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평화네트워크라고 하는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정욱식이라고 합니다. 작금의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통령님의 한국전쟁 70년 주년 기념사 감동 깊게 잘 들었습니다. 특히 대통령께서 장진호 전투에서 산화하신 일곱 분의 성함을 말씀하실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마도 대통령께서는 장진호 전투에서 한국군과 유엔군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도 없었을 것이라는 마음을 담아 일곱 분을 거명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대통령께서 남북정상회담의 최고의 명장면으로 뽑으셨던 능라도 경기장의 연설을 떠올려 봅니다. 대통령께서는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15만 명의 평양 시민 앞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강산에 더 이상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을 만들겠다고 김정은 위원장과 굳게 약속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 말씀에 평양시민들이 열렬한 환호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 인식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2018년 9월 19일의 감동은 1950년 11월 30일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참전으로 장진호 일대의 약 7만 명의 한국군과 유엔군이 절멸의 위기에 처하자, 미국 대통령 트루먼은 핵전쟁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약 30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필사의 탈출을 위해 흥남 부두를 향해 몰려들었고 약 9만 3000명이 극적으로 미국 함정에 몸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 가운데에는 훗날 대통령님의 부모님이 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러한 대통령님의 감동적인 개인사는 70년 동안 이어져 온 한반도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도모할 수 있는 역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대통령님의 연설에 북한 주민들이 화답한 데에는 70년 동안 이어져 온 미국의 핵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염원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비핵화의 정의를 둘러싼 북미간의 입장이 확연하게 차이가 났을 때에도 "같다"는 말씀을 되풀이 하셨습니다. 다름이 분명한데 그 다름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결코 같음을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실사구시의 해법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 세계 116개국이 비핵지대에 속해 있습니다. 전 세계 육지의 절반 이상이 비핵지대입니다. 그렇습니다. 존재하지도 않고 합의하기도 힘든 비핵화를 두고 헤맬 것이 아니라 이미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어온 비핵지대를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와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부터 먼저 공론화를 하고 북한 및 미국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도모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또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북한의 동참을 호소하셨습니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거부한 쪽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에서 다소 허망하게 들린 것 또한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안목은 종전선언 너머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실질적인 내용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전선언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종전선언은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한미 연합 훈련 중단과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항인 "단계적 군축"과 내용적으로 연결될 때에만 그 실효를 거둘 수 있습니다. 종전을 선언했는데 한미군사훈련이 계속되고 한국의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이 계속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9.19 군사 합의를 두고 정부에서는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반면에, 북한은 "있으나마나 한"이라고 폄하하고 있습니다. 이 차이를 떠올려본다면, 실질적 내용 없는 종전선언의 위험성은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하여 종전선언 추진은 한미연합훈련과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을 자제하는 것과 병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종전선언 추진은 평화협정 협상 개시와도 연결되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언급하신 전시작전권 전환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작권은 당연히 찾아와야 하는 것이지만, 그 목적은 한반도 평화 증진에 맞춰져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한미연합훈련 및 대규모 전력증강과 연계시킨 것은 정부의 전략적 패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이미 한국군 주도의 연합 훈련에서 한국군의 우수성이 입증되었고 대규모 전력증강에 힘입어 세계 6위의 군사강국으로 올라선 상황입니다. 그렇습니다. 한국군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군통수권자로서 이를 분명히 하고 한미연합훈련 및 대규모 군비증강을 자제하면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주십시오.
끝으로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신 인간안보를 진정으로 실현하는 길에 대해서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일찍이 정도전 선생은 먹을 것이 부족할 때에는 백성부터 먹이고 그 다음 사병을 먹게 하며 장수는 마지막에 먹는 것이 군통수권자의 리더십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민생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정도전 선생의 이 말씀을 절실하게 떠올려 봅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온 국방비를 줄인다면 도탄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50조 원을 돌파한 올해 국방비를 40조 원 정도로 줄이고 대통령님의 남은 임기 동안 이 정도 수준에서 국방비를 동결하면, 자칫 ‘죽음의 계곡’이 될 수 있는 ‘전환의 계곡’에 생명의 다리 몇 개는 놓을 수 있습니다. 국방부의 당초 계획과 비교할 때, 40조 원 가까이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도 일정 정도의 군비증강은 가능합니다. 동시에 민생 구제 예산을 늘리면서 북한과 합의했던 "단계적 군축"의 첫발도 내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민생 위기 시대에 군 스스로가 솔선수범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군대를 만드는 길이라 확신합니다. 최고 군통수권자이신 대통령께 호소드리는 이유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프레시안에도 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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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
2023.07.27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유엔 참전국 참전용사와 정부 대표단,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자
‘유엔군 참전의 날’입니다.
뜻깊은 자리를 함께해 주신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님을 비롯한
유엔 참전국 정부 대표단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 ‘영화의 전당’은
6‧25전쟁 때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 부산은 6‧25전쟁 중 임시 수도로서
대한민국 안보의 최후 보루였습니다.
부산 대연동의 유엔기념공원에는
11개국 2,320분의 유엔 참전용사들이
영면해 계시며, 유엔평화기념관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의 넋을 추모하며,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3년 전, 자유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하나의 유엔 깃발 아래’(under one banner)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3년간 22개국에서 195만 명의 청년들이
전쟁의 포화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미군 3만 7천 명을 포함한 4만 1천 명의 유엔군이 전사하고
11만 명이 다치거나 포로가 되는,
큰 희생을 치렀습니다.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은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1953년 오늘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엔군 사령부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유엔군 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유엔의 깃발 아래 우리 우방국들이
즉각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유엔사 후방 기지 일곱 곳을
자동적으로 확보하는 플랫폼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유엔군 사령부의 역할은
유엔의 역사에서도 유일하며,
무엇보다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그 의미가 각별합니다.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전쟁의 참혹한 상처와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과 번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AI와 디지털 심화 시대를 이끄는 첨단기술 강국이자
세계 속의 한류를 이끄는 문화 강국입니다.
이곳, 부산은
6‧25전쟁 기간 백만 명이 넘는 피란민의 도시에서
세계 제2위의 환적항이자, 글로벌 물류 허브로
발돋움했습니다.
유엔 참전국들의 도움으로 전쟁의 잿더미에서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거듭난 부산은,
이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세계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를 공유하고
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솔루션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달려와준
여러분과 우방국들에 대한 고마움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지금 전 세계 13개국에서
우리 국군 장병 1,000여 명이 해외 파병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 유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하고,
한미동맹을 핵심축으로 하여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지난 70년간 지켜온 자유의 가치가
미래세대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유엔 참전국과 참전용사들께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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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
2023.07.27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유엔 참전국 참전용사와 정부 대표단,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자
‘유엔군 참전의 날’입니다.
뜻깊은 자리를 함께해 주신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님을 비롯한
유엔 참전국 정부 대표단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 ‘영화의 전당’은
6‧25전쟁 때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 부산은 6‧25전쟁 중 임시 수도로서
대한민국 안보의 최후 보루였습니다.
부산 대연동의 유엔기념공원에는
11개국 2,320분의 유엔 참전용사들이
영면해 계시며, 유엔평화기념관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의 넋을 추모하며,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3년 전, 자유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하나의 유엔 깃발 아래’(under one banner)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3년간 22개국에서 195만 명의 청년들이
전쟁의 포화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미군 3만 7천 명을 포함한 4만 1천 명의 유엔군이 전사하고
11만 명이 다치거나 포로가 되는,
큰 희생을 치렀습니다.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은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1953년 오늘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엔군 사령부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유엔군 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유엔의 깃발 아래 우리 우방국들이
즉각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유엔사 후방 기지 일곱 곳을
자동적으로 확보하는 플랫폼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유엔군 사령부의 역할은
유엔의 역사에서도 유일하며,
무엇보다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그 의미가 각별합니다.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전쟁의 참혹한 상처와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과 번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AI와 디지털 심화 시대를 이끄는 첨단기술 강국이자
세계 속의 한류를 이끄는 문화 강국입니다.
이곳, 부산은
6‧25전쟁 기간 백만 명이 넘는 피란민의 도시에서
세계 제2위의 환적항이자, 글로벌 물류 허브로
발돋움했습니다.
유엔 참전국들의 도움으로 전쟁의 잿더미에서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거듭난 부산은,
이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세계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를 공유하고
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솔루션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달려와준
여러분과 우방국들에 대한 고마움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지금 전 세계 13개국에서
우리 국군 장병 1,000여 명이 해외 파병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 유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하고,
한미동맹을 핵심축으로 하여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지난 70년간 지켜온 자유의 가치가
미래세대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유엔 참전국과 참전용사들께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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