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3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네이버 블로그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네이버 블로그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세이니

2014. 12. 31. 7:27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작가박완서출판웅진지식하우스발매200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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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 완서

2014.9.4.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책은 몇 년 전 일요예능에서 소개된 책이다. 그 방송이 방영될 당시 어린 나이였지만 지 않은 파동을 일으켰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배경은 1950년대이며 분량은 약 260페이지로 많지 않다. 아무래도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글자를 눈으로 따라가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도대체 이게 무슨 내용인가, 하는 맘에 포기하려고도 했었다. 그러나 중반부로 들어가면서, 그러니까 엄마의 ‘이중성’에 대한 면이 조금 더 자세하게 묘사가 되면서 그 부분이 내 맘을 이끌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선 혁명전이고 헌신적인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자전적 소설이라 밝혔듯 작가와 그 주변인물들만 나올 뿐이다. 그런 점에서 유명해진 것이 아닐까. 역사적 배경 속에서 항쟁하는 ‘소설’이 아닌 그 시대를 겪었던 사람의 속마음을 묘사하는 것이 말이다.



특히 친일이랄지, 동네 관청에서 일하며 조금씩의 이득을 보았던 것 역시 그렇다. 친일의 기준은 아주 모호하다. 어디서부터가 친일이고 어디서부터가 애국인지 정해놓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들이 그네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었을거라고. 생각과 의식을 갖고 행동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일반인들이 행했을 창씨개명이랄지 일본식 교육이랄지 그저 마을을 관리하는 일은 일본 소속 하에서 행해진 일일뿐 그것이 뜻깊은 친일 행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 맘이 올곧을 수 없다. 엄마의 이중성을, 자신의 속마음을, 오빠의 반향을 묘사하는 구절이 중후반부에 가득한데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작가였다면 나의 그런 모습은 부끄러워 빼먹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1. 대학교에 들어가 엄마를 동정하면서도 자유를 얻을 생각에 설레어 하는 주인공의 모습 2. 주인공의 오빠가 전향한 뒤 자신들을 찾아온 이전의 동지들에게 에둘러 거절하는 모습 3. 그것의 옳고그름과는 상관없이 ‘위법’이란 이유로 오빠의 공산당지지 행위를 비난했던 엄마가 오빠의 전향행위에 되려 미련을 갖는 모습.

마지막엔 전쟁을 겪고 난 뒤의 오빠의 모습이 묘사된다. 생사를 오가는 길목에서 간신히 돌아온 오빠는 피해망상에 시달리는데, 그 부분을 읽으며 메리 얜 섀퍼의 <감자껍질 북클럽 파이>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념에 휩쓸리기만 할 뿐 일반인들을 최악의 끝으로 몰고가는 전쟁. 폐허가 된 집, 아수라장이 되어 ‘도둑질’이 ‘도둑질’이라는 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상황.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싱아>가 뜻하는 건 책 내용 그대로의 작가의 안락하고 풍요로웠던 시골 생활을 얘기하는 것일까. 그러니까 전쟁이 나기 전, 어렸을 적의 생활을 생각하는 것일까? 책이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제목의 의미를 되짚어보려니 쉬이 예상이 나질 않는다 .


#문학·책
#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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