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Jaeho Kim - 오늘은 역사학 대회 첫째날로 공동주제 발표가 있었다. <역사 소비시대, 대중과 역사학>이...
Jaeho Kim
20 October 2018 ·
오늘은 역사학 대회 첫째날로 공동주제 발표가 있었다. <역사 소비시대, 대중과 역사학>이 주제였다. 첫발표는 춘천교대의 김정인 교수의 기조발표(역사소비시대, 대중역사에서 시민역사로)였는데 대중의 민족주의와 보수성을 강하게 질타하였다.
80년대까지 역사학은 대중을 선도하였는데 90년대이후 역사학에 연구비가 투하되고 연구성과 중심으로 되면서---사정이 좋아지면서---역설적으로 전문연구와 대중 간에 괴리가 생겼다. 전문연구는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영향으로 탈민족주의와 다원주의로 나갔는데 대중은 매우 보수적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대중은 대개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역사학에서 인정받고자 하므로 확증편향적인 보수성를 가지며 사건의 완결성과 영웅성 그리고 선악 이분법적 사고에 빠지기 쉽다는 결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족주의에 경도되고 새로운 연구성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고대사의 유사역사학과 고종과 명성황후 선양을 예로 들었다. 설민석과 같은 인물이 역사 도서 시장을 독점하는 현상도 있다. 또한 흥미로운 지적으로 대중의 역사학에 대한 영향력의 예로 올해 3.1절의 대통령기념사를 인용하였다. 기념사에서(나는 물론 듣지도 않았지만) 일제시대에 한 해에 2600명씩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되어 총 10만명이 수감되었다는데 2600×35로 기계적으로 구한 숫자이며 열에 아홉이 사상범이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거꾸로 사상범이 10%는 되었을까?). 3.1운동이 3월 1일에 전국각지 마을과 장터에서 일어났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하였다. 3월 1일에는 서울 빼고는 모두 북한의 철도역이 있는 도시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조발표의 논의는 대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역사학이 대중과 불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사 특히 근현대사에서 전문연구자들이 과연 대중과 불화하였는가? 주류 한국사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연구 성과에 기초하여 대중의 민족주의적 편향을 비판하였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중의 정서에 기대어 새로운 연구성과를 식민지 근대화론이니 하면서 비난하고 역사전쟁을 부추기거나 적어도 침묵하였다는 것이 실상이였다. 2008년에 <한국 근현대사 대안교과서>가 나왔을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대중들의 반일감정이나 민족주의 정서에 기대어 비판하였다. 국정교과서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된다. 발표자는 국정교과서 반대에서 대중과 전문 연구자가 함께 막아내는 데 성공하였다고 자랑스럽게 자평하였지만 그 반대근거는 대중의 반일감정 내지 민족주의였지 새로운 전문연구에 의한 논의는 보이지않았다.
이러한 기조발표의 논의는 대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역사학이 대중과 불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사 특히 근현대사에서 전문연구자들이 과연 대중과 불화하였는가? 주류 한국사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연구 성과에 기초하여 대중의 민족주의적 편향을 비판하였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중의 정서에 기대어 새로운 연구성과를 식민지 근대화론이니 하면서 비난하고 역사전쟁을 부추기거나 적어도 침묵하였다는 것이 실상이였다. 2008년에 <한국 근현대사 대안교과서>가 나왔을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대중들의 반일감정이나 민족주의 정서에 기대어 비판하였다. 국정교과서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된다. 발표자는 국정교과서 반대에서 대중과 전문 연구자가 함께 막아내는 데 성공하였다고 자랑스럽게 자평하였지만 그 반대근거는 대중의 반일감정 내지 민족주의였지 새로운 전문연구에 의한 논의는 보이지않았다.
설민석 등의 대중 역사 소비자를 대할 때는 전문연구를 알지 못한다고 비판하지만, 막상 대중의 상식 내지 정서에 어긋나는 연구나 발언에 대해서는 전문연구에 근거하여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뒤에 숨어서 침묵하거나 비판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근현대사 특히 일제시대에 들어오면 주류 연구는 새로운 연구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대중의 "보수성"과 일체가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의 상식과 괴리가 있는 새로운 연구성과가 축적되었음에도 이를 대중에게 알리고 대중을 비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연구자의 자기반성이 없다는 것이 기조발표를 들은 감상이었다.
발표후에 바로 토론이 있으면 발언을 하려고 했는데 발표가 다 끝나고 나서 종합토론을 하게 되어서 발언을 하지 못하였다. 국회도서관에 가서 복사할 자료가 있어서 미리 나와야 했다. 이것이 지방에 사는 거의 유일한 불편. 못한 말 이렇게 페북에라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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