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0

Park Yuha '비국민'의 장소

Facebook


Park Yuha shared a memory.
Favourites · 7 m ·



그러니까 나는 이런 얘기를 이미 7년이나 해 온 셈이다..
마지막에 쓴 숙제—일본/재일/한국 진보 지식인들의 사고에 대한 책은 2018년에 일부 썼지만 반론적 성격의 글이라 아주 얕다. 다른 숙제도 많지만 금년에는 쓸 수 있기를.


Park Yuha 1402
'비국민'의 장소

오늘은 다른 얘기를 쓸 생각이었는데 우연히 나에 대한 권명아선생님의 비판글을 봐버려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권선생님은 내가 좋아하는 분이기에 좀 아프다. 하긴 가까이 있다고 생각했던 이들의 비판을 받는 것이 처음 일은 아니지만. 긴 댓글을 달았는데 권선생님과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듯 해 그 댓글을 여기에도 올려둔다. 댓글내용에 덧붙이자면,지금 일본어판 막바지 작업중인데 ,일본어판을 내는 이유는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죄와 보상'의 추가조치를 하라는 말을 일본정부와 국민들에게 '설득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어제는 정대협대표가 내 책을 가처분신청하고 나를 고소할까 생각했다고 일본에서 말한 글을 봤다.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박유하의 논조는 실제로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고''정대협이 반발해 박유하를 고소하게 만들어 주목받고 관심받고 싶은 것이 책의 의도인 것 같으니 무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인 듯 하다.
 
책에도 썼지만 '정대협의 힘'은 대통령도 이기지 못했을만큼 강하고,무엇보다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게 되었으니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 판국이지만 없는 '의도'를 굳이 읽어내려 하는 '정대협대표의 힘'에는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사실 정대협의 힘이란 국민과 언론이 20여년에 걸친 그들의 이야기를 전부 믿고 지지하기에 나오는 힘이니,'국민의 힘'이기도 하다.
몇몇 언론이 나에 대해 호의적이었어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국민의 힘'에 맞서고 있는 나는 분명 '비국민'이 분명한 듯 한데,비국민에게도 자리를 내 주는 대한민국을 보고 싶다. '동해'와 '일본해' 사이 어디쯤을 날아다니는 새 노릇도 때로는 고달프다.
---------------------------
권명아선생님.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제가 선생님께 책 보내드리지 않았던가요. 페북에 올린 글들은 단편적이어서 그렇게 들렸을 수 있지만 일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지원단체가 요구하는 '법적'인 책임을 묻기가 구조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어렵다는 것이 제 요지입니다. 나아가 사상적사유를 기반으로 하는 철저한 추궁과 '국가'라고 하는 애매한 대상에 대해 정치적 '철저한'책임을 묻는 일은 다른 층위의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구요.
 
'민족주의냐'는 식의 물음은 물음 자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더이상 묻지도 않는 물음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박노자선생도 제가 그저 민족주의비판자인 것처럼 그렇게 말하더군요. 제가 비판한 건 분명 '극단좌파'이지만 소수 '극단좌파(페미니스트)'의 문제점을 '좌파(페미니스트)'들이 말하지 않아 한국도 일본도 엉망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 제 문제의식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아직 영향력이 살아있지만 일본은 2000년대 이후 진보지식인의 담론이 현저히 영향력을 잃었습니다. 오늘의 한심한 양국상황은 그 결과라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이렇게 되지 않도록 여러해 전에 책을 썼지만 무력했으니 저역시 큰소리는 못치지만 그 때 문제를 직시해 주었더라면 이런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거라 확신합니다.

국가/정치문제가 되어버려, 체험이 다 다른 위안부를 하나의 형태로 책임지고 보상해야 하는 형태가 된 것 자체가 모순이고 그런 모순을 끌어안으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위안부문제의 최대모순입니다. 곧잘 밀양이나 다른 문제로 비유하며 언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생님말씀대로 깊은 '사유'를 하기 위해선 모든 사안의 '고유성'에 철저히 구애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문제라는 것만으로 뭉뚱거려 똑같은 문제인 것처럼 간주하시는 건 적절한 '비유'도 아니거니와 선생님처럼 깊은 사유를 하시는 분의 것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제가 '일본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정리하신데에 당혹감을 금하지 않을 수 없군요. 그런 정리는,저에 대한 비난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이 곧잘 하고 싶어하는 왜곡된 정리니까요.
 
최근에 정대협 대표가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이 제 책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더군요. 어떤 의미에서건 페미니스트들의 침묵은 저도 문제있다고 봅니다. 비판이든 수긍이든 '공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이고.이 글도 기왕이면 제 담벼락에 태그해 주셨으면 좋을 뻔 했습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저는 일본국회가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결의를 언젠가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책도 쓸 생각이지만 위안부문제로는 불가능하고 요구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고 봅니다. 왜인지는 책을 봐 주시면 이해해 주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실 이 책은 일반서라 '깊은 사유'까지 들어가지 않았지만 조만간 그냉전붕괴 이후의 일본/재일/한국진보지식인들의 사고에 대한 책도 쓸 예정이니 좀 기다려 주시면 좋겠군요. 혹시 제 책을 받지 못하셨다면 우선 보내드리지요.








33
1 comment

Like




Comment


Comments






Park Yuha

여기서 말하는 “정대협 대표”란 윤미향씨. 그리고 4개월 후 (직접주체는 나눔의 집이 되었지만)고발.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