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5

04 찍히면 죽는다? : 기독교 : 미주 종교신문1위 : 기독일보



찍히면 죽는다? : 기독교 : 미주 종교신문1위 : 기독일보



찍히면 죽는다?


기독일보 김영빈 ybkim@chtoday.co.kr

입력 Jan 01, 2004 11:39 PM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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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김득중 교수)의 2004년도 초빙교수임용에서 기존 12명의 초빙교수 중 남편이 본교 전임교수로 재직중인 강남순 교수와 권희순 교수만 제외됐다. 이에 '부부전임교수 불가'라는 김득중 총장의 방침에 문제제기를 한데 대한 보복적 임용이라는 논란이 예상된다.

감신대는 다음 학기로 임기가 끝나는 김득중 총장이 자신의 임기 중에는 부부를 모두 전임으로는 임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성차별 논쟁이 불거진 바 있다. 김 총장의 이와 같은 방침에 따르면 당시 남편이 전임교수로 있던 강남순 교수와 권희순 초빙교수는 전임교수로의 채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에 강 교수의 남편인 박충구 교수를 비롯 총대학원 여학생회, 대학원 여성신학회, 여동문회 등이 성차별적 인사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처럼 성차별 논란이 계속 불거지자 결국 학교 당국은 내년은 전임교수를 임용하지 않고 초빙교수만 14명 임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후 내년도 초빙교수 임용에서조차 강 교수와 권 교수가 배제된 것이다.

우선 강 교수의 분야인 '여성과 종교'는 교수회의나 이사회 같은 공식적 합의과정 없이 분야 자체가 '여성학'으로 수정돼 공고가 붙었으며 이에 강 교수를 포함한 3명이 지원해 그중 여성학을 전공치 않은 정치학 박사 출신 한 지원자가 임용됐다. 탈락된 강 교수는 3권의 단독저서, 1권의 공동저서를 포함 여러 편의 논문을 낸 여성신학 관련 권위자이다. 세계 많은 신학대들이 'women and Religion', 'Religion and Gender', 'Women's Studies in Religion'라는 명칭으로 '여성과 종교'분야를 두기는 하지만 '여성학'이라는 분야를 놓고 이의 전담교수를 두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목회신학을 전공하는 권 교수의 분야인 실천신학 분야는 아예 교수를 임용하지 않았다. 초빙교수로 있던 박사들이 별다른 문제 없이 다음 임기에도 재임용되던 관례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누가 보아도 보복적인 인사조치이며 강력하게 항의해야 할 부조리한 모습이다.

특히 개방적인 학풍을 자랑하는 감신대에서 이와 같이 불투명한 기준과 과정을 거쳐 특정 교수들을 사장시키는 일이 발생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이와 같은 사태는 한국교회가 몰락해 가고 있는 원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힘과 세력을 가진 자들이 담합을 통해 실력과 의욕을 가지고 지도부에 진입하려는 이들을 길들이고, 길들여 지지 않으면 죽이는 '가인의 문화'가 판을 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교회와 신학계임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강 교수와 권 교수의 임용 탈락은 그것이 그 두 교수의 사회적, 학자적 생명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적은 감신 출신 여성학자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교수의 임용 탈락으로 감신 출신 감신대 여 교수는 이제 기독교교육 담당 김재은 교수만 남게된다. 그러나 그 또한 2년 후 은퇴케 돼 그후 감신 출신 여 교수는 전무한 형편이 될 상황이다.

'가인의 문화' 양성소인 한국교계에서 '아벨'은 도망다니는 삶을 살아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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