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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킨전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 따비 음식학 1
정은정 (지은이)따비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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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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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00원 (10%, 1,400원 할인)
마일리지
288쪽
140*210mm
375g
책소개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매김한 치킨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농촌.농업 사회학을 전공한 젊은 학자 정은정은 표준 표기인 ‘프라이드치킨’ 대신 ‘후라이드치킨’을 고집한다. 그가 이 책에서 그리고자 하는 치킨은 서양에서 유래한 프라이드치킨의 역사나 맛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과 역사가 녹아 있는 치킨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닭을 조각 내 기름에 튀긴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긴 하지만, 닭튀김이라는 말도 튀긴 닭이라는 말도 치킨을 대체할 수 없다. 일본을 거치지 않고 직수입된 서양음식인 프라이드치킨은 미국식 크리스마스 문화를 향유하려는 한국인의 욕망을 자극했고,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낸 조리법은 백숙이나 전기구이통닭은 따라올 수 없는 고소한 기름 맛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치킨은 소풍이나 운동회의 필수음식으로 자리를 굳혔고, 드디어 2002년 ‘대~한민국’의 함성과 함께 치맥시대를 열었다. 운동회와 소소한 회식, 월드컵 응원은 맥주와 결합한 치킨이 공동체와 축제의 음식으로 얼마나 적합한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2014년의 치킨은 치킨 전문점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조각으로 팔리면서 혼자서,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일상의 음식이 되어가는 중이다.
목차
책을 내며 4
들어가며 12
1부 치킨은 어떻게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되었나
101 나의 ‘통닭 기억’ 투쟁기 24
아버지의 이름으로 | 봄날의 치킨 | 선택된 소울푸드, 프라이드치킨
102 축제의 음식에서 일상의 음식으로 38
칠면조 대신 치킨? | 기분 좋은 날은 치킨과 함께 | 문화, 음식, 치킨 | 이벤트음식에서 식사로의 전환 | 편의점 치킨의 탄생
103 후라이드에서 파닭까지, 당신의 치킨을 찾아드립니다 54
무림고수의 세계, 영원한 1등은 없다 | 당신의 치킨을 찾아드립니다 | 당신의 후라이드는 무엇입니까 | 후라이드의, 후라이드에 의한, 후라이드를 위한
2부 치킨집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204 치킨집은 아무나 하나 78
‘급’이 다른 프랜차이즈 치킨의 높은 문턱 | 해외 창업을 반긴다, 치킨 검정고시 학원 | 가맹비보다 오븐 팔기, 오븐치킨 프랜차이즈가 사는 길 | 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프랜차이즈화
205 통제가 이윤이 되는 시장, 프랜차이즈 101
좋은 갑, 나쁜 갑, 이상한 갑 | 만 마리는 아무나 튀기나 | 그래도 사장님은 본사가 두렵다
206 한국에서 치킨집 사장으로 산다는 것 118
통큰치킨, 치킨공화국의 심장부를 쏘다 | ‘통큰느님’을 허하라 | 사장이라 쓰고 노동자라 읽는다 | 배달에 울고 배달에 산다, 알바느님 모시고 살기 |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배달 대행과 배달 앱 서비스 | 더 강한 통제가 더 많은 이윤으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의 변모
3부 치킨은 무엇으로 사는가
307 치킨의 이름으로? 모델의 이름으로! 150
코미디언에서 아이돌로, 치킨 모델의 역사 | 여주인공은 치킨집 알바생 | 진짜 연예인 치킨의 등장 | 연예인 브로마이드는 누구 돈으로 만드나
308 스포츠와 치맥 162
대~한민국 치맥 | 배달보다는 현장, 야구장 치킨 | 치킨을 뜯으며 여왕을 맞이할 수는 없다
309 조류독감, 죽거나 나쁘거나 176
조류독감, 악재와 호재 사이 | 독감보다 무서운 것
310 치맥시대에 부쳐 183
치킨과 맥주가 만나면 페스티벌 | 치맥, 선점할 수 없는 시대의 보통명사 | 치킨이 맥주를 부르고, 맥주가 치킨을 부르고 | 맥주와 치킨, 어른들의 ‘콜라’보레이션
4부 대한민국 치킨약전略傳 1 - 백숙에서 치맥으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닭
411 백숙에서 양념치킨까지 198
국민기억 전기구이통닭 | 통닭과 치킨 사이, 켄터키를 상상하며 튀겨 먹다 | KFC화, 오리지널을 압도한 크리스피의 신세계 | IMF, KFC를 강타하다
412 양념치킨은 힘이 세다 213
양념치킨에도 원조가 있는가 | ‘매콤달콤’ 양념치킨의 시대, 진짜 KFC의 시대 | 양념,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맛
413 치킨 없인 못 살아, 한국 맥주 224
초짜 알바는 못한다! | 더 차갑게 더 톡 쏘게, 타는 목마름으로 찾는 맥주 | 후라이드치킨은 한국 맥주와 함께 | 독점의 맛, 한국 맥주의 계보학
5부 대한민국 치킨약전略傳 2 - 산업이 만든 치킨, 치킨이 지탱하는 산업
514 치킨의 조건 238
복날은 간다, 백숙의 운명 | 물에서 나온 암탉, 기름에 빠지다
515 콩-식용유-사료의 트라이앵글 250
콩의 무한변신은 무죄? | ‘콩닭’ 먹는 세상 | 옥수수 전성시대, 콩닭에서 콘닭으로
516 양계유감 260
‘하림 닭’ 씁니다 | 그 많은 닭은 누가 다 키웠을까 | 오늘도 ‘하림’하셨습니까? | 양계유감은 현재진행형 | 2014년 양계유감 보고서 - 계약농가라 쓰고 하청노동자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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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43 크리스마스가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종교와 상관없이 온 국민이 ‘누리는 날’이 되었고, 소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되었다. 누리는 방식에서 가장 대표적인 의례는 통닭을 먹는 것이었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들은 자신들의 제일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 때 고국에서 공수한 칠면조요리를 먹었다. 하지만 미군(국) 밖의 우리는 칠면... 더보기
P. 73 반면 민무늬치킨은 양념치킨용으로 최적이다. 어떤 양념을 만나느냐에 따라, 아무개답게 그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간장소스를 만나면 간장치킨으로, 마늘소스를 만나면 마늘치킨으로 수더분하게 변한다. 좀더 작게 잘라서 물엿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 소스와 만나면 ‘닭강정’으로도 변신 가능하다. 그래서 후라이드보다는 양념치킨으로 승부를 거는 ... 더보기
P. 87 프랜차이즈 치킨점 창업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100만 원짜리 과외와 10만 원짜리 동네학원 수업으로 진입할 수 있는 대학 레벨에 차이가 나듯, 치킨점도 마찬가지다. 돈이 있다면 메이저 브랜드 치킨점을 차리지만, 그 사다리의 끝에는 노점 형태의 ‘닭강정’과 ‘장작구이통닭’이 있다.
P. 160 같은 브랜드로 통일되어 있지만, 사실 업장이 어디에 입점해 있느냐에 따라서 각 치킨점의 영업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 일례로 지방의 대학가에 자리 잡은 치킨점의 경우 가장 큰 변수는 ‘방학’이다. 주요 소비자인 대학생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방학이면, 브로마이드가 아니라 소녀시대가 직접 와도 소용이 없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치킨 판매의... 더보기
P. 195 치킨의 참을 수 없는 느끼함은 탄산으로 극복되어왔고 중독되어왔다. 콜라와 맥주의 도움으로 ‘1인 1닭’도 가능해졌다. 탄산음료는 짜릿하게 식도와 혀를 자극, 혹은 마비시키면서 계속 치킨을 먹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음료이기도 하다. 치킨을 시키면 이제 굳이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콜라가 따라온다. 백반을 시키면 김치가 당연히 나와야 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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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내가 먹는 게 나다.” 치킨공화국 대한민국 국민은 치킨이다. 정은정의 발랄한 문장 덕에 ‘치킨-국민’의 삶은 언뜻 희극이나, 그 발랄함으로 행간의 눈물이 도드라져 ‘치킨-국민’의 비극은 오히려 분명해진다. 마침내 제 살을 발라 먹는 잔혹극의 ‘치킨-국민’을 직시하게 하는 정은정은 모질다. 아프다.
-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닭의 나라
-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 <밥보다 일기> 저자)
저자 및 역자소개
정은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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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충주에서 태어났다. 농촌사회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시간강사로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치킨展》 (2014), 공저로 《질적연구자 좌충우돌기》 (2018)가 있으며, 《경향신문》 에 칼럼 ‘먹거리 공화국’을 연재하고 있다.
백남기 농민이 투병하던 대학로 서울대병원 농성장에 가끔 들렀고 장례식장에서는 맨 뒷자리에 앉아 먼발치에서 지켜본 익명의 시민 중 한 명이었다. 그러다 백남기 농민 투쟁 기록을 적는 집필자가 되었다.
쇠잔한 농촌과 농민들의 흩어지는 기록을 그러모아 남겨두는 일을 소임으로 여기고 있다.
최근작 : <질적 연구자 좌충우돌기 (반양장)>,<아스팔트 위에 씨앗을 뿌리다>,<질적 연구자 좌충우돌기 (양장)> … 총 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백숙은 어떻게 치킨이 되었나
대한민국의 풍경을 치킨을 통해 묘사하다
‘불타는 금요일’에 동료들과 가볍게 한잔하려 할 때, 나이도 미각도 제각각인 가족을 모두 만족시키는 식사 겸 안주를 고를 때, 가격으로 봐서도 양으로 봐서도 치킨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게다가 기본인 후라이드를 변주한 고추장양념, 간장양념, 파닭, 마늘치킨 등 다양한 메뉴는 매주 시켜 먹는다 해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메뉴가 너무 다양해 고르기가 난감하다면 반반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쓰면 된다. 1997년 이후 외식 메뉴 1등 자리를 한 번도 내준 적 없는 치킨의 위엄은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대한민국 치킨전展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는 어느덧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매김한 치킨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치킨, 축제의 음식에서 일상의 음식으로
농촌.농업 사회학을 전공한 젊은 학자 정은정은 표준 표기인 ‘프라이드치킨’ 대신 ‘후라이드치킨’을 고집한다. 그가 이 책에서 그리고자 하는 치킨은 서양에서 유래한 프라이드치킨의 역사나 맛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과 역사가 녹아 있는 치킨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닭을 조각 내 기름에 튀긴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긴 하지만, 닭튀김이라는 말도 튀긴 닭이라는 말도 치킨을 대체할 수 없다. 일본을 거치지 않고 직수입된 서양음식인 프라이드치킨은 미국식 크리스마스 문화를 향유하려는 한국인의 욕망을 자극했고,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낸 조리법은 백숙이나 전기구이통닭은 따라올 수 없는 고소한 기름 맛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치킨은 소풍이나 운동회의 필수음식으로 자리를 굳혔고, 드디어 2002년 ‘대~한민국’의 함성과 함께 치맥시대를 열었다. 운동회와 소소한 회식, 월드컵 응원은 맥주와 결합한 치킨이 공동체와 축제의 음식으로 얼마나 적합한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2014년의 치킨은 치킨 전문점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조각으로 팔리면서 혼자서,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일상의 음식이 되어가는 중이다.
산업이 선택한 소울푸드, 치킨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치킨 맛, 백숙이나 삼계탕, 전기구이통닭과는 차별되는 튀김의 기름 맛은 한편, 한국의 산업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외식 메뉴로 정착하려면 닭이 더 이상 귀한 식재료가 아니어야 했다. 농가에서 달걀을 얻기 위해 한두 마리 키우는 것이 아닌, 전용 축사에서 수천, 수만 마리를 키우는 산업형 축산으로 양계가 정착한 데는 1960년대 복합사료공장이 세워진 덕이다. 튀김옷의 재료인 밀가루는 진작에 미국의 원조로 풍부한 상태였고, 남은 것은 닭을 튀길 만큼 풍부한 기름. 비록 조각을 냈다고는 하지만 작지 않은 크기의 닭을 솥에 넣고 튀겨낼 만큼의 풍부한 식용유가 없다면 가능하지 않은 음식이 바로 후라이드치킨이다. 그리고 그런 요리법을 가능하게 하고 바깥음식으로 팔릴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미국의 곡물복합체가 주목한 콩의 양산과 국내의 내로라하는 식품기업이 생산한 식용유였다.
한편 대두에서 식용유를 추출하고 남은 대두박은 가축에게 먹일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았는데, 결국 우리가 먹는 치킨은 콩을 사료로 먹고 자라 콩기름에 튀겨진 ‘콩닭’이다. 지금은 콩보다 더 활용가치가 높은 옥수수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옥수수 씨눈에서 기름을 짜내 닭을 튀기고 그러고 남은 옥수수는 닭의 사료로 먹이며, 양념치킨의 핵심 재료인 물엿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것이니 콩닭은 이제 콘닭으로 진화했다.
완전경쟁 시장 치킨 프랜차이즈와 독점시장 양계 사이에서
조촐한 회식자리의 만만한 메뉴이자 독신자들의 끼니로 자리 잡은 치킨이지만, 한 마리의 치킨이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땀, 그리고 마케팅이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상적인(?) 완전경쟁 시장이다. 브랜드 인지도 1위의 치킨 프랜차이즈조차 시장 점유율 10퍼센트를 겨우 차지하는 것이 치킨시장이다. 치킨 브랜드 간의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 수준이고, 그 최전방에서 선 치킨점 ‘사장님’들은 때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에 눈물짓고, 때로는 ‘알바느님’ 모시기에 노심초사하고, 왜 ‘5,000원짜리’ 치킨을 팔지 않느냐는 소비자의 눈총에 한숨 쉰다.
반면 그 치킨의 원재료인 닭은 기업의 수직 계열화가 거의 완료된 상태라 상위 5개의 대형 육계기업, 그중에서도 1등 양계기업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이다. 양계기업의 하청 노동자나 마찬가지인 양계 농민의 처지도 갑의 횡포에 우는 건 치킨집 사장님과 다름없다. 계열 본사의 기준에 맞추느라 최신식 계사를 지어야 하고, 본사의 상대평가에 따라 사육수수료는 적절한 수매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독감에 키우던 닭은 물론 사료까지 파묻어야 하는 것이다.
팽목항의 슬픈 치킨
물의 맛에서 기름의 맛을 탐하는 것으로 바뀐 한국인의 입맛, 막장인생의 새로운 대명사가 된 치킨집 사장의 처지와 21세기의 양계유감까지, 치킨을 둘러싼 대한민국의 풍경을 꼼꼼히 그려온 저자의 시선은 진도 팽목항에 닿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자녀의 주검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차려놓은 음식이 바로 치킨이었던 것이다. 가장 기쁠 때 가족과 함께 즐기는 음식인 치킨은, 바로 그런 이유로 가장 슬픈 음식이 되었다.
완전경쟁에 내몰린 치킨시장과 독점이 공고한 육계시장을 잇고 있는 치킨, 축제의 음식에서 일상의 음식으로, 또한 슬픔의 음식이 된 치킨. 이처럼 치킨은 문제적 음식이다. 그리고 바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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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bookple
이 책의 마니아가 남긴 글
친구가 남긴 글
내가 남긴 글
병 아 리 와 옥 수 수 : 대한민국 치킨뎐 영화 << 집으로 >> 에서 시골 외딴집에 사는 외할머니는 도시에서 온 손자가 밥을 안 먹는 바람에 속앓이를 한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묻자 손자는 손짓, 몸짓, 말짓을 모두 동원하여 켄터키가 고향인 닭에 대해 말한다. 이마 위에 한손을 올리고는 닭벼... 더보기
곰곰생각하는발 2019-05-27 공감 (12) 댓글 (0)
책은 늘 섞어서 읽는다. 언젠가 시작되었는지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읽는 책이 늘 여러 권이고 장르도 제각각인지도 꽤 된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것도 이유의 하나지만 더 중요한 건, 이런 독서방법을 잘 활용하면 여간해서는 책읽기가 지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뭐 하나에 푹 빠지지 못하는 경향이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것 같은데, 책읽기라고 예외일 수... 더보기
transient-guest 2018-03-23 공감 (17) 댓글 (0)
한국사람치고 치맥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그런 의미에서 한번은 꼭 읽어봐야 할 대한민국 치킨의 brief history. 팟캐스트에서 사실 다 커버한 내용인데 활자로 읽는 건 다른 맛. 내 코에 향기롭던 그 냄새의 비밀이 한약재가 들어간 파우더였다는 건 처음 알았다. 알고나니 더 땡기네
transient-guest 2018-03-13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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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치고 치맥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그런 의미에서 한번은 꼭 읽어봐야 할 대한민국 치킨의 brief history. 팟캐스트에서 사실 다 커버한 내용인데 활자로 읽는 건 다른 맛. 내 코에 향기롭던 그 냄새의 비밀이 한약재가 들어간 파우더였다는 건 처음 알았다. 알고나니 더 땡기네
transient-guest 2018-03-13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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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음식이 아니라~
뽜이팅~!!!
넘치는
한국인에 문화죠..^*^
via3773 2014-07-11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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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삶을 달래는 음식이 사실은 고된 삶 그 자체였다는 아이러니. 하나를 통해 사회를 읽는 의미있는 관찰
로지온 2014-07-22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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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과 맥주는 진리입니다
재는재로 2014-07-25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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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한 마리 값으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앞으로 두고두고 치킨을 먹을 때마다 써 먹을 만한 재미나고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더욱이 그 정보를 저자가 발로 뛰고 사람을 만나 썼다니, 더욱 값지다
토닥토닥 2014-07-19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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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대한민국 치킨전
오늘도 불금.
연이가 좋아하는 닭을 시키며 은근슬쩍 맥주도 사와서 저녁을 기름지게 때웠다.
수저 계급론이 나오면서 아직 시끌시끌 하지만 불과 얼마전 치킨으로 계급을 논하기도 했다.
닭을 시키는 사람.
닭을 튀기는 사람.
닭을 배달하는 사람으로...
닭은 닭일뿐 치킨과는 구별되는 것이 있다.
치킨을 주제로 이 책은 문화와 사회 경제 등 다양하게 한편 재미나게 이야기를 꾸린다.
제목. 대한민국 치킨전
1.치킨이 어떻게 한국의 소울푸드가 되었는가에서 치킨이 우리에게 어떻게 각인되고 기억되어 왔는가와 치킨의 유래와 역사를 이야기한다.
2.치킨집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에서 프랜차이저 업의 허망한 뒷모습을 본거 같아서 애잔했고.
3.치킨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우리가 먹는 치킨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4.5.대한민국 치킨 약전에서 치맥이나 양녕치킨등 한국적 치킨의 독특함도 다루고 그리고 양계농가의 피말리는 현실에 등장한 기업(하림)의 횡포와 갑질에 ... 참 ...할말을 잃게 만드는 현실에 ...
이 나라 사람의 입맛에 붙은 닭.
생명을 가진 어떤 개체가 제조업의 플라스틱 그릇 만들듯 찍어지고 닭은 누가 키우고~ 돈과 이윤의 이득을 불합리적으로 챙긴 기업은 점점 거대해져 통제불가능한 괴물이 되어 가고 있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국민들이 없는 살림에 낸 세금으로 지원받고 보조받아서 커갔다. 정계와 결탁한 경제계는 조폭처럼 사람들에게 돈을 뜯어 자기들끼리 나누며 하는 일에 비해 지나친 이윤을 추구하며 커지고...국민에게 빌린돈으로 사업이나 벌린 인간들은 다시 국민들을 쥐어짜 더 이윤을 챙기고 자기 배불리기에 바쁘다.
오늘 한 마리의 치킨과 맥주가 결코 즐겁지가 아니하다.
기업중심의 수직 계열화 속에서 생명을 플라스틱 바구니 취급하는 기업문화는 그 생명을 기른 사람을 서크스단 곰처럼 재주나 피우게 하고 밥만 겨우 먹인후 재주 피운 댓가는 자기가 챙기고 닭이나 곰이나 천민자본주의 논리로 보는 출구없는 갑갑한 상자에 가둬버린다.
기업윤리라는게 뭔가? 여기에 윤리라는 글자를 붙이니 도덕적이고 공정할것 같지만 완전 개뿔이다.
콩기름을 짜고 남은 것으로 사료를 만들어 닭을 먹이고 그 기름으로 튀기니 콩닭인 건가?
우리가 먹는건 튀김옷인가 양념인가?
치맥으로 세트화 되기까지 우리나라 맥주가 치킨과 결합 될수 밖에 없었던것은 밍밍한 맛에 탄산뿐이기에 조화를 이룬것이었다.
라면. 치킨. 믹스커피가 한국사람들에게 어떻게 왔고 어떻게 박히게 되었는가?
널린게 치킨집이고 만만한게 닭이고 이미 살아있는 닭보다 치킨으로 기억될 우리아이들과 함께.
`치킨`하나로 생각이 많아진다.
- 접기
보라마녀 2016-02-05 공감(5)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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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치킨을 사랑하는가?
국민적인 음식 하면 여러 음식이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치느님', 후라이드 치킨은 단연 최고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2013년 국세통계연보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자영업 폐업률은 85%, 음식점의 폐업률은 95%나 되지만, 치킨집의 폐업률은 53.2%밖에 되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경험한다는 극도의 환경 속에서도 치킨집은 다른 음식점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생존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치킨을 애용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년 닭 소비량은 7억 8천만 마리로, 5천만 국민을 기준으로 할 때 1인당 일년에 15마리를 먹는 셈입니다. 이 소비량이 전부 치킨은 아니지만, 상당수는 아마 치킨일 것입니다. 지금은 백숙의 시대가 아니라 치킨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후라이드 치킨은 음식 그 이상의 존재이기도 합니다. '치느님'이란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음식은 때론 신성시됩니다. 현금 경매장이란 독특한 시도를 했던 게임『디아블로 3』에서 게이머들은 아이템의 가치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위로 치킨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높은 위상을 가지게 된 치킨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60년대에 명동영양센터에서 전기구이통닭을 처음 선보였고, 70년대에 엠보치킨이 1세대 후라이드 치킨을 선보였습니다. 치킨은 격변의 한국현대사를 함께하면서 시민들과 성장했습니다. 좀 더 나이든 기성세대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 짜장면이었다면, 그 다음 세대에게 있어서 추억의 음식은 바로 치킨이었습니다.
요리는 맛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 자체가 그 나라, 민족, 지방, 개개인을 나타내는 문화이기도 하다. -《차별받은 식탁》p.179
치킨은 철저하게 상업화된 음식입니다. 가정 양계의 시대에서 산업 양계의 시대가 시작된 덕분에 비로소 우리는 치킨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농 중심의 규모화, 집단화, 시설화로 인해 농업이 산업화, 공업화되어야만 1년에 7억 8천만 마리의 치킨 상품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킨은 조리법 자체로도 상업화에 적절한데, 집에서 해먹기 어려운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치킨에 사용되는 닭도 일반 판매용이 아닌 염지된 닭이며, 집에서 딥 프라이 방식으로 치킨을 만들려면 시설적인 면이나 기름의 효율적인 면에서 매우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팔기 좋은 음식이라는 장점 덕분에 IMF 이후로 자영업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치킨집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집필을 위해 조사하고 글을 쓰면서 들었던 의문은 '대체 치킨은 무슨 맛으로 먹는가'였다. 그런데 오래도록 관찰한 결과, 사람들은 치킨을 닭과 연결짓지 않는다. 치킨 자체가 닭이긴 하지만 우리가 치킨이라 부르는 것은 더 이상 닭이 아니다. 각자 갖고 있는 치킨의 취향은 후라이드냐 양념이냐로 갈리지만 그건 튀김옷이나 소스에 대한 취향에 가깝다. - p.58
IT업계의 비관적인 농담 중 하나는 코딩이 어려울 때 치킨집 사장님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무자들도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줄 정도로 IT에 오래 근무했던 사람들이 치킨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치킨이 인기상품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초보자도 금방 할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치킨집의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국 어딜 가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보장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맛의 개선이나 메뉴의 차별화가 기업 단위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비슷한 위상을 차지하는 음식인 짜장면에 비하면 치킨은 맛의 마지노선을 잘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짜장면 맛있는 집이 없는 건 당연한 거야. 좋은 춘장이 없으니까. 지금도 집에서 춘장을 만들어 먹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런 춘장을 상업적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캐러멜 넣은 강력한 공장 춘장의 맛을 못 이겨. 불행한 거지. 된장찌개 맛있는 집들 생각해봐. 그런 집들은 다 이유가 있어. 어느 절에서 스님이 만들어놓은 메주를 쓴다거나 고향집 할머니가 직접 만든 된장이라거나. 아직까지 좋은 된장을 찾는 사람이 있고, 비싼 값을 치르고라도 좋은 된장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명맥이 유지되는 거잖아. -《짜장면뎐》p.184
2002년 월드컵 이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치맥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켰습니다.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불금, 그리고 치느님은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문화컨텐츠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후라이드 치킨이 가지는 문화적인 측면을 넘어 사회적인 측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축산업계의 반독점 기업 하림의 계약농가 문제, 프랜차이즈 관계에서 비롯된 갑과 을의 문제, 배달 앱의 수수료 문제 등은 우리 사회의 치킨문화가 장기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부분들입니다. 어떤 네티즌들은 한국정부가 한류를 지원할때 외국인들에게 제발 김치좀 그만 먹이고 치킨을 먹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김치맨'들이 김치보다 치킨이 먼저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에게 치느님은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치킨에 대해 여러가지로 조명한 저자의 시도는 "이제야 이런 책이 나오다니" 할 정도로 늦은 감이 있고, 그래서 반갑습니다. 이 책은 디아블로3식으로 말하자면 '1치킨'입니다. 치킨만큼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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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선 2015-02-01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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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정 '대한민국 치킨전'
결혼하고 나서 밥 해먹기 싫은 저녁엔 으례 치킨을 시켜먹었다. 생각해보면 나 어릴 적엔 그렇게 고기를 많이 먹지 않았던 것 같고. 어릴 적 추억에도 치킨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런데 어찌 요즘엔 뭣하면 치킨이니 그야말로 치킨 공화국이다. 책에 보니 일년에 우리나라에서만 8억마리의 닭이 식용으로 사용된다 하는데 그 많은 닭은 어디서 자라고 죽어가는가...
우리가 흔하게 먹게 된 치킨을 통해 어떻게 치킨이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먹거리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치킨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이익집단들의 행태와 그 안에서 치킨을 소비하고, 생산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를 이 책에선 재미나지만 눈물겹게 그려낸다. 치킨을 둘러싸고 일어난 다양한 에피소드와 치킨의 종류, 치킨 가맹점 등록 과정 및 치킨 배달 이야기까지. 우리가 그저 맛나게 먹었던 치킨의 이면에 숨겨진 다양한 사실들을 통해 우리 사회를 읽어낸다.
처음엔 제목과 제재에 이끌려 읽었는데 읽을수록 마음이 불편했다. 대부분의 치킨가게가 영세한 상인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것과 어디서나 기업의 '갑질'과 영업점의 '을'로서의 문제가 여기도 여전하다는 것. 그리고 그 많은 닭들을 키우기 위해 창문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한 달 정도 사육한 닭들이 결국 치킨이 된다는 것과, 맛있는 닭이 되기 위해 염지의 과정에서 다양한 식품첨가료가 사용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환상의 조합이라 생각하는 치맥이 음식 궁합으로써는 꽝이라는 것 등.
먹거리를 스스로 생산해내지 못하면서 식자재나 먹거리 모두 돈으로 사고 파는 것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식탁에 오르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이 생략되면서 그저 쉽게 사서 먹고 남으면 버리는 상품으로 대체되어 버렸다. 이런 사회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음식의 중요성이나 먹거리의 귀중함, 그 가치를 모르는 듯 하다. 나 또한 그렇고...
이 책의 장점은 우리가 단순히 맛난 야식이나 간식거리로 치부하는 치킨에 대해 꼼꼼하게 조사하고 다양한 정보를 주는 것을 넘어서 그 이면에 숨겨진 사회 현상과 그로 인한 문제점들까지 아우른다는 것이다. 야심한 밤 치킨이 생각난다면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하면서 치킨 대신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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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2014-08-17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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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의, 치킨에 의한, 치킨을 위한!
코흘리개 적 '통닭'이었던 것이 '치킨'으로 불리고 기름기 좔좔 흐르던 포장지는 피자 박스처럼 변했지만(물론 어디선가는 '옛날 통닭'이런 것을 지금도 튀겨주기는 한다), 닭에 관한 우리의 논의는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1인 1닭'을 외치는 이들도 있는 만큼 조류 독감과 같은 재앙이 닥쳐올지언정 이런 닭에 관한 탐구 역시 존재하질 않나ㅡ 실제로 나는 군 시절 조류 독감이 한국을 휩쓸었을 때 점심 식단으로 '1인 1닭'을 몸소 실천한 바 있다(광우병 파동 때도 마찬가지). 담배 한 개비 피우고자 아파트 동(棟) 밖으로 나와 치킨 배달 오토바이와 마주쳤을 때의 부러움과 돌아나오는 그의 등짝 뒤로 엘리베이터에 그득한 기름 냄새의 황망함. 나도 치킨 한 마리 시켜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 찰나, 집에 모셔둔 쿠폰이 몇 장 남았는지를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헤아리고 있는 쓸쓸함(치킨게임 ㅡ chicken에는 '겁쟁이'란 뜻이 있다 ㅡ 으로 닭을 모독하는 자, 그대에게 화 있을진저!). 책은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고 치킨의 역사와 종류, 현주소를 탐방하기도 하며 치킨 산업의 뒤통수를 보여주기도 한다ㅡ '아버지가 월급날 사오셨던 통닭'이란 개념이 환상일지도 모른다면서(그러나 그것은 소위 '양념통닭'은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 당시 양념통닭이란 것을 먹으면서 이런 소스는 대체 누가 만들어낸 걸까, 하며 발을 동동 굴렀던 적이 있다. 위에는 땅콩 가루도 담뿍 흩뿌려진 따끈따끈한 악마의 메뉴 말이지.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나 역시도 양념을 손에 묻히기가 싫어져 후라이드치킨(언제고 '프라이드'라 부르는 우를 범할 수는 없겠다)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이제는 양념소스를 따로 갖춘 메뉴들이 자리를 잡았다. 파를 올리는가하면 기존의 달착지근한 양념이 아니라 새로 개발된 요상한 소스도 있고, '강정'이나 '순살'로 변신하기도 했다. 저자에 의하면 요즘 후라이드라 부르는 어지간한 치킨은 '크리스피 치킨'이란다ㅡ 바삭함을 뜻한다고. 그러면서 90년대 초반 KFC에서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BBQ, BHC, 치킨시장의 새로운 강자 네네치킨(튀김옷이 과하지 않은 것이 포인트)으로 이어지는 애통의 역사 ㅡ '치맥' 개념의 등장까지 ㅡ 를 설파한다. 이른바 '통큰치킨'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나는 거기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물론 궁금하긴 했다. 하지만 기다란 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뻣뻣하게 기다려 손에 넣었을 때 이것은 오래가지 못할 거라며 자위한 적이 있었다. 아무리 값싼 것이라도 우리가 거실의 다 헤진 가죽 소파에 앉아 전화번호 두드려가며 시켜 먹던 그 맛도 아닌데다가 ㅡ 통큰치킨은 그 자체가 일종의 '보급형'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ㅡ 그간 익숙해져 있던 '배달 치킨'과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결국 소상공인과 소비자, 소위 상도덕, 극에 달한 치킨업계의 경쟁에 있어 이례적인 대동단결의 결과 통큰치킨은 곧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당시 인터넷상에서는 '통큰치킨 장례식'이라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인 김수영의 양계(養鷄) 경험까지 들쑤신 이 책은 어쨌거나 치킨의 역사를ㅡ 양계농민, 프랜차이즈 치킨점, 예비 창업자에 이르기까지를, 현재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벌어질 애환을 섞어 다채롭고도 씁쓸하게 다룬다. 치킨은 지금, 야구장에서 맥주 캔으로 탑을 쌓아가며 소비된다. 혹은 각 가정에서ㅡ 기분 좋은 일이 있으면 기분이 좋으니까,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기분이 나쁘니까 전화통을 붙들고 치킨을 주문한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치킨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치킨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치킨을 먹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누가 만들고 누가 키우는가 하는 문제, 우리가 야식이라는 이름 아래 곧잘 접하게 되는 치킨이 누군가에게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바로 그 문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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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잇 2014-08-0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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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대한민국 치킨전
작년부터 ‘어느 고3의 명언’이라는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1/2/3 등급은 치킨을 시켜먹고, 4/5/6등급은 치킨을 튀기고, 7/8/9등급은 치킨을 배달한다.’
이 사진이 사람들에게 웃음이 아닌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던 건 우리 사회의 슬픈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 ‘치킨’이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는 정은정 씨는 치킨이 우리나라에서 어떤 존재인지, 그 속에 숨겨진 현실을 파헤치기 위해 ‘대한민국 치킨展(전)’(따비 펴냄)을 썼습니다.
치킨, 저도 참 좋아하는 데요. 치킨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치킨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이고 있는지 상세히 기록한 이야기가 ‘대한민국 치킨展(전)’에 담겨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전체 내용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어 여러 부분을 인용하며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 장인 『나의 ‘통닭기억’ 투쟁기』는 저를 포함한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습니다. 아버지 세대 혹은 우리 어렸을 적, 통닭에 관한 추억거리가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통닭 혹은 치킨이 우리 역사에 들어 온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옛날에 닭으로 먹을 수 있었던 건 백숙이나 구이뿐이었습니다. 그러다 6·25 전쟁 이후 미군이나 선교사를 통해 미국문화가 급속도로 퍼져나갔는데 시초가 크리스마스에 칠면조구이를 먹는 미국 개신교도의 전통이 퍼지면서 생겨난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당시 칠면조를 키우지 않았기에 대체 수단으로 닭을 골랐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꿩 대신 닭’인 셈입니다. 거기에 7~80년대 치킨 문화가 유입되면서 전기구이로 먹던 통닭을 튀김으로 바꾸게 됩니다. 그러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치킨의 대명사인 ‘KFC’가 1984년에 들어와 환영을 받게 되면서, 지금까지 치킨 생산 업체 간의 무한경쟁체제가 이어지게 됩니다.
‘대한민국 치킨展(전)’은 치킨을 튀길 때 쓰는 방식과 역사 등 깨알 같은 지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덕분에 치킨을 먹을 때 ‘이 가게는 어떤 방식으로 튀겼구나.’하는 걸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치킨이 우리 사회에서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왜 치킨이 끌리게 될까?’부터 치킨을 둘러싼 사회현상까지 읽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또, 정은정 씨는 치킨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면도 같이 다루고 있었습니다. 서문에서 뒷장까지 사이사이에 말이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리점 점주 교육을 밀착 취재한 것은 물론 치킨을 만들기 위한 양계·사료·도계 등에 보이는 대기업의 그림자를 고스란히 담아낸 내용이 한 편의 탐사보도 혹은 다큐멘터리 같았습니다.
치킨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을 담아내려고 노력한 ‘대한민국 치킨展(전)’은 치느님에 빠져 사는 우리에게 주는 ‘트리니티의 빨간약’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사회현상을 다룬 책에서 전문가의 견해나 당사자의 말을 담다 보니 점점 지루해지는 모습이 보이는데 정은정 씨는 지루하게 보지 않도록 사이사이 익숙한 단어나 이야기를 넣었습니다. 그 점에서 저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책을 내며’에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난 4월,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중략)
그런데 어느 날 진도 팽목항에 놓인 치킨을 보고 말았다. 자녀의 생환도 아닌 주검 수습을 애타게 기다리며 부모들이 차려놓은 부모들이 차려놓은 음식은 치킨, 피자, 과자 등이었다.
(중략)
처음부터 이 책은 ‘치킨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치킨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시작한 것이었다. 치킨을 누가 튀기고 먹는지, 그리고 닭은 누가 키우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p26
‘통닭’이 갖는 추억의 보편성 때문일 것이다. 특히 1990년대 중반의 대학생, 지금은 40대인 사람들에게 통닭이란 일종의 집단기억이다. 지금도 ‘통닭’이나 ‘치킨’을 얘기하는 ‘먹방’이나 음식 기고문에는 천편일률적인 문장이 등장한다. “그 옛날, 아버지가 월급날 사오시던, 노란 봉투에 담겨 있던 통닭 한 마리!” 그리고 한 가지가 더 따라붙는다. “식지 않게 외투 속에 꼭 끌어안고 오시던 통닭!”
p273 ‘양계유감’에서
먹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맛있게 먹고 그걸로 끝인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면서 우리 또한 맛의 지옥에 갇힌 채 살고 있지는 않은가. 늦은 시간까지 노동을 하고 그 노동의 고통을 치맥으로 달래다 결국 치킨집 사장님의 삶에서 내 미래를 간보고 있는 중이지 않은가. 오늘 한 마리의 치킨과 한 잔의 맥주가 결코 즐겁지만Publish Post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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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man 2015-02-27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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