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21

97 사카이 나오키, 후지이 다케시. 번역과 주체



알라딘: 번역과 주체

번역과 주체

사카이 나오키, 후지이 다케시 (지은이) | 이산 | 2005-06-18 | 원제 Translation and Subjectivity: On "Japan" and Cultural Nationalism (1997년)



정가 19,000원
반양장본 | 376쪽 | 152*223mm (A5신) | 526g | ISBN : 9788987608464


100자평 (1편)

리뷰 (3편)



저자는 흔히들 옛날부터 있었던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국민이나 민족의 이름이 붙은 사상과 언어 - 중국사상, 중국어, 일본사상, 일본어 등등 - 에 대한 회의에서 책을 시작한다. 예컨대 그는 "'일본사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자체를 문제 삼는다. 그것은 '일본사상'이라는 담론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이고, 그 근거가 되는 일본인/일본문화/일본어의 균질성을 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본인이나 일본어라는 균질성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내부에서 일본사상이라는 역사적 연속성이 만들어져왔다는 것은 일종의 환상으로 간주한다. 그리하여 언어적 통일체와 그것에 기반한 국민공동체 해체를 옹호한다. 일본어나 일본인이라는 환상을 드러냄으로써 언어적.사회적 잡종성을 긍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책은 그 자체로 언어적 잡종성을 체현한다. 책에 수록된 여섯 편의 글은 모두 영어에서 일본어로 혹은 일본어에서 영어로 호환적으로 쓰였거나 번역되었다. 또한 한국어를 모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애초에 균질적인 언어에 의해 지탱되는 공동성을 신뢰하지 않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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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일본어판 서문
감사의 말
서문(미건 모리스)

서론_ 다종다양한 청중을 위한 글쓰기와 이언어적 말걸기의 자세
번역의 주체/환승 중인 주체

1. 무학의 구별과 번역이라는 일 : 차학경의 <딕테>와 회귀 없는 반복
시대착오적인 시작
문학과 모어
'문'과 문학
번역이라는 주제
외국어의 형상과 자아의 기투

2. '일본사상'이라는 문제 : '일본'의 형성과 쌍형상화 도식
물음의 설정
일본사상 연구자와 발화위치
번역의 실천계와 쌍형상화 도식
주체적 기술로서의 일본사상사
'일본사상'을 묻는 일본사상사

3. 서양으로의 회귀/동양으로의 회귀 : 와스지 데쓰로의 인간학과 천황제
수난 = 수동의 연출
'인간'학으로서의 윤리학
회귀와 본래성
국민과 전체성과 공감

4. 主體 그리고/혹은 主體와 문화적 차이의 각인
주관과 主體
문화적 차이의 서술과 시간의 이중성
아시아 연구에서의 이론
와쓰지 데쓰로의 동일화와 부인
궁극적 전체성으로서의 국민국가
문화적 차이의 단독성

5. 근대성 속의 비판 : 보편주의와 특수주의의 문제
서양이라는 상정된 동일성
보편주의와 특수주의의 친화성
반근대주의 속의 근대주의
다케우치 요시미의 '저항'

6. 전후 일본에서의 죽음과 시적 언어
역사적 실천으로서의 시
죽은 자의 위치에서의 발화
집단적 표상체계와 외부성
주체의 추방과 말할 수 없는 것
죽음과 시적 언어

지은이 주
각 장의 출처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처음에, 미지의 언어의 형상은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그러나 배워감에 따라 그 형상은 차차 구체적이 되어가며 동시에 자신의 언어도 그것과 대조를 이루는 형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나는 학습 중인 외국어에 대해서 새로 얻은 부분적 지식을 배경으로 이미 알고 있고 해석학적 근접성 속에서 보유했던 것이 분절되어가고 있음을 배우게 된다.

미지의 것과의 대비를 통해 이미 친숙했던 것이 그려지는 것이다. 나의 언어와 외국어 사이의 차이가 분절됨에 따라 나는 체험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자기 언어의 형상에 대해 알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미지의 것이 친숙한 것에 앞선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즉 나는 나의 언어를 체험해왔지만 외국어를 알게 된다는 의미에서 그 언어를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언어들의 배치를 통해서만 나는 내가 체험해온 언어를 알게 될 수 있다. - 본문 93쪽에서






지은이 : 사카이 나오키 (酒井直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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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과거의 목소리>,<총력전하의 앎과 제도 1933∼1955년 1>,<세계사의 해체> … 총 25종 (모두보기)
소개 :
1946년에 태어나 도쿄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1983년 시카고대학 인문학부 극동언어문명학과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대학 인문학부 조교수를 거쳐 현재 코넬대학 교수로 있다. 일본사상사, 문화이론, 비교사상론, 문학이론 등 광범한 영역에서 활약 중이다. 학문·사상 영역에서의 활동에 그치지 않고, 세계 각국을 횡단하는 잡지 『흔적』(문화과학사)을 간행하는 등 세계 각지의 연구자와 교류하며 실천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에 소개된 저술로는 『일본, 영상, 미국: 공감의 공동체와 제국적 국민주의』(그린비, 2008), 『번역과 주체: ‘일본’과 문화적 국민주의』(이산, 2005), 『국민주의의 포이에시스』(창비, 2003), 『사산되는 일본어·일본인: 일본의 역사.지정적 배치』(문화과학사, 2003)가 있다. 대담집으로는 『세계사의 해체』(2009, 역사비평사), 『오만과 편견』(휴머니스트, 2003)이 있다.





지은이 : 후지이 다케시 (藤井たけ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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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2000년에 한국에 와서 계속 살고 있다. 일본 교토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오사카(大阪)대 일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성균관대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성균관대 사학과 BK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겨레』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역사비평사, 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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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이러한 자기완결적인 '주체'가 어떻게 subject의 다른 번역들과 제휴하는지 탐구함으로써 번역과 주체의 정치적 효과를 개별 역사 속에서 확인하고, 억압되거나 배제된 '주체'를 분절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쓰기.말하기.듣기.읽기라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번역행위는 사람들이 '타자'에게 열려 있다는 것, 즉 사람들의 사회성의 행위이며, 여기에 수록된 글들의 과반수가 번역의 실천으로서 저자와 번역자 양자에 의해 쓰인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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