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3

알라딘: 분홍 습지 - 어느 유곽의 110년 이수영 2023

알라딘: 분홍 습지:


분홍 습지 - 어느 유곽의 110년 
이수영 (지은이)학고재20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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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 Point :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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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쪽

책소개
대구에 있던 일본 유곽 ‘야에가키쵸’를 본으로 만든 이야기이다. 1909년 습지에 문을 연 야에가키쵸는 해방 후에도 이름만 바꿔 단 채 내내 성매매집결지로 남아 있었다. 110년이 지난 2019년에야 비로소 철거되었다.

저자는 2019년 자갈마당(대구 성매매집결지)이 철거되던 때에 맞추어 대구에서 6개월간 머물며, ‘대구여성인권센터’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자갈마당’ 성매매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고 현장을 체험했다. 그 모든 순간 저자는 목격자가 되어 분홍 불빛이 고인 골목길, 분홍이 질러 대는 비명 소리를 보고 듣는다. 그리고 지독한 환취를 겪는다.

저자는 자갈마당의 지층을 이룬 습지, 칠성바위와 토성과 읍성, 전쟁과 기차와 부동산, 신문과 잡지, 그리고 연두의 기억과 증언을 추적한다. 마침내 존재하지 않던 자갈마당 이야기가 하나하나 드러난다. 그 이야기를 기록한다.

대구만의 이야기일까? 아니다. 부산, 원산, 인천, 서울, 평양, 군산 같은 도시들로 마찬가지였다. 유곽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졌고, 성매매집결지로 이어지다 2010년이 훌쩍 넘어서야 하나씩 철거되었다. 그래서 자갈마당 이야기는 한반도의 ‘어느 유곽-성매매집결지’ 이야기인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1부
Ⅰ 환취幻臭, 공감주술
Ⅱ 습지
Ⅲ 이상한 열매
Ⅳ 습지 헤랄드
Ⅴ 이방異邦의 신
Ⅵ 110년

2부
Ⅶ 연두 딸기 미지 자두 보미 민수 보라 지우 은별
Ⅷ 기억


책속에서


P. 17 비릿하다. 시큼한 비린내가 쉬지 않고 난다 잠이 설핏 들다가도 훅~, 아, 그 냄새다, 부엌 가스 불을 잠그다가도,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가도, 집 앞 슈퍼 골목길을 지나다가도 훅~, 냄새는 부엌을 밟고 현관을 뭉개고 골목길을 휩쓸며 쑥대밭을 만들었다.
P. 27 신들의 달콤하고 끈적거리는 음료가 깡통에 담겨 다른 서비스 음료들과 함께 창고에 쌓여 있다가 분홍방 하얀 냉장고 안으로 옮겨갔을 것이다. 그곳에서 시큼하고 끈적이는 여러 액체의 시작과 끝에 냉장고 밖으로 나왔을까. 그 끈적하고 달짝지근한 신들의 음료를 나는 마실 수 없었다. 왜 마실 수 없었을까.
P. 60 철도가 지나고 기차역이 생기고 전매 공장이 들어서고 성벽이 무너지고 십자도로가 뚫리고, 이 모든 것을 먹고 습지는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통통해진 습지에는 유곽이 들어섰다. 땅이 있고 유곽이 생기지 않았다. 유곽을 위해 땅을 만들었다. 유곽은 아주 오랫동안 공들여 계획한 시장이었다. 유곽에는 미나리 대신 다른 열매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 분홍빛 습지열매를 사람들은 사고팔았다. 땅을 사고팔 듯이, 기차표를 사고팔 듯이, 담배를 사고팔 듯이 이 이상한 열매를 사고팔아 돈을 벌었다. 접기
P. 65 읍성을 둘러싸고 있던 담장을 먹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습지에서는 다시 담장이 돋아났다. 담장은 쑥쑥 자라나 습지 전체를 둘러쌌다. 읍성의 일본인들은 습지를 ‘야에가키쵸八重垣町’라 불렀다. 조선인들은 일본어 한자를 조선 발음으로 읽어 ‘팔중원정’이라 불렀다. 여덟 겹으로 담장을 둘러친 마을.
P. 66 습지가 단단한 땅이 되고 부동산이 되어 한 첫 번째 일은 입구에 ‘금지’ 표시를 하는 것이었다. 습지는 금지로부터 시작되었고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는 그곳의 명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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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수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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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가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뉴욕시립대 미술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프레젠테이션 쇼, 연극 형식의 퍼포먼스, 여행하면서 기록한 기록 퍼포먼스, 설치작업을 주로 했다. 관객과 함께 스무고개를 풀고 답을 맞히지 못하면 죽는 <스무고개>, 신라인 솔거를 연구한 <신라인 미술작가 솔거 환생증명전>, 100년 전 대구 유곽에 살던 게이샤 귀신을 만났다는 한 목격자의 증언을 쫓아가는 <장소의 령靈 야에가키쵸>, 활을 쏘아 새털 떨어뜨리는 소리를 연주한 <활의 목소리>, 눈먼 명태와 다리 다친 문어... 더보기

최근작 : <분홍 습지>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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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분홍 습지>,<사랑과 상실의 뇌과학>,<오경환 OH, KYUNG HWAN>등 총 187종
대표분야 : 미술 이야기 2위 (브랜드 지수 127,116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20위 (브랜드 지수 161,397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대한민국 성매매집결지의 110년을 그리다

어느 유곽의 110년
『분홍 습지』

1. 목격자의 눈으로 대구 자갈마당, 그 110년을 기록하다
이 책은 대구에 있던 일본 유곽 ‘야에가키쵸’를 본으로 만든 이야기이다. 1909년 습지에 문을 연 야에가키쵸는 해방 후에도 이름만 바꿔 단 채 내내 성매매집결지로 남아 있었다. 110년이 지난 2019년에야 비로소 철거되었다.
저자는 2019년 자갈마당(대구 성매매집결지)이 철거되던 때에 맞추어 대구에서 6개월간 머물며, ‘대구여성인권센터’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자갈마당’ 성매매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고 현장을 체험했다. 그 모든 순간 저자는 목격자가 되어 분홍 불빛이 고인 골목길, 분홍이 질러 대는 비명 소리를 보고 듣는다. 그리고 지독한 환취幻臭를 겪는다. 저자는 자갈마당의 지층을 이룬 습지, 칠성바위와 토성과 읍성, 전쟁과 기차와 부동산, 신문과 잡지, 그리고 연두의 기억과 증언을 추적한다. 마침내 존재하지 않던 자갈마당 이야기가 하나하나 드러난다. 그 이야기를 기록한다. 대구만의 이야기일까? 아니다. 부산, 원산, 인천, 서울, 평양, 군산 같은 도시들로 마찬가지였다. 유곽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졌고, 성매매집결지로 이어지다 2010년이 훌쩍 넘어서야 하나씩 철거되었다. 그래서 자갈마당 이야기는 한반도의 ‘어느 유곽-성매매집결지’ 이야기인 것이다.

2. 역사적 사실(Fact)에 상상력을 버무려 살아 있는 이야기를 만들다
성매매집결지는 결코 절로 생겨나지 않았다. 유곽은 철도, 공장, 신사, 전쟁처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1909년부터 2019년까지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그곳에 있었다. 해방이 되고, 한반도에 미군과 소련군이 들어오고, 전쟁이 나고, 분단이 되고, … IMF 국가부도가 나고 뉴 밀레니엄이 시작되고, 월드컵 잔치에 들썩이고, ⋯ 세월호가 가라앉아도 누군가는 그곳, 분홍 습지(유곽)를 찾았다. 그러나 유곽은 보이지 않았고, 말하지 않는 모두의 비밀이었다. 유곽을 말하려면 드러난 사물을 통과해야 한다. 철도, 읍성, 토성, 신문과 잡지, 신도神道, 법률, 전쟁, 에로티시즘 따위의 사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1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런 사물을 통과한 ‘자갈마당’은 2019년 철거되었고, 그 역사를 저자는 기록하고 되살려낸다. 저자가 되살려낸 하나하나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자갈마당 110년의 역사이자, 분홍 습지들의 이야기이다.

3. 퍼포먼스 · 설치미술 작가 이수영의 새로운 도전, 성매매집결지의 110년을 표현하다
자갈마당 이야기는 유곽이 처음 들어선 읍성 북문 밖 습지에서 시작된다. 습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세상은 그 곳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그 110년을 어떤 모습으로 지나왔는지 풀어낸다. 저자는 이야기마다 때로는 소설로, 때로는 인터뷰로, 때로는 시로, 때로는 일러스트로, 때로는 녹취록으로 다양하고 변화무쌍하게 풀어 보여주고 들려준다. 텍스트와 이미지가 서로 어긋나면서 의미를 만들어 내는 몽타주 기법 효과를 목표로 한 때문이다. 그래서 내러티브 구성만큼 종이책이 가지고 있는 시간성(한 장 한 장 넘기며 읽게 되는 시간성)과 공간성(펼쳤을 때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에 대한 실험이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며 대한민국 성매매집결지의 110년을 표현한다. 그 낯설음이 생경하면서도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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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 동안 꺼지지 않은 분홍 불빛





200페이지가 안되는 작은 책. 2023년은 이 책을 읽은 해로 기억할 거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고 그만큼 중요한 책이다.




<분홍 습지>는 대구 성매매집결지의 110년 역사를 담았다. 미술 작가인 이수영은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대구를 기록한 두 권 의 책 <대구이야기> 와 <조선 대구일반>을 다시 쓴다. 작가 본인의 작품들과 대구 자갈마당 (성매매집결지)의 사진들도 같이 보여준다. 1부에서 2부로 넘어갈 때 1909년 부터 2019년까지 연도를 쭉 열거한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사진들 (군사정권, 민주화 운동, 2002월드컵, 세월호 사고) 과 같이 나오는데 가슴이 콱 막힌듯 답답했다.




자그만치 110년 동안 꺼지지 않았다. 2019년 철거할 때 까지 분홍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그리고 2부에서는 그곳에서 9년 동안 일했던 연두의 목소리를 듣는다. 어렴풋이 알았던 용어들을 마주하고 남자들이 얼마나 많이 오고 상대했는지 그런 얘기도 맘이 무겁지만 탈성매매를 하고 한 때 자신의 터전이었던 곳에서 외면받았다는 얘기도 마음 아팠다. 배신자로 생각한다는 것.




2019년 대구에서 머물렀던 6개월의 활동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작가는 여성인권센터 활동가 들과 다니며 그곳에 가면 주는 복숭아 넥타 음료수를 얘기한다. 이젠 ‘복숭아 넥타에도 고통을 느낄 줄 알게 되었다’고.




우리는 그 분홍 불빛이 110년동안 꺼지지 않았다는 걸 외면하고 살았다. 그 불빛은 대구 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수많은 곳에서 빛났다.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나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책의 마지막 문장 ‘공감은 힘이 세다’ 는 걸 느꼈다.




습지에는 아파트가 세워졌지만 묻히지 않도록 다시 쓰고 알려줘서 작가와 출판사 목소리를 들려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불이 꺼지지 않았던 건 누구 때문이었는지. 다들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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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시인 2023-11-1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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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장소






「어느 유곽의 110년」



대구에 있던 일본 유곽 ‘야에가키쵸’를 본으로 만든 이야기이다. 1909년에 문을 연 야에가키쵸는 해방 후에도 이름 바꿔 내내 성매매 집결지였다. 110년이 지난 2019년에야 철거되었다. 부산, 원산, 인천, 서울, 평양, 군산 같은 도시들도 마찬가지였다. 일제강점기에 유곽이 만들어졌고 남한에선 성매매 집결지로 이어지다가 2010년이 훌쩍 넘어서야 하나씩 철거되었다. 이 책은 대구 유곽 야에가키초를 본으로 삼았지만 대구만이 아닌 한반도의 ‘어느 유곽-성매매 집결지’ 이야기이다. -들어가며



성매매 집결지는 결코 저절로 생겨나지 않았다. 유곽은 철도, 공장, 신사, 전쟁처럼 정성들여 계획적으로 만들어졌다. 한반도 일본 이주자를 위한 교육, 토목, 위생, 수도 등 제반 시설을 위한 재정확보에 유곽사업은 요긴했다. 황금알을 낳는 유곽을 유치하기 위해 조선의 일본인들은 마을의 땅을 부동산으로 바꾸었다. 마을의 토성에는 일본의 신사가, 미나리꽝 습지에는 유곽과 공장이, 읍성 밖 갈대밭은 기차역이 되었다. (p.6)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에서 읽은 성매매 당사자의 이야기들이 기억이 났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했다. 대구 유곽의 탄생에 일제의 촘촘한 계획이, 1909년에 세워진 유곽 (성매매 집결지) 이 110년이 지나도록 성황을 이루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자본주의 논리에서 성매매는 과연 누구의 배를 불렸을까.



저자를 따라가 본 발자취는 슬프고 아팠다. 책에 실린 당사자의 이야기를 읽으니 전에 읽은 책들과 겹쳐져 그녀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 겪은 일들이 지금 만연한 젠더 문제와 다르지 않음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우리가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고 감추고 싶은 그 공간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하는 것이 공감이다. 우리는 공감함으로써 또 기억해야 함을 느낀다.





우리는 장소에 매여 있다. 장소는 공간적이라기보다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옆 사람들의 시선들이 교차하는 곳이다. 우린 그들의 시선에서 밀려나고 실패할까 봐 두렵다. 공부가, 싸움이, 초이스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인정받기 위해서다. 인정 투쟁에서 실패할 때, 그 시선들의 바깥으로 밀려날 때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생을 끝내기도 한다. 습지가 지옥이더라도 살아야 한다. (pp.148~149)



2019년 6월4일 11시. 기자들과 여성인권 활동가들, 업주들이 분홍습지에 모였다. 업소 60호 건물을 포클레인으로 부수며 철거공사가 시작됐다. 무너지는 건물을 배경으로 기자들은 110년 역사의 성매매집결지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한때 이 분홍습지에는 70여 성매매업소, 600여 명의 성 판매 여성이 살았다. (p.171)



이제 분홍습지는 없다. 없어졌다. 마땅히 없어져야 할 곳이라 없어진 것이 아니라 아파트를 짓기 위해 없어졌다. 아파트는 힘이 세다.

성매매집결지였던 전주 선미골, 아산 장미마을은 철거 후에 집결지의 폭력적 역사를 성찰하기 위해 기억장소와 아카이브, 여성소수자 센터를 운영한다.

이 도시는 분홍 습지를 기억하지 않기로 했다. 기억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습지는 더 낮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흩어져 스며들 것이다. 성구매자들은 어디선가 분홍 불빛을 안심하고 다시 켤 것이다. 망각은 힘이 세다. (pp.179~180)



‘창녀’는 사건이다. 누군가를 특정할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 이름은 창녀가 사건이라는 것을 감춘다. 보이지 않게 한다. 혼자서는 절대 창녀가 될 수 없다. 성 구매자가 있어야만 창녀 사건을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성매매가 작동될 수 있게 하는 자본주의 장치들, 혐오와 배제라는 감금장치가 없다면 창녀 사건을 일어날 수 없다.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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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m3421 2023-11-1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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