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5

07 박충구 - 감신 현 사태에 대한 한 동문 교수의 비판적 견해 - 당당뉴스



감신 현 사태에 대한 한 동문 교수의 비판적 견해 - 당당뉴스





> 특집 > 김준우교수 해직사태

감신 현 사태에 대한 한 동문 교수의 비판적 견해결정적인 담합의 증거가 없는 한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 해 주십시요.
당당뉴스 | leewaon3@chol.com


입력 : 2007년 05월 23일 (수) 00:00:00 [조회수 : 5036]


* 이 기사는 박충구님이 이메일로 보내준 기사입니다.

주의 평화와 생명의 힘이 여러분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오늘 나에게 전해진 문건들을 보고 모교의 사태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해를 걸러가며 이런 사태로 치닫는 오늘의 감신을 바라보며 감신의 교원인사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4년 부당한 교원인사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모진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나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피력합니다. 나는 동문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모교에 대한 선언과 대립이 정치적인 것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동문 여러분들 가운데에는 진심으로 모교를 위한 기도와 기대를 버리지 않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일방적인 주장들만 난무하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교수의 입장에서 그리고 감신의 인사문제로 인하여 추방의 경험을 하고 있는 한 동문의 입장에서 드리는 것이니 잘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나는 여러분들에게서 선명한 이율배반을 봅니다.

우선 김득중 총장 시절과 김외식 총장 시절을 비교해 봅시다. 이 모든 문제의 시원은2004년 김득중 전총장이 감신대 교수 임용에 있어서 보직교수들과 일사분란 하게 하나가 되어 차별적 정책을 적용한 것이 발단입니다. 그런 데 두 여성 교수(권희순, 강남순)와 교양분야(김준우 외 2인) 교수를 차별하고 급기야는 여성교수들을 표적 탈락시키는 데 수족이 되었던 분 들이 지금은 정의의 투사로 변신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자리를 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입니다. 그들은 최근 낸 성명에서 현직 교수들로서 현 총장 체제에 대하여 여의치 않으면 맞서겠노라고 선언했습니다. 참 놀랍습니다. 이제야 양심을 되찾았나 봅니다. 그 때 그들이 두 여성 교수를 표적 탈락시켰을 때 동문회는 감신 동문회의 이름으로 “학교의 인사문제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성명서까지 낸 사실이 있습니다. 그 행위가 정의로운 것이었는지요? 국가 인권위원회에 의하여 현 감신대 교수협의회 일부 교수들이 행한 교원인사가 인권을 침해했다는 차별 판정이 나도 여러분들은 이를 무시하고 침묵했습니다. 김 득중 전총장이 공개적으로 제자들 앞에서 했던 말을 안 했다고 거짓말을 해도 그의 편을 든 셈이지요. 재판과정에서 들어났으니 하는 말입니다. 전 총장 세력을 중심한 교수협의회 일부 교수들이 여러분들의 정서와 통하기 때문입니까? 어머니 감신이 여러분들의 판단을 따르면 살고 여러분들의 판단을 거부하면 어머니 감신이 정말 죽습니까? 감신의 교수들이 여러분만큼 감신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모교의 총장을 이전처럼 눈감고 지켜주려면 지금도 그렇게 해야 마땅하지요. 그러나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동문회의 이름을 들어 한 입으로 두말을 하는 것 같아 정말 편안하지가 않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정의는 시류에 따라 사안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까?

둘째, 여러분들은 정말 민주적인 분들이십니까?

대학의 인사권을 행사하는 과정과 원리를 알고 계십니까? 총장이 마음을 먹으면 마음 먹은 대로 할 수 있었던 전 총장시절의 논리를 지금도 요구하시는 것입니까? 총장이 “임용 기회를 주겠다” 하는 의미를 “임용에 대한 결정”으로 알아들었습니까? 총장이 의지를 가져도 인사위원회가 따르지 않으면 그 의지는 무의미 한 것을 아직도 모르십니까? 금번 인사위원들은 적어도 전총장 시절처럼 일사분란 하게 뭉쳐서 총장이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도 자신의 지성과 양심을 속이며 교수 평가를 함에 있어서 덧셈과 뺄셈을 함께 했던 이들과는 다르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부당함이 하늘을 찌르던 그 정황에서 교수협의회소속 교수가 그 부당함에 항의하던 한 여성 졸업생을 감신에서 질질 끌어내어 패대기 쳐도 여러분들은 기도해 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입을 닫고 침묵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여러분 곁에서 오늘은 정의의 투사들이 되어 더불어 정의를 요구 하고 있으니 이런 아이러니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그들과 더불어 인사위원들이 총장의 의지대로 안 했다고 인사위원들을 공개 매도하는 것이 정당합니까? 그들이 비양심적으로 일을 처리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객관적 증거와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김득중 총장 시절의 인사위원들보다는 매우 공정합니다. 적어도 총장의 시녀가 되지는 않았으니까요. 지금까지의 자료를 미루어 자신들의 개인적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판단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셋째, 총장은 임용을 약속할 능력도 권위도 없어야 당연한 것입니다.

다만 공정한 심사를 약속할 수 있을 뿐입니다. 나의 판단에 의하면 동문 여러분들은 처음부터 무리한 요구를 하여 교수들과 총장을 동문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게 하려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무리한 요구는 인사의 부당함을 비판하고 시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마치 “임용 약속을 받아 낸 것처럼” 주장해 왔다는 것입니다. 받아냈다면 그것은 강제행위고, 약속을 했다면 불법적인 담합입니다. 나는 김외식 총장이 총장으로서 이런 정도의 기본적인 논리를 모르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위 자체는 불법적인 것이며 만약 어느 교수나 총장이 이런 약속을 했다면 교원 인사법 그 자체에 위배되는 것이니 어린 애들이 아니고서야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해도 공개적으로 그런 약속과 다짐을 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이전의 권위주의적이고 오만한 총장이라면 인사에 앞서서 인사위원들을 비밀리에 모아 놓고 사전 합의와 담합을 거쳐 일을 교묘하게 처리할 수도 있었겠지요. 동문들은 우리 대학이 그런 대학이기를 원하십니까? 설사 누군가가 개인적인 견해를 표방하였다 할지라도 이는 곧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을 성격이 아닌 것을 정말 몰라서 이렇게 유치하게 개인적으로 주고 받은 일을 폭로하듯 주장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인격을 몰수하면 무엇이 남습니까? 상처만 남습니다. 총장과 동문이 합의하면 나머지 인사위원 교수들이 꼭두각시가 되어 이에 따라야 합니까? 그런 대학이 아니어서 지금 이렇게 모교를 비하하고 총장을 모욕하는 것입니까? 인사위원 교수들이 여러분들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단지 그 하나의 이유로 그들이 과연 제자들 앞에서 여러분들에 의하여 이름이 수치스럽게 나열되며 매도되어야만 합니까? 모교의 총장을 만천하에 거짓말장이로 만드는 것이 과연 동문회가 교육의 현장에서, 무수한 제자들 앞에서 할 일입니까? 바로 된 대학의 총장이라면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요구하는 대로 행동해서는 정말 안 되는 것입니다.

넷째, 위력으로 모교를 동문회 무릎아래 꿇게 하려는 것입니까?

동문회가 교수 임용 탈락의 부당함을 들어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를 하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 할지라도 교원 인사과정과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임용 요구는 명백한 불법이며 옳지 않는 일입니다. 이는 명백하게 대학의 인사의 자율성을 동문들 스스로 침해하는 일이 아닙니까? 여러분들이 결정하고 합의하면 모교가 따라야만 합니까? 따르지 않으면 여러분들을 무시하는 것이고 농간을 부리는 것입니까? 이런 횡포가 어디 있습니까? 현 총장은 여러 측면에서 여러분들의 의지를 존중하였고, 마지막 기회를 김준우 교수가 놓칠까 하여 여기에 참여할 것을 권유한 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결정이 아닌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의도적으로 희롱한 것이라고요? 그럼 다른 인사위원들은 무엇입니까? 그렇다면 그들이 꼭두각시가 안 되어서 문제가 일어난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사전에 결정은 다 되었고 절차상 합리화만 남았다고 생각했습니까? 이런 것이 동문회의 요구입니까? 이런 행태는 전총장 하에서는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렇다면 전총장을 위하여 지지성명을 내셨던 여러분들에게는 전 총장과 전 인사위원들이 하던 모양이 그렇게 정당해 보이십니까? 나는 아무리 동기가 선해도 권위주의적인 야합의 정치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동문회의 위력이 제아무리 강해도 이것은 옳지 않습니다.

다섯째, 대학 교원인사의 투명성을 동문 스스로 훼손하지 마십시요.

교수협의회 교수들이 분석한 자료를 보니 참으로 현명하고 지식인 다운 분석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왜 2004년 교수인사에서는 그리도 그토록 담합하여 신학도 아닌 정치학을 공부한 여성을 강남순 교수가 가르쳐온 분야를 바꾸어 내 쫓는 방편으로 임용하였습니까? 자신들의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를 나무라는 격입니다. 이제와 정의라니요 터무니 없습니다. 지식인으로 과장과 축소의 논리를 사용하여 기회주의적으로 침소봉대하는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만약 정의를 주장하려면 자신들의 지난 과오부터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난 후, 정당하게 옳고 그름을 논해야 마땅합니다. 스스로 교원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훼손한 자들이 이제 와서 반권위주의적인 교원임용 과정의 하자를 찾아내며 집단으로 저항하겠다고 하니 먼저 자신들의 지난 행위를 돌아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도덕성 없는 정치적인 행위라고 내가 보는 이유입니다. 도덕성 논쟁은 먼저 지난 일에 대한 회개와 반성부터 하고 나서 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나는 교원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하여 감신은 대대적으로 인사과정을 투명하고 공개적인 형태로 바꾸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기 전에는 이번 결정에 항의할 수는 있어도 매도해서는 안됩니다. 이견을 가지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기 집단의 이해에 맞지 않는다 하여 대학의 구조 자체를 매도 거부하는 태도는 비이성적이며 비교육적이고 비윤리적입니다. 집단의 요구는 자기 비판능력이 취약해 져서 비합리적이거나 맹목적일 수 있습니다. 동문회가 가져야 할 성격은 협력하고 조정과 화해를 하는 역할이지 대학 본부 자체를 업신여기면서 위협하고, 강요하고, 강제 약속을 받아내는 일은 동문회의 역할이 아닐 것입니다. 모교의 교수들이 여러분들의 후배일 수도 있고, 나이 어린 제자일 수도 있지만 모교의 교수들을 동문들이 업신여기고 모교의 인사 기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여섯째, 모교를 적대하는 정치적 행위는 옳지 않습니다.

최근 한 졸업생의 철없는 대자보도 읽었습니다. 진실의 혼이 나간 자입니다. 전총장과 그의 측근들은 바로 그 자를 내세워 나를 모함하였지요. 동문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하여 대자보를 썻다고 스스로 진술하고 있으니 도대체 동문회가 이리도 허위와 거짓으로 가득한 졸렬한 논리를 앞장세워야 합니까? 당당뉴스는 이를 여과도 하지 않고 대서특필 했더군요. 그 논리가 거짓인줄 알면서도 이를 여러 사람이 읽는 자리에 올려 이용하는 것은 매우 파렴치한 정치적인 행위이며 제도권 언론에 대하여 대안언론을 선언한 입장과는 상관없이 당당한 것이 아니라 매우 무책임한 일입니다. 그가 스스로 그 파렴치함과 거짓을 드러냈으니 나는 그런 자를 앞세워 한 윤리학 교수를 매도하는 데 앞장세웠던 지식인들을 동정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와 같은 자의 글까지 동원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동문회가 모교의 총장의 이름을 들어 공개 희롱하고 교수들을 집단 매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까닭입니까? 아무리 그 본의가 선한 데 있다 할지라도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정치적인 행위입니다. 이렇게 보는 까닭은 그릇됨과 잘못에 대한 신중하고 진지한 평가가 아니라 매도와 선동과 집단의 시위를 통해 모교의 현 총장과 인사위원 교수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과연 여러분들이 주장하는 것같이 정말 거짓말을 하였습니까? 일방적인 해석이 아닌가요? 전총장처럼 총장이 인사위원들을 지배 조정하지 못하면 무능한 총장입니까? 총장의 의지를 뒷받침 하지 않으면 교원 인사위원들이 학생들과 동문에 의하여 매도되어야 합니까? 전제주의적인 집단이 아니라면 이런 정도의 자유는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세상에 어느 동문회가 이견이 있다 하여 동문회의 이름으로 모교의 총장과 교수들을 이렇게 모욕할 수 있습니까? 그 방향은 정작 김준우 교수를 돕는 일이 아닙니다. 이 기회에 편승하여 교수집단을 더 큰 대립으로 몰아가려는 이들이 있는 한 이 방향은 진정 모교를 돕는 일이 아닙니다.

일곱, 결정적인 담합의 증거가 없는 한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 해 주십시요.

내가 보기에는 현재의 총장은 전 총장에 비하여 횡포를 부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인사위원 교수들의 고유한 판단에 인사 결정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인사위원 7명은 임용 결정을 함에 있어서 동문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나는 우선 인사위원 교수들의 결정이 그렇게 비양심적이고, 모략적이고, 기만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비겁하고 소심한 지식인이 아니라면 교수 집단이 외부의 강요에 따라 다양하게 주어지는 위협적 요구를 순전한 마음으로 받아 들이기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결정을 낳게 한 데는 여러분들도 책임이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들은 대학의 자율성을 고려했고, 또한 다양한 문제들을 고민하면서 숙고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단지 그들의 결정에 빌미를 두고 분노하며 모교를 매도하는 행위는 옳지 않습니다. 나는 절차와 과정을 담합 조작한 흔적을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여러분들은 비난하지만 박종천 박사가 김영헌 목사에게 언급한 것이 의도적인 희롱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이 가지는 의지와 위원회의 결정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런 결정을 나무라는 행위는 목적이 앞서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정치적 행위라고 판단합니다.

인사위원들이 담합한 흔적이 없는 데도 이를 담합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맹아적인 것입니다. 담합은 교수협의회 일부 교수들이 실권을 쥐고 있었을 때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하나가 되어 도덕성이나 대학의 투명성이나 심지어는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획일적인 결론을 유도해 냈던 상황을 두고 말해야 합니다. 그 때 여러분들은 그들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 감신의 품에서 가장 사람을 억울하게 한 결정들이 있었다면 그 중의 하나는 7명의 인사위원 전원이 일치 단결하여 여성 학자들을 백주에 내 쫓은 2004년 사건이며 동문회가 이를 인준해 준 일입니다. 백주의 테러라 할 수 있지요. 이들이 행한 담합적 악에 비한다면 이번 결정은 훨씬 민주적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지지성명을 내서 도운 바로 그 분들, 그리도 부당한 일을 벌였던 이들이 여러분들의 등뒤에 서있는 한 여러분들은 그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들은 지식인답게 합리적 해명이나 도덕적 설득을 한 것이 아니라 고소나 징계라는 위협으로, 정보를 조작하는 방편이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파렴치함을 일관하며, 철없는 학생을 앞세운 잔꾀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켰습니다. 그 철없는 자가 편들었던 교수들을 변명해주는 글을 여러분들이 읽었으니 이제는 다소나마 이 대학의 선생들이 앞세웠던 그 자의 사람 됨을 알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에 비한다면 보다 훨씬 민주적인 과정에서 내려진 결정에 대하여 여러분들은 온갖 험한 말을 동원하여 집단으로 야유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단코 옳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위와 선언보다는 진지한 대화를 통해 출구를 찾아야 합니다.

나는 2006년 김준우 교수의 영어교수 임용탈락 결정은 매우 부당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당한 탈락 결정을 부디 양측에서 재고해 주십시요. 총장은 인사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 인사위원장이 총장에게 최종 결정을 의뢰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인사위원들은 인사위원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은 이를 총장에게 복수 추천할 수는 있지만 인사위원 과반수 이상을 득하지 못한 이는 사실상 임용 결정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잘못된 결정이었고, 바로 잡아야 할 일입니다. 여기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을 바로 잡지 않고 새로운 출로를 연 것 자체도 잘못 입니다. 영어교수직 탈락문제와 윤리학 교수 임용문제는 사실상 별개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양보와, 특정 목적을 얻기 위한 양보가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서로가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아전인수입니다. 여기에서 동문회와 학교 당국은 피차에 잘못을 범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그릇된 과정과 절차를 직간접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윤리학 교수 임용문제는 전공자로서의 연구결과가 중요합니다. 금번 두 후보자들은 학위를 마친지 오래 된 분들이기 때문에 그 동안의 전문영역 연구과정을 객관적으로 검토 평가해야 옳은 것입니다. 기독교 윤리학은 신학적 윤리학, 신학적 사회 윤리학, 기독교 사회 윤리학으로 세분화됩니다. 그러므로 조직신학을 공부한 사람도 한 분야의 윤리학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후보자 서로의 약점을 들추어 내며 자기 편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것은 상대 후보자들을 간접적으로 공개 처형하는 논리가 될 것입니다. 나는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아 판단할 수 없으므로 이 문제에 대하여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미 결정한 사실을 힘으로 밀어 부당한 것으로 만들어서 목적을 쟁취한다면, 다른 한 편에서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가벗기어지는 일이 될 것이며, 그에게 또 한번의 부당함을 안겨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나는 동문회가 모교를 힘으로 밀어 부치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모아 이 국면을 조정하고 여러 정황을 미루어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더 지혜로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문회가 모교의 인사 과정이 동문회의 요구대로 되지 않았다 하여 총장과 교수들의 이름을 들어 모욕하며 모교를 뒤엎겠다는 듯이 시위를 한다면 이것은 전체 동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모교를 향한 폭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폭력은 감신 안에 대립과 갈등을 더 깊이 초래하여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초래 할 것입니다.

2004년 잔인하게 두 여성학자를 잔인하게 내 몬 결정을 했던 이들이 깬 평화가 또다시 깨어지지 않게 도와 주십시요. 그 상처가 가라 앉기도 전에 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고, 동문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또다시 소리 없이 추방될 것입니다.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는 한편 공정한 교수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인사규정을 바꾸는 일에 중지를 모으고 합의해 주십시요. 정의 없는 평화는 거짓이며, 평화 없는 정의는 폭력입니다. 이 상황에서 지식인들이 특정 입장을 두둔하며 다수의 편에 서는 것은 상대를 꿇어 앉히겠다는 폭력적 의지에 가담하는 것 이상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정치적인 의도를 자지 않았다면 모교는 결코 여러분들 공동의 적은 아닐 것입니다. 아직은 대화와 타협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부디 동문 여러분들께서 시위와 인터넷을 통해 모욕의 언어를 가중 증폭시키지 말고 모교의 평화와 정의의 싹이 되 살아나도록 지혜를 동원하여 평화로운 방법을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2007년 5월 22일 대만 타이난 신학대학에서 박충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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