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교수의 `통일 한반도`에 대한 걱정 - 통일뉴스
일본인 교수의 `통일 한반도`에 대한 걱정
연합뉴스 | tongil@tongilnews.com
승인 2001.04.23 12:00:00
대다수 일본인들이 한반도의 통일을 환영하지 않는 것으로 한국인들 사이에는 인식돼 있다.
지난2001.04.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도 일본 지식인층의 `통일 한반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전한 데 따르면 이 세미나에서 도쿄(東京)대 이노구치 다카시(猪口孝)교수는 향후 20-25년 사이에 남북한이 통일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통일 한반도에 대해 일본 정부가 취할 대책을 제안하는 형식을 통해 실제로는 `통일 한반도`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이노구치 교수는 우선 남북한이 연방이든 연합 형태든 통일은 예정된 수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는 통일을 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노구치 교수는 `(일본 정부가) 남북한 통일을 환영하기는 할 것이지만 미군이 평화유지군의 형태로 계속 주둔을 보장받는 선에서 환영할 것`이라면서 `남한측이 미군 주둔에 동의할 경우 일본은 한반도 통합에 대해 환영하는 것 외에는 다른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고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을 전제로 한 한반도 통일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통일 한반도가 자본주의 시장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남북한 통일을 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제든 어떤 형태든 `통일 한국`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운영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시장이 커져 일본에 이익이 되기 때문에 통일을 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군 계속 주둔과 자본주의 체제를 전제로 한 남북한 통일, 즉 일본측에 이익이 되는 통일을 일본 정부가 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기실 한반도 통일이 일본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경우 반대한다는 것을 달리 표현한 데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노구치 교수 역시 `통일 한반도`가 일본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통일 한반도`가 러시아와 중국에 더 가까워질 가능성을 무엇보다 경계했다. 지금은 북한이 중간에서 차단하는 바람에 러시아, 중국과 분리돼 있지만 남북한이 통일되면 대륙, 즉 러시아와 중국과 근접하게 되고 러.중과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대륙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과 싱가포르, 일본과 한국 간에 각각 추진 중인 자유무역 협정을 비교해 `대륙국가 통일 한반도`의 일본 국익 침해 가능성을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소비국`, 일본은 `생산국`으로서 역할 분담을 전제로 일본.싱가포르 자유무역 협정을 추진하고 있고 한.일 간에도 자유무역협정이 `오랫 동안 협상 중`이라고 설명한 뒤 한.일 간에 중국이 끼어들 경우 일본 국익에 심각한 손상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한.일 자유무역보다도 중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중국이 자유무역 협정의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일본에게는 치명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간의 관계도 소비국, 생산국의 역할 설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통일 한반도`는 대륙국가로서 중국에 가까워 질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일본의 이익이 침해받게 되므로 한반도 통일이 걱정스럽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노구치 교수는 `한.일 자유무역협정은 일본이 한국 시장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인데 중국이 포함된다는 것은 일본에게는 매우 어렵게 된다`면서 `따라서 일본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 일본측 구도를 흐트러뜨리는 `통일 한반도`의 앞날을 걱정했다. 겉으로는 통일을 환영한다면서도 속으로는 반대하는 일본 지식인층의 대(對) 한반도 인식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정일용기자 2001/0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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