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일본의 대북 선제공격 능력 추진 —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태우] 일본의 대북 선제공격 능력 추진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1.12.01
북한의 핵무력 증강이 도를 넘고 중국의 군사력 고도화가 이어지면서 미국에서 아시아 동맹국들의 핵무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이미 여러차례 보도가 되었습니다만, 일본에서도 유사시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군사력을 키우고 평화헌법을 수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십수 년간 북한은 수백 회에 이르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는데 대부분이 일본 쪽 동해를 향해 발사되었으며, 많은 미사일들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내에 떨어졌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말하는 ‘대북 선제공격 능력’이란 이미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방어하는 것과는 별개로 북한의 미사일 공격 징후가 보이면 선제공격으로 먼저 미사일을 파괴한다는 의미이며, 이러한 개념이 전쟁을 포기하는 것으로 명기된 평화헌법에 위배된다면 헌법도 고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본 내에는 “적에게 공격을 당하고 자멸을 기다리는 것이 평화헌법의 취지가 아니므로 적의 공격을 선제하는 것은 평화헌법 위배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헌법개정 문제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에 대한 선제공격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고 내년 말까지 국가안보전략서(NSS)를 개정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시절인 2013년에 처음으로 국가안보전략서를 만들었는데, 이때부터 ‘적극적 평화주의’와 ‘통합기동방위’라는 구호를 내걸고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워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적극적 평화주의와 관련해서 국가안보전략서는 국민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억제력 강화, 미일동맹 강화, 신흥국들의 대두로 인한 힘의 균형 파괴에 대한 대처, 해양 및 우주 사이버 공간에서의 안보, 국제사회와의 협력 강화 등을 공약했습니다. 같은 해에 발행된 신방위대강을 통해서는 통합기동방위를 위해 일본 자위대의 기동성 강화, 해병대 신설, 영토분쟁 대비, 중국 군사동향 및 북핵 대비를 위한 조치 등을 약속했고, 조기경보기, 스텔스 전투기, 무인정찰기, 신형 이지스함 등 필요한 군사장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이런 장비들은 착착 자위대로 들어가고 있으며, 해병대에 해당하는 수륙기동단은 2018년에 창설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이어졌고, 일본은 2013년에 수립한 안보전략들을 그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와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매우 빠른 걸음으로 대응조치들을 강구하는 모습입니다. 육상 자위대가 보유 중인 지대지 미사일들의 사거리를 1,000km로 연장하고 있는 한편 항공자위대 역시 장거리 공대지 순항 미사일 확보, 자국산 공대지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항공자위대는 F-2 전투기에 탑재되는 일본산 미사일인 XASM-3 미사일의 사거리를 400km로 연장했으며, ‘일본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장거리 공대함 및 공대지 순항미사일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의 미사일 기지나 발사대를 선제공격하기 위해서는 보다 충분한 사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본은 미국산 JASSM 미사일 도입하여 F-35 스텔스 전투기에 탑재하여 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JASSM 미사일은 현재 미국이 B-1B 랜서 폭격기에 탑재하여 운용 중인데, 최대 사거리가 1000㎞에 달하여 일본 본토 북부의 니이가타(新潟)현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북한의 막무가내식 핵개발 및 미사일 개발은 주변국들의 대응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GDP 약5조 달러로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며 규모로 보면 북한의 130배가 넘습니다. 일본은 이미 강력한 해상자위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증강에 대처하기 위해 유사시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을 선제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정확성과 파괴력을 가진 최첨단 장거리 미사일들을 확보하는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것이 북한의 핵개발이 초래한 동북아의 군비경쟁 상황입니다. 이것이 과연 북한이 뒷감당을 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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