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총화 수첩 실물 입수, 인민에게 자기 통제를 강요하는 도구
생활총화 수첩 실물 입수, 인민에게 자기 통제를 강요하는 도구
2015/4/10
김정은, 전체기사, 주민생활
10대원칙, 군인
◆ 군인 ‘민가에서 술 마셨다’고 자기 비판
2014년 말, 북한 내부의 취재협력자가 생활총화 수첩 2명 분을 중국에 반출 해 보내왔다. 이 수첩은 김정은 정권이 유일 세습독재 확립을 위해 어떻게 주민들을 일상적으로 관리 및 통제해 왔으며, 주민들이 강요 당하는 정치 생활이 어떤 것인지 그 일면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백창룡)
북한에서 생활총화는 집권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의 의무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되는데, 소학생부터 노인까지 각자의 업무와 생활을 반성하고 상호 비판하는 모임이다. 당국은 이런 반성과 비판의 자리를 집권자의 우상화를 위한 사상 교양과 주민 통제를 위한 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입수한 수첩의 주인 중 한 명은 군인이자 노동당 당원이고, 다른 한 명은 여성동맹에 소속된 주부다. 이들 두 명이 쓴 생활총화 형식은 거의 비슷한데, 서두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말씀을 적거나 ’10대원칙’의 한 구절을 인용한 뒤 내용에 맞춰 자신이 잘못을 하게 된 원인과 대책을 적는다. 그 뒤로는 상호비판이 이어진다.
이 형식은 노동당에 의해 규정된 것이다. 생활총화 수첩의 종이는 갱지(更紙). 총화 준비를 위해 메모를 잘 했는지에 대한 검사는 있지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대충 휘갈겨 쓴 듯 하다. 이하는 노트의 내용을 원문 그대로 소개한 것이다. (노트 제공자의 안전을 위해 특정 부분은 ○로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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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맹원 ‘리’의 생활총화 수첩. 세로 16Cm, 가로 12Cm로, 붉은 색 표지에 노란 색으로 ‘생활수첩’이라고 적혀 있다. 소속은 ‘○○초급 단체’이다.
여성동맹원 ‘리’의 생활총화 수첩 주 동맹 생활총화. 9월 ○일 목요일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8조 4항에는 다음과 같이 지적되어있다. <<김정일애국주의를 소중히 간직하고 혁명과업수행에 투신하며 혁명실천과정을 통하여 혁명화를 다그쳐야 한다.>>
나타난 결함. 도로닦기에 불성실히 참가하였다. 작업구간이 먼것만큼 빨리 떠나야 되겠으나 집일이 많다는 구실로 늦게 나가서 자기 앞에 맡겨진 구간을 제때에 끝내지 못하였다. 앞으로 이런 결함들이 나타나지 않게하기 위해여 노력하겠다.
호상(상호)비판. ○○○ 동무. 작업에 빠지는 현상.
(조직의) 분공, 과업. 외화 과제 메주콩 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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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경비 대원 ‘김’의 생활총화 수첩. 위의 여성동맹원 것과 같다. ‘근무 중에 민가에서 음주했다’라는 자기 비판에서 군기 해이를 엿볼 수 있다.
국경 경비대 군인이며 당원인 ‘김’의 생활총화 수첩 ○월 2주 당 생활총화 2014. ○○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습니다. <<당의 경비사업 방침을 철저히 관철하여야 합니다.>>
결함: ○월 ○일 감시군무 중 자유주의하여 사회 집에서 술먹는 현상
원인: P(혁명)의 전초선에선 군인이라는 자각 망각
대책: 국경경비 방침관철을 위한 사업에 앞장서겠음.
호상(상호)비판: 당원 ○○○동무 비판.
결함: ○월○일 군복 정돈하지 않고 취침.
원인: P(혁명)적 군기를 세울데 대한 당의 방침 가슴에 새기고 군무생활을 진행하지 못하였기때문
대책: 철저한 군사기풍을 세우고 군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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