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 명감독 걸작선 상영
기자명 김지현
입력 2003.03.31
‘스릴러의 황제’, ‘현대의 셰익스피어’…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Alfred Hitchcock·1899~1980) 의 걸작선이 4월 4일∼1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
히치콕의 영국 영화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으로 히치콕의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하는 데 공헌한 작품인 <39계단 The Thirty-nine Steps (1935)>, 달리는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스펜스를 만들어 나가는 <숙녀 사라지다 The Lady Vanishes (1938))>,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레베카 Rebecca (1940)>, 나치의 위협과 관련해 만들어진 히치콕의 영화들 가운데는 드물게 ‘참여적인’ 영화 <해외 특파원 Foreign Correspondent (1940)>, 순수 코미디의 효과들을 담으려는 히치콕의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 <스미스씨 부부 Mr and Mrs Smith (1941)>, 미국에서 프로이트의 이론이 한창 유행하고 있던 시대에 만들어진 정신 분석의 문제를 다룬 영화 <망각의 여로 Spellbound (1945)> .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 선명한 꿈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화가 살바도르 달리를 끌어들인 것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로맨스와 서스펜스, 미스테리와 액션이 히치콕의 대가적인 연출력 아래 효과적인 결합을 보여주는 <오명 Notorious (1946)>, 세미 다큐멘터리적 방식으로 영화화한 작품 <누명쓴 사나이 The Wrong Man (1957)>, 히치콕 자신의 장기가 십분 발휘된 최상의 서스펜스 작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North By Northwest(1959)>, 이렇게 총 9편의 걸작이 하루에 세 편, 3시와 5시 30분, 8시에 상영된다.
그리고 4월 6일 일요일 오후1시에는 한상준씨의 ‘히치콕의 영화세계’ 라는 특별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히치콕의 작품을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거나 다시 한번 걸작의 감동을 맛보고 싶은 영화매니아들에게 좋은 소식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마다 마치 각인을 새기는 것처럼 카메오로 출연하길 즐겼던 히치콕 감독 본인의 모습을 스크린 속에서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서울시네마테크는 4월 상영 종료 후, 5월 중순에 ‘알프레드 히치콕 걸작선2’라는 이름으로 <현기증> <의혹의 그림자> 등을 상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알프레드 히치콕 걸작선이 끝난 후에는 4월15일∼25일 1980년대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선두주자 허우 샤오셴 (候孝賢.56) 감독의 특별전이 열린다.
대만 민중의 일상을 고정된 카메라와 롱테이크 기법을 사용하는 특유의 느리고 섬세한 리얼리즘으로 그려냈던 그의 작품 12편이 소개된다.
이번 영화제에는 뉴웨이브 계열의 80년대 작품과 좀더 미학적인 스타일 추구에 관심을 기울인 90년대 작품이 고루 마련됐다고 한다.
극장 광고판을 들고 다니며 생계를 잇는 젊은 가장의 애환을 그린 <샌드위치맨(1983)>을 비롯해 <동동의 여름방학(1984)>, <동연왕사(1985)>등과 <비정성시(1989)>에 이은 ‘대만 현대사 3부작’인 <희몽인생(1993년)>, <호남호녀(1995)> 등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허우 샤오셴의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비정성시(1989)>는 격변의 현대사에 비극적 가족사를 교직하는 뛰어난 이야기 솜씨로 격찬을 받은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 있다.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과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선두주자 허우 샤오셴. 4월 한 달 동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두 명의 명감독의 걸작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놓치기 아까운 기회가 아닐까? 문의 (02)3272-8707,
http://www.cinemathequeseoul.org
<동동의 여름방학(1984)>,
<비정성시 悲情城市 (1989)> A City of Sadness
<희몽인생 戱夢人生 (1993)> The Puppetmaster
<호남호녀 好男好女 (1995)> Good Men, Good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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