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5

18 개벽학! 세상에 알리다(강성원) - Daum 카페



地中有山 | [개벽학] 개벽학! 세상에 알리다(강성원) - Daum 카페



[개벽학] 개벽학! 세상에 알리다(강성원)|리더십에세이外
혼돈나라|조회 84|추천 0|2019.02.02. 10:03http://cafe.daum.net/bookofchange/OR3x/93






‘학(學)’이란 무엇인가? 동아시아 전통에서는 수신(修身)에 중점을 둔 ‘수양학’이라고 해도 되고(조성환, <수양으로서의 학문>), 칸트가 말한 대로 “보통 인식의 단순한 수집으로부터 하나의 체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체계’란 일의성(一意性)을 가지고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으로, 불교의 불교학, 기독교의 신학, 과학의 물리학 등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이와 같이 ‘학’으로 성립된 것을 단계적으로 배워나가면 그것이 ‘학문’이 된다. ‘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이 ‘학’의 틀에서 우리의 시각이 규정되고 판단된다.




19세기말 대전환의 시대에 지금까지 지구상에 없었던 하나의 ‘학’이 한반도에서 새롭게 탄생하였다. 기존의 ‘학’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이 신학(新學)이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 새로운 학문은 “시대의 전환과 사상의 창조”를 의미하는 ‘개벽’ 개념을 공유하는 일련의 종교운동으로 전개되었으니, 이름하여 ‘개벽학(開闢學)’이라고 할 수 있다.




개벽학은 최제우가 “다시 개벽”을 외치며 시작하였고, 증산 강일순이 그것을 이어받고, 소태산 박중빈이 종합하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개벽하였는가?




먼저 수운 최제우는 자신이 거느리고 있던 노비를 하느님과 동격이라고 하면서 수양딸과 며느리로 각각 삼았다. 또 여자가 임신하는 것을 천지를 배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단순한 신분차별을 뛰어넘어, 인권을 동등하게 하고 인간과 우주를 일치시키는 인간 인식의 전환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후에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조선시대의 반상차별‧적서차별‧남녀차별‧종족차별에 억눌렸던 민중들의 무의식을 일깨워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촉발시킨 것이다.



이어서 강증산은 둘째 부인에게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어깨위로 올라가 천지삼계의 대권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하도록 하였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박중빈의 개벽 행보는 더 구체적이다.




그는 평민의 아들로 태어나서 자신이 깨달은 도를 바탕으로 민중들의 삶과 함께하고자 하였다. 저축조합과 방언공사는 가난한 삶을 숙명으로 알고 지내는 민중들에게 스스로 개척하면 얼마든지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었고, 나아가서 약소국을 침략하는 열강들에게는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전 인류가 함께 잘 사는 세계공동체를 구현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렇다면 개벽학은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세계를 만들고자 하였는가? 인간은 환경이라는 구조 속에서 대부분의 의식이 형성된다. 예를 들면 신체환경·사회환경·국가환경·자연환경이 그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것은 역시 기술문명과 생명공학이라는 과학환경이다.




개벽학에서 “물질개벽”이라고 명명한 이 환경변화는 인간에게 엄청난 의식의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 양자역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느 하나의 이론으로만은 설명하기 어려워지는 융복합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 시대는 신과 인간과의 경계가 없어지고, 성직자와 신도의 구분이 없어지고, 도학과 과학이 서로 병진하고, 정치와 종교가 부모 역할을 하며(원불교 <대종경>), 강자와 약자와 인간과 자연이 서로 상생하는 시대이다(원불교 <정전>)). 이성적으로만 설명하는 시대는 점점 설 땅이 줄어들고, 몸소 수신과 제가를 바탕으로 상생을 해나가는 시대가 되고 있다.




재능 있고 돈만 있으면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도덕성이라는 인문학적 실력도 같이 있어야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살지 않으면 배은자(背恩者)가 되고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수운의 “다시 개벽”이 없었다면 이러한 학문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 개벽학은 이러한 모토로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던져 줄 것이다. 그래서 개벽학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우주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세계주의의 입장에서 남녀‧인종‧국가‧종교‧문화 등의 모든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며, 서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하나 되는 지구공동체를 지향하는 학문”




* 이 글은 2018년 가을학기에 원광대학교 교학대학원에서 있었던 「원불교해석학」 수업시간에 제출한 과제물로, 저자 강성원은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원불교 교무이다.




개벽학 세상에 알리다(강성원)_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78(2018.1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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