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6.18
쿨한 남북관계, 통일 무용론은 존립할 수 없다
지난 6월 15일 6.15 공동위원회 남측위원회가 조직 전환 총회를 열고 자주통일평화연대(약칭 평화연대)로 전환했다. 6.15 공동위원회 남측위원회에 앞서 2월 7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가 해산총회를 열고 조직을 해산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2023년 12월 조선노동당 8기 중앙위원회에서 남북관계에 규정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북한과 조직을 함께 하는 단체들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먼저 조직 전환의 경과에 대해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다.6.15 공동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물…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5.28 07:07
민주당 사무총장 김윤덕 이야기
지난 4월 10일 총선이 끝나고 6월 1일이면 22대 국회가 시작된다. 22대 국회를 맞아 여야의 라인업이 짜지고 국회의장단이 선출되었다.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운동권으로 구성되어 있다.먼저 국회의장 우원식, 국회 부의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이학영 모두 운동권이고 당내에서는 사무총장 김윤덕, 정책위의장 진성준 등이 운동권이다. 이 중 특별한 인물은 이학영과 김윤덕이다. 이들은 운동권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김윤덕에게 집중해 논의를 이어가 보겠다.1980년대 광주사태 이후 친북…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5.14 07:07
유러피안 드림, 진보의 한 축이 무너지다
현재의 세계가 만들어진 것은 대체로 2010년대이다. 이를 일별해 보면 첫째. 중국의 부상과 미·중 대치 구도의 정립 둘째. 유럽의 몰락과 인도의 부상 그리고 인도·태평양 질서의 정립 셋째. 스마트폰과 AI 혁명 등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과 신세계로의 진입 등을 들 수 있다.이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유럽의 몰락이다. 유럽의 몰락이 주는 중요한 함의 중 하나는 거기에 유러피안 드림이라고 하는 한국 진보 진영의 꿈이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위 표는 미국과 EU의 GDP를 보여준다. 2012년 2010년대가 시작될 무렵 미국과 EU…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4.30 07:07
민주유공자법, 역사적·보훈적 관점에서 다뤄야
민주유공자법이 다시금 쟁점이 되고 있다. 필자는 1987년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1995~2005년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이었다. 또 현재는 민주화운동동지회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민주유공자법의 당사자인 셈이다. 당사자의 처지에서 민주유공자법에 대해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먼저 많은 사람이 봤을 기괴한 장면을 되돌아보자.천안함 희생자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있다.
윤청자 여사는 천안함 추모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용하면서도 정중히 천안함 사건이 누구의 소행이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4.16 05:05
제22대 총선과 운동권 청산 실패 자세히보면
필자가 이번 제22대 총선과 운동권 이슈에 대해 언급해 보겠다.1. 한동훈 비대위와 운동권 청산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비상대책위원회에 취임하면서 운동권 청산 문제를 전면에 걸었다. 이에 대한 국민 여론이나 사람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2023년 11월 2일 자 데일리안에 따르면 국민의 51.4%가 총선서 86 운동권이 청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호남지역의 약 50%, 민주당 지지층의 약 40%도 그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해석하면 다소 느슨하고 막연한 지지라고 할 수 있다. …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4.02 06:06
“검찰 독재·탄핵·범죄자들 일시적 기세에 승복은 안돼”
먼저 아래 영상을 보자.출처 :MBN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법원에 출석하면서 발언하는 장면이다. 31초부터 보면 된다. 이재명 대표가 재판에 출정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법원이다. 그런데도 그는 줄곧 법원이 아니라 검찰을 지목하며 독재 운운한다.프레임이다. 이재명 대표만 그런 것이 아니다. 22대 총선을 눈앞에 두고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는 호남과 40~50대 중년 유권자들도 그러하다. 그들 또한 법원의 결정 또는 다른 기관의 결정임에도 집요하게 책임을 검찰로 몰아간다. 그리고 거기에 검찰 독재, 검찰 공화국이라는 네이밍을 붙였다.말은 …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3.19 05:05
광기(狂氣) 어른거리는 조국과 조국혁신당
조국과 조국혁신당이 연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아마도 조국혁신당은 비례 10석 정도를 차지하며 원내 3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의 출현과 기세는 비정상적인 광기(狂氣)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무엇이 문제일까?조국은 2심에서 징역 2년 형이 확정되어 대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조국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상고가 기각되어 조국은 구속될 것이다. 조국 본인을 포함 이를 부정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여기서 조국은 특별한 선택을 한다. 중요한 것은 그의 선택이 아니라 그…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3.05 07:45
진보당, 2012년 통진당 부활의 완벽한 재연
진보당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준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 ‘민주당+진보당+새진보연합+시민회의(정치개혁과연합정치를위한시민회의)’가 ‘더불어민주연합’을 꾸리고 진보당이 3석의 비례를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민회의가 넓은 의미에서 친진보당에 가깝고 지역구 합의에서도 울산 북구 선거구에서 진보당으로 단일화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에서 진보당은 5~10석 정도의 의석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그럼 진보당 당선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먼저. 진보당은 통진당의 후신이다. 통진당과 진보당은 인적으로 사실상 같은 정당이다.진보당 대표 윤희숙은 …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2.21 05:05
6.15 공동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물론 (북측위원회의 해소와 6.15 공동위원회의 진로에 대해) 사전에 협의라도 했으면 좋았겠지만”이라고 밝혀 북한 측의 일방적인 결정을 남한이 수용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민플러스 인터뷰에서) 2월 해산한 범민련 남측본부와 자주통일평화연대 결성 선언문에는 3자 연대 조직이 해소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다.
필자는 1995~2005년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이었다. 북한은 내내 이런 식이었다. 범민련 남측본부를 해산하고 6.15 남측위원회를 조직 전환하더라도 뚜렷한 자기 입장과 명분을 가지고 그렇게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둘째. 그렇다면 왜 조직 전환을 해야 하는 것일까? 범민련 남측본부의 설명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우리의 이름이 그 무엇으로 바뀌든 반제자주의 숙원을 풀어야 한다는 결심과 본분을 잊지 않고 언제나 각 계층 동지들과 더불어 단결과 투쟁의 함성을 높여 자주 변혁의 앞장에서 투쟁해 나갈 것”(범민련 남측본부 해산선언문)
사실 이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자주 변혁, 자주 통일의 관점에서 보면 남북 해외 3자 연대가 지속되는 것이 투쟁을 지속·확대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금 시점에서 굳이 3자 연대를 단절해야 하는 이유로써는 부족하다.
이를 잘 설명해 주는 것이 한호석 소장의 2024년 2월 2일 통일뉴스 인터뷰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북한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설명보다는 메신저를 자처하는 친북인사의 입을 통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호석의 생각은 북한 측의 입장을 거의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한호석에 따르면 3자 연대를 단절해야 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연방제 통일의 남한 측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연방제 통일을 지지하는 세력이 남측에 있기는 있는데 힘이 미약해서 그들이 집권할 수 없고 설령 어떤 기적이 일어나 그들이 집권하더라도 미국의 종미우익세력에 의해 전복될 수밖에 없다.”
범민련 남측본부의 주장은 북한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실적으로 북한이 3자 연대 단절을 선언했으므로 이를 따를 수밖에는 없고 우리는 변함없이 가던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은 한국에서 친북세력이 유력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하여 연방제 통일을 할 가능성이 사라졌으므로 쓸데없는 노력을 하지 않겠다 이다.
요약하면 남한의 친북 통일운동 진영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소설 태백산맥은 한국전쟁 종전 직후 빨치산들이 수류탄으로 자폭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비유하자면 통일운동 진영이 한국전쟁 종전 직후의 빨치산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과 같은 점에 주목하면 좋을 듯하다.
첫째, 연방제 통일을 실현할 남한 내 친북세력이 와해하였다는 것은 최근 연간 국민 의식의 급격한 변화와 연관을 지어 설명할 수 있다. 2010년대 초반 미·중 갈등이 시작된 이래 한국민의 의식 구조는 친미·한미동맹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가 늘어나고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급격히 확산하였다. 반미의 대중적 지반이 거의 와해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보수진영 일각에서 주사파·친북세력의 역량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은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북한의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는 배경 중 하나는 체제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특히 남한의 드라마와 K-팝이 북한의 장마당 세대와 결합하면서 북한의 체제를 기저에서 흔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외견상 공세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체제 대결의 관점에서는 전략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 통일민족주의의 중요성이다.
한호석의 주장은 절규에 가깝다.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4.16 05:05
제22대 총선과 운동권 청산 실패 자세히보면
필자가 이번 제22대 총선과 운동권 이슈에 대해 언급해 보겠다.1. 한동훈 비대위와 운동권 청산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비상대책위원회에 취임하면서 운동권 청산 문제를 전면에 걸었다. 이에 대한 국민 여론이나 사람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2023년 11월 2일 자 데일리안에 따르면 국민의 51.4%가 총선서 86 운동권이 청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호남지역의 약 50%, 민주당 지지층의 약 40%도 그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해석하면 다소 느슨하고 막연한 지지라고 할 수 있다. …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4.02 06:06
“검찰 독재·탄핵·범죄자들 일시적 기세에 승복은 안돼”
먼저 아래 영상을 보자.출처 :MBN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법원에 출석하면서 발언하는 장면이다. 31초부터 보면 된다. 이재명 대표가 재판에 출정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법원이다. 그런데도 그는 줄곧 법원이 아니라 검찰을 지목하며 독재 운운한다.프레임이다. 이재명 대표만 그런 것이 아니다. 22대 총선을 눈앞에 두고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는 호남과 40~50대 중년 유권자들도 그러하다. 그들 또한 법원의 결정 또는 다른 기관의 결정임에도 집요하게 책임을 검찰로 몰아간다. 그리고 거기에 검찰 독재, 검찰 공화국이라는 네이밍을 붙였다.말은 …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3.19 05:05
광기(狂氣) 어른거리는 조국과 조국혁신당
조국과 조국혁신당이 연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아마도 조국혁신당은 비례 10석 정도를 차지하며 원내 3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의 출현과 기세는 비정상적인 광기(狂氣)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무엇이 문제일까?조국은 2심에서 징역 2년 형이 확정되어 대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조국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상고가 기각되어 조국은 구속될 것이다. 조국 본인을 포함 이를 부정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여기서 조국은 특별한 선택을 한다. 중요한 것은 그의 선택이 아니라 그…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3.05 07:45
진보당, 2012년 통진당 부활의 완벽한 재연
진보당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준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 ‘민주당+진보당+새진보연합+시민회의(정치개혁과연합정치를위한시민회의)’가 ‘더불어민주연합’을 꾸리고 진보당이 3석의 비례를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민회의가 넓은 의미에서 친진보당에 가깝고 지역구 합의에서도 울산 북구 선거구에서 진보당으로 단일화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에서 진보당은 5~10석 정도의 의석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그럼 진보당 당선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먼저. 진보당은 통진당의 후신이다. 통진당과 진보당은 인적으로 사실상 같은 정당이다.진보당 대표 윤희숙은 …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2.21 05:05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3.19 05:05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3.05 07:45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2.21 05:05
민경우의 운동권 이야기 2024.02.0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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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남북관계, 통일 무용론은 존립할 수 없다
입력 2024.06.18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인근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자주평화통일연대 등 관계자들이 대북 전단·확성기 중단 촉구 전쟁반대 긴급 평화대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5일 6.15 공동위원회 남측위원회가 조직 전환 총회를 열고 자주통일평화연대(약칭 평화연대)로 전환했다. 6.15 공동위원회 남측위원회에 앞서 2월 7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가 해산총회를 열고 조직을 해산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2023년 12월 조선노동당 8기 중앙위원회에서 남북관계에 규정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북한과 조직을 함께 하는 단체들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먼저 조직 전환의 경과에 대해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다.
쿨한 남북관계, 통일 무용론은 존립할 수 없다
입력 2024.06.18
- 6.15공동위원회 남측위원회, 자주통일평화연대로 조직 전환
- 3자 연대를 단절 이유, 연방제 통일의 남한 측 주체 없어
- 남한의 친북 통일운동 진영은 어려운 상황에 빠졌
- 北, 남북관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 배경은 체제경쟁 밀려서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인근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자주평화통일연대 등 관계자들이 대북 전단·확성기 중단 촉구 전쟁반대 긴급 평화대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5일 6.15 공동위원회 남측위원회가 조직 전환 총회를 열고 자주통일평화연대(약칭 평화연대)로 전환했다. 6.15 공동위원회 남측위원회에 앞서 2월 7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가 해산총회를 열고 조직을 해산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2023년 12월 조선노동당 8기 중앙위원회에서 남북관계에 규정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북한과 조직을 함께 하는 단체들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먼저 조직 전환의 경과에 대해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다.
6.15 공동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물론 (북측위원회의 해소와 6.15 공동위원회의 진로에 대해) 사전에 협의라도 했으면 좋았겠지만”이라고 밝혀 북한 측의 일방적인 결정을 남한이 수용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민플러스 인터뷰에서) 2월 해산한 범민련 남측본부와 자주통일평화연대 결성 선언문에는 3자 연대 조직이 해소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다.
필자는 1995~2005년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이었다. 북한은 내내 이런 식이었다. 범민련 남측본부를 해산하고 6.15 남측위원회를 조직 전환하더라도 뚜렷한 자기 입장과 명분을 가지고 그렇게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둘째. 그렇다면 왜 조직 전환을 해야 하는 것일까? 범민련 남측본부의 설명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우리의 이름이 그 무엇으로 바뀌든 반제자주의 숙원을 풀어야 한다는 결심과 본분을 잊지 않고 언제나 각 계층 동지들과 더불어 단결과 투쟁의 함성을 높여 자주 변혁의 앞장에서 투쟁해 나갈 것”(범민련 남측본부 해산선언문)
사실 이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자주 변혁, 자주 통일의 관점에서 보면 남북 해외 3자 연대가 지속되는 것이 투쟁을 지속·확대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금 시점에서 굳이 3자 연대를 단절해야 하는 이유로써는 부족하다.
이를 잘 설명해 주는 것이 한호석 소장의 2024년 2월 2일 통일뉴스 인터뷰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북한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설명보다는 메신저를 자처하는 친북인사의 입을 통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호석의 생각은 북한 측의 입장을 거의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한호석에 따르면 3자 연대를 단절해야 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연방제 통일의 남한 측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연방제 통일을 지지하는 세력이 남측에 있기는 있는데 힘이 미약해서 그들이 집권할 수 없고 설령 어떤 기적이 일어나 그들이 집권하더라도 미국의 종미우익세력에 의해 전복될 수밖에 없다.”
범민련 남측본부의 주장은 북한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실적으로 북한이 3자 연대 단절을 선언했으므로 이를 따를 수밖에는 없고 우리는 변함없이 가던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은 한국에서 친북세력이 유력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하여 연방제 통일을 할 가능성이 사라졌으므로 쓸데없는 노력을 하지 않겠다 이다.
요약하면 남한의 친북 통일운동 진영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소설 태백산맥은 한국전쟁 종전 직후 빨치산들이 수류탄으로 자폭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비유하자면 통일운동 진영이 한국전쟁 종전 직후의 빨치산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과 같은 점에 주목하면 좋을 듯하다.
첫째, 연방제 통일을 실현할 남한 내 친북세력이 와해하였다는 것은 최근 연간 국민 의식의 급격한 변화와 연관을 지어 설명할 수 있다. 2010년대 초반 미·중 갈등이 시작된 이래 한국민의 의식 구조는 친미·한미동맹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가 늘어나고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급격히 확산하였다. 반미의 대중적 지반이 거의 와해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보수진영 일각에서 주사파·친북세력의 역량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은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북한의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는 배경 중 하나는 체제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특히 남한의 드라마와 K-팝이 북한의 장마당 세대와 결합하면서 북한의 체제를 기저에서 흔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외견상 공세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체제 대결의 관점에서는 전략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 통일민족주의의 중요성이다.
한호석의 주장은 절규에 가깝다.
- 북한의 장마당 세대는 한국의 대중문화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고
- 남한의 자주통일 세력은 한국 사회의 친미화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그에 따라 연방제 통일을 지지하는 세력이 집권하는 것이 기적에 가깝고 그마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 그만큼 북한을 둘러싼 내외 환경은 매우 취약하다.
- 반면 북한의 군사력과 군사적 도발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그것이 외교환경과 연관 지어 표면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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