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영7 hrs · 어느 순간 부터 하루 확진자가 몇 명인인지는 더이상 유의미한 뉴스가 아닌것 같다. 실시간 발표하는 확진자가 그날 새로 발생했다기보다는 대부분 이미 존재하는 몇 만명의 진단대기자중 진단결과 감염자로 확인된 숫자일테고, 진단키트가 쓰인 숫자에 대충 비슷한 비율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이라서, 그 숫자가 내일 갑자기 십단위로 줄지도 갑자기 만단위로 늘 수도 없는 일일 것이다. (실제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발표가 그렇다는 것이다.)
오늘 ‘발생’한 분들이 아니라 오늘 ‘확인’ 된 분들이 우리가 받는 숫자이고, 쉽게 말해 내일 어떤 계기로 나라가 진단을 하루 쉰다면 실제 감염자가 천 명이 늘었더라도 확진자는 0명이 되는 식 일 것이다. 진단 캐파에 등비수열로 가다가 등차수열에 가깝게 바뀌고 있어 저녁뉴스를 보기전에 이미 발표 숫자는 추측이 되는데, 정작 실제 오늘 하루 진짜 감염자가 얼마나 생겼는지는 여전히 모르고 궁금하다. 감염진단이 선입선출방식인지 증상이 심한 분 먼저인지 몰라서 24시간 뉴스를 봐도 실제 추이는 예측이 또 안된다.
긍금한 건 너무 많다. 이전에 없던 새 바이러스가 나타났는데 그 바이러스가 우리 늘 쓰던 비누에 죽는가. 확진자 거쳐간 곳 소독과 방역을 하면 괜찮다는데, 그래서 어떤 분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 더 안전하다고 하던데 기존의 소독약이 확실히 유효한가. 비누에 죽고 소독으로 해결되는 수준의 바이러스에 이렇게 대책없이 당하다니 좀 어이없고 짜증나지않는가. 2월 초 단체로 해외여행을 갈 때 이 시국이라 가면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확진자가 한 명도 없던 미국령 섬으로 며칠 가는 것이 한국에 머무는 것 보다 위험한 이유는 공항 과 항공기 때문인가 ? 어제까지 얼굴 맞대고 일하던 사람끼리 전세 내다시피 타는 비행기가 위험하면 회사 의자에 나란히 앉아 일하면 안전한가. 도통 모르겠다.
또 며칠 전 신입사원들과 저녁 자리가 있었다. 역시 취소를 하는게 좋겠다고 회사에서 권유를 하길래 나는 사원들이 원하는대로 따르겠다고 했고 결국 먹게되었다. 식당에 위생 철저히 부탁하고 테이블 평소보다 넓게 벌리고 코스시간을 단축해달라고 했고 직원들에겐 당분간 외식도 꺼려지고 모여서 밥먹는 일들이 없을테니 오늘이라도 좋은 곳에서 대화보다 음식에 집중하자고 제안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게 잘한건지 위험했던 건지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다. 모르는 손님과 섞이지않는 식당을 잡아 동료들과 조심 조심 식사를 하는것이 위험하다면 그건 우리 안에 전파자가 있어야하는건데 그렇다면 그 식사가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가 이미 문제아닌가. 안그래도 어려운 자영업식당 단체 예약을 취소했어야 하는가. 그시간에 각자가 따로 어딘가서 밥을 먹으면 그것이 더 안전한가.
그 밖에도 무지한 보통사람으로서 의사결정을 할 때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 24시간 코로나 뉴스로 도배하는데 이렇게 실제로 궁금한 것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언론이 정말 중요한 것을 선명하게 알려주지 않아서 인지 , 알려줬는데 관련 뉴스를 너무 과하게 쏟아내 내가 못찾고 묻힌건지 아니면 누구 말대로 오만 사람들이 한마디 씩 보태는데 그 중 절반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어내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고 나머지는 그 이야기에 반대하기위해 지껄이는 역시 말도안되는 이야기여서 그런건지.
회사가 내일 부터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유는 직원들의 불안과 동요때문이라고 하고 그 불안과 동요의 레퍼런스는 뉴스와 사람들의 말과 다른회사의 조치들 이라고 한다.
아무튼 그동안 코로나에 대해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는 바람에 진짜 궁금한 것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찾기가 너무 힘들어 나라도 보태지말자는 이유였다. (뭘 알아야 말하지 )
앞으로도 말은 자제하고 실제 관계자들의 이야기 중 속셈없고 과장없고 유효한 이야기가 뭔지 찾아 챙겨듣고 알기위한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분명한 사실. 아무 조심없이 멋대로 움직여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사람과. 모든 것이 끝난 것 처럼 불안장사를 하는 두 양극의 공통분모는 무지다. 정부가 그 중간에 사람들이 서 있도록 잘 좀 대처해주기를.
사람들이 나도 모르게 코로나19를 어뷰즈하지않고 모호한 두려움에 일상을 통째로 버리지 않도록.
#믿음의벨트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