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구청장 뜬금없이 “소녀상 대신 모든 전시 피해여성 기념비 세우겠다“
미테구청장 뜬금없이 “소녀상 대신 모든 전시 피해여성 기념비 세우겠다“
-미테구청 “소녀상 비문 문구 수정 안 돼 용인 연장 불가”…일본 주장과 동일
-구청 앞 소녀상 지키기 집회에서 미테구청장 비판 쏟아져
-참가자들, 소녀상 지키려 베를린 국립 오페라단 단원과 홀로 아리랑 합창
-베를린의 다양한 여성 인권 단체, 노조, 지역 당원, 교회 까지도 집회 참가
6월 20일 오후 4시 반 베를린 미테구청 앞에서 ‘코리아협의회, 일본군 ‚위안부‘행동 그리고 극우를 반대하는 할머니들’이 주최로 평화의소녀상 <아리> 지키기 긴급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일본여성이니셔티브, 재독여성모임, 한민족유럽연대,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전시 반 여성성폭력 단체 메디타 몬디알레, 국제여성인권단체 ‘Terre des Femmes’, 독일 좌파당, 사민당, 녹색당, 교회단체 등이 연대하였다.
코리아협의회의 한정화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재독한인동포들과 현지인들이 모여 소녀상 ‘아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베를린의 비영리 화랑 ‘블루 프로옉트라움’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이상호, 전정호 민중예술작가는 이 집회를 위해 아름다운 대형 현수막을 현지에서 제작해 예술의 힘을 보태었다.
독일 좌파당에서는 냉장수레에 물을 가지고 와 햇볕 아래 동참한 사람들의 목을 축여줬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소녀상 설치를 취재하러 온 MBC TV 촬영팀도 함께했다.
한정화 대표뿐 아니라 주최한 단체들의 대표들과 평화의 소녀상 액션그룹과 함께하는 일본인 아이코 기자의 발언이 있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의 역사를 은폐하고 부정하며, 베를린 시장은 도쿄 시장을 만나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말만 듣고 있다. 베를린 시장은 자신들의 전쟁영웅 기념비는 세우면서 왜 숱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평화상은 철거하려느냐”면서 신랄하게 비판했다.
“극우를 반대하는 할머니들” 단체의 한 회원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을 향해 “일방적이라는 이유로 철거하겠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설명해달라”고 호통쳤다.
참가자들은 함께 저항과 연대의 구호를 외치고, 매국정권 윤석열을 규탄했다.
베를린 국립 오페라단 소속인 목진학 단원의 주도로 참가자들은 홀로 아리랑을 같이 불렀다.
스테파니 렘링어 미테구청장은 그 시간에 열리고 있던 구의회 회의가 시작하기 전인 10분 전에 집회에 나와 발언을 했는데, 요지는 “그동안 예외적으로 긴 시간 설치됐던 소녀상인데, 더 이상 공식적으로 공모해서 세우지 않은 기념비가 아닌 예술작품을 공공지에 묵인할 수 없다. 소녀상 대신 보편적인 모든 전시 피해자를 위한 상을 대신 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일 구의회 회의에서 좌파당의 소녀상 철거 반대를 안건으로 상정돼 있어 시위를 하게 되었는데, 의회장이 직접 나타나 집회 참여자 중 15명이 방청객으로 회의 참가를 허락하였다. 또 당일 회의 시작 15분간 소녀상 관련 주민 청원이 신청되어 있었다.
이 청원 신청 주민은 분명하게 철거계획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지만, 도록 녹지청의 시위원(City Councilor)은 한목소리로 철거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소녀상은 애초부터 일시적으로 설치된 예술 작품으로 최대 2년 연장이 가능하다. 이후 2024년 9월 28일까지 용인을 받았으며, 비문 합의가 되지 않아서 용인 연장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새롭게 재신청을 하기에는 외교적 사안이 되어 베를린시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공식적인 공모절차를 거친 기념비만이 공공의 장소에 영구설치될 수 있다. 9월 28일 이후 철거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일본 정부 역시 일본군의 성노예 강제동원 등 비문의 문구를 문제 삼으며 철거를 계속 요구해왔다.
한정화 대표는 당일 처음으로 소녀상의 용인이 2년간인 2024년 9월 28일이라는 내용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미테구청의 공식 이메일에는 소녀상 관련 결정이 날 때까지 용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었다. 더욱이 황당한 것은 비문 합의가 파기 되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었다.
코리아협의회 측에서는 비문 수정에 동의를 하여 세계 2차대전 독일 국군도 베어마흐트 위안소를 운영한 사실을 밝히는 비문을 2022년 6월에 제출하였다. 미테구청 관련자는 2023년 6월 코리아협의회를 방문하여 이렇다 할 제안은 하지 않고 정의기역연대의 영문 이름을 제거하자는 의견을 슬쩍 비추었다가 미테구청 쪽에서 새로운 비문을 제안하기로 하고 회의를 마무리 지었었다.
그때 참여했던 관계자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오랫동안 연락이 되고 있지 않다가, 느닷없이 비문 수정이 소녀상의 용인 연장의 조건이라는 소식을 그날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이었다.
베를린 시정부(보수 기민당)의 철거의사가 강력하니 구청장(녹색당)은 다른 방책을 마련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9월 말에 철거한다는 계획을 강행할 것 같아 보인다.
녹색당도 소녀상을 지지한다고 했고, 좌파당 구의원은 역사적으로도 현시점에서도 소녀상은 유지돼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토로하고, 이 소녀상을 위해 그동안 많은 시민들이 연대해 왔음을 피력했다. 일단 구의회에서는 이미 몇 차례 소녀상 영구 존치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문화분과 회의로 이 안건은 넘겨졌다.
청원을 올렸던 주민은 기다리고 있던 집회 참여자들에게 회의의 내용을 보고하고 집회는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꺾이지 말고 계속 저항하자고 다짐하며 집회를 해산했다.
코리아협의회는 주민 청원을 위해 1,000명 지역구 주민 서명을 모으고 있다. 해외에 계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 전자 서명을 부탁했다.
https://www.change.org/p/save-ari-die-friedensstatue-muss-bleib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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