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6

[특파원시선] 위안부 논쟁 2라운드…링밖에서 구경만 하는 한국 학계 : 네이버 뉴스

[특파원시선] 위안부 논쟁 2라운드…링밖에서 구경만 하는 한국 학계 : 네이버 뉴스


위안부 논쟁 2라운드…링밖에서 구경만 하는 한국 학계
기사입력 2022.01.06. 오전 9:04 최종수정 2022.01.06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반박 논문
[인터넷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최근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위안부 역사를 재차 부정한 66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고 가장 씁쓸했던 점은 한국 학계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램지어 교수는 지난해부터 자신의 논문을 비판한 학자들의 실명을 나열해 가면서 위안부가 매춘 계약을 맺었다는 억지를 반복했다.

위안부 계약서의 실물 증거도 없이 매춘 계약을 기정사실화한 점을 비판한 하버드대 카터 에커트와 앤드루 고든 교수를 향해선 "난 논문에서 계약서를 봤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위안부 계약서는 전쟁통에 모두 소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논문을 비판하려면 계약서와 관련한 증거자료를 제시하라"는 적반하장적인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위안부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일본의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명예교수도 소환했다.

'위안부는 인신매매이고 불법'이란 요시미 교수의 지적에 대해 "내가 언제 위안부 계약이 합법이라고 했느냐"고 말꼬리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램지어 교수가 딴지를 건 대상 중 한국 학자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계인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미국 잡지 '뉴요커'에 게재한 글에 대한 반박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한국 학계와는 무관했다.

결국 이번 위안부 왜곡 논쟁도 '램지어 교수 vs 한국을 제외한 국제 학계'의 양상으로 흘러가게 됐다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걱정되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만약 에커트와 고든 교수가 램지어 교수의 도발을 그냥 무시하기로 하거나, 요시미 교수가 램지어 교수의 시비성 반박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역사 왜곡에 대한 대처를 외국 학자들의 손에 맡기게 된 셈이다.


일본 학계·시민사회의 램지어 비판 성명 발표 현장
지난해 3월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한 일본 시민단체 '파이트 포 저스티스'(Fight for Justice)의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한 요시미 요시아키 일본 주오대 명예교수(가장 밑)와 이타가키 류타 도시샤대 교수(왼쪽 가운데) [파이트 포 저스티스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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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한국이 정작 국제사회의 위안부 논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국내에서 나온 위안부 피해 관련 논문 중 외국 연구자들에게 인용되는 논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피해자의 증언 등 직접적인 사료는 적지 않지만, 이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본에서 위안부 피해에 대한 실증적 논문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위안부 문제의 학술연구에 대한 정부의 이해하기 힘든 태도도 이 같은 현상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위안부 피해자 증언집의 영어 번역 사업을 완료해놓고도 저작권 문제 등을 이유로 2년이 지나도록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여가부는 지난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파악한 뒤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가장 즐기는 것은 램지어 교수일 것이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굳이 열거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는 이번 글에서 위안부 피해와 관련한 각종 주장을 북한과 연결한 뒤 조롱하는 일종의 '색깔론' 전략을 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 학자들 입장에서는 대응이 힘든 영역에서 깨알처럼 아무말 대잔치를 한 셈이다.

이런데도 반론을 주도하기는커녕 관람석에서 구경만 해야 하는 것이 한국 학계의 현실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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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ar****댓글모음옵션 열기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위안부 피해자 증언집의 영어 번역 사업을 완료해놓고 저작권 문제 등을 이유로 2년이 지나도록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여가부는 지난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파악한 뒤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22.01.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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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ck****댓글모음옵션 열기
위안부는 민간이나 군부에서 민간에 사기쳐서 고용한 경우가 많은데 일본은 이게 정부 주도가 아니어서 국가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 단순히 위안부가 없다고 주장하는게 아님. 이걸 반박하려면 정부차원에서 사기치라는 명령서가 있었다고 사료가 나와야 한다. 흔히 생각하는 여자들 눈에 띄기만 하면 잡아가는 그런 건 아님.
2022.01.06. 10:16
답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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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y****댓글모음옵션 열기
윤미향은 뭐하지? 뭐하냐고 당신 민주당이지?
2022.01.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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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댓글모음옵션 열기
없어져야할 여가부.....
2022.01.0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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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2022.01.06. 11:24

dnbe****댓글모음옵션 열기
국가가 책임져야할 징용문제를 윤미향이 사리사욕 채우고 정치권은 정치적으로 이용한 결과 아닌가?
2022.01.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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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2c8****댓글모음옵션 열기
위안부 공고문은 팩트 잖아 납치할거면 공고문은 왜 냇겟냐
2022.01.0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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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댓글모음옵션 열기
심각하네요.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할 한국 학계는 침묵이라니. 역사 학자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2022.01.0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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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x****댓글모음옵션 열기
사실을 알지만 사실을 말할 수 없는게 우리 역사하계의 현실이다. 위안부는 있어도 강제 동원된 위안부는 거의 없었다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위안부가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책임을 일본에게만 묻고 있는 현실이 안탑깝다. 자기 딸, 수양딸 노비의 딸을 팔아 먹었던 그 애비와, 오빠 친척, 가족을 위해 스스로 가야 했던 그 당시의 조선 현실, 이것이 배제 된다면 위안부의 사실에 대한 논의는 다 헛직이고, 반성과 자기성철 없는 스스로에 주는 면죄부와 같은 것이다.....
2022.01.0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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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st****댓글모음옵션 열기
윤미향 앵벌이 보면 답나오지. 결국 할머니들을 위한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이였을뿐.
2022.01.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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