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상받은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그 곳…도쿄 화장실 순례 [★★글로벌]
이승훈 기자 thoth@mk.co.kr
입력 : 2024-07-27
- 주인공 히라야마가 청소하는
- 도쿄 시부야구 화장실 17곳
- 세계적 건축가 16명 참여해
-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 뽐내
사진 확대영화 퍼펙트 데이즈 한 장면 [유튜브 캡처]
요즘 한국 극장가에서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영화가 있습니다. 명장으로 통하는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그 주인공입니다. 도쿄 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가 주인공인데, 배역을 맡은 야쿠쇼 고지는 이 역할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화에는 도쿄 공중화장실을 돌며 깨끗하게 청소하는 히라야마의 모습이 나옵니다. 주목받는 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화장실인데요, 각각의 개성적인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화장실은 2020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기획돼 건설된 곳들입니다.
사진 확대청소를 위해 공중화장실로 들어가는 히라야마 [유튜브 캡처]
도쿄 시부야구에만 모두 17개의 화장실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이름난 건축가와 디자이너 16명이 설계를 맡았습니다. 특히 안도 다다오와 이토 도요 같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일본인 수상자가 4명이나 포함됐습니다. 도쿄국립경기장 설계를 맡아 유명세를 떨쳤던 구마 겐고 또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는 일본재단이 기획했고 건설에는 일본 최고 주택건설회사로 꼽히는 다이와하우스, 화장실 관련 기기는 세계 최대 욕실 전문기업인 토토가 맡았습니다.
일본재단은 프로젝트의 기획 배경으로 “화장실은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대접 문화(오모테나시)의 상징”이라고 의미부여를 했습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또한 일본재단의 기획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진 확대도쿄 화장실 프로젝트 사이트에 소개된 공중화장실 청소 모습 [시부야구]
보수성향 단체인 일본재단은 사실 우리에게 좋은 인식을 주는 곳은 아닙니다. 태평양전쟁 때 A급 전범 용의자였다가 불기소 처분된 사사카와 료이치가 경정 사업 수익을 재원으로 설립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을 무기로 국제사회에 일본 보수계의 논리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일본재단을 논외로 둔다면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가 기획한 공중화장실은 놀랄 정도입니다. 대부분 공원에 자리잡고 있는데, 주택가 속 조용한 공원에 예술적인 화장실 건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입니다.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 관광상품 [니어미]
예술적 화장실에 대한 소문이 들면서 최근에는 관광상품까지도 나왔습니다. 일본서 공항을 오가는 쉐어링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니어미(Near Me)’가 시부야구와 손잡고 만든 상품입니다.
최대 8명이서 밴을 타고 이동하는데 매주 목·토,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번 운행합니다. 17개의 화장실이다 보니 동코스와 서코스로 나눠 각각 절반씩 방문할 수 있습니다.
소요 시간은 2~3시간으로 별도의 가이드 설명 없이 화장실에 데려다준 뒤, 일정 시간 구경을 마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가격은 세금 포함해서 1인당 5445엔(약 4만9000원)으로 싼 편은 아니지만, 요즘 같은 도쿄의 불볕더위에서는 추천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사진 확대영화에 등장하는 공중화장실 중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아마야도리 [유튜브 캡처]
영화에 등장하는 화장실 중에 정자 느낌이 나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곳인데요, 이름은 아마야도리(あまやどり)라고 불립니다.
이 곳은 진구도리공원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부야 역에서 도보로 가능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미야시타파크 북쪽 끝부분에서 길만 건너면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보수성향 단체인 일본재단은 사실 우리에게 좋은 인식을 주는 곳은 아닙니다. 태평양전쟁 때 A급 전범 용의자였다가 불기소 처분된 사사카와 료이치가 경정 사업 수익을 재원으로 설립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을 무기로 국제사회에 일본 보수계의 논리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일본재단을 논외로 둔다면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가 기획한 공중화장실은 놀랄 정도입니다. 대부분 공원에 자리잡고 있는데, 주택가 속 조용한 공원에 예술적인 화장실 건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입니다.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 관광상품 [니어미]
예술적 화장실에 대한 소문이 들면서 최근에는 관광상품까지도 나왔습니다. 일본서 공항을 오가는 쉐어링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니어미(Near Me)’가 시부야구와 손잡고 만든 상품입니다.
최대 8명이서 밴을 타고 이동하는데 매주 목·토,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번 운행합니다. 17개의 화장실이다 보니 동코스와 서코스로 나눠 각각 절반씩 방문할 수 있습니다.
소요 시간은 2~3시간으로 별도의 가이드 설명 없이 화장실에 데려다준 뒤, 일정 시간 구경을 마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가격은 세금 포함해서 1인당 5445엔(약 4만9000원)으로 싼 편은 아니지만, 요즘 같은 도쿄의 불볕더위에서는 추천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사진 확대영화에 등장하는 공중화장실 중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아마야도리 [유튜브 캡처]
영화에 등장하는 화장실 중에 정자 느낌이 나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곳인데요, 이름은 아마야도리(あまやどり)라고 불립니다.
이 곳은 진구도리공원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부야 역에서 도보로 가능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미야시타파크 북쪽 끝부분에서 길만 건너면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 확대도쿄 시부야구 진구도리공원 안쪽에 위치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안도 다다오는 “공공화장실이라는 기능 뿐 아니라 도시 시설로서의 의미를 담기 위해 원형의 공간에서 지붕 덮개가 크게 밀려 툇마루를 만드는 조형을 생각했다”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외벽은 바람과 빛을 통과하는 격자로 만들어 이용자가 원형을 그리는 벽을 따라 빙글빙글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계의 컨셉을 밝혔습니다.
사진 확대안도 다다오의 화장실 스케치 [시부야구]
히라야마가 청소하는 화장실 중에는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화장실도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시부야구 요요기공원과 인접한 곳에 있는데요, 2014년에 프리츠커상을 받은 반 시게루의 작품입니다. 그는 목재나 종이 소재를 이용해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을 만드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사진 확대도쿄 시부야구의 하루노오가와공원 [도쿄 이승훈 특파원]
한 곳은 하루노오가와공원, 다른 한 곳은 요요기후쿠마치미니공원에 있습니다. 하루노오가와공원은 어린이들이 놀기 좋게 정자와 물놀이길, 운동장 등이 갖춰진 곳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도 날이 더워서 그런지 이 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확대반 시게루가 설계한 하루노오가와공원의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공원 위쪽의 운동장에 공중화장실이 보였습니다. 지나가면서 놓칠 수가 없는 것이, 직사각형의 화려한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화장실 안의 모습이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화장실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 확대반 시게루가 설계한 요요기 후쿠마치 미니 공원의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반 시게루는 “공원에 있는 화장실은 들어갈 때 안이 깨끗한지 아닌지, 또 안에 나쁜 사람이 숨어 있는지 아닌지 두 가지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며 “유리로 외벽을 만들면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안이 깨끗한지, 아무도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확대화장실에 들어간 사람이 잠금장치를 걸자 투명하던 벽이 불투명하게 바뀌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훤히 비치는 화장실이라 용변을 볼 때 누가 볼까봐 걱정된다구요? 특수 잠금장치 기술로 인해 화장실에 들어간 뒤에 문을 잠그면 투명하던 유리가 안과 밖을 볼 수 없는 불투명한 모습으로 바뀝니다. 밖에서도 안에서도 안심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진 확대어두운 밤 가로등 역할도 해주는 공중화장실 [시부야구]
반 시게루의 공중화장실에는 특별한 면이 있습니다. 투명한 화장실이다보니 밤에 화장실 내부에 불이 켜지면 주변을 환히 밝혀주는 가로등 역할도 한다는 점입니다. 화장실이 설치된 곳이 대부분 한적한 공원이다보니 밤에 이용할 때는 꺼려질 수도 있는데, 이를 미연에 막는 장치입니다.
사진 확대구마 겐고가 설계한 공중화장실이 있는 나베시마쇼토공원 [도쿄 이승훈 특파원]
도쿄 국립경기장과 와세다대의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등 특색 있는 건축물을 설계한 구마 겐고도 공중화장실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구마 겐고의 작품은 나베시마쇼토공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시부야구에서도 부촌으로 속하는 주택가에 인접해 있는데요, 가운데 커다란 연못과 잘 어울리는 구조로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사진 확대구마 겐고가 설계한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구마 겐고의 화장실은 ‘숲 속의 작은 길(森のコミチ·모리노코미치)’로 불립니다. 녹음이 우거진 공원에 마을과 같은 느낌으로 화장실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구마 겐고는 “아이가 있는 사람, 몸단장을 하려는 사람,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등 다양한 니즈에 맞춰서 화장실 내부와 외부를 모두 맞춤형으로 설계했다”며 “화장실에도 다양성의 시대를 담아 공중 화장실 마을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확대집의 문을 연상시키는 공중화장실 문 [도쿄 이승훈 특파원]
요요기 하치만 신사 쪽으로 가다 보면 눈 앞에 버섯을 닮은 건물 3개가 불쑥 나옵니다. 공중화장실이라기 보다는 숲 속의 커다란 버섯을 연상시킵니다. 바로 2013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이토 도요오의 설게 작품입니다.
사진 확대요요기 하치만 신사로 올라가는 입구 계단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이토 도요오는 “요요기 하치만 신사의 숲에서 태어난 3개의 버섯 같은 화장실”이라며 “참배길에 해당하는 계단의 오르막 앞에 있기 때문에 배후의 숲과 조화를 이루도록 버섯을 연상시키는 설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확대이토 도요오가 설계한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화장실 3개가 개인실형으로 되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이 버섯의 뒷부분에 돌아가는 형태로 남자 소변기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화장실에 막다른 곳이 없어 돌아가는 형태로 되어 있는 것도 특이했습니다.
사진 확대버섯 화장실 뒷부분에 별도로 설치된 남자 소변기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이토 도요오는 “공중화장실의 기능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 고령자나 아이를 동반한 사람은 분리된 화장실을 이용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간단하게 이용하고 떠날 수 있게 다양한 이용자의 니즈를 고려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화장실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보니 화장실 앞에 잠시 차를 세우고 용변을 보러 오는 택시 기사를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로 인해 도쿄 공중화장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도 밋밋한 사각형의 화장실 대신 일부러 찾아가게 만드는 화장실이 생겼으면 합니다.
안도 다다오는 “공공화장실이라는 기능 뿐 아니라 도시 시설로서의 의미를 담기 위해 원형의 공간에서 지붕 덮개가 크게 밀려 툇마루를 만드는 조형을 생각했다”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외벽은 바람과 빛을 통과하는 격자로 만들어 이용자가 원형을 그리는 벽을 따라 빙글빙글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계의 컨셉을 밝혔습니다.
사진 확대안도 다다오의 화장실 스케치 [시부야구]
히라야마가 청소하는 화장실 중에는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화장실도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시부야구 요요기공원과 인접한 곳에 있는데요, 2014년에 프리츠커상을 받은 반 시게루의 작품입니다. 그는 목재나 종이 소재를 이용해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을 만드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사진 확대도쿄 시부야구의 하루노오가와공원 [도쿄 이승훈 특파원]
한 곳은 하루노오가와공원, 다른 한 곳은 요요기후쿠마치미니공원에 있습니다. 하루노오가와공원은 어린이들이 놀기 좋게 정자와 물놀이길, 운동장 등이 갖춰진 곳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도 날이 더워서 그런지 이 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확대반 시게루가 설계한 하루노오가와공원의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공원 위쪽의 운동장에 공중화장실이 보였습니다. 지나가면서 놓칠 수가 없는 것이, 직사각형의 화려한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화장실 안의 모습이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화장실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 확대반 시게루가 설계한 요요기 후쿠마치 미니 공원의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반 시게루는 “공원에 있는 화장실은 들어갈 때 안이 깨끗한지 아닌지, 또 안에 나쁜 사람이 숨어 있는지 아닌지 두 가지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며 “유리로 외벽을 만들면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안이 깨끗한지, 아무도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확대화장실에 들어간 사람이 잠금장치를 걸자 투명하던 벽이 불투명하게 바뀌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훤히 비치는 화장실이라 용변을 볼 때 누가 볼까봐 걱정된다구요? 특수 잠금장치 기술로 인해 화장실에 들어간 뒤에 문을 잠그면 투명하던 유리가 안과 밖을 볼 수 없는 불투명한 모습으로 바뀝니다. 밖에서도 안에서도 안심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진 확대어두운 밤 가로등 역할도 해주는 공중화장실 [시부야구]
반 시게루의 공중화장실에는 특별한 면이 있습니다. 투명한 화장실이다보니 밤에 화장실 내부에 불이 켜지면 주변을 환히 밝혀주는 가로등 역할도 한다는 점입니다. 화장실이 설치된 곳이 대부분 한적한 공원이다보니 밤에 이용할 때는 꺼려질 수도 있는데, 이를 미연에 막는 장치입니다.
사진 확대구마 겐고가 설계한 공중화장실이 있는 나베시마쇼토공원 [도쿄 이승훈 특파원]
도쿄 국립경기장과 와세다대의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등 특색 있는 건축물을 설계한 구마 겐고도 공중화장실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구마 겐고의 작품은 나베시마쇼토공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시부야구에서도 부촌으로 속하는 주택가에 인접해 있는데요, 가운데 커다란 연못과 잘 어울리는 구조로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사진 확대구마 겐고가 설계한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구마 겐고의 화장실은 ‘숲 속의 작은 길(森のコミチ·모리노코미치)’로 불립니다. 녹음이 우거진 공원에 마을과 같은 느낌으로 화장실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구마 겐고는 “아이가 있는 사람, 몸단장을 하려는 사람,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등 다양한 니즈에 맞춰서 화장실 내부와 외부를 모두 맞춤형으로 설계했다”며 “화장실에도 다양성의 시대를 담아 공중 화장실 마을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확대집의 문을 연상시키는 공중화장실 문 [도쿄 이승훈 특파원]
요요기 하치만 신사 쪽으로 가다 보면 눈 앞에 버섯을 닮은 건물 3개가 불쑥 나옵니다. 공중화장실이라기 보다는 숲 속의 커다란 버섯을 연상시킵니다. 바로 2013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이토 도요오의 설게 작품입니다.
사진 확대요요기 하치만 신사로 올라가는 입구 계단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이토 도요오는 “요요기 하치만 신사의 숲에서 태어난 3개의 버섯 같은 화장실”이라며 “참배길에 해당하는 계단의 오르막 앞에 있기 때문에 배후의 숲과 조화를 이루도록 버섯을 연상시키는 설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확대이토 도요오가 설계한 공중화장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화장실 3개가 개인실형으로 되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이 버섯의 뒷부분에 돌아가는 형태로 남자 소변기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화장실에 막다른 곳이 없어 돌아가는 형태로 되어 있는 것도 특이했습니다.
사진 확대버섯 화장실 뒷부분에 별도로 설치된 남자 소변기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이토 도요오는 “공중화장실의 기능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 고령자나 아이를 동반한 사람은 분리된 화장실을 이용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간단하게 이용하고 떠날 수 있게 다양한 이용자의 니즈를 고려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화장실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보니 화장실 앞에 잠시 차를 세우고 용변을 보러 오는 택시 기사를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로 인해 도쿄 공중화장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도 밋밋한 사각형의 화장실 대신 일부러 찾아가게 만드는 화장실이 생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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