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21.07.13
기자박성훈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중국 관변 매체들이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거칠게 비난했다.
환구시보ㆍ글로벌타임스 거친 비난
“양국 해치는 급진적 이데올로기”
한국 대하는 평소 태도 드러났나
환구시보가 12일 게재한 ‘미 매체가 중국에 덤비는 한국의 젊은 지도자를 찾았는데, 자세히 보니...’ 기사. [환구시보 캡쳐]중국의 애국주의를 담아왔던 환구시보는 ‘미국 매체가 결국 중국에 덤비는 한국의 젊은 지도자를 찾았는데, 자세히 보니…’란 기사를 게재했다. 첫 문장부터 과격했다. “이준석 대표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악의적인 발언을 했다”며 “홍콩의 무장 폭동을 한국의 ‘광주사건’에 빗대며, ‘민주세계의 적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2019년 홍콩 혼란을 지지하는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홍콩에 갔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을 자극해 이 대표를 비판한 셈이다.
이 대표는 전날 미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해 “나는 그들의 잔인성(cruelty)을 봤다”며 “너무 강한 단어라는 것은 알지만 19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의 잔인한 충돌과 시위 같은 장면을 묘사할 때 이런 단어를 써야 한다고 학교에서 배웠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분명히 민주주의의 적들과 싸워야만 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잔인함'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환구시보는 해외 네티즌들이라는 이들의 반응을 인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이 순진하고 개념이 없다고 비난했다. [환구시보 캡쳐]환구시보는 해외 네티즌들의 반응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80년대생 한국 정치인의 발언이 너무 유치하고 개념이 없다”, “국제 관계를 후폭풍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게임처럼 여기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매체는 그의 발언을 보수 정당이 지지를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최대 보수정당 당수로서 보수 세력이 의지하고 있는 외세에 영합하고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미국에 영합하고 비위를 맞추는 정당인 셈이다.
이어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친중국적이라고 비판한 점을 거론하며 “차기 대선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현 정부를 공격한 것”이라며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로 한중 관계를 해치는 ‘급진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지융(鄭繼永) 푸단대 한국연구센터 교수는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씨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 정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정치 ‘신인’으로, 당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는 ‘인터넷 연예인’”이라고 비하했다.
중국 관변 매체들의 이같은 흥분을 놓고 그간 한국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중국에 대해 발언을 삼가해 왔기 때문에 중국 매체들이 이 대표에게 독설을 퍼붓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홍콩 문제를 대하는 중국 측의 예민한 정서가 재확인됐다는 해석도 있다. 그럼에도 이웃나라의 주요 정당 대표에 대해 인신 비방을 방불케 하는 비난을 하는 자체가 중국이 주변국을 바라보는 평소의 태도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中에 덤비는…" 이준석 때린 中매체, 첫 문장부터 과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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