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황대권 - 아홉번째 재심공판 어제 아홉번째 공판을 마치고 공범으로 묶인 웨스턴일리노이 대학 유학생 4명이 모여...
황대권
18 September ·
아홉번째 재심공판
어제 아홉번째 공판을 마치고 공범으로 묶인 웨스턴일리노이 대학 유학생 4명이 모여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무려 33년만이다. 미국교포인 이창신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바람에 그리된 것.
4인의 증인을 심문하는데 무려 5시간이 걸렸다. 법원문이 다 닫히고서야 나왔지만 재판이 잘 되고 있다는 뿌듯함과 오랜만의 해후를 그냥 지나칠수 없어 늦게까지 술집을 전전하며 놀았다.
첫증인으로 복음교회 원로이신 오충일 목사님께서 나서주었다. 오목사님은 석방운동도 열심히 해주셨고 80년대 중반의 민주화운동 실상을 재판부에 전하는데 중요한 증언을 해주셨다. 더구나 오목사님은 국정원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이어서 재판부에 대한 압력이 남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나선 안병곤의 증언시간은 거의 고문과도 같았다. 그 역시 이 사건으로 7년형을 언도 받았던 사람으로 검사가 수사조서를 꼼꼼히 확인해가는 과정이 마치 안기부에서 수사받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는 자신이 모종의 압력에의해 터무니 없는 사실을 만들어 진술했음을 밝히면서도 끝끝내 안기부에서의 고문 사실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 눈물을 흘리며 그의 증언을 듣는 방청객들은 그 이유를 다 알고있다. 고문을 증언하는것도 괴로운 일이지만, 자칫 재판정에서 심신이 무너질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검사의 집요한 추궁이 5분만 더 계속되었다면 내가 검사의 멱살을 쥐고 난장판을 벌였을지도 모를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1시간 내내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이란것을 확인 했으면서도 자신이 만족할때까지 끝없이 질문을 해대는 검사를 바닥에 패대기치고 싶었다. 안병곤의 증언이 끝나자 지친 판사가 10분 휴정을 선언하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검사가 들으라고 일부러 큰소리로 "이게 고문이 아니고 무엇이냐?" 외쳤다.
휴정후 나온 이창신, 조봉심 두 사람의 증언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 이날 미국에서 날아온 이창신의 증언은 재판부에 깊은 인상을 남겼을듯.
그는 한국에서 사건이 발표되자마자 미주에서 발행되는 주요 한국신문들을 상대로 자신이 간첩으로 명기된데 대해 재판을 벌여 승소했다. 미국법원은 아무리 정부기관의 발표라도 사실확인 없이 그대로 기사화하는것은 명예훼손이라며 기사화한 모든 신문에게 정정보도와 함께 손해배상 할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해외한민보>라는 교포신문의 발행자 서정균씨를 "북괴공작원"으로 규정하고 그와 연결된 유학생들을 모두 간첩으로 만든 것인데, 서씨의 딸이 그후 미국무성의 부차관보까지 지낸것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은 것이다.
이제 대장정과도 같았던 증인심문이 끝났다. 추석후 10월 4일과 16일에 본게임인 피의자 심문이 잡혀있다. 그런후에 바로 판결이 나지 않을까싶다.
페친 여러분의 응원과 기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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