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상 수상 소감문 일부입니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민생?
백마디 말보다 한가지 의미있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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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북한의 대기근과 남한의 IMF 위기를 목도하면서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한반도 주민들의 삶은 왜 이리 고달픈 것일까’라고 생각하면서 하루빨리 평화를 이뤄 전쟁 대비에 사용하는 막대한 자원을 생명 복지 교육에 투자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과연 한반도 주민들, 더 나아가 지구촌 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안타깝고도 부끄러운 심정으로 묻게 됩니다.
리영희 선생께서 일생동안 관찰하고 비판하신 미국의 현실을 보십시오.
미국 군사비는 세계 군사비의 40% 가까이 차지합니다. 가히 압도적인 1위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세계 20%에 달합니다. 이 역시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18년 동안 사망한 미국인보다 2주마다 절망사로 목숨을 잃는 미국인들이 더 많은 현실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미국인들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미국 주류는 군사력을 통한 세계 패권유지라는 신기루를 좇는 것이야말로 우상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대한민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과로에 시달리는, 그래서 동료들을 더 뽑아 과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우편 배달원의 절규를 푸는데 들어가는 돈은 F-35 전투기 한대 값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전국의 모든 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정규직 대비 80%로 끌어올리는 데에도 이지스함 한척의 절반 값이면 족합니다.
코로나19가 민생 위기를 악화시키면서 많은 사람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국방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 6위로 올라섰다면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정부 여당은 군사대국을 향해 폭주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평화는 강력한 한미동맹과 군사력으로 지키겠다면서 북한의 평화는 핵무기가 아니라 대화와 신뢰로 지켜져야 한다고도 합니다. 과연 이게 우상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사회의 거대한 침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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