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AAS 다녀와서3) - 미국과 북한학 : 네이버 블로그
미국과 북한학 지식에 대한 지식
2011. 4. 8.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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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북주의에 반대하는 반북주의자
문제는 전술한 제국주의적인 시선의 (재)생산에 한국(출신)의 학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일조ㆍ‘협력’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에 의해 북한의 ‘찌질한’ 또는 괴상망측한 갖가지 (정치)서사와 (사진) 자료들이 PPT 파일로 화면에 떠오릅니다. 정말 코미디가 아닐 수 없지요.
그래서 청중석에 앉은 지적인 미국인들이 웃습니다. 그 한국(출신)의 학자들은 wit 있는 발표를 했다는 것 때문에 자부심을 가질지 모릅니다.
그런데 ‘South’ 출신인 제 속에서 뭔가가 치밀어 오릅니다. 빌어먹을 ‘핏줄’ 때문인지, 학습된 ‘nationality’ 때문인지, 결코 북한에 대한 소비적인 담론이나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에 웃고 동조할 수가 없습니다. 웃는 분들이 갑자기 ‘미제 승냥이’처럼 보입니다.
그러니까 심각한 분열증이지요. 북한을 좋아하거나 김정일 체제를 지지하지 않지요. 결단코. 차라리 어쩌면 저는 ‘반북주의자’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솔직히 북한의 ‘혁명적’ 민중이 김정일을 권좌에서 끌어내렸으면 좋겠습니다.(그러나... 이를 ‘노선’이든 ‘원칙’이든으로 채택할 수 없다는 데에도 아포리아가 있습니다. 후술)
상상을 불허하는 군사력을 가진, 전쟁으로 사회를 유지해온, 단지 중국 때문에 김정일이를 그냥 두고 보는, 만약 북한학을 하겠다면 펀드도 막 줄지 모르는, 그런 미국 앞에서 어떻게 말해야 될지는 비교적 간명합니다.
...제발 너희들은 북한에 대해 신경 좀 꺼다오-. (물론 그들이 신경 끌 리는 없겠지요.)
그러나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북에 대해 실천적(?)으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우리는 대체로 헷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박노자 교수와도 이 이야기를 좀 나눴습니다. 그와도 북한 자료 판매 부스에서 딱 마주쳤거든요. 지난 3월 진보신당 대의원대회에서의 결의(3대세습과 핵문제를 명시하며 민노당과의 통합 속도에 제동을 건)에 대해 이야기해줬습니다. 명민한 박노자의 반응 또한 제게는 별 영양가 없었습니다. ‘나도 북한 체제가 혐오스럽다, 그러나 통합은 필요한 게 아니냐...’였거든요. 남한의 재벌이나 뭣들이나 다 ‘3대 세습’하지 않느냐는 것도 덧붙이면서요. 저는 북한과 재벌의 3대 세습이 유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도 아닙니다만, 어쨌든 박노자 교수도 물론 북한식 체제와 민족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곤 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 놓고는 지금은 북한을 옹호(?)하고 있는 거죠. 토론장에서의 제 심정과 비슷하게 말이죠.
정종권 진보신당 전부대표는 저번 진보신당 대의원대회 직후, 자기 페이스북에 이와 비슷한 구조의 논리를 좀더 세게 말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인즉;
...나는 김정일, 김정은이가 싫다. 3대세습 너무 싫다... (그러나) 반북주의는 더 싫다. 이번 결정에는 뉴라이트의 그림자가 묻어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열띤 ‘좋아요’와 ‘담벼락’ 토론이 오가게 됐죠. 평소 늘 존경해온 정선배님이지만, 그 ‘담벼락’을 본 순간 열이 확 받더군요. 뉴라이트라니... 한국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이며 발랄한 부류들의 북한 반대와 뉴라이트를 동일시하다니...!
물론 왜 정선배가 그런 말을 쓰셨는지 저는 이해하지요.
요컨대 우리는 반북주의에 반대하는 반북주의자인 것입니다. 이는 윤리적ㆍ실천적 아포리아 외에도 인식 자체에 구멍이 쑹쑹 나 있다는 뜻입니다. 과연 (현실에서) 반북주의와 반김정일체제를 구분할 수 있습니까? ‘반북좌파’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계속)
#교육·학문#반북주의에반대하는반북주의자#반북주의#반북좌파#북한학#북한인권문제#정종권[출처] 하와이 AAS 다녀와서3) - 미국과 북한학|작성자 변증법을찬양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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