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5

김규민 감독 “펀딩 참여 70%가 탈북자… 北실상 보여주는게 내 사명” - munhwa.com



김규민 감독 “펀딩 참여 70%가 탈북자… 北실상 보여주는게 내 사명” - munhwa.com

김규민 감독 “펀딩 참여 70%가 탈북자… 北실상 보여주는게 내 사명”


北인권 다큐 ‘퍼스트 스텝’ 내일 공개…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

“DJ·盧 北퍼주기, 核개발 조장”
탈북단체 대표들 목소리 담아


탈북자들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만든 북한 인권실상 고발 다큐멘터리 ‘퍼스트 스텝’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 다큐 연출자인 김규민(사진) 감독은 10일 서울 강남구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점에서 출연자들과 펀딩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연다고 9일 밝혔다. 북한 체제 붕괴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를 제목에 담은 이 다큐는 탈북단체 대표와 탈북자 등 24명이 지난 2015년 4월 27일부터 5월 2일까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2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가해 국제사회에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을 알리고, 인권 개선 운동에 동참해주기를 호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들은 미국 의회와 국무부, 헤리티지재단 등에서 개최된 각종 세미나, 토론회, 기자회견 등에 참가했다. 특히 유엔 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행사장에 난입해 행사를 방해하는 북한 대표단을 탈북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쫓아내는 장면도 담겨 있다.

탈북자 출신인 김 감독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 제작비 4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마련했다. 49명이 펀딩에 참여했는데 70%가 탈북자였다”며 “참여자들은 북한 인권실상과 탈북자들의 삶을 그린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바람으로 1만 원부터 수백만 원까지 돈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 다큐에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강철호 새터교회 담임목사 등 탈북단체 대표들은 북한 인권 운동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대북전단을 뿌리는 과정에서 국내의 좌파 인사들에게 린치를 당하는 고통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 국무부는 탈북단체들의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일본 정부도 도움을 주는 반면 한국 정부는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의 ‘북한 퍼주기’가 결과적으로 핵개발을 조장했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담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큐를 조작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있는 그대로 넣었다”며 “탈북단체 대표들은 북한당국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다큐는 지난해 8월 홍콩의 북한 인권단체에서 연 ‘제4회 북한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김 감독은 “극장에서 개봉해 많은 관객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하지만 그렇게 안 되더라도 유튜브나 부가시장 등을 통해 상영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다가 2001년 탈북한 김 감독은 남녀의 사랑을 통해 남북 북단의 아픔을 표현한 영화 ‘국경의 남쪽’(2006년)에 연출부로 참여했으며 아버지와 아들의 탈북기를 담은 영화 ‘크로싱’(2008년)의 조감독을 맡았다. 그는 “2011년에 실화를 바탕으로 북한의 충격적인 기아 상황을 그린 ‘겨울나비’로 감독 데뷔했다”며 “앞으로 상업 영화도 만들 계획이지만 남북통일이 될 때까지는 북한의 실상을 보여주는 게 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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