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이면 '반일 종족주의 현상'이라 부를 만하다" - 오마이뉴스
"이쯤이면 '반일 종족주의 현상'이라 부를 만하다"강성현 성공회대 교수, 21일 경상대 학술심포지엄 발제 통해 지적
19.10.22 18:01l최종 업데이트 19.10.22 18:01l
윤성효(cj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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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유튜브 방송 "이승만TV"에 출연한 모습
ⓒ 이승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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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영훈의 방법과 논리는 일본 극우파의 그것과 닮아 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종족주의의 아성'으로 꼽았고, 책의 클라이맥스에 배치했다.
이 책에서는 2004년 일본군 '위안부'를 상업적인 목적의 공장 매춘부라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나눔의 집에 찾아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했던 이영훈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가 이영훈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전 서울대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강 교수는 지난 21일 오후 경상대학교에서 열린 "지역에서 바라본 일본군 성노예제와 과거사 반성"이란 주제의 학술심포지엄에서 "한국 역사수정주의의 현실과 논리"에 대해 발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원장 최상한)과 일본군위안부연구회(회장 양현아)가 마련해 열렸다.
책 <반일 종족주의>는 지난 7월 출간되었고, 2개월 만에 10쇄 10만부를 인쇄했다고 알려졌다. 이 책은 일본 출판사 '문예춘추'가 11월에 번역 출간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본 우익의 관심도 뜨겁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이쯤 되면 '반일 종족주의 현상'이라 할 수 있다"며 "이 현상은 세 층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것은 '도서 베스트셀러 현상',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과 기술로 파급해진 파급력', '한일 우파 간 역사수정주의 연대와 네트워킹 현상'이다"고 했다.
강 교수는 "최근 우파 도서들이 쉽게 베스트셀러로 진입하게 되는데, 유튜브와 카톡의 영향력으로 인한 우파 결집, 이것이 구매층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분명 새로운 현상"이라며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극우 유튜버들이 출판사를 차리는 경우도 있다. 구매층은 주로 60대 이상의 남성이다"고 했다.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그는 "더 특별한 데가 있다. '신친일파'라 자처하는 유튜버들은 파생 채널을 만들어 책 내용, 즉 이승만TV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재탕하는 방식으로 방송한다"며 "조회수가 수만에서 수십만을 찍는 채널로 커가고 있다. 역사수정주의자들의 '역사전쟁' 콘텐츠가 워낙 자극적이어서 유튜브 이용자들이 관심을 갖기 쉽다. 무엇보다 일본 쪽 이용자(대부분 넷우익)들의 대량 유입 결과"라고 봤다.
이영훈 이사장은 책에서 "한국인들이 거짓말의 광란에 빠져 있다"며 '광우병 보도'와 '박근혜 탄핵', '세월호 추모 천막'을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 강 교수는 "이영훈의 논리는 자기 확증의 편향에 빠져 있다"며 "한국이 거짓말 나라고 한국인이 거짓말 국민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나열한 저 논거들은 지극히 선별적이고 핵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들이며, 논리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영훈 이사장이 주로 하타 이쿠히코의 <위안부와 전장의 성>(1999),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2013)를 '위안부' 선행 연구로 인정한다고 본 강성현 교수는 "하타의 주장은 20년 동안 반복되고 있다. 이것이 지금 이영훈 등 한국의 뉴라이트들에 의해 반일 종족주의의 프레임으로 각색되어서 비틀리고 앙상한 주장과 왜곡된 논리들로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 2004년 나눔의 집 방문했던 이영훈 교수 지난 2004년 9월 6일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발언과 관련 직접 사과하기 위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군 "나눔의 집"을 방문했지만 할머니들로부터 "진솔한 사과가 없다"는 항의만 받고 돌아서야 했다. 이영훈 교수가 "할머니들에게 예를 갖춰야 한다"며 큰절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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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장이 얼마나 궤변인지 알 수 있다"
강성현 교수는 이영훈 이사장의 '위안부' 관련 주장을 반박했다.
이 이사장은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연행 되지 않았고, 공창제의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자기 영업과 '자유 폐업'을 할 수 있는 돈벌이가 좋은 매춘부였지 성노예가 아니었다"고 했다.
강 교수는 "강제동원이라 말하지 않고 '노예사냥과 같은 강제연행'이라고 한 것은 2014년 8월 아사히신문에 의한 '위안부' 보도기사가 검증으로 철회되어 허위가 되었다는 걸 다분히 의식한 표현이다"고 했다.
이어 "당시 요시다가 증언했던 강제연행은 당시에 없었고, 이를 발판으로 강제동원도 없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다"며 "가해자 모집에 나섰던 요시다 증언이 허위가 되었다고 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강제연행 관련 증언들도 모두 허위가 되는가? 궤변이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강제연행을 지시한 공문서는 없다는 주장은 홀로코스트 부정론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부정의 실증주의 방법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것"이라며 "이승만 대통령이 보도연맹원들을 학살하라고 지시한 공문서를 찾지 못하면 보도연맹원 학살이 없었던 일이 되는가 반문해 보면, 이런 주장이 얼마나 궤변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공창제' 주장에 대해, 강 교수는 "한일 우파들이 위안부 제도가 무엇인지를 둘러싼 역사전쟁에서 자꾸 공창제를 소환하는 것은 강제동원과 성노예를 부정하기 위해서다"며 "위안부가 공창제 하에서 자발적인 '접객여성'이었고 돈을 많이 벌었으며 심지어 더럽다고 공격을 하는 것이다. 성적 폭력과 관련해 피해자에게 죄책감과 수치심을 전가하는 수법"이라고 했다.
또 '위안부의 자유폐업 권리' 주장도 강 교수는 반박했다. 그는 "일본 본토 공창제가 '창기'에게 자유 폐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1900년 내무성의 창기취체규직)하기는 했지만, 선금(전차금) 때문에 그 규정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것은 법적 규정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규정이 있다는 것을 창기 자신은 몰랐다. 가령 알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왜냐하면, '자유 폐업'을 하려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업자 등의 방해로 신고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공창제에서 '자유 폐업' 규정은 사실상 인신매매로 공창에 흘러 들어온 '접객 여성'의 자유 의지에 의한 계약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불과했다"며 "공창제가 이럴진대, 일본군 위안부의 자유폐업 사례를 근거로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었다는 이영훈의 주장은 군 '위안부'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위안부'들이 어떤 목적과 방법으로 위안소에 끌려왔든 간에, 선금 부채 등을 고리로 삼아 자유 또는 자율성이 심각하게 박탈된 상태에서 성행위를 강요받은 것은 성노예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했다.
이영훈 이사장이 "위안부 입장에선 수요가 확보된 고수익 시장"이고 "적지 않은 금액을 저축하고 본가에 송금"했다고 한 주장에 대해, 강성현 교수는 "일본 극우파가 일찍부터 군 '위안부'의 수입이 장군보다 좋았다고 주장한 것과 상통한다"고 했다.
▲ "지역에서 바라본 일본군 성노예제와 과거사 반성"이란 학술심포지엄이 10월 21일 경상대에서 열렸다.
ⓒ 경상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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