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담론으로 서구 중심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 – Asia Times
Posted byShinhyung Lee
March 15, 2019
천하담론으로 서구 중심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
“중국의 침략”은 현재 미국에서 지배적인 담론이다. 이에 사로잡힌 중국 혐오론자들은 중국이 미국의 생활 방식뿐 아니라 미국 공화정에 대한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미국에 대한 비판도 있다. 미국식 생활 방식은 이미 저개발국에서 모방할 모델이 아니며 미국의 행보와 발언은 점차 소수가 지배하는 독재국가를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중국 혐오의 기저에는 일부 지도자들이나 작가들이 설명하는 것처럼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문화적 신념 등에 대한 양국의 현격한 인식의 차이가 깔려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자국의 지정학적, 경제적 힘을 반영해 현존하는 베스트팔렌 체제를 수정하려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베스타팔렌 체제는 유럽의 30년 전쟁 종식 후 체결된 베스트팔렌 조약에 따라 개별 국가가 교황의 지배에서 벗어나 동등한 국가 주권을 갖는 국민 국가로 재탄생하면서 수립됐다. 이 체제하에서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간주해 유엔 등 국가 공동체의 응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은 베스트팔렌 체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베스트팔렌 체제의 전복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세계가 여러 경제권으로 나뉘어 있고, 이런 경제권이 새로운 경제 체제를 지배하고 있는 한 베스트팔렌 조약 후 탄생한 국민 국가는 국제 시스템의 중추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의 외교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내정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록을 보면 미국은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 간섭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중국은 비판한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이 추구하는 것은 일대일로 센터 책임자인 시앙란신 교수가 2016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국제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일대일로를 아시아 국가에 의해 추진된 21세기 유라시아의 지리 경제적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포스트 베스트팔렌 체제로 가는 길이라고 정의했다.
천하질서 담론, 21세기 중국의 세계 인식
최근 중국에서 부상하고 있는 천하질서 담론은 아직 완전하게 정립되지는 않았으나, 시 주석이 강조하는 중화몽이나 중국의 국가주도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담론이다. 인종이나 종교를 뛰어넘는 하나의 하늘 아래 존재하는 가치체계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천하질서 담론 중 하나가 중국사회과학원 자오팅양 교수가 표방한 이상주의적 세계질서인 천하체계다. 국가를 뛰어넘는 초주체적(trans-subjectivity) 성격의 세계 체제로 이 속에서 중앙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서도 포용적이다. 이에 따르면 중국 제국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뜻하는 천하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거나 천하질서는 독재 체제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이런 생각은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고, 전문가들의 중국 혐오 현상이 이런 무지를 낳았다는 지적도 있다.
팅양 연구원은 천하 개념이 주나라의 핵심 사상으로 고대 중국뿐 아니라 역동적인 세계화의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의 문제를 풀어야 하는 다른 나라에도 적용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민족 국가와 제국주의, 헤게모니 다툼에 의해 정의된 정치적 개념이 세계화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천하가 고대 중국과 21세기의 세계화를 연결하는 개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지점에서 천하 개념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의 이념적 근거라는 점이 명확해 진다.
팅양 연구원에 따르면 서구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세계는 언제나 정복이나, 지배, 착취의 대상이었을 뿐 결코 정치적 주제 자체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천하 체계는 진정한 정치적 주체가 바로 세계 그 자체가 되는 세계 체제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아닌 세계의 관점에서 세계를 보는 노자의 사상 아래 민족 국가를 넘어서 보다 통합적인 비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중국 문화의 가장 깊은 뿌리를 따라가며 팅양 교수는 사실상 형이상학적 원리인 천하를 넘어서는 생각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늘은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뜻하는 천하도 공자의 말대로 하늘과 부합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천하의 개념은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이다. 천하는 적이나 외국인을 초월한다.
팅양 교수의 서구 시스템 해체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그는 기독교를 “현대의 미신”이라며 “과학적이지도 신학적이지도 않은 이데올로기적 미신”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지적, 문화적 전통의 관점에서 그는 기독교가 이교도적(기독교의 관점에서)인 그리스 문명에 승리를 거두면서 서구 사회는 전쟁의 논리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세계는 이때부터 기독교의 전교를 위한 전장이 됐고, 지식 체계의 헤게모니가 과학과 역사, 생활, 가치관 등 모든 영역에서 일신론으로 모이게 됐다는 얘기다. 이런 세계 체제는 세계를 주변부와 중심부로 나누기도 했다. 이런 관점은 저개발국에서 볼 수 있는 서구식민주의 비판론과 다르지 않다.
팅양 교수는 음양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넘치면 줄어들고 부족하면 채워진다는 노자의 사상으로 되돌아간다. 그는 음양은 모든 존재의 역동성은 ”역동적인 평형(dynamic equilibrium)“ 상태에서 찾을 수 있다는 뜻을 지닌 ”평형의 기능적 은유”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정부가 받아들이고 있는 천하 개념은 국제 관계에서 역동적 평형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도전은 미국 정부와 서구 엘리트들을 놀라게 할 만큼 전례가 없는 일이다. 중국의 도전은 결국 베스팔렌 체제보다 중국이 주창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국가간의 관계에서 “역동적인 평형”을 확대 시키는 데 우월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이에 필요한 천하 개념을 국제무대에 어떻게 위치시키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조공 질서의 부활?
하지만 팅양 교수의 천하체계론을 포함해 21세기 들어 중국 학계에서 천하 개념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팅양 교수는 중국의 자국 중심 세계관이 형성되기 전인 주나라 시대의 천하 개념을 얘기하고 있으나, 주나라 이후 중국인들은 중국을 천하로 인식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등에서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과거 자신을 천하의 중심으로 여기던 중국과 주변국의 관계인 조공 질서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거부감이 상당하다.
팅양 교수는 과거 중국과 이웃 나라와의 관계에서 위계의 문제를 떼어내면 기존 질서보다 더 진보적인 세계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조경란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는 신동아 2018년 11월 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위계질서를 떼어낸 천하체계가 가능하겠냐고 반문하며 “중국은 주나라를 모델로 한 게 아니라 진나라 이후는 중앙집권제”라고 반박했다. 진나라 이후 중앙집권적인 왕국을 이룬 중국인의 천하 개념은 팅양 교수의 주장과 달리 조공을 받고 바치는 위계질서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삼성 한림대 교수도 ‘동아시아 질서와 평화 – 천하체제, 제국체제와 대분단체제’라는 주제로 네이버가 주최한 강연에서 “2000년대 들어 중국 학계에서 천하 개념을 미래 질서를 표상하기 위해 재활용하려는 지적인 흐름이 부상해 왔다”며 “비판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팅양 교수의 천하체계론은 “전통적 개념을 임의적으로 가공해 미래의 이상적인 질서 표상을 위해 재활용”하고 있다며 “개념사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팅양 연구원은 천하체계가 기원전 11세기(주나라)부터 시작해 춘추전국시대까지 존재하다 진시황의 중국 통일로 중국 내부의 다원적인 경쟁체계가 무너지면서 소멸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는 진나라의 통일과 한 제국 성립부터 현실적인 천하체계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천하체계하에서 중국과 이웃 나라들은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나, 이런 평화적 관계는 “기본적으로 위계가 있는 질서”였다며 “전통적인 개념을 끌어들여 다시 재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침략”은 현재 미국에서 지배적인 담론이다. 이에 사로잡힌 중국 혐오론자들은 중국이 미국의 생활 방식뿐 아니라 미국 공화정에 대한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미국에 대한 비판도 있다. 미국식 생활 방식은 이미 저개발국에서 모방할 모델이 아니며 미국의 행보와 발언은 점차 소수가 지배하는 독재국가를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중국 혐오의 기저에는 일부 지도자들이나 작가들이 설명하는 것처럼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문화적 신념 등에 대한 양국의 현격한 인식의 차이가 깔려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자국의 지정학적, 경제적 힘을 반영해 현존하는 베스트팔렌 체제를 수정하려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베스타팔렌 체제는 유럽의 30년 전쟁 종식 후 체결된 베스트팔렌 조약에 따라 개별 국가가 교황의 지배에서 벗어나 동등한 국가 주권을 갖는 국민 국가로 재탄생하면서 수립됐다. 이 체제하에서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간주해 유엔 등 국가 공동체의 응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은 베스트팔렌 체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베스트팔렌 체제의 전복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세계가 여러 경제권으로 나뉘어 있고, 이런 경제권이 새로운 경제 체제를 지배하고 있는 한 베스트팔렌 조약 후 탄생한 국민 국가는 국제 시스템의 중추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의 외교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내정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록을 보면 미국은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 간섭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중국은 비판한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이 추구하는 것은 일대일로 센터 책임자인 시앙란신 교수가 2016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국제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일대일로를 아시아 국가에 의해 추진된 21세기 유라시아의 지리 경제적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포스트 베스트팔렌 체제로 가는 길이라고 정의했다.
천하질서 담론, 21세기 중국의 세계 인식
최근 중국에서 부상하고 있는 천하질서 담론은 아직 완전하게 정립되지는 않았으나, 시 주석이 강조하는 중화몽이나 중국의 국가주도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담론이다. 인종이나 종교를 뛰어넘는 하나의 하늘 아래 존재하는 가치체계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천하질서 담론 중 하나가 중국사회과학원 자오팅양 교수가 표방한 이상주의적 세계질서인 천하체계다. 국가를 뛰어넘는 초주체적(trans-subjectivity) 성격의 세계 체제로 이 속에서 중앙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서도 포용적이다. 이에 따르면 중국 제국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뜻하는 천하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거나 천하질서는 독재 체제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이런 생각은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고, 전문가들의 중국 혐오 현상이 이런 무지를 낳았다는 지적도 있다.
팅양 연구원은 천하 개념이 주나라의 핵심 사상으로 고대 중국뿐 아니라 역동적인 세계화의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의 문제를 풀어야 하는 다른 나라에도 적용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민족 국가와 제국주의, 헤게모니 다툼에 의해 정의된 정치적 개념이 세계화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천하가 고대 중국과 21세기의 세계화를 연결하는 개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지점에서 천하 개념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의 이념적 근거라는 점이 명확해 진다.
팅양 연구원에 따르면 서구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세계는 언제나 정복이나, 지배, 착취의 대상이었을 뿐 결코 정치적 주제 자체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천하 체계는 진정한 정치적 주체가 바로 세계 그 자체가 되는 세계 체제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아닌 세계의 관점에서 세계를 보는 노자의 사상 아래 민족 국가를 넘어서 보다 통합적인 비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중국 문화의 가장 깊은 뿌리를 따라가며 팅양 교수는 사실상 형이상학적 원리인 천하를 넘어서는 생각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늘은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뜻하는 천하도 공자의 말대로 하늘과 부합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천하의 개념은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이다. 천하는 적이나 외국인을 초월한다.
팅양 교수의 서구 시스템 해체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그는 기독교를 “현대의 미신”이라며 “과학적이지도 신학적이지도 않은 이데올로기적 미신”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지적, 문화적 전통의 관점에서 그는 기독교가 이교도적(기독교의 관점에서)인 그리스 문명에 승리를 거두면서 서구 사회는 전쟁의 논리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세계는 이때부터 기독교의 전교를 위한 전장이 됐고, 지식 체계의 헤게모니가 과학과 역사, 생활, 가치관 등 모든 영역에서 일신론으로 모이게 됐다는 얘기다. 이런 세계 체제는 세계를 주변부와 중심부로 나누기도 했다. 이런 관점은 저개발국에서 볼 수 있는 서구식민주의 비판론과 다르지 않다.
팅양 교수는 음양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넘치면 줄어들고 부족하면 채워진다는 노자의 사상으로 되돌아간다. 그는 음양은 모든 존재의 역동성은 ”역동적인 평형(dynamic equilibrium)“ 상태에서 찾을 수 있다는 뜻을 지닌 ”평형의 기능적 은유”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정부가 받아들이고 있는 천하 개념은 국제 관계에서 역동적 평형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도전은 미국 정부와 서구 엘리트들을 놀라게 할 만큼 전례가 없는 일이다. 중국의 도전은 결국 베스팔렌 체제보다 중국이 주창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국가간의 관계에서 “역동적인 평형”을 확대 시키는 데 우월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이에 필요한 천하 개념을 국제무대에 어떻게 위치시키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조공 질서의 부활?
하지만 팅양 교수의 천하체계론을 포함해 21세기 들어 중국 학계에서 천하 개념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팅양 교수는 중국의 자국 중심 세계관이 형성되기 전인 주나라 시대의 천하 개념을 얘기하고 있으나, 주나라 이후 중국인들은 중국을 천하로 인식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등에서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과거 자신을 천하의 중심으로 여기던 중국과 주변국의 관계인 조공 질서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거부감이 상당하다.
팅양 교수는 과거 중국과 이웃 나라와의 관계에서 위계의 문제를 떼어내면 기존 질서보다 더 진보적인 세계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조경란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는 신동아 2018년 11월 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위계질서를 떼어낸 천하체계가 가능하겠냐고 반문하며 “중국은 주나라를 모델로 한 게 아니라 진나라 이후는 중앙집권제”라고 반박했다. 진나라 이후 중앙집권적인 왕국을 이룬 중국인의 천하 개념은 팅양 교수의 주장과 달리 조공을 받고 바치는 위계질서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삼성 한림대 교수도 ‘동아시아 질서와 평화 – 천하체제, 제국체제와 대분단체제’라는 주제로 네이버가 주최한 강연에서 “2000년대 들어 중국 학계에서 천하 개념을 미래 질서를 표상하기 위해 재활용하려는 지적인 흐름이 부상해 왔다”며 “비판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팅양 교수의 천하체계론은 “전통적 개념을 임의적으로 가공해 미래의 이상적인 질서 표상을 위해 재활용”하고 있다며 “개념사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팅양 연구원은 천하체계가 기원전 11세기(주나라)부터 시작해 춘추전국시대까지 존재하다 진시황의 중국 통일로 중국 내부의 다원적인 경쟁체계가 무너지면서 소멸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는 진나라의 통일과 한 제국 성립부터 현실적인 천하체계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천하체계하에서 중국과 이웃 나라들은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나, 이런 평화적 관계는 “기본적으로 위계가 있는 질서”였다며 “전통적인 개념을 끌어들여 다시 재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