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3

17 “책으론 배울 수 없는 연대의식…소녀상 세우며 배워요” : 전국 : 사회 : 뉴스 : 한겨레



“책으론 배울 수 없는 연대의식…소녀상 세우며 배워요” : 전국 : 사회 : 뉴스 : 한겨레




“책으론 배울 수 없는 연대의식…소녀상 세우며 배워요”

등록 :2017-10-12 18:20수정 :2017-10-1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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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소녀상 만들기 프로젝트
학생·교수·직원 모여 추진위 발족
여론조사 벌이며 동참 이끌고
오늘부터 5000만원 설립모금 나서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다보면
우리안의 연대 성장하지 않을까요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소녀상이 세워지길 바라는 충남대 1학생회관 앞 민주광장에 모였다.‘대학생인 우리는 왜 이토록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을까?’

지난겨울 ‘촛불 혁명’이 젊은이들 마음에 남긴 씨앗이었을까. 지난 7월 취업 등 당장 눈앞의 일에만 허둥대며 지내던 충남대생들의 마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가닿았다. 계기는 단순했다.

우연히 놀러간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본 순간 ‘우리 학교 안에도 소녀상을 세워보자’는 ‘모의’가 시작됐다. 첫 아이디어는 총학생회 안에서 싹텄으나, 학생들은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을 학생회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해 서로 토론하고 협의하며 소녀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결과물보다 훨씬 의미있다고 여겼다. 학생들은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추진위)를 꾸려 총학생회, 단과대학생회, 학과학생회, 학생, 교수, 교직원, 동문을 한데 모았다. 현재까지 43명이 추진위에 참여했다. 동문인 조승래 국회의원도 학생들의 멘토 구실을 맡고 나섰다.

추진위에 참여한 이민우(25·철학과 4학년)씨는 “충남대 학생들은 그동안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뜨뜻미지근했다. 여론이 형성돼 행동으로 이어지고 문제 해결까지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대학에 다니면서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도 충남대 출신이란 자부심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번에 소녀상 건립을 위해 선후배 동문이 시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 노력하다 보면 우리 안의 연대의식도 조금은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론을 모으기 위해 지난 8월1일부터 20일 동안 재학생 116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95.6%가 소녀상 건립에 찬성했다. 찬성 이유로는 ‘학생들에게 문제의식을 심어주고 경각심을 갖게 해준다’, ‘학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키울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이 많았다.

반대의 목소리는 학교 쪽에서 나왔다. 교내 1학생회관 앞 민주광장에 소녀상을 세우려고 대학 쪽에 터 제공 협조를 요청했지만 학교 쪽은 ‘자매결연한 일본 대학과의 관계’를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학교와 의견 대립하는 모양새가 되자 일부 교수와 학생들도 ‘학내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한다’며 소녀상 건립 추진을 비판했다. 추진위는 12일 소녀상이 들어서길 희망하는 충남대 민주광장에서 발족식을 열어 “어떤 정치적 개입과 외교적 문제에도 흔들리지 말고 올바른 교육의 길을 열어달라”고 대학 쪽에 촉구했다.

추진위는 5000∼5500만원 모금을 목표로 13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모금 과정을 투명하게 하려고 추진위를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했고, 크라우드펀딩도 계획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3월 충남대 민주광장 안에 ‘국립대 1호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다. 소녀상 건립 뒤에는 최근 꾸려진 현대사공부동아리가 소녀상을 관리하고 정기 학회와 문화제도 꾸준히 열 참이다.

이현상 충남대 총학생회장은 “이제 교수님들도 수업 시간에 자주 소녀상에 대해 말씀하신다. 응원하는 분도 있고, 미쳤다는 분도 있다. 이런 상황도 굉장히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찬성하든 반대하든 이를 계기로 위안부 문제를 한번은 생각해보게 됐으니 말이다. 교수와 토론하고 친구와 논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취업을 넘어 다른 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대학의 바람직한 방향이지 않을까. 배움은 책에서만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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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교수님들도 수업 시간에 자주 소녀상에 대해 말씀하신다. 응원하는 분도 있고, 미쳤다는 분도 있다. 이런 상황도 굉장히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찬성하든 반대하든 이를 계기로 위안부 문제를 한번은 생각해보게 됐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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