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9
1710 Jini Kim - 자민압승에 대한 감상은
(1) Jini Kim - 자민압승에 대한 감상은, 뭐랄까, 필연? 일본의 정치지형은 이미 리버럴과 보수로 양분되었다. 물론...
Jini Kim
24 October at 03:46 ·
자민압승에 대한 감상은,
뭐랄까, 필연?
일본의 정치지형은 이미 리버럴과 보수로 양분되었다.
물론 이 이분법이야 언론이 제 편한대로 만든 것이고 리버럴은 리버럴대로 보수는 보수대로 각당의 결은 다르다.
1. 보수정당
첫째 2009년에 잠깐 정권을 빼앗긴 몇년 빼고는 죽 60년째 여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이다.
이들은 재벌의 아들들이고 구 군국주의 세력의 손자들이다.
현재는 3세정치인이 상당히 늘었다.
자민당의 젊은 정치인은 소위 고이즈미칠드런으로 불리는 개룡팀(개천에서 용난 사람들)빼고는 대개 3세 정치인이다.
심지어 이 고이즈미 칠드런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후에 낙선하고 남아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지역구를 세습하며 일본의 독특한 풍토는 그게 당연하다.
한국이 우경화되고 있는 가장 커다란 지표중에 하나가 이전보다 세습지역구가 늘어나는 걸로 보인다는 것이다.
둘째 공명당인데 여긴 조금 특이하다.
이들이 가진 바탕은 종교다.
일련교인데, 일본의 상징인 신사가 종교성을 거의 가지지 않은 천황일세를 말하는 호국기복의 아이콘이라면 불교는 나름 교리와 세계종교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으므로 좀 더 종교성을 강력하게 가진다.
(신도(神道)가 일본외에서는 성립하지도 않을 뿐더러 포교의 의지도 전혀 없는 것이 신도가 종교가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이다)
그렇다보니 현세정치와 내세발복의 미묘한 결합이 존재한다. 그래서 온건보수에 가깝다.
보수적이지만 특별히 대안이 보이지 않는 일본정치에서 자민당에 대한 거부감을 온몸으로 상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본내에 넓게 존재하는 일련교신도들의 헌신으로 포교인지 정당활동인지 간혹 헷갈리게 해준다.
세째 일본민주당(민진당)의 일부-현재 희망의 당
민주당의 원류는 사실 자유민주당에서 나온다.
과거 자민당의 비주류 세력이었던 이들의 이합집산이 여러번 반복되다가 민주당으로 정리되는 듯 싶었다.
버블기에 사회당 연합정권이 탄생하면서 흡수된 부류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다.
좋게보면 대단한 장점이다. 고이즈미 정권이후로는 상당한 결속력을 보이면서 2009년에 무려 308석을 획득하면서 단일정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이건 일본정치사에서 일대 사건이고 지금은 자민당도 해내지 못한 완벽한 압승이었다.
그러나, 2011년의 동북대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에 이후 사고처리 과정등의 문제 등 악재가 겹치고, 또한 의원자질문제들이 압박하면서 다시 2012년 57석이란 성적으로 정권을 내준다.
2. 리버럴
첫째 일본 민주당(민진당)의 일부 -현재 입헌민주당
민주당이 여기까지 온 과정은 앞에 설명한 대로고, 이후 민주당은 계속 지리멸렬한 행보를 보여준다.
정권교체를 한 2009년에 전에 없던 수의 의원을 거느리고 제대로된 조직이 없는 상태에서 당내 합의를 이루기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이고, 쓸데없이 늘어났던 의원들이 5분의 1로 줄어든 의석을 보면서 각자 자기 행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상당한 수의 중진의원들은 자기 당을 꾸려서 나가기도 하고 민주당을 기반으로 하던 광역지자체장들의 이탈도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2017년 자민당은 가장 적절한 시기에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했다.
그 와중에 도쿄 도지사 코이케 유리코는 자신이 이미 창당한 당(도민퍼스트)을 들고 마에하라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과 합작하여 희망의 당을 만들었고, 리버럴 계열 민주당의원들은 이에 반발하여 에다노 간사장이 새로 입헌 민주당을 세웠다.
둘째 일본공산당
이미 상당히 오래전부터 리버럴 세력으로 보인다.
진성정당제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분회제도라든가 풀뿌리 정당의 모습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00년 전후로 지방의회의 최다수가 일본공산당이었다.
지역정치에 탁월한 성적을 보여왔지만 우경화의 영향을 다 견뎌내지는 못했다.
현재는 지역정치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천황제와 국가주의를 오랬동안 거부해왔으면서도 정강에는 당원의 자격이 내국인-일본국적자에 한한다는 것이다.
이건 일본 국내 정당법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듯 하지만 좌파정당에서는 있기 어려운 당헌이다.
또 하나 몇년전부터 거부했던 천황국회방문일 등원을 하고 있다.
연두교서 같은 형태로 새해에 국회회기가 시작하는 날 천황이 국회에서 연설비슷한 걸 하는데, 공산당은 오랬동안 천황제를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그 날에는 등원하지 않는 전통이 있었는데 몇년전에 그 전통을 폐기했다.
셋째 사민당
족보 많이 복잡한 당 중에 하나다.
무라야마 담화로 유명한 무라야마 도이치의 사회당이 사민당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사실은 좀 더 복잡하게 리버럴 정당들의 이합집산이 있다.
무라야마 사회당 대표시절에 자민연립정권을 수립할 만큼 버블시대의 일본은 정치영역에서 다양한 구성원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는 문화사회적으로 건강한 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름대로 사민주의를 표방하며 시민사회의 운동조직이 이 정당의 기본 틀이다.
후쿠다 전 대표는 다큐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에 나오는 송신도 할머니의 변호인단 대표다.
위안부 바로알기 운동이나 각종 시민사회를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만큼 우경화된 사회에서는 기반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3.왜 자민당이 압승했나.
사실 압승은 아니다.
지난 번보다 의석은 세 석 줄었다.
그러나 고이케의 엄청난 인기가 초반에 치솟자 자민당도 심각한 표정을 했었다.
왜 자민당이 이겼을까?
우선 대안이 없었다.
민진당 마에하라 대표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고이케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결과는 뭐 50석, 아주 형편없지는 않지만 이전 민주당에서 절반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그러니까 입헌민주당과 희망의 당으로 두 개 나눴더니 반이 되었다는 얘긴데 고이케가 아무것도 더하기를 해주지 못했다는 말이다.
어쨌든 고이케가 직접 총선거에서 총재로 도전하겠다는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결국 선거전 내내 발목을 잡았고, 결국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민주당(민진당)이 둘로 갈라지는 결과만 낳았다.
심지어 그 둘은 이제 반복에 가까운 사이가 되어 버렸다.
4. 앞으로...
올해 들어 내내 북핵을 떠들었던 언론은 자기 목에 칼이 들어오는 걸 감당해야할 것이다.
우익활동은 좀 더 활발해 질 것이다.
자민당의 284석에 공명당의 29석을 합하면 313석으로 개헌 가능하다.
물론 국민투표를 한다고 했으나 유야무야 안 지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갑자기 두배로 불어난 어중이 떠중이들 때문에 국회와 지방의회에 별 희안한 인간이 다 있었고 그들이 민주당 정권에 큰 부담이 되었다.
자민당은 그럴 일이 없다.
자민당이 늘 롱런하는 이유다.
좀 우울하지만 뭐 세상이 크게 변하진 않는다.
한달 전에도 아베가 총리였고 오늘도 아베가 총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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