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6

17 강만길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 (1)(2)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 (1)
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2017.02.27 20:00

강만길 교수가 쓴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는 2003년에 출판되어 15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분단과 통일에 대해 무겁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강만길 교수의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의 내용을 짚어보겠습니다.









근대 한반도 두 가지 질문




책은 두 가지 질문을 통해 시작합니다. 한반도 사회는 세계 다른 어느 지역에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문명이었습니다. 책은 먼저, 그 정도의 문화수준을 가진 한반도 민족사회가 왜 자본주의 문명이 앞선 유럽 열강도 아니고, 같은 동양 문화권 안에 있는, 더구나 중세문화는 말할 것도 없고 근대문화도 우리보다 크게 앞섰다고 보기 어려운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되었는지를 묻습니다.




물론 한반도와 일본열도 간 문화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중세까지는 문화적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었던 한반도가 왜 20세기 초에, 그것도 같은 동양 문화권 내의 국가에게 지배받았는지는 충분히 의문을 가져볼 만한 일입니다. 왜, 무엇이 잘못되어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넓고 깊은 관점에서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합니다.




둘째로, 근 40년 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고 해방되면서 한반도 사회가 왜 분단되었는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일제 패망 당시 한민족의 “민족해방운동” 전선의 역량은, 그리고 민족국가 건설 준비는 어느정도였는가를 묻습니다. 가령 미국과 소련의 분할점령 이후 분단 외에 다른 길은 없었을지를 고민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두 가지의 질문을 바탕으로, 저자는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한반도 사회가 나름대로 발달된 문명사회를 이룩했음에도 옆나라에게 40년에 가까운 식민통치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식민통치가 끝난 후 기존의 국토가 반으로 쪼개지고 그 상태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것, 이는 극단적으로 표현해 '역사실패'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역사 실패를 딛고 어떻게 일어서야 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저자는 크게 네 가지의 세부 항목을 설정합니다. 첫째로는 왜 통일해야 하는가 하는 당위적인 차원, 둘째로는 통일정책 및 통일운동의 역사적인 차원, 셋째로는 어떤 통일을 할 것인가 하는 계획적인 차원, 넷째로는 남북을 포함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동북아 4강과의 역학관계적 차원입니다.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수많은 갈등요인이 있습니다. ⓒ세계일보




우리는 왜 통일해야 할까요? 통일의 이유로 가장 먼저 제시되곤 하는 것은 이른바 동일 민족 논리입니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여기에서의 민족이 다른 민족이나 다른 나라에 배타적인 민족주의와 꼭 같은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는 동일 민족 논리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한민족 공동체라는 것이 설령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한민족 공동체가 꼭 하나의 국가를 형성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 전역에는 한 국가가 여러 민족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한 민족이 여러 국가로 나누어진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근대의 민족 개념은 국민이라는 개념과 완전히 구분되지 않는 서구적 개념이고, 한국, 중국, 일본 등이 포함된 동아시아의 민족성과 유럽의 민족성을 단순비교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상태의 분단된 국민국가를, 통일 이후의 민족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민족을 어떻게 규명할 수 있는지와 같은 문제들도 있습니다. 민족을 어떻게 규명할 수 있을까요? 언어와 혈통, 역사 동질성 등일까요? 저자는 민족성이 "비과학적 소속감"일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통일의 이유로 다른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요? 2000년대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 평화를 위한 통일입니다. 즉, 미래지향적이고 평화지향적인 통일을 통해 오늘날 평화적이지 못한 분단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평화에의 의지에서 당위성을 찾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통일이 한반도 평화로 가는 좋은 길이라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두 번의 참혹한 세계전쟁과 피말리는 냉전으로 진행되었던 20세기가 지나고, 21세기는 보다 평화적인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사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한반도가 가지는 위상은 유별납니다. 아직도 냉전식 갈등이 잔존하는 동아시아(내지는 동북아시아)는 남북 분단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화약고'라고 불리우며, 아직도 갈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동아시아가 남북 통일을 기반으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면, 세계 평화 구축에 가장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연합,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같은 동북아시아 지역 특수의 지역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면 의미는 더욱 클 것입니다. 또한, 한반도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결전지라는 점에서, 저자는 이에서 벗어나야만 민족적∙국가적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기본적인 성립조건은 남북의 통일입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패권주의를 지양하고, 일본이 탈아입구(아시아가 아닌 서구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를 지양할 때, 동아시아는 크게 평화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통일의 이유로 가장 많이 대두되는 것이 경제적인 당위성입니다. 남북은 분단되어있기 때문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 즉 분단비용을 어마어마하게 지불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군사비가 그 가장 큰 사례입니다. 가령 모든 남성이 징병제로 인해 2년 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병역의 의무는, 인생을 설계하는 20대 초반에 주로 주어진다는 점에서 기회비용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 시간을 자기 계발에 사용할 수 있다면 엄청나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분단으로 인해 격하된 국가신인도를 회복하고, 무분별한 성장제일주의에서 벗어나는 등 이른바 '통일편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왜 분단되었는가




왜 통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면, 질문은 어떻게 통일해야하는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하지만 통일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한반도가 어떤 역사를 밟아왔는지, 그 결과 오늘날의 상황이 어떤 상황이 되었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즉, 어떻게 통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이전에 "왜 분단되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한반도의 분단 문제를 살펴보는 출발점으로 청일전쟁(1894) 즈음을 꼽습니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청나라와 군신관계를 맺고 있던 조선을 청나라로부터 떼어놓기 위해 혈안이었고, 이에 청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몹시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당시 청나라에 주재하던 영국 공사는, 일본 외교관에게 한반도를 한강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갈라 북쪽은 청이, 남쪽은 일본이 관리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의견 제시합니다. 영국 공사는 일본이 남쪽으로 내려가면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서구열강과 맞서게 되지만, 오히려 공개적으로 조선으로 나가고자 하면 러시아의 남하를 막을 수 있으므로 서구열강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따라서 청일 간의 분쟁에서 일본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열강 사이에 낀 한반도는 분단을 숙명처럼 안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대륙과 해양 사이에 낀 한반도는 끊임없이 분열의 위협에 시달리다가, 1945년 끝내 분단되고 맙니다




이처럼 한반도가 항시적으로 '분단'과 '통일'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던 가운데, 식민지 한반도의 독립운동은 파편화되어있었습니다. 게릴라 활동이 한반도보다 쉬운 만주에서 활동하던 여러 독립군과 유격전 부대들은 이념과 사상이 다르거나, 일본의 지속적인 압박에 힘겹게 대응하느라 힘을 모으기 힘들었습니다. 무장독립투쟁가들은 일본이 패망하기 전 독자적으로 한반도에 침입하여 민족∙조국해방을 시킬 세력은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나치 독일의 지배를 받았던 프랑스의 사례를 보면, 2차대전 당시 드골이 이끈 자유프랑스군은 좌우를 막론한 프랑스 독립운동가들이 힘을 모은 집단이었고, 해외의 독립군으로서 미국, 소련 등 연합국의 일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와 같이 식민지 조선의 투쟁가들도 힘을 모을 수 있었다면 사정은 다를 수 있었을까요? 남한과 북한 지역 각각에 미국과 소련에 의한 신탁통치를 결정했던 미∙중∙러의 모스크바3상회의가, 한반도 사람들이 포함되어 미∙중∙러의 4상회의가 될 수 있지는 않았을까요?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 (2)"에서 계속됩니다)








출처: http://unikoreablog.tistory.com/6867 ['통일 미래의 꿈' 네이버 블로그로 이전하였습니다.]
------------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 (2)

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2017.02.27 22:00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 (1)"에서 계속됩니다)




분단을 피할 수 없었을까?




미국이 처음 긋고 소련이 합의한 38도선은, 처음에는 일본이 항복한 후 한반도 관리를 위한 경계선, 즉 일본군의 무장해제 관리를 위한 선이었을 뿐 분단을 의미하는 선은 아니었습니다. 일본군의 무장해제가 끝난 뒤에, 1943년 카이로회담에서 합의된 대로 한반도 신탁통치 논의는 당연히 이루어질 일이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꼭 남북의 분단을 의미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1948년 12월에 열렸던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도 38선을 유지한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이런 흐름은 왜 분단으로 이어지고 말았을까요? 우리 민족은 그런 일이 벌어질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미국, 영국, 소련의 지도자는 충칭에 거처를 두고 있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남북 주민 대표를 구성원으로 한 한반도 임시정부를 새로 만들고, 미국, 영국, 소련, 중국 4개국이 이 새로운 임시정부를 통해 한반도를 5년 간 신탁통치한 후, 한반도를 독립시킬 계획이었습니다.




미국, 영국, 소련 등 연합국은 한반도 밖에서 활동하던 민족해방단체나 독립군 등을 연합국의 일원으로 승인하지도 않았고, 한반도와 관련있는 단체로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어떤 단체도 한반도 사회 전체를 대표하지 못하고 흩어져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승전국이었던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식민지에 대해 논의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패전국에 불과한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에까지 크게 신경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경우의 수도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는 미국, UN과 함께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한 이승만과 한민당 세력이 힘을 얻고 있었습니다. 그들과 달리 민족통일국가를 주장한 김구나 김규식과 같은 중도 세력이 집권했다면 남북 통일은 수월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미국은 그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중도 좌파, 중도 우파 등 중도 세력은 힘을 합치지도 못했습니다. 그나마 좌우가 함께 이끌며 중심을 잡고 있던 것이 대한민국임시정부였지만, 해방 후 반탁 찬탁 논쟁 가운데 신탁통치에 찬성한 좌익 세력이 임정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큰 힘을 얻지 못했습니다.




왼쪽에는 우익 세력이 "신탁통치절대반대"를, 오른쪽에는 좌익 세력이 "삼상결정절대지지"를 주장하며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우익은 또다시 타국의 통치를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을, 좌익은 현실적인 자주독립 준비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어떻게 통일해야 하는가




'왜 통일해야 하는가', '왜 분단이 되었는가'라는 두 가지의 큰 질문을 뒤로하고, 이제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어떻게 통일해야 하는가"가 남았습니다. 저자는 가장 먼저, "전쟁통일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선언처럼 이야기합니다.




남북전쟁은 북한의 남침을 강조하기 위하여 6.25전쟁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상 국제적 성격이 짙고, 피하기도 어려웠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이라고 부르는 편이 조금 더 합당합니다. 특히 한반도 전체가 자본주의 진영이 되면 사회주의 세력 입장에서는 만주 지방이 위험해지고, 한반도 전체가 사회주의 진영이 되면 자본주의 세력 입장에서는 일본을 포함해 태평양 전체가 위험해집니다. 한국전쟁에 수많은 외국군이 참전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나아가 이승만의 제1공화국 시절 남한이 끊임없이 북진을 외쳤음에도 실행되지 못한 것은 당시 북한에 비해 국력의 열세에 기인한 탓도 있지만, 국제사회가 이를 돕지 않았기 때문인 이유도 있습니다.




한국전쟁에 파견된 프랑스 군인들. 한국전쟁은 수많은 외국군이 파견된, 사실상의 국제전이었습니다. 강대국들은 한국전쟁이 3차대전으로 번지지 않도록 크게 주의를 기울였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미군의 만주 공격 요청을 미 정부에서 거부한 일입니다. ⓒKorea Joongang Daily




전쟁통일론이 힘을 잃은 이후에는 평화통일론이 부상했습니다. 그 시작점은 1960년의 4.19혁명이었습니다. 4.19 이후에는 당시 기득권층이었던 박정희 중심의 민주공화당 세력조차 평화통일을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즉, 한국전쟁을 통한 전쟁통일의 실패 이후 평화통일론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또한 흡수통일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합니다. 남한이 주장한 연합제나 북한이 주장한 연방제는 비슷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일치하지 않는, 상호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통일론입니다. 한국-미국-일본과 북한-중국-러시아가 대립하는 동북아 대분단과, 한국전쟁의 국제전적 성격 때문에 전쟁통일이 불가능한 이치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보면, 어떤 형식으로든 흡수통일은 어렵다고 봐야합니다.




가령 독일은 흡수통일의 하나의 사례였는데, 동독 주민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이전부터 국경을 맞댄 체코슬로바키아나 오스트리아 등으로 대거 탈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주민은 대량탈출이 어려운데다, 중국은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남북관계가 악화되거나 북중관계가 가까워질 때마다 중국은 탈북민을 북송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독일통일 후 동서갈등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동독 사람들은 서독 사람들을 "웨씨(서쪽사람)", 서독 사람들은 동독 사람들을 "오씨(동쪽사람)"라고 부르며 비아냥거렸습니다. 그림 속 엄마가 "웨씨는 돌아가라"고 글을 쓰자, 꼬마아이가 "엄마, 웨씨가 뭐예요?"라고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흡수통일이 이루어진다면, 그 이후에 일어날 남북 주민 간 우열 분단도 걱정해야 합니다. 저자는 독일에서 한 학자를 만나서, 독일통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학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지난날의 한일합방과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서독 출신 주민을 내지인(일본인)에, 동독 출신 주민을 외지인(조선인)에 비교할 정도로 갈등이 심했다는 것입니다. 그 후 여러 글들을 통해서 독일통일의 휴유증을 알게된 저자는, 우리는 그런 식의 흡수통일이 될 수도 없겠지만 되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고 말합니다.




한편 저자는 김영삼 정권 당시 정상회담 합의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기 이전 남북은 최초의 정상회담을 기획하며 한창 분주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남북정상회담 기획은 애초에 남북이 자주적으로 기획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1차 북핵∙미사일 문제로 미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실제로 미국이 북한을 타격할 계획을 백악관에서 논의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카터가 이를 미연에 막기 위해 방북해하여 주선한 것이 남북정상회담이었습니다. 남북의 자발적 참여가 바탕이 된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더구나 정상회담을 할 정도로 개선되었던 남북관계는 김일성 사후 조문 문제를 두고 급속히 냉각되었으며, 그 결과 동해에 북한 잠수함이 침투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1996년 북한 잠수함이 동해로 침투하여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조선일보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뒤이어 북한의 일방적인 핵폐기 주장이나 남한의 일방적인 주한미군철수 주장을 거론하며, 어느 한 진영에 치우친 통일 논의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합니다. 즉, 통일을 향한 길은 일방향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오직 상호적이고 호혜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1945년 해방 직후 38선이 그어지고 7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전 세계에 유례없는 '통일부'가 있는 나라, 아직도 분단의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갈등하고 있는 남북에게 통일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통일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해답을 찾는 일도 어려워보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때이기 때문에 통일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통일과 관련된 제반 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는 강만길 교수의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를 읽으며 한반도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http://unikoreablog.tistory.com/6868 ['통일 미래의 꿈' 네이버 블로그로 이전하였습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