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코로나대응지원에 관해 한국정부는 “국민감정 때문에 일본의 요청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하여 지원을 반대하는 청와대청원을 읽어 보니, 똑같은 위기를 겪으면서 서로 돕지도 않고(못하고) 있는(중국도 대만도 일본을 도왔다) 현정황은,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져 온 일본관의 결과라는 게 더 명료하게 보인다.
그런데, 그 7, 80%는 아예 잘못된 인식이거나 사실을 보되 배경은 보지 않은( 언론과 일부”학자”에 의해 눈이 가려진)인식들이다. 반성사죄가 없었다, 뒤통수를 쳤다, 과거에 한국의 도움을 무시했고 또 그럴 것이다, 등등.
어떤 부분이 오해고 문제인지 일일이 쓰지 않는다. 문제는
“일본은 관동대지진이라는 재앙때 우리나라 사람을 학살한 나라입니다. 일제 강제 침략때부터 독립이후까지 한국 자원과 부동산을 되팔아 돈을 갖고 갔습니다. 한국전때는 무기 수출해 많은 부를 쌓았습니다. 동일본대지진때도 많은 성금을 보냈지만, 일본 정부는 한푼도 안 받은척 자국민들을 속였습니다. 그리고 일본군성노예 할머니 가슴에 대못 박으며 고작10억엔으로 영원히 덮어버리려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항상 당하고 살았습니다. “
라는 주장이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한국전쟁 이후 2010년까지의 수십년간의 교류양상은 아예 망각되고 있다는 점. 한국전쟁때도 사실 일본은 미군의 후방기지였고, 실제 미군과 함께 참전해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 유엔군의 요청으로 동해바다 지뢰를 치운 일본의 소해부대 이야기는 꽤 알려진 얘기다.
물론 한일협정 이후 경제/기술 지원과 교류도, 전두환이 다시 받아낸 돈도, 김대중대통령이 만든 우호적관계와 한류 역시도 깨끗하게 잊혀져 있다. 해방 이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기억은 깨끗이 망각되고 있는 셈. 그에 더해 일본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를 바라고 있고 독도를 노리는 나라라는 미래에 관한 피해망상 또한 가득하다.
하지만, 청원자 참여수가 그나마 많지 않은데(가장 많은 참여가 6만명 정도) 정부가 “국민감정”내세우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국민감정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요청이 있다 해도 할 수 없어야 맞다.
그럼에도 국민감정을 앞세워 일본이 저자세로 나오길 기다리는 한국정부나, 도움을 받으면 한국이 다른 사안에 이용하는 건 아닐까 의심하며 요청하지 않는 일본정부나 내겐 똑같아 보인다.
사실, 진단키트등 물자 이상으로 의료진—사람이 더 필요해 보이는데, 그냥 양국 의료계에서 나설 수는 없는 걸까. 유치원생부터 각종 지자체까지 관민교류가 한동안 그토록 활발했으면서도 이제껏 국가를 넘어 교류가능한 신뢰와 연대관계는 실종된 채 보이지 않는데, 의료계는 어떤지 궁금하다. 한일 차세대가 함께 배울 수 있는 미담을 누군가가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오해로 가득한 일본관이며 한국관 때문에, 살아날 수 있는 생명이 죽어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오해와 편견으로 똘똘 뭉쳐 배타적인 사람들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하고 가능한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단교는 하지 않았어도 호혜적 관계가 기능하지 않으니 현상황은 단교 상태나 마찬가지. 그런 현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건 민간인— “사람”뿐이다.
(일본도 어린이날 정도까지를 이동자제 기간으로 정해 두고 있으니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보인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