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하버드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예술.인생.법 epub
석지영 (지은이),송연수 (옮긴이)북하우스2013-04-30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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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6058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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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하버드법대 최초 아시아여성 종신교수 석지영은 발레, 피아노를 전공한 청소년기를 거쳐, 예일대에서 프랑스문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땄다. 문학박사를 딴 후에는 진로를 확 바꾸어 하버드법대에 진학했다. 이후 법률서기직, 검사직을 통해 진짜 현실의 법 세계를 경험하고, 2006년 한국계 최초로 하버드대 법대 교수에 임용되었다. 이후 4년 만인 2010년, 교수단 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 아시아여성 최초로 하버드법대 종신교수로 선출되었다.
이 책은 석지영 교수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처음으로 쓴 에세이다. 인문학, 예술, 법……. 석지영을 만든 지식과 교양의 커리큘럼이 펼쳐진다. 오늘날 그녀의 바탕이 된 인문학 기본기와 자기단련의 과정이 생생히 그려진다. 진정한 공부란 무엇인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되묻는 책이다.
목차
프롤로그 / 자유라는 이름의 선물
01 낯선 곳에서 뿌리내리기
어린 시절
1979년 여름, 뉴욕 그리고 영스타운
잊을 수 없는 슈타이너 선생님
책읽기는 내 삶을 바꾸었다
피아노, 바이올린, 춤을 배우다
02 고통과 탐색의 시간
나, 우리 가족 그리고 한인공동체
영재학교 헌터스쿨
SAB, 발레라는 새로운 세계로
좌절의 나날
줄리아드 예비학교
예일대 조기지원
03 자유를 향하여
대학 시절
옥스퍼드에서의 대학원 공부
열정과 흥분으로 가득했던 하버드법대
두려워 말고 매일 꾸준히 글을 쓰라
진짜 현실과 법의 세계로
하버드법대 교수직 지원
04 하버드에서
법을 가르친다는 것
하버드법대 최초 아시아여성 종신교수
무엇보다 나는 가르치는 사람
한국의 젊은 학생들에게
에필로그 / 무엇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
감사의 말
인용 출처
접기
책속에서
내가 이룬 성취가 독특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인들에게는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미국 이민생활의 변곡점에 서 있던 나는 감동을 느꼈다.
―「프롤로그」중에서
단 한 마디의 말도 이해할 수 없는 낯선 환경에 갑자기 떠밀려 들어갔을 때 느낀 극한의 공포를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 언어는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끈이었다. 이제 그 끈이 끊어지자 나는 혼란에 빠졌다. 공통의 언어라는 울타리에서 떨려났다는 외로움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다. 점점 깊어지는 고립 속에서 나의 존재는 점점 작아져 갔고, 내 자리를 취하지 못한 채 말 못하는 관찰자로 1학년을 보냈다.
―「1979년 여름, 뉴욕 그리고 영스타운」중에서 접기
책읽기를 향한 내 피어나는 사랑을 눈치챈 어머니는 일종의 의례를 만들었다. 매일 방과 후 나는 어머니와 함께 피자집에서 간단한 요기를 한 후 도로 건너편 공공도서관에 갔다. 저녁식사 전까지 몇 시간 동안 어머니는 내 마음대로 돌아다니게 나를 내버려두고 혼자서 엄마의 책을 읽었다.
―「책읽기는 내 인생을 바꾸었다」중에서
고전발레 테크닉의 엄격한 규제와 속박은 말로 할 수 없는 만족감을 선사했다. 다리를 뻗고 발을 휘는 법부터 머리를 옆으로 살짝 기울이는 각도와 손가락을 아름답게 펴는 법까지, 모든 동작에는 정답이 존재했다. 신체훈련의 세밀한 부분 하나하나에 뻗치는 매서운 관심 아래에서 나는 활짝 피어났다. ―「SAB, 발레라는 새로운 세계로」중에서 접기
익숙한 것들 안에서 기막힌 발견을 할 때 느끼는 깨달음은 내가 거듭 맛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키츠의 시에 대한 리포트를 쓰면서 나는 예일대 문학부에 마음이 끌렸다. 시를 강의하던 교수가 내가 제출한 리포트를 읽고 수업 후에 보자고 했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호출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는 심한 비판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 교수는 내 리포트가 훌륭하며, 그 분야에서 발표된 대부분의 논문보다 더 낫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수업에 많은 기여를 한다고도 했다. ―「대학 시절」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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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석지영 (Jeannie Suk)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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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메리칸발레학교SAB에서 발레리나를 꿈꾸었으며, 줄리아드Juilliard School 예비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영재학교 헌터스쿨Hunter을 졸업하고 예일대에 입학하여 프랑스문학(B. A. 1995)을 공부했으며, 마셜 장학금의 지원을 받아 영국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D. Phil 1999)를 받았다. 이후 법의 매력을 발견하여 하버드법대(J. D. 2002)에서 법을 전공했다. 미국 대법원 법률서기, 뉴욕 맨해튼검찰청 검사로 재직하였다. 법률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교수직에 지원했고, 2006년 한국계 최초로 하버드대 법대 교수에 임용되었다. 그리고 4년 만인 2010년, 교수단 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 아시아여성 최초로 하버드법대 종신교수로 선출되었다. 현재 하버드법대에서 법률교육에 대한 창의적인 교수법과 새로운 발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아시아태평양 변호사협회 본부가 선정한 “40세 미만 최고의 변호사” 중 한 명이다. 《보스턴 글로브》지에서 뽑은 '2010년 가장 스타일리시한 25인의 보스턴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뛰어난 예술가나 학자들에게 지원되는 구겐하임 펠로우십Guggenheim Fellowship 수상자이며, 2010년에 ‘최고의 법률서적’에 수여하는 ‘허버트 제이콥’Herbert Jacob Prize 상을 받았고, 2011년에 ‘자랑스러운 한국인’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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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수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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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나고 자라 한국과 미국에서 공부했다. 하버드법대 교수 석지영의 첫 에세이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를 비롯해 여러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작 : … 총 1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아시아여성 최초, 한국계 최초
하버드법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첫 에세이,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한국과 직계약 출간!
‘세기의 수재’ ‘엄친딸 종결자’ ‘최고의 여성법학자’…. 거기에 아메리칸발레학교, 줄리아드 예비학교, 예일대 학부, 옥스퍼드대 대학원, 하버드법대 대학원 학력까지. 한 사람의 것이라기엔 너무도 화려한 이력이다. 이 모든 수식어가 석지영 교수 한 사람을 가리킨다. 북하우스에서 펴낸『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는 석지영 교수의 삶의 과정과 생각, 열정을 담고 있는 첫 에세이다. 석지영은 발레, 피아노를 전공한 청소년기를 거쳐, 예일대에서 프랑스문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땄다. 문학박사를 딴 후에는 진로를 확 바꾸어 하버드법대에 진학했다. 이후 법률서기직, 검사직을 통해 진짜 현실의 법 세계를 경험하고, 2006년 한국계 최초로 하버드법대 교수에 임용되었다. 이후 4년 만인 2010년, 교수단 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 아시아여성 최초로 하버드법대 종신교수로 선출되었다. 여섯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가, 처음엔 교실에서 말 한 마디 못 알아듣던 어린 이민자 가정의 소녀가, 이제 세계최고의 교육기관이라는 하버드법대에서도 ‘창조적이고 탁월한 강의’라는 평을 받으며 미래세대를 가르치는 리더로 당당히 존경받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 예술, 법……. 석지영을 만든 지식과 교양의 커리큘럼이 펼쳐진다!
오늘날 그녀의 바탕이 된 인문학 기본기와 자기단련
지금, 제대로 된 공부란 무엇인가
석지영 교수를 오늘의 그녀로 만든 진정한 원천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실제로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석 교수는 ‘학창 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다.’라고 말해 많은 호기심을 자아냈다. 처음부터 최고를 추구하거나, 교수가 되기를 원한 게 아니었다. 그녀가 확 달라지게 된 계기는 바로 책읽기와 선생님들. 그리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면서 키운 감성과 상상력 덕분이었다. 석 교수는 ‘책읽기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회상하며, 늘 책에 푹 빠져 살고, 한 무더기씩 책을 빌리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주던 뉴욕 퀸즈 도서관 시절을 말한다. 바로 이 책읽기에서 얻어진 상상력, 문화적 감수성과 교양이 그녀의 바탕이 되었다.
또한 발레, 피아노, 음악, 미술과 건축물, 공연예술 등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도 그녀를 만든 토양이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십대 시절, 마음껏 수준 높은 음악을 듣고 예술에 감탄하는 문화적인 경험, 직접 몸과 정신을 끊임없이 갈고닦는 발레레슨의 엄격함 등이 그녀를 잘 연마된 ‘젊은 르네상스인’으로 재창조해 낸 것이다. 석 교수는 발레 중단 3년 만에 하루 4~6시간의 피아노 맹연습을 거쳐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진학했고, 나중에는 카네기홀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가졌다. 지금도 여전히 발레를 그만둔 상실감을 토로하는 그녀는 본인의 경험에 비춰, ‘아이들의 길을 부모가 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찾게 하라’고 늘 강조한다.
책읽기와 문화예술에 대한 감성과 창조성은 이후 대학 지원에서도 특장점이 되었고, 하버드법대 시절, 심지어 법대 교수인 지금도 자신을 한 단계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것이 석지영 교수를 형성하고 키워낸, 인문학 기본기다.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수백년 전통의 예일과 옥스퍼드, 그리고 하버드에서 자유를 호흡하다
예일대의 캠퍼스에서 석지영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집을 떠나 모든 것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됐다. 그것은 새로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그런 자유였다. 프랑스문학을 공부하고, 시의 세계로 떠나고, ‘집/고향’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석지영 교수는 말 그대로 ‘대학을 사랑했다.’
특히 예일대와, 마셜 장학금으로 진학한 옥스퍼드에서는 훌륭한 지도교수들을 만나 글쓰기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다. 하버드법대의 전설적인 스승들에게서는 많은 영감을 얻고 그들로부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아는 인재’로 인정받는 기쁨도 누렸다.
대학이라는 세계, 특히 하버드법대에서의 공부는 석 교수가 늘 갈망했으나, 잡을 수 없었던 꿈이 현실화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껏 해온 문학 공부의 분석성과 법의 실용성은 그녀 안에서 훌륭하게 결합할 수 있었다. 그 놀라운 결합으로 인해 세상에 이제 그녀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이제 석 교수는 가슴 뛰고 흥분되는 세계 안으로 당당하게 진입하게 됐다.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법률교육의 현장이 석지영 교수가 존재할 진정한 자신의 자리였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진심 가득한 이야기,
“무엇보다도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발견하라.”석지영 교수의 일과 삶의 원칙
하버드법대 교수가 되고 나서 가장 기쁜 일 중 하나가 ‘내가 태어난 나라 한국과 다시 관계가 이어진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현재 활발하게 한국과 관계 맺기를 시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한국과 관련해 많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또한 자신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나누고, 자신이 어렵게 얻어낸 몇 가지 원칙을 나누고 싶어 한다.
일단, 두려움을 버리고 자신을 좀 더 단련시켜라.
자신 역시 어린 시절, 침묵하는 관찰자였기에, 좀 더 강하게 자신을 격려해주는 선생이라는 존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석 교수 자신도 그런 고통스런 과정을 거쳤고 그럼으로써 지금 진정 행복한 일을 찾았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기 죽고 자신감 없어 하며 이를 개인적 자질이나 결함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보면 나는 화가 난다.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문화적 차이와 성장배경의 문제다. 심각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극복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무엇보다도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
그럴 수 있을 때 모든 것은 좀 더 훌륭해진다는 것, 우리는 모두 불완전할 자유가 있다는 것, 그러니 자신 안에 있는 상상력과 용기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또한 좀 더 단순하게 삶을 살라. 친구와 가족들과 웃음을 나누고 사랑하라.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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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영교수가 태어날때부터 지금까지의 본인 이야기를 쓴 책이네요. 편히 읽기 쉽고, 그녀에 대해 궁금한 점은 이 책을 통해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본인이 말한대로 깊이는 조금 덜 한듯 아쉬운면도요. 구매
LOLO 2013-01-13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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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너무컸나..열정적인 노력의결과물이지만 잘갖추어진 부모와 미국이란 환경에서 큰어려움없었던건 부인할수없는 사실이다.그리고 한국정서와 좀..(김치를 표현한 부분도) 아이에게 그다지 추천해주고싶진않다. 구매
Yoona 2013-01-28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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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멋진 인생을 산 것 같아 부럽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무수히 고비를 맞고 이겨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네요. 구매
올리브 2013-06-22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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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를 막상 받아 보니 내가 보고 싶었던 류의 책은 아니다. 그런데 묘하게 잘 읽힌다. 뭐 아무렴 어때. 구매
카바라도시 2017-02-28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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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급격한 인기 및 요청 때문에 급조로 쓴 책 티가 너무나 여실한 책. 그녀의 일대기에 감동이나 존경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단 하나도 없다는게 신기했다. 구매
챈☆ 2013-02-15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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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아니라 용기 새창으로 보기
내가 처음 저자의 이름을 본 것은 일간지였다. 서른 셋의 한국계 여자, 하버드대 종신 교수라는 제목의 기사.
얼마 지난 후 우연히 TV에서 그녀를 또 보았다. 처음부터 본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모르겠지만, 일종의 '자랑스런 한국인'같은 류의 기획물 일환이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직접 그녀가 사는 미국으로 찾아가 그녀가 사는 모습을 취재하여 보여주었다. 그녀의 하버드 연구실, 집, 남편, 두 딸. 아무것도 부족할게 없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으랴. 나는 그녀가 하버드 종신 교수라서가 아니라, 그저 남들과는 좀 다른 경로를 거쳤을 것 같은 그녀의 그동안의 삶이 궁금해서 꽤 흥미있게 그 프로그램을 끝까지 다 보았다.
내가 그녀의 이름을 그렇게 알게 되었듯이, 한국에서 그녀의 이름이 점점 알려지게 되고, 여기 저기서 그녀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한국계이긴 하지만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편하고, 국적도 미국인 그녀는 예상치 못한 한국으로터의 관심과 주목을 갑자기 받게 되자 무언가 생각하게 되었나보다. 여섯 살까지 살았던 나라, 부모님의 나라 한국에 대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우리 나라에서 보통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한 우물을 판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녀도 분명 그런 영향을 받긴 했지만 그녀의 의지가 아니라 부모의 강력한 권유와 지도, 그리고 부모의 말을 거역하지 않았던 그녀의 성격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TV에 나왔을 때에도 무용을 포기한 건 지금도 상처로 남았다고 하더니 이 책에도 그렇게 써놓았다. 처음엔 엄마의 권유로 시작한 무용이 너무 좋아서 계속 무용을 하고 싶었는데 막상 그말을 들은 부모는 취미로만 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지고, 처음엔 굴복하지 않고 영재 학교에 다니면서 방과후에 가서 무용 수업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부모의 강력한 반대가 계속되자 그만 두게 된다. 그리고 다시 엄마의 권유로 배우게 된건 피아노. 맹연습 끝에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들어간 그녀는 열심히 피아노를 공부한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취미로만 허락되었다. 결국 그만두게 할 것이면서 그녀의 엄마가 이렇게 무용, 피아노 등을 배우게 한 것은 '무엇이든, 골고루 다 잘 해야한다'는 방침때문이었다고 한다. 자기 의지가 계속 좌절되자 그녀는 책을 도피처 삼아 그 속으로 빠져들었고, 이를 닦으면서도 책을 읽을 정도였다고 한다. 시(詩)에 사로잡혀 언어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Yale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게 되고 장학금의 혜택으로 Oxford 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막상 문학을 공부해보니 자기는 언어에 관심이 있기는 하지만 글을 쓰는 일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진학하게 된게 하버드 법대였다. 아마 우리 나라 같으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Oxford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고, 그때쯤이면 대학 입학할 나이는 지났을 터인데 다시 다른 전공의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 법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희열에 가까운 느낌을 경험했고 학교가서 공부할 생각에 매일 아침에 눈뜨는게 즐거울 정도였다고 한다.
부모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그녀였지만 적어도 글에서 알수있는 그녀는 Yale, Oxford, Harvard, 법대 교수 등을 목표로 하여 노력하지 않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부모에 대한 존경과 동시에 약간의 원망스러움이 왜 없었겠는가. 드러내서 쓰지는 않았지만 읽는 동안 어쩔 수 없이 슬쩍 엿볼 수 있었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좋은 점, 도움을 받은 이야기 외에는 함부로 말하지 않는 쪽을 택한 것 같다. 부모가 그녀를 어떻게 키웠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썼지만 그것에 대해 지금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는한 말로 맺는게 전부였다. 더구나 내가 TV에서 볼때만 해도 아주 다정해보이던 남편과도 지금은 헤어졌지만 그건 자기에게 큰 슬픔이었다는 말이 전부이다. 아마 자기 책을 통해 자기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글 몇 줄로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세상에 드러나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책의 후반에는 법학이라는, 보통 사람들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분야에 대해 꽤 진지하게 그녀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의사가 환자를 관찰하고 해부하듯이 법학은 사람들이 사는 사회, 국가를 해부하는 역할을 하고, 의사가 사용하는 칼에 해당하는 것이 법학자에게는 '언어'라는 비유가 인상적이었다.
100 사람이 있으면 100 가지 다른 삶이 있다. 그래서 그 어떤 삶에도 나는 관심이 간다.
그녀는 완벽한가? 책에서 그녀의 입으로 말한다. 완벽해졌다고 느끼는 순간 그것은 갑옷을 둘러 쓴 것 마냥 답답하고 무거운 부담에 지나지 않는다고. 완벽해지도록 노력하라는 말 대신 그녀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라고 한다.
용기. 시도하지 않은 분야에 발을 들여놓겠다는 그 결정은 능력이 아니라 용기가 하는 일이다.
책에 쓰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가 그녀에겐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는 항목 중에 '단순하게 살고자 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던데, 단순하게 살자고 일부러 마음 먹는 사람은 이미 단순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단순은 곧 '집중'의 다른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어디에 집중하며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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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13 공감(9) 댓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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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찬란한 일대기 새창으로 보기 구매
석지영.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분명 그녀는 멋지고 대단한 여성이다. 같은 여자로서 정말 대단하고 멋있으며 본받고 싶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디에서도 감동을 받을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초등학생 때 미국으로 이민가서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청소년기 실패도 해보고 고민도 하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탐색도 해보며 스스로를 잘 다독여가는 모습을 보인 그녀.
옥스퍼드에서 프랑스 문학을 주제로 논문을 쓰면서 문학자(추상적인 글쓰기)의 길이 자신과 잘 맞는 것인지 고민하다가 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법이 인간과 사회에 실용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고 대답하는 오랜 과정 끝에 하버드의 종신교수에 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책 가운데에 그의 친구들, 스승, 남편, 아이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그녀의 삶을 이끄는데 도움을 준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 책이 영어로 쓴 것을 우리말로 풀어 놓은 것이라 그런지 사실적 기술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강해서 감정적으로 이끌린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충분히 박수받고 대단하다고 칭해지는 이는 분명하나 뭔가 씁쓸하고 무미 건조한 것은 나만 느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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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이 2013-08-19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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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담백해서 좋았던 새창으로 보기 구매
한때 언론에서 한국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가 된 석지영 교수에 대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젊은 나이에 아메리칸 발레스쿨과 줄리아드 음악학교, 영재학교인 헌터 스쿨, 예일대, 옥스퍼드 대(마셜 장학금), 하버드 대까지 두루 섭렵(?)한 그녀의 인생에는 한국인들이 선망하는 모든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녀가 그러한 한국인들의 열렬한 관심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그 관심어린 질문에 답을 해주기 위해 쓴 책이다. 이 책에는 그녀의 부모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이, 어떤 부분은 자세하게, 어떤 부분은 생략되어 기억에 따라 그려져 있다. 아직 한창 업적을 남길 젊은 나이건만, 오죽했으면 이렇게 책까지 쓰게 되었을까 싶었다.
처음에는 조금 고까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아버지와 이대 약대를 나온 어머니 사이에서 유복하게 자라난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고급문화인 피아노, 발레 등을 접하고 영재학교에 진학할 뒷바라지도 받을 수 있었다. 전형적인 극성 한국식 열성교육의 편린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우리나라였다면 좀더 좁은 범위 내에서 활동을 시켰겠지만...). 부모는 딸의 대학진학 준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자 발레를 강제로 그만두게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점차 인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스스로 선택해서 배우고 책을 탐독하며 관심사를 이어가고 세계를 넓혀갔다. 그녀는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법학을 접하면서 드디어 자신의 길을 찾았다고 여기고 법학의 세계에 빠져들어 결국 종신교수직까지 얻게 된다. 그 과정에서 혹독한 훈련과 자기 절제가 따랐겠지만, 이런 이야기에서 흔히 따라오는 구체적인 에피소드는 다소 생략되어 있거나 추상적으로만 쓰여 있다- 의도적으로 불필요하다 여겨 빼버렸거나 혹은 너무 즐거워서 열심히 했음을 그리 의식하지 못했거나.
그녀의 결론은 생각보다 담백하다. 한국에서 쏟아진 엄청난 관심에는 정말 감사하고 이제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 왔을 때 '엄친딸'이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기는커녕 경악했던 그녀답게, 그녀는 한국 독자들의 요청(어떻게 성공적인 아이들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답을 달라.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을 해달라)에도 솔직하게 답한다. 그것은 이 책의 목적이 아니라고. 그저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공명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도 겸손하게 느껴지는 그런 태도가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되었거나 인상적이었던 몇 부분.
- 석교수가 스승에게서 배운 글쓰기 비법: 과하게 높은 기대를 품지 말고 규칙적으로 글을 쓸 것. 주제에 대해 다 알지 못하더라도 글을 쓰기 시작할 것. 확신이 서지 않는 단어라도 일단 써보고, 내용에 대해 더 알게 되면 완전히 다시 쓸 것. 쓰고 연구하고 읽고 다시 쓸 것. 이 과정을 반복할 것. 글쓰기는 배움의 한 방법이지, 학습을 마친 마지막 단계에 하는 것이 아니었다.
- 법률이론가인 로버트 커버는 문학언어와 법률언어 사이에 존재하는 기본적이고 확연한 차이에 대해 다음의 유명한 말로 우리의 관심을 끈다. "법률 해석은 고통과 죽음의 분야에서 일어난다. 법률 해석 행위는 타인에 대한 폭력의 행사를 예고하며, 그 폭력을 유발한다. 판사는 '법'의 텍스트를 소화하여 판결문으로 만들며 그 결과 누군가는 자유와 재산, 자녀들, 심지어는 본인의 생명까지 잃는다." --법이 가진 힘과 영향력의 문제.
- 법은 개인의 힘을 억누를 수 있는 정부의 능력에 의존한다. 경찰 가혹행위와 합당한 법 집행 사이의 경계가 가끔 흐릿하게 보이는 이유는 법의 집행이 곧 국가에 의한 폭력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열쇠는 공권력의 행사에 자기규율과 자기통제가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권력의 성격상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정부가 이상적 법집행을 하는 데 있어 요구되는 점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법의 집행이란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시민에게 부과되는 일종의 속박인 것이다. 법과 폭력, 그리고 통치 사이의 관계는 법 권력을 휘두르게 될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해해야 하는 교훈이다.
- 형법이 제정되고 집행되는 과정에서 병리적 현상과 모순. 1960년대 미국 대법원에 의한 자유주의 관점에 입각한 형사피의자 및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보호의 확장. 정치적, 경제적 인센티브의 왜곡 때문에 어떠한 행위가 의도한 바와 정반대의 효과를 내며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빌 스턴츠는 가르쳤다.
- 법학교육이 가르치는 것은 무엇보다 사고의 방법이다. 자신의 기본원칙들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게 만드는 논리적 사고의 습관. 우리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권력과 권위, 합법성과 의미 구조를 해부, 분석하는 법을 배우는 것.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대화하고 토론하는 교수법을 통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그 방법론을 가르친다. 법은 기술적 이성이다. 논리에 기초하기는 하지만 근본원칙을 재창조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과거의 사건과 개념들, 즉 선례와 전통, 논증 위에서 형성되고, 세상에 초래한 실질적 결과에 의해 판단받는다.
- 성장이 요구하는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것. 내 생의 여정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은 점차 커졌던 자유였다. 일과 가정의 균형적 조화를 어떻게 이루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녀는 '균형적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솔직히 답변한다. 일하며 삶을 건사하고 삶을 건사하며 일을 한다. 일을 택하는 날도 있고 아이들을 택하는 날도 있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의 추구와 기쁨과 고통과 실망이 함께 어우러지는 일상적인 삶이 있을 뿐. 그것은 무척 불완전하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어찌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고되다. 어떤 일에 뛰어나고자 하는 이에게 지름길이란 없다.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만 매우 높은 수준에서 그 일을 할 수가 있다. 설사 사회가 개혁되어 일과 자녀 양육을 모두 원하는 남녀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이 현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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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arnim 2016-11-1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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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를 만나다 새창으로 보기 구매
20대 초반을 지나고나서, 살아가는 데 있어 '멘토'로 삼을 만한 사람들의 글은 읽지 않았다. 20대 중후반 이후 아빠, 시아버지, 시어머니의 중증병환과 이를 늘 염두하고 살아야 하게 된 내 삶은 내 의지대로 내가 꾸려갈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의 글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에서 나는 '힐링' 붐을 타고 토닥여주는 책들 또한 읽지 않는다.
그렇게 약 10년이 지나고, 꿈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았던 나는 이제 39, 빼도박도 못하는 애 둘 딸린 아줌마가 되었다. 인생의 목표라는 것을 세울 수 없었던 시기에 적응해서인지, 아니면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내 인생 후반부를 걱정하는 그런 아줌마 말이다. 이렇게 시집과 친정, 아이들 뒤꽁무니를 종종 거리다 내 인생이 끝나버리면 얼마나 허무할 것인가...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던 찰나, '아시아 여성 최초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라는 내 나이 또래 여성, 석지영 교수의 인터뷰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같으면 또 한명의 엄친딸이겠군, 하며 넘겼을 기사였는데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인지 엄친딸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인지 그녀의 책이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예상 밖으로 엄친딸의 성공신화를 다룬 그런 책이 아니었다. 그녀가 이룬 대단한 성과에 비해, 간결하면서도 우아하고 담담하게 그녀가 담아낸 자신의 이야기는 굉장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책에는 크게 미국 이민 전 가족의 전사(前史), 미국 이민 후 발레학교에 가기까지의 어린 시절, 사춘기를 이겨낼 수 있게 해준 발레학교와 줄리어드 예비학교 시절, 문학을 전공했던 대학과 대학원 시절, 최종적으로 법조계에 진출해 법대교수가 된 뒤의 이야기, 그리고 이민자,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자신이 젊은이들과 후학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내가 처음에 감동받은 부분은,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가 낯선 환경에 처해지고 사춘기를 겪으면서 인문학과 독서, 음악과 발레 같은 '클래식'이 한 인간을 치유하는 데 얼마나 힘이 되는지, 새삼 깨닫고 클래식의 위대한 힘을 느끼게 되는 부분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젊은이들과 후학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주는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공담을 다룬 보통의 책들은 자신이 얼마나 노력을 했고, 운이 따랐고, 힘이 들었지만 이겨낼 수 있었고...이런 내용들이라 굉장히 교조적인데, 석지영 교수는 솔직하게 '일과 가정을 균형있게 조화롭게 꾸릴 수 없음'을 인정한다. 나는 성공한 여성들의 책에서 이렇게 그 불편한 진실을 심플하게 인정하는 책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이 부분에서 굉장히 많은 위안을 받았다.
또한,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인데 "어떤 일에 뛰어나고자 하는 이에게 지름길이란 없다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그러므로 당신의 목표가 그렇게 높다면,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을 권하고 싶다.(P259)" 라는 이야기는 누구나 다 하는 이야기지만, 특별히 와닿았던 이유는 (내가 직업상 더 예민했겠지만) 그녀의 간결하고 우아하면서도 담담한 문체가 그녀가 책에서 내내 말했듯이 굉장히 오랜 시간 연습해서 이루어낸 성과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실제로 해보니까, 지름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서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말은 의외로 굉장히 와닿았다.
내가 선택해서 내가 만족하는 내 직업이 내게, 그리고 어쩌면 사회 전체적으로 굉장히 가치있는 일이지만 흔히 말하는 '사'자가 아니고 돈을 많이 버는 직종이 아닌 관계로 나는 피해의식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공부잘한 모범생 딸이었던 내가 이제는 더이상 울 엄마의 자랑할 만한 딸이 아니라는 사실에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 시집에서 대접받는 그런 직종, 친정에서도 내 일을 우선시해주는 그런 직종,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그런 직종에 내가 종사했더라면 하는 그런 마음을, 이 책을 통해 일거에 해소했다고까진 할 수 없지만, 아무도 해주지 못했던 위안을, 토닥임을 받았달까. 나는 내가 일과 가정을 둘다 잘 해나갈 수 있고, 내 일을 통해 대접도 받고 성공도 하고 싶었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실제 살면서 부딪히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일들은 내가 그럴 수 없음을 늘 깨우쳐줬다. 여기서 오는 자신감 상실, 불쾌감, 우울함 등은 누구 엄마, 누구 와이프, 누구 딸, 누구 며느리 이런 거 말고 '나' 자신으로 살면서 굉장히 나를 힘들게 하는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지 못해도 괜찮다, 이건 내 잘못도 그 누구의 탓도 아니고...그냥 내가 그동안 이 일을 하면서 즐거웠으면 됐다...는 생각을 자기위무적인 태도가 아니라, 담담하고 우아하게 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그런 위안을 받았다. (물론 나는 그만큼 노력을 다했나의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이게 나이듦의 여유인 걸까.
흔히 간과하지만, 엄친딸이라고 해서 모두 완벽할 수는 없고, 모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간적인 매력이 듬뿍 담긴 이 책을 통해, 내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고, 내 딸과 아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최고가 아니라 삶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사실 '사람답게' 사는 삶이 아닐까. 석지영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성공담이나 자서전이 아닌 우리 모두의 불완전함, 그 불완점한을 받아들이고 즐기면 자유로워진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던 거 같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남은 삶을 이렇게 살고 싶다.
이런 이유로, 매우 인상적이었던 이 책을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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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2013-02-1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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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법을 가르치는 일이 행복한 사람, 석지영 교수 새창으로 보기 구매
출판사들이 어떤 원고를 출간하기로 결정했다면 두 가지 조건, 저자 프로필과 원고 덕분이라고 한다. 반면 인터넷 서점에서 독자들은 실제 원고를 볼 수 없으므로 주로 제목과 표지글, 저자의 프로필, 출판사 보도자료, 실제 책을 읽은 사람들의 서평을 참고하여 책을 구입한다.
내가 이 책을 인터넷 서점의 광고에서 만났을 때 첫 눈에 반했다.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표지에 제목도 근사했고, 무엇보다 '아시아여성 최초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라는 타이틀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다른 직업도 아닌 내가 동경하는 '교수'라는 직업, 그것도 하버드라니! 내게 마냥 꿈 같은 그 세계에 진짜 살고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함께 배송 되어 온 다른 책들 틈에서 이 책을 제일 먼저 집어들고 단숨에 읽어내렸다.
석지영교수의 자서전적 성격의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읽다 포기한 힐러리가 쓴 『살아있는 역사』라는 책을 떠올렸다.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을 읽고서 힐러리에게 관심이 생긴 나는 힐러리의 자서전적 성격의 책『살아있는 역사』를 읽는 것을 시도했었다. 어린시절부터 대학, 그리고 법조인으로서의 힐러리가 대통령 선거를 돕는 그 때까지 읽다가 말았다.
이 책이 힐러리의 책처럼 그렇게 두꺼웠다면 이 책 역시 내가 읽다 포기한 몇 안 되는 책이 되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나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계속 읽어 나갔고 하버드 법대에서 법을 전공하고 교수가 되는 그 흥미로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게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는 소개팅을 나가기 전에 그 사람의 프로필을 듣고 가득 기대를 품고 있다가, 실제로 만난 그 순간부터 하는 얘기가 영 내게 지루하고 내가 관심 없는 부분이어서 실망을 가득 품은채로 인내하며 들어주다가 어느 순간 반갑게도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해서 나도 마음을 열고 진솔한 얘기를 나누게 된 사람 같은 책이다.
"나는 하버드법대 첫 동아시아계 종신교수이자, 첫 아시아여성 교수, 그리고 첫 번째 한인교수가 되었다."
석지영교수의 프로필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 역시도 학자를 영감과 자부심을 주는 존재로 인정한다. 교육과 배움의 성취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석지영 교수가 살고 있는 세계가 매력적일수록 반대로 나는 조금씩 의기소침해졌다.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 36세에 117권을 저술한 기네스에 오른 작가 김태광은 평범한 사람일수록 책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그의 책을 읽고 용기를 얻었던 나였지만 석지영 교수의 프로필을 보고 실제 현실은 책을 출간할 수 있으려면 대단한 프로필을 가져야 하는 게 진실이 아닐까 싶었다. 사실이 그렇대두 별 수 있나? 지금 당장 대단한 프로필을 가질 수 없으니 평범한 사람도 열심히 책 읽고 글을 쓰고 매일 꿈꾸다 보면 책을 낼 수 있다고 계속 믿는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석지영교수가 이뤄 낸 '아시아 여성 최초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 타이틀보다 더 관심이 간 것은 학생이었던 저자를 하버드 법대의 교수로 키워 낸 스승들이었다. 석지영 교수도 모튼 호르위츠 교수가 먼저 나서서 자신이 교수가 될 것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면 교수로서의 미래를 혼자 깨달을 수 있었을지 확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지니는 학자로서 훌륭한 경력을 쌓게 될 거야" 상냥한 교수 빌이 해 준 연구와 글쓰기 작업에 대한 조언은 석 교수의 글쓰기 원칙이 되었다고 한다. 이 장을 보면서 그것은 나에게도 유익한 조언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바로 필사노트에 옮겼다.
글쓰기는 배움의 한 방법이지, 학습을 마친 마지막 단계에 하는 것이 아니었다. 빌의 충고를 마음에 품자 괴로운 저자로서의 내 경험은 곧 끝났다. 이는 글쓰기에 박차를 가해 줄 성스런 영감을 바라거나, 혹은 박식함의 완전한 성취를 글쓰기의 전제 조건으로 설정하는 것을 접는 것을 뜻했다. 글을 쓰겠다는 시도는 감히 모든 것을 안다는 주장이 아니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한 번에 조금씩 배운다는 불완전한 과정을 겸손하게 인정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저자의 프로필, 그를 수식하는 수식어는 찬란하게 빛난다. 그를 수식하는 많은 말보다 '무엇보다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석지영 교수를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다.
하버드 캠퍼스를 걷는 내 얼굴에는 미소가 활짝 피어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일, 상황의 제약 없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할 공간과 자유를 주는 직장을 이 세상에서 찾은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이것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하고 싶은 그런 일이었다. 나를 매료시키는 것들이 이끄는 대로 어디든 자유롭게 축복받은 것처럼 따라갈 수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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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 2013-01-1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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