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5

알라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

알라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5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지은이),곽광수 (옮긴이)민음사2008-12-26원제 : Me'moires d'Hadrien (1971년)


















































































8.2100자평(6)리뷰(3)


반양장본
260쪽
130*224mm
494g


Memoirs of Hadrian (Paperback) Paperback




책소개


1951년 출간 이후 페미나 바레스코 상과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상을 받았고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품.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가 근 30년간의 치밀한 고증과 치열한 집필 정신으로 남긴 역작이다. 전(前) 서울대 곽광수 교수가 10여 년에 걸친 작업 끝에 번역을 완성하였다.




로마 제국의 14대 황제이자 오현제 중 세 번째로 기록되는 하드리아누스가 불치병에 걸린 후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예감하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자신이 후계자의 후계자로 지목한 마르쿠스에게 그동안 느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전하는 회고록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삶과 죽음과 사랑에 대한 단상에서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사의 본질과 이상향, 황제가 지켜야 할 덕목, 권력과 제국의 흥망성쇠에 대한 비밀, 자신이 사랑한 소년들에 대한 내밀한 고백에 이르기까지. 하드리아누스는 한 인간으로서 고백을 전하는 동시에, 한 제국의 황제로서 통찰력을 보이며 예언자와 같은 모습까지 보인다.




목차


1권




방황하는 어여쁜 영혼

다양, 다종, 다형

확고해진 대지




2권




황금 시대

지엄한 군율

인내




창작 노트

자료 개괄




작품 해설/곽광수

작가 연보




책속에서









재난과 파멸은 계속 찾아올 것이며,
무질서가 승리하겠지만,
평화가 다시 자리 잡기도 할 것이고,
자유, 인간성, 정의 등의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우리들이 그 말들에 부여하려고 했던 의미를 되찾게도 될 것이다.
(...)
이와 같은 단속적인 불멸성에 나는 감히 기대를 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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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Marguerite Yourcenar) (지은이)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림 신청






1903년 프랑스인 아버지 미셸 드 크레양쿠르와 벨기에인 어머니 페르낭드 드 카르티에 사이에서 출생한다. 브뤼셀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산욕열로 열흘 후에 사망하자 본가가 있는 프랑스 북부 릴 근처의 몽누아르 성에서 성장한다. 프랑스 노르 지방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의 후예였던 아버지는 문학과 예술에 조예가 깊었으며, 평생토록 반항, 모험, 여행, 사랑을 즐겼던 그 시대의 자유인이었다.

1980년 유르스나르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상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선출된다. 1635년 프랑스의 재상 리슐리외가 프랑스어와 인문학을 진흥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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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광수 (옮긴이)



경북 안동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프로방스대학교 문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사범대 불어교육과에서 교수로 봉직했다. 저서로 『문학.사랑.가난』(1978), 『바슐라르』(1995), 『가난과 사랑의 상실을 찾아서』(2002) 등이 있고, 역서로 프랑시스 잠 시선집 『새벽의 삼종에서 저녁의 삼종까지』(1975), 폴 베를렌 시선집 『예지』(1975), 츠베탕 토도로브 저 『구조시학』(1977), 가스통 바슐라르 저 『공간의 시학』(1990),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저 『하드리아누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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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최초 여성 회원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대표작
페미나 바카레스코 상,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상 수상작
고대 로마 제국의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죽음을 앞두고 전하는 불멸의 잠언들

1951년 출간한 이후 페미나 바레스코 상과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상을 받았고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95, 196)으로 출간되었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가 근 30년간의 치밀한 고증과 치열한 집필 정신으로 남긴 역작이다. 40명으로 회원 수가 제한되어 있으며 340여 년간 단 한 명의 여성 회원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그 업적을 인정해, 1981년 그녀를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선출했다. “사실(史實)과 부합하는 진짜 회상록”이라 평가받는 역사소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은 로마 제국의 14대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병상에서 죽음을 예감하고 지난날을 고백하는 일종의 회고록으로, 그의 입을 통해 잠언과도 같은 삶의 비밀을 전하고 있다. 전(前) 서울대 교수 곽광수는 10여 년에 걸친 작업 끝에 원문의 단어 하나 놓치지 않는 충실한 번역을 완성하였으며, 400개가 넘는 각주를 통해 2세기 로마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마지막 자유로운 인간들의 세기”의 황제 하드리아누스
파우스트적인 통찰력으로 삶의 비밀을 전하는 현인의 목소리

“키케로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이르는 시기는, 이교의 신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그리스도는 아직 나타나지 않아, 인간 홀로 존재했던 유일한 시대였다.” 유르스나르는 플로베르의 이 문장에 영감을 받아 “마지막 자유로운 인간들의 세기”를 살았던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이야기를 구상한다. 하드리아누스는 말한다. “나는 단순히, 인간이었기에 신이었다.”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하드리아누스의 모습은 황제이자 탁월한 군사 전력가이고, 학자이자 시인이며, 쾌락과 정열의 인간이기도 하다. 전인적인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현자에 가까운 인간”의 모습을 보인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은 로마 제국의 14대 황제이자 오현제(五賢帝) 중 세 번째로 기록되는 하드리아누스가 불치병에 걸린 후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예감하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자신이 후계자의 후계자로 지목한 마르쿠스에게 그동안 느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전하는 회고록이다. 삶과 죽음과 사랑에 대한 단상에서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사의 본질과 이상향, 황제가 지켜야 할 덕목, 권력과 제국의 흥망성쇠에 대한 비밀,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 소년들에 대한 내밀한 고백에 이르기까지. 하드리아누스는 때로는 한 인간으로서 아름답고 비밀스러운 고백을 전하는 동시에, 때로는 한 제국의 황제로서 파우스트적인 통찰력을 보이며 예언자와 같은 모습까지 보인다. 삶의 진실에 대한 그의 웅숭깊은 성찰은 아름답고 단단한 문장 속에서 빛을 발한다.

우리들의 모든 유희 가운데 그것은(사랑은) 영혼을 전복해 버릴 위험이 있는 유일한 것이며, 또한 그 유희를 하는 사람이 필연적으로 육체의 광기에 자신을 방기하게 되는 유일한 것이다. (중략) 인간이 이보다 더 단순하고 더 불가피한 이유들로 결정을 내리고, 선택된 대상이 이보다 더 정확히 그것이 가지는 가감 없는 환락의 무게로써 계량되며, 진실을 사랑하는 사람이 벌거벗은 인간을 판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보다 더 많이 가지는 그런 선택을 나는 알지 못한다. 거부와 책임과 기여로 이루어지는 복합체, 가련한 고백, 취약한 거짓말, 나의 쾌락과 타자의 쾌락 간의 열정적인 타협, 끊어 버리기는 불가능하면서도 너무나 빨리 풀어지는 그토록 많은 관계의 끈들, 이런 것들이, 죽음의 경우에 필적하는 헐벗은 상태에서, 패배와 기도의 경우를 능가하는 겸허에서 출발하여, 매번 다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나는 경탄한다. 육체의 사랑에서 인격체의 사랑으로 건너가는 그 신비로운 작용은 나에게 무척 아름답게 보였으므로, 나는 거기에 나의 삶의 일부분을 바쳤던 것이다.(1권, 26~27쪽)

세계의 장래는 더 이상 나를 불안하게 하지 않는다. (중략) 모든 것을 신들에게 맡긴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인간들의 정의가 아닌 신들의 정의에 신뢰를 더 많이 가지게 되었다거나, 혹은 인간의 지혜로움에 더 많은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그 반대이다. 삶이란 잔혹한 것이다. (중략) 재난과 파멸은 계속 찾아올 것이며, 무질서가 승리하겠지만, 때때로 질서가 승리하기도 할 것이다. 두 전쟁 시기 사이에 평화가 다시 자리 잡기도 할 것이고, 자유, 인간성, 정의 등의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우리들이 그 말들에 부여하려고 했던 의미를 되찾게도 될 것이다. (중략) 이와 같은 단속적인 불멸성에 나는 감히 기대를 거는 것이다. (2권, 232~233쪽)

유르스나르는 “옳고 그르든 간에, 그 당대의 사람들은 죽음을 가까이 둔 황제가 초인적인 덕을 갖추고 있다고 믿었”다며 하드리아누스 황제에게 현인의 통찰력을 부여한 이유를 밝힌다. “자신이 이 세계의 아름다움에 책임을 지고 있는 듯이 느꼈다.”라고 말하는 황제는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현자의 모습을 잃지 않으며 “두 눈을 뜬 채 죽음 속으로 들어가려 노력”한다. 실제 하드리아누스 자신의 시로 마지막 회고를 마치며, 그는 위대한 황제의 모습 그대로 죽음을 맞이한다. “조그만 나의 영혼, 방황하는 어여쁜 영혼이여, 육체를 맞아들인 주인이며 반려인 그대여, 그대 이제 그곳으로 떠나는구나, 창백하고 거칠고 황폐한 그곳으로, 늘 하던 농담, 장난은 이젠 못하리니.”

치밀한 고증 속에서 “공감적 마술”로 이루어 낸, 황제의 초상
고대 로마 제국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존재하지 않는 ‘진짜 회고록’

유르스나르는 스무 살에 하드리아누스에 대한 소설을 처음 구상한다. 하지만 소설을 완성한 것은 마흔여덟 살의 일이었다. 「창작 노트」에 기록되어 있는 그녀의 작업 원칙 중 하나는 다음과 같았다. “관계되는 일체의 것을 연구하고 읽고 조사할 것.” 유르스나르는 근 30년간 수많은 역사박물관과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1~3세기 로마에 대한 온갖 문헌을 독파하고 비문과 비명의 기록을 모으고, 기념 건축물과 주화에 새겨진 그림과 초상을 연구하는 등 그 당시 사학계의 중요한 연구 성과를 모두 참조했다. 소설과 함께 남긴 「창작 노트」와 「자료 개괄」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광범위하고도 치밀하게 자료 조사를 하고 얼마나 치열한 고민 속에서 작품을 완성했는지 알 수 있다. 「자료 개괄」을 통해서 작품 구상의 근거도 정확히 밝히고 있다.
유르스나르에게 역사소설이란 “되찾은 시간 속으로 깊이 들어가 하나의 내적 세계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2세기 로마의 시간을 복원하기 위해 그녀가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사실(史實)을 검증하는 작업을 거쳤다. 황제의 가치관 같은 내면의 문제에서조차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했던 그녀는 여러 기록을 통해 황제의 서재를 재구성하여 그의 생각을 추적하기까지 했다. 유르스나르는 19세기 고고학자처럼 작업했다. 하지만 또한 그들이 외적인 사실에 주목하는 것으로 그칠 때 그녀는 내적인 역사, 즉 황제의 내면까지 재현해야 했다. 이를 위해 그녀는 “상상 속에서 자신을 어떤 다른 사람의 내부에 옮겨 놓는 방법”이라고 스스로 정의한 “공감적 마술”을 방법론으로 삼았다. 그녀는 그렇게 탄생한 황제의 목소리가 역사 이상의 진실함 속에서 스스로의 초상을 그리게 했다. 그리고 어떤 중개도 없이 생생하게 황제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일인칭 서술 방식을 택했다.
유르스나르는 “한 발은 고증적인 자료 조사에, 다른 발은 공감적 마술”에 담근 채 치열한 집필을 계속했고 몇 번의 좌절 속에서도 끝내 20세기의 역작을 완성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에는 2세기 로마의 모습이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으며, 역사 속 황제는 완전한 한 인간의 목소리로 소설 속에 살아 있다.

10여 년의 확고한 번역 의지 속에서 탄생한 작품

가스통 바슐라르의 <공간의 시학>, 베를렌의 <예지>, 프란시스 잠의 <새벽의 삼종에서 저녁의 삼종까지>를 번역한 바 있는, 전(前) 서울대 교수 곽광수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 10여 년의 시간을 바쳤다. 문체에 관한 자신의 지론을 고수하여 우리말에서 다소 어색하더라도 원문의 단어 하나 버리지 않는 충실한 축어역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완벽에 완벽을 기하는 그의 고집이 10년의 세월을 흐르게 했다. 지병이 악화되는 고통도 있었지만, 만족할 때까지 작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또한 2세기 로마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로베르 고유명사 소사전>, <라루스 대백과사전>, 피에르 그리말의 <신화사전> 등을 참고로 하여 400개가 넘는 각주도 달았다. 고대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어휘 선택도 고심하여 결정했다. 10여 년의 세월, 역자 곽광수의 이러한 치밀한 작업 덕분에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은 보다 원전에 충실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선보이게 되었다.
, 한 제국의 황제로서 파우스트적인 예언자와 같은 통찰력을 보인다. 접기







8.2









번역이 참... 역자는 프랑스어 공부하셨으니 이제는 국어 공부를 하셔야 할 듯.


miao 2011-09-30 공감 (8) 댓글 (0)





정확한 한국어단어를 선택하지 못하거나 역자가 자의적으로 만든 어색한 형용사 사용 (가령 화해로운, 온화로움 같은 것들)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번역이 문제다.

無何有之鄕 2018-01-25 공감 (3) 댓글 (0)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의 하드리아누스와는 다른 느낌..

흑거미 2013-04-09 공감 (2) 댓글 (0)









죽음을 앞둔 로마황제의 회상록


서향 2012-11-29 공감 (0) 댓글 (0)






하얗게 생기 없는 대리석 조각(彫刻)에 뜨거운 피와 살을 부여하여 펄떡펄떡 뛰는 인간으로 우리에게 턱- 던져주는, 치밀하게 아름다운 작품.


에르고숨 2012-08-22 공감 (0) 댓글 (0)


마이리뷰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1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 9권'을 읽다가 이 책 제목을 보았다.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등극할 때 벌어진 정적에 대한 살해 사건을 다루는 부분에서였다.

소설이라고 하는데,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사실적이라는 이 작품에 대해서, 작가가 조사를 많이 하고, 사실(史實)에 기반해서 소설을 썼다고 하는, 시오노 나나미가 극찬하는 작품이었다.

어찌 읽어보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좋은 책이란 그 책을 읽음으로써 다른 책을 읽게 만들지 않는가. 책들의 연쇄. 이 책에서 저 책을 소개하고, 다시 다른 책으로 건너가게 하는 책들이 좋은 책이다.






로마인 이야기 다음 권으로 넘어가기 전에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대한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 그렇게 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에 대략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대한 지식은 있는 셈. 그렇다고 많이 알지는 못하니, 회상록이라는 형식으로 쓴 소설인데, 진짜 회상록을 읽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손자뻘이라고 할 수 있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에게 쓰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작품은,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생각과 일생을 표현하고 있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황제가 되어 평화를 유지할 때까지의 기간을 다루고 있는 것이 1권이다. 2권에서는 황제가 되어 로마를 다스리게 되는 중후반 이야기가 나오게 될 것인데, 1권에서는 황제가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마음 고생, 그리고 황제가 되자마자 벌였던 살해가 정당화되고 있다.






그는 방어를 중심으로 로마를 다스리고자 했다. 정복으로 영토를 확장하기보다는, 이미 확보한 영토를 확고하게 지키는 방향으로 로마를 이끌어가고자 했던 황제.






그러니 방대한 영토를 지닌 로마를 수도에서만 머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재위 기간 중 많은 기간을 영토 순방에 나서는데, 순방에 나서서 그 지역에 맞는 해결책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들을 총독이나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이렇게 그는 제도로써 로마를 안정시키려고 한다. 그가 지속적으로 지방 순방을 다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자신의 선대인 트라야누스 황제와는 반대의 길을 가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트라야누스는 장군으로서의 황제라면, 하드리아누스는 황제로서의 장군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로마가 안정이 되지 않았을 때 군사력으로 로마의 힘을 과시한 것이 트라야누스라면, 그런 정복 전쟁 다음에 로마를 안정시키는 황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하드리아누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그의 모습, 황제로 등극하기 전까지 트라야누스와 반대되는 사고를 했던 하드리아누스의 모습이 전반부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 전임자를 딛고, 전임자를 넘어서야만 자신의 존재 위치를 각인시킬 수 있는 하드리아누스.






다른 길을 가되, 로마를 안정시키는데는 목표가 같았던 두 황제. 그리고 황제가 된 이후에 자신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계속 설명하고 있는 소설.






사실에 기반해서 썼기 때문에, 어쩌면 이 소설을 통해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대해서 더 잘 알아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작품은 회상록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것.






회상록도 철저하게 자신의 처지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도 있으니, 이 소설을 통해서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대해서 다 알았다고 하면 그건 잘못된 읽기일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다만, 회상록이라는 형식을 통해 제정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로마, 그 나라를 다스리는 황제의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은 좋다.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있는 문구... 이 작품 1권에서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고백하거니와 나는 법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 법이 너무 엄격하면 인간은 법을 거기에 되고, 또 그것은 당연하다. 법이 너무 복잡하면, 인간의 간지(奸智)는 그 약하고 축 늘어진 그물 틈으로 빠져나갈 방도를 쉽사리 발견한다. ... 너무 자주 위반되는 법은 어떤 것이나 나쁜 법이며, 그러한 사리에 어긋나는 법령이 당하는 무시가 더 타당한 다른 법들에 확산되지 않도록, 입법자는 그것을 폐기하거나 개정해야 한다. 나는, 불필요한 법은 신중하게 검토하여 없애버리고 확고하게 공포할 적은 일군의 현명한 법규들은 제정할 것을 목적으로 하기로 작정했다. 모든 오래된 법들을 인류의 이익을 위해 재평가할 때가 온 것처럼 보였다.' (197-198쪽)






이랬던 하드리아누스 황제다. 그러니 그가 오현제 중의 한 사람으로 기록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가 이런 자세를 끝까지 견지했을까?






이제 2권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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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ye91 2019-04-30 공감(13) 댓글(0)





무제



여러모로 읽기에 껄끄러운 책이었다. 인물들도 낯설고, 시대도 낯설고, 번역문은 더욱 낯설었다. 그래도 계속 읽어갔다. 어느 순간 번역문의 문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황제의 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책을 손에서 놓기가 힘들었다. 읽는 중은 물론 읽고 난 후에도 황제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소설이 거의 끝나갈 무렵 결국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등장하는 로마인 이야기를 구입했다.


이런 소설은 결국 하나의 우주를 그려낸 것이다. 하드리아누스도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자신의 삶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을까. 두려운 소설이기도 하다. 무슨 마음으로 이런 소설을 썼는지......


소설의 감흥에 서울 거리를 걸으면서도 머릿속은 로마로 향하고 있다.


끝으로, 번역에 대한 것은 역자가 밝혔으니 논하지 않기로 하고, 민음사 책 특유의 오타들은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발견된다. 이쯤되면 시리즈의 특징으로 광고에 소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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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l 2009-02-11 공감(13)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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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Animula vagula, blandula,
Hospes comesque corporis,
Quae nunc abibis in loca
Pallidula, rigida, nudula,
Nec, ut soles, dabis iocos ••••••
- P. Aelius Hadrianus

방황하는 어여쁜 영혼이여,
육체를 맞아들인 주인이며 반려인 그대여,
그대 이제 그곳으로 떠나는구나,
창백하고 거칠고 황폐한 그곳으로,
늘 하던 농담, 장난은 이젠 못 하리니.


(근대과학은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이자, 소유자가 될 수 있는 힘을 주었다.(데카르트, 방법서설)

그 덕분에 우리는 고백록이나 명상록, 회상록이나 수상록이 잊혀진 시대를 살고 있다.

그것들은 깨어나고 잠드는 일상의 장막을 찢어서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반성하는 생활의 양식이요, 서사였으니 지는 태양의 서러움과 뜨는 달의 애처로움을 담을 줄 아는 '인문학'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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