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 운영진, 공익제보 직원 인권침해”…징계 권고
입력: 2021.05.14 18:36 수정: 2021.05.14 19:08
▲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거주시설 ‘나눔의 집’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시설 ‘나눔의 집’의 후원금 부적정 사용 문제와 피해 생존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 등을 공론화한 공익제보 직원에게 한 피해자의 유족이 폭언과 욕설을 한 행위에 대해 경기도가 구제에 나섰다. 경기도는 나눔의 집 시설 운영진이 이 유족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며 이들을 징계할 것을 나눔의 집 법인(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에 권고했다.
14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경기도 인권센터는 우용호 시설장 등 시설 운영진 2명과 법인 직원 1명의 징계를 최근 나눔의 집 법인에 권고했다.
앞서 공익제보 직원 중 한 명인 야지마 츠카사(50)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나눔의 집 역사관) 국제실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유족인 양모(73)씨로부터 지난해 7~8월 지속적으로 언어폭력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인권센터에 조사와 조치를 요구했다.
사진작가 출신의 야지마 실장은 2003~2006년 나눔의 집 역사관 연구원으로 일을 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자료 수집, 전시 기획 업무를 했고, 나눔의 집 시설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통·번역 업무도 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2006년 퇴사를 했지만 2019년 4월 다시 입사해 나눔의 집 생활관과 역사관을 해외에 홍보하는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7월부터 “할머니들 묘가 전혀 관리가 안 된다”는 이유로 나눔의 집 시설에서 지내기 시작한 양씨는 지난해 7~8월 야지마 실장에게 “일본놈의 XX가 왜 여기에 있느냐”, “이 XX가 어디서 이게 남의 나라에 와서 XX하고 있어”, “빨리 나가라”와 같은 욕설과 폭언을 했다.
또 지난해 8월 21일에는 양씨가 속한 ‘나눔의 집 운영 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에서 나눔의 집 역사관 외벽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계시는 곳에 일본인 직원이 웬말이냐?’라는 글자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기도 했다.
시설 운영진은 인권센터 조사에서 양씨에게 욕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등 상황을 중재하려고 노력했고, 현수막 게시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우 시설장은 조사 과정에서 “나눔의 집 법인 및 시설 운영진은 현수막 설치를 허락한 사실이 없다. 또 사전에 추진위원회의 현수막 제작·설치와 관련한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나눔의 집 시설의 다른 관계자는 “현수막은 경기 광주시청에서 철거를 요청해 밖으로 나가 (현수막 게시 사실을) 확인했고, 현수막을 게시한 유족들에게 즉시 현수막을 철거할 것을 요청했다. 3일 후에 서울에 기거하는 유족들이 와서 철거했다”고 진술했다.
▲ 사진은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시설 ‘나눔의 집’의 모습. 연합뉴스그러나 인권센터는 나눔의 집 시설 운영진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권센터는 “나눔의 집 법인 및 시설 운영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유가족이 신청인(야지마 실장)에게 국적 차별적인 욕설을 하거나 추진위원회 명의로 국적 차별적인 현수막을 시설 외벽에 게시했을 때 이를 제지하거나 철거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시청의 현수막 철거 요청을 받고도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고, 며칠이 지나서야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덧붙였다.
인권센터는 또 “나눔의 집 법인 및 시설 운영진이 양씨가 신청인에게 지속적으로 국적에 따른 차별적인 욕설을 하고, 추진위원회 명의로 국적에 따른 차별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제작해 시설 외벽에 게시한 행위를 알고도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거나, 광주시청에서 철거를 요청하자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며 현수막 철거를 거부한 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상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인권센터는 나눔의 집 법인에 시설 운영진 등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면서 소속 전직원을 대상으로 외국인에 대한 차별행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 추진위원회를 해산할 것도 함께 권고했다.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8월 나눔의 집 시설 사무실에서 발족해 우 시설장이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추진위원회는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송기춘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지난해 8월 기자회견을 통해 “나눔의 집 법인은 자문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한 나눔의 집 통합운영규정 세칙에 의거해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음을 공고했다. 그러나 운영위원장은 추진위원회 구성에 관한 회의를 한 적도 없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적도 없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m.seoul.co.kr/news/newsView.php?cp=seoul&id=20210514500176&fbclid=IwAR3oKGDodqUDmBqRU6A7Bez1oVuqmlQitaf1grIEF7CD-GNAVJ4PBW5X7No#csidxbe6eefd22711b1888affde767587aa7
14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경기도 인권센터는 우용호 시설장 등 시설 운영진 2명과 법인 직원 1명의 징계를 최근 나눔의 집 법인에 권고했다.
앞서 공익제보 직원 중 한 명인 야지마 츠카사(50)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나눔의 집 역사관) 국제실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유족인 양모(73)씨로부터 지난해 7~8월 지속적으로 언어폭력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인권센터에 조사와 조치를 요구했다.
사진작가 출신의 야지마 실장은 2003~2006년 나눔의 집 역사관 연구원으로 일을 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자료 수집, 전시 기획 업무를 했고, 나눔의 집 시설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통·번역 업무도 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2006년 퇴사를 했지만 2019년 4월 다시 입사해 나눔의 집 생활관과 역사관을 해외에 홍보하는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7월부터 “할머니들 묘가 전혀 관리가 안 된다”는 이유로 나눔의 집 시설에서 지내기 시작한 양씨는 지난해 7~8월 야지마 실장에게 “일본놈의 XX가 왜 여기에 있느냐”, “이 XX가 어디서 이게 남의 나라에 와서 XX하고 있어”, “빨리 나가라”와 같은 욕설과 폭언을 했다.
또 지난해 8월 21일에는 양씨가 속한 ‘나눔의 집 운영 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에서 나눔의 집 역사관 외벽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계시는 곳에 일본인 직원이 웬말이냐?’라는 글자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기도 했다.
시설 운영진은 인권센터 조사에서 양씨에게 욕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등 상황을 중재하려고 노력했고, 현수막 게시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우 시설장은 조사 과정에서 “나눔의 집 법인 및 시설 운영진은 현수막 설치를 허락한 사실이 없다. 또 사전에 추진위원회의 현수막 제작·설치와 관련한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나눔의 집 시설의 다른 관계자는 “현수막은 경기 광주시청에서 철거를 요청해 밖으로 나가 (현수막 게시 사실을) 확인했고, 현수막을 게시한 유족들에게 즉시 현수막을 철거할 것을 요청했다. 3일 후에 서울에 기거하는 유족들이 와서 철거했다”고 진술했다.
▲ 사진은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시설 ‘나눔의 집’의 모습. 연합뉴스그러나 인권센터는 나눔의 집 시설 운영진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권센터는 “나눔의 집 법인 및 시설 운영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유가족이 신청인(야지마 실장)에게 국적 차별적인 욕설을 하거나 추진위원회 명의로 국적 차별적인 현수막을 시설 외벽에 게시했을 때 이를 제지하거나 철거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시청의 현수막 철거 요청을 받고도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고, 며칠이 지나서야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덧붙였다.
인권센터는 또 “나눔의 집 법인 및 시설 운영진이 양씨가 신청인에게 지속적으로 국적에 따른 차별적인 욕설을 하고, 추진위원회 명의로 국적에 따른 차별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제작해 시설 외벽에 게시한 행위를 알고도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거나, 광주시청에서 철거를 요청하자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며 현수막 철거를 거부한 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상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인권센터는 나눔의 집 법인에 시설 운영진 등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면서 소속 전직원을 대상으로 외국인에 대한 차별행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 추진위원회를 해산할 것도 함께 권고했다.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8월 나눔의 집 시설 사무실에서 발족해 우 시설장이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추진위원회는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송기춘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지난해 8월 기자회견을 통해 “나눔의 집 법인은 자문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한 나눔의 집 통합운영규정 세칙에 의거해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음을 공고했다. 그러나 운영위원장은 추진위원회 구성에 관한 회의를 한 적도 없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적도 없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m.seoul.co.kr/news/newsView.php?cp=seoul&id=20210514500176&fbclid=IwAR3oKGDodqUDmBqRU6A7Bez1oVuqmlQitaf1grIEF7CD-GNAVJ4PBW5X7No#csidxbe6eefd22711b1888affde767587a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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