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5

『갈라진 땅에 선 예수』, 분단의 죄를 넘어 통일의 부활로 - 에큐메니안

『갈라진 땅에 선 예수』, 분단의 죄를 넘어 통일의 부활로 - 에큐메니안


『갈라진 땅에 선 예수』, 분단의 죄를 넘어 통일의 부활로조헌정 목사 『갈라진 땅위의 예수』 (동연, 2021) 출간 기념회 가져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1.05.04 16:43



▲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향린교회를 은퇴한 후 시민사회활동과 통일운동 가운데 틈틈이 써낸 글들을 모아 책을 출간한 조헌정 목사. ⓒ홍인식


조헌정 목사의 저서 “갈라진 땅의 예수” 출판 기념회가 지난 5월 1일 기독교회관 2층 조예홀에서 열렸다. 비가 내리는 휴일 노동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예홀은 100여명의 축하 손님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각계각층의 축하 인사로 성황

출판기념회는 오후 3시 향린교회 사물놀이패 ‘얼쑤’의 경쾌한 연주로 시작되었다. 예수살기 총무 김기원 목사는 개회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대동세상의 꿈을 깨우쳐 주심에 감사한다”는 감사로 시작하며 조헌정 목사의 책을 통해 “통일의 꿈을 다시금 다지게 되었음”을 감사했다. 그는 소박한 꿈을 넘어서서 진정한 주님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십자가로 소통의 개벽을 이루는 스승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했다.

향린교회 임다운 교우는 “평화가 있기를”과 “손을 잡아요”라는 축하의 노래를 전했다. 임다운 교우의 축하노래는 서로의 손을 잡게 만드는 경쾌한 곡조와 리듬으로 참여자들의 박수와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조예홀의 분위를 고조시켰다.

곧이어 전태일 재단 이수호 이사장은 축사를 통하여 조헌정 목사를 전태일 재단 전 이사장으로 소개하면서 출판기념회가 노동절인 5월 1일 된 것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조 목사는 “노동자들을 위해 일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조국의 분단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분열되어 있으며 그러기에 모든 부분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예수와 함께 예수를 따름으로 아니 예수 자체가 되어 분열을 넘어 하나가 되는 모습과 희망을 본서에서 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615남측위원회 한충목 상임대표 또한 축사에서 “조 목사는 넘긴 힘든 선을 몸소 넘으면서 현장에서 연대의 삶을 실천하신 분”이라고 말하면서 “이런 면에서 본서는 조 목사의 생각과 사상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희대 김민웅 경희대 교수도 “본서에 기록된 겨자씨 비유의 해석의 탁월함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촛불혁명이 희미해지는 이 시기에 본서는 다시금 겨자씨 혁명의 씨를 뿌리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기간 동안 조헌정 목사와 함께 향린교회에서 함께 사역했던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이 책에 담긴 하늘 뜻을 경험했고 조 목사의 진심이 담긴 책으로서 활자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뒤이은 영상 축하메시지에서는 이홍정 NCCK 총무, 강정구 교수, 한상렬 목사, 김흥수 YMCA 이사장, 고광헌 서울신문사 사장, ‘통일의 길’ 이사장 심재환 변호사, 부산 믿음 교회 황선희 집사의 축하메시지가 이어졌다.

축하 메시지에 이어 오낙영의 문익환 목사의 시 “꿈을 비는 마음”의 시낭송과 소리가 있었다. 본서를 출간한 동연 출판사 김영호 대표의 책 증정식과 축하의 인사가 있었다. 김 대표는 감정의 절제에 경지를 이루고 있는 작가와 함께 책을 내는 작업을 해서 매우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하면서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조헌정 목사, 전태일과 문익환이 자신의 삶의 모토

저자 조헌정 목사는 답사에서 “‘나의 잔이 넘치다’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고백”이라면서 “궂은 날씨와 휴일인 노동절임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이 넘는 분들이 찾아와서 축하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생애에서 “향린교회는 빼놓을 수 없는 삶과 목회 현장이었다”며 “향린교회의 존재가 자신의 삶을 형성했다”고 회고했다. 또한 “안병무 박사, 홍창의 장로 그리고 홍근수 목사가 걸었던 길을 향린교회에서 걸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영향을 끼쳤던 두 사람으로 전태일 열사와 문익환 목사를 거론하면서 두 사람을 기념하면서 2곡의 노래(길과 그대 오르는 언덕)를 불러 참여한 사람들의 웃음과 호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특히 장기수 어른 안학섭 선생을 소개하면서 북측 대표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이 자리가 남북의 만남과 화해의 자리였음을 강조했다.

분담과 통일을 온몸으로 살아낸 조헌정 목사의 고백서



조헌정 목사가 펴낸 『갈라진 땅에 선 예수』는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에 관한 조 목사의 설교, 강론, 강연 등의 원고를 모아 출판한 책이다. 갈라진 남북의 틈을 메우는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다.

한국의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한반도의 분단 상황이다. 분단을 넘어서는 통일은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민족적 과제이다. 적어도 한국인들에게 분단 상황에 관한 언급 없는 정치, 경제, 문화와 사회에 관한 이야기는 의미를 상실한다. 이 주제는 한국교회에도 여지없이 다가온다. 한반도에서 기독교인 혹은 타종교뿐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분단의 현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분단과 통일을 온몸으로 살아왔다. 예수를 따르는 신앙인으로서 그의 일생을 분단을 넘어서는 통일의 신앙으로 불태웠다. 분단과 통일은 이미 많은 책에서 다루어졌다. 
그러나 본서가 독보적인 것은 저자의 실천적인 삶의 향기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글 하나하나가 실천의 삶에서 이끌려 나와 살아있는 언어들로 가득하다. 글 속에서 우리는 “한 손에는 성서를, 다른 한 손엔 신문을” 들고 오늘의 상황을 정확하게 응시하고 성서를 이해하는 그의 깊은 눈길과 마주친다.

오늘도 여전히 격렬한 갈등과 불안한 기운이 드리운 갈라선 이 땅에서, 저자는 통일을 예수 신앙의 핵심으로 삼고 온 존재로 끌어안고 살아간다. 분단을 넘어서 통일을 향하는 예수의 예언자적인 길을 몸으로 사는 저자의 생명력과 만난다. 더 나아가 우리는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을 넘어서 세계의 문제까지 숙고하고 안목을 넓혀가는 저자의 역사, 정치 그리고 신학에 대한 깊은 성찰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글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분단이 해결되어 한반도 평화가 찾아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이다.

본서를 통하여 우리는 한반도에서 국가보안법의 굴레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기 검열을 하는 편협하고 좁은 생각을 벗어나, 넓고 유연한 태도로 분단 문제와 북한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1부- 통일을 향한 여정>에서 우리는 통일이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 핵심적인 주제임을 깨닫게 된다.

특히 <2부- 분단 상황에서 성서 읽기>는 우리로 하여금 성경 읽기의 새로운 시각을 열게 만들어 준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가 경험한 실제 상황에 대한 묘사는 마치 우리 자신이 경험하는 것 같은 현실감 있는 재미를 더해 준다. 성경을 현실의 상황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본서는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글을 읽고 이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3부- 화해 · 평화 · 통일을 지향하며>와 <4부-거리에서 그리고 현장에서>를 통하여 저자의 실질적인 경험으로 북한 교회의 현실에 대하여 전함으로 왜곡 없이 북한 교회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그리고 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목회와 신앙의 삶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자신의 실천적인 목회 경험을 통하여 전해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본서는 구체적인 삶의 정황에서 어떻게 예수를 살아야 하는 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생수와 같은 시원함과 더불어 나갈 길을 비춰 줄 것이다. 여전히 갈라진 땅, 한반도를 바라보며 슬퍼하는 예수의 마음과 모습을 통해 우리를 볼 수 있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