significantly, repeat), Seeband has escaped imprisonment and flourished in Soviet East Germany, nimbly swapping one authoritarian order for another – a point the film makes without resort to subtlety. As for Kurt, he progresses from sign writing to mural painting, producing supposedly uplifting portraits of workers wielding approved tools until a defection to the west finally offers him artistic freedom. But at what price? Having thrown off the shackles of the old order, Kurt finds himself becalmed, bereft of inspiration, desperate for direction – a new way of looking.

Never Look Away is Henckel von Donnersmarck’s third feature. After making his mark with the Oscar-winning Stasi-drama The Lives of Others, he co-wrote and directed The Tourist, a lavishly empty romp in which Hollywood stars Johnny Depp and Angelina Jolie swanned around Venice to no one’s amusement but their own. With Never Look Away, released in Germany last October, the film-maker has regained his mojo, helming his second foreign language Oscar contender, which also earned a deserved nomination for cinematographer Caleb Deschanel. While the direction may be deceptively unfussy, Deschanel does brilliant work bringing Kurt’s worldview to life, enabling us to understand his progress towards an artistic breakthrough, represented here by paintings conjured by (among others) Richter’s former assistant Andreas Schön.

A superbly affecting score by Max Richter (no relation) helps to negotiate the divide between the occasionally clumsy contrivances of the on-the-nose narrative and the aspirations of a populist movie that strives with some sincerity to celebrate the healing power of art. As that early shot suggests, it’s only by looking away that we can actually see the truth, using obfuscation to achieve clarity – albeit with added pop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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