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0
영화로 보는 북 역사, <북한 영화사> - 오마이뉴스
영화로 보는 북 역사, <북한 영화사> - 오마이뉴스
영화로 보는 북 역사, <북한 영화사>시대 변화와 인민대중 요구 반영한 북 예술영화 둘러보기
07.08.06 11:30l최종 업데이트 07.08.07 22:55l
이철우(cyberedu)
▲ <북한영화사> 이명자 지음.
ⓒ 커뮤니케션션북스
"<민족과 운명> 시리즈는 민족과 개인의 운명이 하나의 운명공동체임을 강조한다. 민족이 수난을 겪으면 개별 구성원도 수난을 겪는 운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민족과 개인의 운명은 자주성을 지킬 때 옹호될 수 있다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 영화사>는 '영화로 보는 북 역사' 또는 북 바로알기 <영화편>이라 해도 좋겠다. 책을 다 보고 아쉬운 점은 북 영화들을 직접 볼 기회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남측에서 한동안 자본주의 국가정책과 분단시기 냉전의식을 반영한 반공영화를 제작했다면, 북 초기영화들은 사회주의 문예정책 '인민대중의 요구를 반영한다'는 한 마디로 표현된다.
북의 영화는 예술영화와 기록영화, 과학영화, 아동영화로 나뉘며, 이 책에서는 보통 말하는 '극영화' 즉, 예술영화사를 담고 있다.
해방공간·전쟁전후·천리마시대·주체시대·고난의행군기·선군혁명기 예술영화를 다루면서 단순 나열식이 아니라 그 시대 배경과 '사회문화적' 의미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 북 영화가 사회주의 문예정책뿐 아니라 시대 고민과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사회주의 문예정책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려는 영화문학작가(시나리오작가)의 노력과 더 풍부한 화면을 촬영하려는 연출가와 촬영감독의 고민, 자기 배역을 사실감 있게 해보려는 영화배우들의 성실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항일정신과 노동자계급성
특히 소작농의 성장기로 항일투쟁·해방과 토지개혁 등을 담고 있는 최초의 극영화 <내 고향>(1949)과 일제에 파괴된 제철소를 복구하는 노동자들의 노력을 담은 <용광로>(1950)는 "북측사회가 남측과 달리 항일정신과 노동자계급성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임을 보여준다.
한국전쟁 뒤 1950년대 북측 극영화의 특징은 '혁명적 비극'과 '혁명적 낭만주의'로 표현된다. 전후 남측에서 나타난 허무주의 등이 북에서는 '미국에 대한 분노'와 '새로운 건설 의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피바다> <꽃 파는 처녀> <한 자위단원의 운명>가 이를 대표한다.
북은 또한 1973년, <우리집 문제>를 시작으로 1983년 <우리는 모두 한가정>을 끝맺은 '우리집 문제 시리즈'에서 각 가정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형식으로 '혁명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아울러 북측 영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통일 주제 영화'가 1년 제작편수가 할당되어 있을 만큼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변화 반영한 영화들
남측영화사에서 60~70년대 반공영화들은 편향된 이데올로기를 보였지만, 80년대 <길소뜸>에서는 '이산의 아픔'을 그리고 있으며, 1990년 <공동경비구역>은 화해의식, 2005년 <웰컴투 동막골>은 남북공조의식 등 남북관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남측에서 4.19가 있던 때인 60년대 초반, 북에서는 이를 반영하여 '남측 대학생이 혁명세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성장의 길에서>(1965)를 만들었다.
월남가족을 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분계선 마을에서>(1961), 분단의 아픔을 젊은이의 사랑과 결부시킨 <봄날의 눈석이>(1985), <우물집 여인>(2002)은 남북화해와 이산가족 만남이라는 현실 변화를 반영한다.
동유럽 사회주의 몰락, 김일성 주석 사망 등 내·외부 불안 속에 90년대를 시작한 북은 이러한 시대변화를 수용한 다부작 영화 <민족과 운명>에서 민족과 개인의 운명은 하나임을 강조하고 있다.
<민족과 운명>은 91년 총 100편의 시리즈를 내놓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것으로 주된 내용은 대부분 자기 민족을 배반했거나 자기 조국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진정한 내 민족과 내 조국이 어디인지 알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녀병사의 수기>(2003년)는 북의 청소년 정책과 의도뿐 아니라 북 청소년들의 변화를 짐작하게 한다. 인민군 정신이 강조되는 '선군시대'에 청소년은 인민군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세대이지만 2002년 7.1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개인주의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한편, 글쓴이는 '전쟁의 고통과 분노는 우리 역사의 상처'이며 이러한 분노를 남북이 이용해 왔다며 "외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은 내부결속 기제가 되었고 복수 감정으로 이어졌으며, 그것이 사회를 움직이는 하나의 동력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남측 영화들은 이러한 감정을 '전쟁에서 약혼자와 애인이 죽은 줄 알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여자가 겪는 갈등' 등 이른바 '신파적 멜로'로 형상화했다. 북은 반대로 '대원 모두를 살리기 위해 모진 고문을 견뎌내는 어린 소년' 등 '혁명적 비극'으로 만들어 냈다.
글쓴이는 이와 관련 "전쟁이 일으킨 고통과 분노는 순수한 고통과 분노가 아니라 '정치적 고통과 분노'라는 점에서 비판과 반성이 필요하다"며 "전쟁경험이 신파나 혁명적 비극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참말로 www.chammalo.com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