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횡재를 한 기분입니다. 큰 지적(사상이념적), 영적 공백을 메워 줘는 퍼즐이랄까? 레고 블록을 찾은 기분입니다. 작년에는 최기일 교수의 "자존심을 지킨 한 조선일의 회상"이 그런 기분을 선사해 주더니 올해는 연초인데도 "보수주의 여행"과 "유령과의 역사투쟁"이 큰 기쁨을 안겨 줍니다. 1년에 책 수십 권을 읽어도, 이런 느낌을 주는 책은 1~2권도 발견하기 힘든데......
국가경영방략이 집이라면, 저는 가구, 창문, 방, 내벽, 외벽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일을 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30여 년 전에는 "단결의 길" 편집장이자 서노협 정책위원으로 노동운동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대우자동차에 입사해서는 엔지니어 노릇을 9년 하다가, 회사가 얄궂은 운명에 처하여 대우자동차와 자동차산업의 위기와 활로를 천착하다가, 그 이후는 586운동권(사상이념)과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좌절을 천착하다가, 정당의 강령과 정치개혁 문제를 천착하다가, 이후 지방자치분권 문제, 공공개혁, 노동개혁 등을 천착해 왔습니다. 모든 정책은 다 개념이나 전제가 있기 마련인데, 이걸 천착하다 보면 사상이념 문제에 부닥칩니다. 그런데 영어가 딸리니 영미의 (번역 안된) 최신 저작이나 논의를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수많은 국내외 통계와 정치사회 현상이나 보도된 정책을 비교, 분석, 종합하는 일은 그 누구 못지 않게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역사인식(내러티브)-정신문화-사상이념 문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는데, 황성준의 이 책을 통해 영미권의 이념에 대한 연구 고민을 폭풍 흡입할 수 있었습니다.
경세방략이 집이라면, 이념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지붕이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모든 것을 떠받히는 토대 같은 것입니다. 저로서는 이제 설계 시공한 집의 지붕을 덮고, 토대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데올로기와 이념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서조차도 Conservative는 수구 꼰대 이미지라서 욕 비슷해서 neo-con 조차 neo-liberal로 불리기를 원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1950~60년대 미국 자유 보수 우파 애국의 고민과 21세기 한국의 자유 보수 우파 애국 세력의 고민이 상당히 오버랩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 초기의 우려가 윤석열 정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책 저자 황성준은 서울대 운동권 중에서 가장 치열했던 부류로서(저는 ex-communist도 주사파도 아니었지만, 사회대 출신 황성준은 확실한 com이었던 것 같습니다), 1991~2002년에 러시아, 체첸, 아프칸 등지를 종군 기자나 그 도우미로 전전하면서 그야말로 인간의 본질, 도덕과 종교의 본질, 이념과 체제와 정치의 본질을 온 몸과 영혼으로 고민한, 한국인으로서는 아마 유일무이한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독서클럽 멤버이고, 또 이런저런 일로 자주 만나는 사이인데, 이 책을 정독하기 전까지는 그의 극적인 체험과 깊은 고민을 알지 못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오후 5시 30분, 인사동 뜨락에 황성준과 북톡을 하기로 했습니다. 책 강추 합니다. 책도 사람도 하나의 세계입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국가경영방략이 집이라면, 저는 가구, 창문, 방, 내벽, 외벽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일을 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30여 년 전에는 "단결의 길" 편집장이자 서노협 정책위원으로 노동운동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대우자동차에 입사해서는 엔지니어 노릇을 9년 하다가, 회사가 얄궂은 운명에 처하여 대우자동차와 자동차산업의 위기와 활로를 천착하다가, 그 이후는 586운동권(사상이념)과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좌절을 천착하다가, 정당의 강령과 정치개혁 문제를 천착하다가, 이후 지방자치분권 문제, 공공개혁, 노동개혁 등을 천착해 왔습니다. 모든 정책은 다 개념이나 전제가 있기 마련인데, 이걸 천착하다 보면 사상이념 문제에 부닥칩니다. 그런데 영어가 딸리니 영미의 (번역 안된) 최신 저작이나 논의를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수많은 국내외 통계와 정치사회 현상이나 보도된 정책을 비교, 분석, 종합하는 일은 그 누구 못지 않게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역사인식(내러티브)-정신문화-사상이념 문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는데, 황성준의 이 책을 통해 영미권의 이념에 대한 연구 고민을 폭풍 흡입할 수 있었습니다.
경세방략이 집이라면, 이념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지붕이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모든 것을 떠받히는 토대 같은 것입니다. 저로서는 이제 설계 시공한 집의 지붕을 덮고, 토대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데올로기와 이념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서조차도 Conservative는 수구 꼰대 이미지라서 욕 비슷해서 neo-con 조차 neo-liberal로 불리기를 원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1950~60년대 미국 자유 보수 우파 애국의 고민과 21세기 한국의 자유 보수 우파 애국 세력의 고민이 상당히 오버랩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 초기의 우려가 윤석열 정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책 저자 황성준은 서울대 운동권 중에서 가장 치열했던 부류로서(저는 ex-communist도 주사파도 아니었지만, 사회대 출신 황성준은 확실한 com이었던 것 같습니다), 1991~2002년에 러시아, 체첸, 아프칸 등지를 종군 기자나 그 도우미로 전전하면서 그야말로 인간의 본질, 도덕과 종교의 본질, 이념과 체제와 정치의 본질을 온 몸과 영혼으로 고민한, 한국인으로서는 아마 유일무이한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독서클럽 멤버이고, 또 이런저런 일로 자주 만나는 사이인데, 이 책을 정독하기 전까지는 그의 극적인 체험과 깊은 고민을 알지 못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오후 5시 30분, 인사동 뜨락에 황성준과 북톡을 하기로 했습니다. 책 강추 합니다. 책도 사람도 하나의 세계입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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