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국시기 일본이 네덜란드와 교역할 수 있었던 비결은
17세기 일본 나가사키 데지마를 배경으로 한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작은 인공섬, 그곳에 네덜란드가 들여온 것은 ‘세계’
등록 2023-11-09
일본 나가사키 앞 인공섬 데지마 네덜란드인 거주지역의 일상을 보여주는 18세기 말 와타나베 슈세키의 그림 일부.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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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미첼의 역사소설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이하 <가을>)의 배경은 1799년 일본 나가사키 앞 작은 인공섬 데지마(出島)입니다. 데지마는 ‘바깥으로 향한 섬’이란 뜻으로, 당시 일본이 서양과 교역하던 유일한 접점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상관(商館)이었습니다.
무역선 셰넌도어호를 타고 신임 상관장 위니코 포르스텐보스와 함께 온 야코프 더주트가 주인공입니다. 더주트는 직무에 충실하고 꼼꼼하며 지적인 젊은 사무원으로 시작해서 상관장으로 승진해 5년간 예정됐던 임무를 훨씬 넘겨 18년간 일합니다. 이 시기 실제 상관장이던 헨드릭 두프를 모델로 했습니다.
포르투갈이 떠난 자리에 찾아온 네덜란드
이 소설은
두 세계에 걸쳐 있는 ‘가장 긴’ 다리
데지마는 9천㎡의 작은 인공섬으로 축구장보다 조금 더 큰 면적에 불과합니다. 나가사키와는 짧은 ‘홀란드 다리’로 연결됐습니다. 하지만 이 다리로 일본은 세계 상품을 교역할 뿐 아니라 시대를 앞선 학문과 정보를 접하니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가을>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통역관 오가와 우자에몬은 처음 데지마에 올 때 스승이 ‘이 다리는 두 세계 사이에 걸쳐 있으니 네가 건넌 것 중에서 가장 긴 다리다’라고 했던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유럽의 신물품, 중국의 실크, 인도의 면직물 등을 일본에 수출했습니다.
도쿠가와 막부가 1715년 구리 수출을 제한하면서 구리 확보는 사활이 달린 문제가 됐습니다. <가을>은 일본으로부터 구리 수입량이 1790년 8천피컬(약 480t)에서 10년 만에 3200피컬로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신임 상관장 포르스텐보스가 나가사키 부교(행정을 담당하는 최고위직 중 하나) 시로야마와의 대담한 담판을 통해 9600피컬로 할당량을 늘리는 장면을 실감 나게 묘사합니다.
‘오랑캐 학문’에서 ‘홀란드 학문’이 되다
데지마와 나가사키를 연결하는 다리로 상품만 오간 것이 아닙니다.
같은 네덜란드인 하멜은… 한·일을 가른 운명
이 대목에서 ‘우리는?’이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19세기 후반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사실 이 시기에 이미 일본과의 격차는 뚜렷하게 벌어졌고, 열강의 틈에서 적극적이고 독자적인 개방과 발전을 도모하는 게 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17세기 인조와 효종 때 청을 공격하고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키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북벌론부터 문제였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국제문제 대기자인 김영희가 대표적인데, 그는 1653년 일본으로 향하다 폭풍으로 조선에 표착해 억류됐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직원 하멜과 그의 동료들에 주목해서 <소설 하멜>을 썼습니다. 선박과 총포의 제작, 축성, 천문, 의학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는데, 무능한 효종과 그의 신하들이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신현호 이코노미스트·<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 저자
*소설로 읽는 경제학: 일반인이 경제현상에 쉽게 다가가고 동시에 경제와 금융 종사자가 소설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소설 속에서 경제를 발견하는 연재. 격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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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미첼과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데이비드 미첼은 영국 소설가입니다. 1999년 <유령이 쓴 책>으로 데뷔한 뒤 여덟 권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2010년 출간됐고 2018년 송은주가 한국어로 번역했습니다. 이 책으로 영연방 작가상을 받았고,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습니다.
포르투갈이 떠난 자리에 찾아온 네덜란드
이 소설은
- 상관에 근무하는 네덜란드인,
- 동인도회사와 거래하는 일본 상인,
- 양쪽을 연결하는 통역관,
- 배후에서 이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막부 권력자,
- 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일본 지식인과
- 비밀 종교집단의 행보로 구성됐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쇄국 시기 일본이 네덜란드와의 교류로 어떻게 세계사 속에 나아갔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1497년 리스본에서 출발한 바스쿠 다가마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인도 항로를 개척한 이래, 유라시아 대륙 남쪽의 해양 항로를 지배한 것은 포르투갈이었습니다. 이들은 아프리카, 중동, 인도, 동남아 연안 항구를 함포를 앞세워 정복하고 교역을 독점했습니다. 하지만 중앙집권화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자, 현지 정부와 협력해 교역을 가능하게 합니다. 데지마는 1579년부터 포르투갈인들과의 교역 창구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 선박에 실려온 것은 물건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베리아반도의 가톨릭 선교사들은 일본에 들어와 적극적으로 포교 활동을 벌였습니다. 일본 내 기독교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막부 정부는 긴장하고 탄압에 나섭니다. 1637년 가톨릭교도를 중심으로 일본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봉기인 ‘시마바라의 난’이 벌어지자, 도쿠가와 막부는 기독교를 완전히 금지합니다. 이 여파로 1639년 포르투갈인들은 추방됐고 교역이 금지됐습니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이 네덜란드입니다. 16세기 말부터 종교에 대한 관용, 과학기술과 상거래 진흥을 추진한 저지대인들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과 공화국 수립을 선언한 뒤 급속히 발전합니다. 이들은 1602년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로 평가받는 동인도회사를 설립하고 유라시아 해양 전체에서 포르투갈·스페인과 경쟁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선교 없는 교역을 내세워 막부를 설득하고 1641년 포르투갈이 떠난 데지마에 네덜란드 상관을 차립니다. 이후 일본의 유럽인과의 교역은 네덜란드가 독점했습니다.
1497년 리스본에서 출발한 바스쿠 다가마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인도 항로를 개척한 이래, 유라시아 대륙 남쪽의 해양 항로를 지배한 것은 포르투갈이었습니다. 이들은 아프리카, 중동, 인도, 동남아 연안 항구를 함포를 앞세워 정복하고 교역을 독점했습니다. 하지만 중앙집권화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자, 현지 정부와 협력해 교역을 가능하게 합니다. 데지마는 1579년부터 포르투갈인들과의 교역 창구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 선박에 실려온 것은 물건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베리아반도의 가톨릭 선교사들은 일본에 들어와 적극적으로 포교 활동을 벌였습니다. 일본 내 기독교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막부 정부는 긴장하고 탄압에 나섭니다. 1637년 가톨릭교도를 중심으로 일본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봉기인 ‘시마바라의 난’이 벌어지자, 도쿠가와 막부는 기독교를 완전히 금지합니다. 이 여파로 1639년 포르투갈인들은 추방됐고 교역이 금지됐습니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이 네덜란드입니다. 16세기 말부터 종교에 대한 관용, 과학기술과 상거래 진흥을 추진한 저지대인들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과 공화국 수립을 선언한 뒤 급속히 발전합니다. 이들은 1602년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로 평가받는 동인도회사를 설립하고 유라시아 해양 전체에서 포르투갈·스페인과 경쟁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선교 없는 교역을 내세워 막부를 설득하고 1641년 포르투갈이 떠난 데지마에 네덜란드 상관을 차립니다. 이후 일본의 유럽인과의 교역은 네덜란드가 독점했습니다.
두 세계에 걸쳐 있는 ‘가장 긴’ 다리
데지마는 9천㎡의 작은 인공섬으로 축구장보다 조금 더 큰 면적에 불과합니다. 나가사키와는 짧은 ‘홀란드 다리’로 연결됐습니다. 하지만 이 다리로 일본은 세계 상품을 교역할 뿐 아니라 시대를 앞선 학문과 정보를 접하니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가을>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통역관 오가와 우자에몬은 처음 데지마에 올 때 스승이 ‘이 다리는 두 세계 사이에 걸쳐 있으니 네가 건넌 것 중에서 가장 긴 다리다’라고 했던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유럽의 신물품, 중국의 실크, 인도의 면직물 등을 일본에 수출했습니다.
그 대가로 일본인들로부터 칠기와 자기, 구리와 은 등을 샀습니다.
일본과의 교역은 수익성이 높아, 한때 동인도회사 총이익의 70% 이상이 일본과의 거래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특히 구리는 일본이 전세계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였기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일본산 구리의 영향을 기술할 정도로 중요한 물품이었습니다.
구리의 주요 수입국은 상거래에서 구리 주화를 사용한 아시아 국가들이었는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유럽-아시아 무역뿐 아니라 아시아 역내 무역에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나가사키 해군 훈련소의 건너편으로 작은 방사형 모양의 데지마가 보인다. 해병은 네덜란드인의 지도를 받았다. 진나이 쇼레이의 19세기 그림.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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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해군 훈련소의 건너편으로 작은 방사형 모양의 데지마가 보인다. 해병은 네덜란드인의 지도를 받았다. 진나이 쇼레이의 19세기 그림.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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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막부가 1715년 구리 수출을 제한하면서 구리 확보는 사활이 달린 문제가 됐습니다. <가을>은 일본으로부터 구리 수입량이 1790년 8천피컬(약 480t)에서 10년 만에 3200피컬로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신임 상관장 포르스텐보스가 나가사키 부교(행정을 담당하는 최고위직 중 하나) 시로야마와의 대담한 담판을 통해 9600피컬로 할당량을 늘리는 장면을 실감 나게 묘사합니다.
하지만 그는 본사에 이를 2600피컬로 축소 보고하고 7천피컬을 횡령합니다.
부상관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던 더주트는 이에 항의하다 승진이 취소됩니다.
실제 각국의 동인도회사 직원들은 적은 봉급을 보충하거나 큰 재산을 형성하기 위해
실제 각국의 동인도회사 직원들은 적은 봉급을 보충하거나 큰 재산을 형성하기 위해
회사 물품을 횡령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개인 거래를 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1609년부터 동인도회사 공식 보고서에
- ‘선장, 선원 그리고 회사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고용계약 조항을 위반하고
- 도자기, 칠기, 그 밖의 귀중품을 운반해서 매각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랑캐 학문’에서 ‘홀란드 학문’이 되다
데지마와 나가사키를 연결하는 다리로 상품만 오간 것이 아닙니다.
네덜란드인들이 선교를 내세우지 않았기에 막부는 데지마를 통해 발달한 서양 학문을 수입하더라도 위험한 기독교 사상이 유입되지 않으리라 기대했습니다.
에도 막부의 8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무네가 서양 서적의 수입 금지를 완화하면서
다양한 학문 분야의 서적들이 데지마를 통해 폭발적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이유로 서양 학문을 가리키는 말이
‘남만학’(남쪽 오랑캐의 학문)에서 ‘난학’(홀란드 학문)으로 바뀌었고,
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지란당’이라는 학술단체를 만들어 정보를 교류했습니다.
난학 도입 초기에 특히 중요한 것은 의학이었습니다. 교역이 허용된 네덜란드인이라 해도 상관장과 부상관장이 아니면 데지마를 벗어나 일본에 발 딛는 일이 드물었습니다.
난학 도입 초기에 특히 중요한 것은 의학이었습니다. 교역이 허용된 네덜란드인이라 해도 상관장과 부상관장이 아니면 데지마를 벗어나 일본에 발 딛는 일이 드물었습니다.
일본인 역시 통역사와 창녀 등 제한된 인원만 데지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네덜란드 의사는 때때로 홀란드 다리를 건너
일본 고위층의 진료에 참여했고, 일본인 의사도 데지마에 와서 의학을 배웠습니다.
<가을>의 여주인공 아이바가와 오리토는 산파로 정기적으로 데지마에 들어와 동인도회사 소속 의사 뤼카스 마리뉘스로부터 의학을 배웠습니다. (더주트, 오가와, 아이바가와 사이의 엇갈리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지면 사정으로 아쉽지만 생략하겠습니다.)
더주트가 마리뉘스를 따라 지란당 모임에 참석해 당대 최고의 난학자 스기타 겐파쿠의 회고를 듣는 장면이 있습니다. 스기타는 30년 전 어렵게 구한 네덜란드어로 쓰인 해부학 책 <타펠 아나토미아>를 실제 인체와 대조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또 한 명의 난학자인 의사 마에노 료타쿠(그는 소설 속 오리토의 스승이기도 합니다)와 함께 막부의 허락을 받아 사형수를 직접 해부합니다. 인간의 육체가 음양오행설에 기반한 동양의학과는 전혀 다르고 <타펠 아나토미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에 충격받습니다. 그리고 난학자들을 모아 번역에 착수해 일본 최초의 해부학서인 <해체신서>를 발간합니다.
막부 역시 데지마를 무역 창구로만 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네덜란드에 교역을 허용하면서 매년 서양 정세를 집대성한 <풍설서>를 작성해 보고하도록 요구했습니다. 1641년 처음 작성한 <풍설서>는 유럽 각국뿐 아니라 인도, 청나라, 미국의 정보도 기재돼 쇄국 기간 중 막부가 국외 사정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습니다. <가을>에는 <풍설서>에 대한 대목이 몇 차례 나오는데, 젊은 난학자 요시다 하야토는 지란당 강연에서 <풍설서> 정보를 인용해 ‘새로운 힘을 가진 기계들이 세계를 변화시키는데, 이를 얻지 못한 민족은 잘해야 인도인처럼 정복당하거나 최악의 경우 밴디먼스랜드 원주민처럼 절멸당할 것’이라며 일본의 쇄신과 식민지 건설(!)을 촉구합니다.
더주트가 마리뉘스를 따라 지란당 모임에 참석해 당대 최고의 난학자 스기타 겐파쿠의 회고를 듣는 장면이 있습니다. 스기타는 30년 전 어렵게 구한 네덜란드어로 쓰인 해부학 책 <타펠 아나토미아>를 실제 인체와 대조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또 한 명의 난학자인 의사 마에노 료타쿠(그는 소설 속 오리토의 스승이기도 합니다)와 함께 막부의 허락을 받아 사형수를 직접 해부합니다. 인간의 육체가 음양오행설에 기반한 동양의학과는 전혀 다르고 <타펠 아나토미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에 충격받습니다. 그리고 난학자들을 모아 번역에 착수해 일본 최초의 해부학서인 <해체신서>를 발간합니다.
막부 역시 데지마를 무역 창구로만 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네덜란드에 교역을 허용하면서 매년 서양 정세를 집대성한 <풍설서>를 작성해 보고하도록 요구했습니다. 1641년 처음 작성한 <풍설서>는 유럽 각국뿐 아니라 인도, 청나라, 미국의 정보도 기재돼 쇄국 기간 중 막부가 국외 사정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습니다. <가을>에는 <풍설서>에 대한 대목이 몇 차례 나오는데, 젊은 난학자 요시다 하야토는 지란당 강연에서 <풍설서> 정보를 인용해 ‘새로운 힘을 가진 기계들이 세계를 변화시키는데, 이를 얻지 못한 민족은 잘해야 인도인처럼 정복당하거나 최악의 경우 밴디먼스랜드 원주민처럼 절멸당할 것’이라며 일본의 쇄신과 식민지 건설(!)을 촉구합니다.
같은 네덜란드인 하멜은… 한·일을 가른 운명
이 대목에서 ‘우리는?’이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19세기 후반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사실 이 시기에 이미 일본과의 격차는 뚜렷하게 벌어졌고, 열강의 틈에서 적극적이고 독자적인 개방과 발전을 도모하는 게 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17세기 인조와 효종 때 청을 공격하고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키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북벌론부터 문제였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국제문제 대기자인 김영희가 대표적인데, 그는 1653년 일본으로 향하다 폭풍으로 조선에 표착해 억류됐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직원 하멜과 그의 동료들에 주목해서 <소설 하멜>을 썼습니다. 선박과 총포의 제작, 축성, 천문, 의학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는데, 무능한 효종과 그의 신하들이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가을>과 <소설 하멜>을 같이 읽으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접한 조선과 일본의 모습을 비교하는 것은 가슴 아프지만 유익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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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호 이코노미스트·<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 저자
*소설로 읽는 경제학: 일반인이 경제현상에 쉽게 다가가고 동시에 경제와 금융 종사자가 소설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소설 속에서 경제를 발견하는 연재. 격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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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미첼과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데이비드 미첼은 영국 소설가입니다. 1999년 <유령이 쓴 책>으로 데뷔한 뒤 여덟 권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2010년 출간됐고 2018년 송은주가 한국어로 번역했습니다. 이 책으로 영연방 작가상을 받았고,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습니다.
미첼은 <타임스>가 2007년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입니다.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 8년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일본인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미첼의 소설들이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담은 것은 이 경험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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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1 |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1
데이비드 미첼 (지은이),송은주 (옮긴이)문학동네2021-08-20
원제 : The Thousand Autumns of Jacob de Zoet
[eBook]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선택한 도서 총 1권 / 구매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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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픽션의 미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가" "살아 있는 작가 중 가장 흥미롭고 두려움을 모르는 작가"라는 평을 들으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천부적인 재능과 독창성을 보여준 데이비드 미첼의 소설. 2010년 출간된 미첼의 다섯번째 작품으로, 19세기 나가사키의 작은 섬 데지마에서 일하게 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사무원 야코프 더주트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일본에서 팔 년간 영어를 가르친 데이비드 미첼은 1994년 나가사키 여행중 전차 정류장을 잘못 내리는 바람에 우연히 데지마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때부터 미첼은 그 장소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구상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나 데지마는 한 편의 소설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반짝이는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 스릴러이면서 동시에 어느 특정한 역사의 기로에서 만난 두 문화의 충돌에 대한 화려한 역사소설"로 평가받는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2010년 「뉴욕 타임스」 「타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11년 커먼웰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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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 노트 011
1부 신부를 위한 춤 013
2부 산채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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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가와세미 님?" 오리토가 냄새나고 끈적거리는 요 위에 무릎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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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데이비드 미첼 (David Mitchell) (지은이)
1969년 영국에서 태어나 켄트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비교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탈리아에서 일 년을 지낸 후 일본으로 건너가 팔 년 동안 영어를 가르치는 등 세계 각국을 떠돌다가 영국으로 돌아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 첫 소설 『유령이 쓴 책』을 발표한 데이비드 미첼은 단숨에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 그해 35세 이하의 영국 작가가 쓴 최고 작품에 주어지는 존 루엘린 라이스 상을 수상했고, 가디언 신인 작가상 후보에도 올랐다. 2001년에는 『넘버 나인 드림』으로 맨부커상,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3년 <그랜타> 선정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 20인’에 이름을 올렸다.
2004년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07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2006년에는 『블랙스완그린』이 <타임> 선정 ‘올해 최고의 책 10권’에 뽑히기도 했다. 2010년 발표한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고 커먼웰스상(2011)을 수상했다. 2014년 『본 클락스The Bone Clocks』를, 2015년에는 트위터에 연재한 단편소설을 발전시켜 『슬레이드 하우스』를 출간했으며, 한강, 마거릿 애트우드 등과 함께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의 작가로 선정돼 2144년에 공개될 작품을 쓰기도 했다. 접기
수상 : 2011년 커먼웰스상, 2004년 영국 도서상
최근작 : <데카메론 프로젝트>,<슬레이드 하우스>,<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2> … 총 258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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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주 (옮긴이)
이화여자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런던대학 SOAS에서 번역학을 공부했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등을 비롯한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모든 작품과 《위키드》, 《클라우드 아틀라스》, 《시대의 소음》, 《설득》, 《광대 샬리마르》 등의 수많은 걸작을 번역했다. 이 책 《드레스는 유니버스》에서 다루는 고전 중 《이성과 감성》, 《순수의 시대》, 《시스터 캐리》도 우리말로 옮겼다. 폴 오스터의 소설 《선셋 파크》 번역으로 제8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인간과 과학에 대한 관심이 깊어 포스트휴머니즘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아 《당신은 왜 인간입니까》, 《인류세 시나리오》,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공저), 《인류세 윤리》(공저)를 썼다. 현재 이화인문과학원 학술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화여자대학 포스트휴먼융합인문학 협동과정에서 강의하고 있다.
멸종 위기에 놓인 고전 마니아로 심심하면 5백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고전들을 꺼내 재독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유튜브에 온갖 요약본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작품의 참맛은 지겹도록 긴 주인공의 독백과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배경의 롱테이크 숏에 숨어 있다고 믿는다. 《드레스는 유니버스》는 오랜 세월 동안 숱하게 오해받아온 고전 속 여주인공들을 변호하며 그들의 매력을 설파하는 뜨거운 최애 변론서이자, 결점과 모순 가득한 여주인공들을 통한 매혹적인 인간 탐구 기록이다. 접기
최근작 : <드레스는 유니버스>,<인류세 시나리오>,<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 총 120종 (모두보기)
“데이비드 미첼의 책을 처음 읽고
나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휩쓸려들어가는 기쁨을 느꼈다.”
가즈오 이시구로(노벨문학상 수상자)
★ 2011 커먼웰스상 수상, 2010 <타임>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작가 데이비드 미첼
그가 선보이는 사랑과 모험의 대서사시!
“픽션의 미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가”
“살아 있는 작가 중 가장 흥미롭고 두려움을 모르는 작가”라는 평을 들으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천부적인 재능과 독창성을 보여준 데이비드 미첼의 소설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전2권)이 출간됐다.
데이비드 미첼은 1999년 『유령이 쓴 책』을 발표하며 데뷔한 이래 독창적인 구성과 정교한 플롯,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동시에 받아왔다. 특히 그의 대표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영국 도서상, 제프리 페이버 메모리얼 상을 수상하고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워쇼스키 자매 감독, 배두나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2010년 출간된 미첼의 다섯번째 작품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19세기 나가사키의 작은 섬 데지마에서 일하게 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사무원 야코프 더주트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일본에서 팔 년간 영어를 가르친 데이비드 미첼은 1994년 나가사키 여행중 전차 정류장을 잘못 내리는 바람에 우연히 데지마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때부터 미첼은 그 장소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구상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나 데지마는 한 편의 소설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반짝이는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 스릴러이면서 동시에 어느 특정한 역사의 기로에서 만난 두 문화의 충돌에 대한 화려한 역사소설”로 평가받는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2010년 <뉴욕 타임스> <타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11년 커먼웰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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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스토리, 모험극, 신화, 멜로드라마, 역사소설
그 어떤 것을 기대하든 실망하지 않을 압도적인 이야기
- 1799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사무원 야코프 더주트는 일본 나가사키에 위치한 인공섬 데지마에 도착한다. 데지마는 일본이 쇄국정책을 고수한 시기에 서양과의 교류를 유일하게 허락한 곳으로, 총 길이가 120미터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다.
- 당시 일본은 네덜란드와 교역을 하고 앞선 의학기술 등 서양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한편, 서양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 따라서 네덜란드인은 오직 데지마에만 머물 수 있을 뿐 본토로는 들어갈 수 없었으며, 기독교 관련 서적이나 물건은 절대 소지할 수 없었다.
- 하지만 데지마에 막 도착한 야코프의 짐 속에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시편이 들어 있었고, 일본인 통역관 오가와가 이를 눈감아주면서 두 사람은 우정을 쌓아나가기 시작한다.
야코프는 처음 일본 땅에 발을 내디디면서 몇 년 후 돈을 모아 고향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여인 아나와 결혼하겠다는 부푼 꿈을 꾼다. 하지만 정직하고 올곧은 성품의 야코프에게 데지마의 현실은 매일매일이 싸우고 고쳐야 할 것 투성이다.
관리직부터 말단 일꾼에 이르기까지 이곳에 거주하는 모든 이가 부정을 저지르고 밀수를 하고 장부 조작을 한다. 새로 부임한 상관장의 명령으로 그간의 부정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야코프는 모든 직원의 공공의 적이 되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홀로 외로움을 견딘다.
어느 날 야코프는 일본인 산파 오리토와 마주친다. 데지마의 의사 마리뉘스 밑에서 수련하는 오리토는 얼굴 한쪽에 화상 흉터가 있는 영리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나가사키 부교의 아들을 위험한 출산에서 살려낸 덕에 특별히 데지마에서 의술을 배울 수 있게 됐다.
야코프는 지적이고 독립적인 오리토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지만,
아나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일본인인 오리토와 네덜란드인인 자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현실 때문에 괴로워하며 혼자 속앓이를 한다.
결국 야코프는 긴 망설임 끝에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써서 오가와 통역관에게 전달을 부탁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오리토의 아버지가 빚을 남긴 채 세상을 뜨면서 오리토는 교가 번의 영주이자 지체 높은 승정인 에노모토의 산사에 팔려가는 처지가 된 것이다.
시라누이산 협곡에 자리한 에노모토 승정의 산사는 겉으로 보기엔 일반적인 신사와 별다를 바 없지만, 사실은 기형이나 흉터가 있는 여성들을 모아놓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곳이다. 그곳의 한 승려가 비밀이 적힌 두루마리를 가지고 탈출하면서 오가와 통역관은 산사의 끔찍한 실정을 알게 되고, 한때 오리토의 정인이었으나 집안의 반대로 다른 여자와 결혼했던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며 오리토를 구하기 위해 산사로 떠난다. 혹시라도 구출 계획이 실패할 것에 대비해 비밀이 적힌 두루마리를 야코프에게 맡겨둔 채……
- 금지된 사랑, 국적을 뛰어넘은 우정, 동서양의 충돌과 교류……
- 역사와 허구가 교묘하게 뒤섞인 데이비드 미첼 상상력의 결정체!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미첼이 발표한 작품 중 가장 전통적인 서사 방식을 따른 소설이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있는 아홉 명의 화자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뷔작 『유령이 쓴 책』, 시공과 장르를 넘나드는 여섯 개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등 대담하고 현란한 구성이 돋보인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3인칭 시점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 서술되는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은 비교적 관습적인 소설의 구조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변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미첼은 “이 책은 다른 무엇보다 인간에 천착하는 소설”이라면서 “예술은 사람에 대한 것이지, 실험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첼의 이런 대답을 증명하듯 이 작품에는 다양한 국적과 직업을 가진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 머나먼 동양에서 큰돈을 벌기 위해 바다를 건넌 사무원,
- 의술을 공부하는 독립적인 여성,
- 아들이 없는 통역관 가문의 양자가 된 일본인 통역관,
- 유럽의 식민지가 된 동양의 땅에서 혼혈로 태어난 동인도회사 직원,
- 네덜란드의 학문을 연구하는 일본 학자,
- 자식을 잃은 영국 해군 함장,
- 노예, 비구니, 영주 등 역사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선과 악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를 맴도는 이들 개개인은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각자의 기준에 따라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동서양의 문화가 충돌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이들이 펼치는 역동적인 이야기는 때로는 멜로드라마로, 때로는 목숨을 건 모험담으로, 때로는 한 인간의 성장담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작가는 ‘역사소설’에 대해, “‘역사’라는 절반은 과거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나머지 절반인 ‘소설’은 과거에 충실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해 배경이 되는 과거를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그 시기와 장소에 살던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은 물론 그들이 쓰는 말투까지 세세하게 고민해야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독특한 사람들을 생각해내야 하며, 그들의 행동을 꾸며내야 하고, 그럴싸한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에는 허구의 인물과 실존인물이 공존하고 실제 일어났던 역사와 지어낸 이야기가 교묘하게 뒤얽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허구와 실제의 차이를 구분해보려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데이비드 미첼은 타고난 이야기꾼답게 압도적인 상상력으로 그런 구분을 무너뜨리며, 어느 장르든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작가적 재능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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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모든 것. 소설을 읽는 이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만족시킨다. 구매
meesum 2020-06-2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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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읽고는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고, 데이비드 미첼이란 이름을 잊었다. <야코프의..>가 동일인의 작품인지 몰랐고, 그저 책소개글을 읽고 재미있을거 같은데 혹시나 해서 1권만 구입했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심지어 품위가 있는 재미였다. 2권을 같이 주문하지 않은걸 후회했다. 구매
Sira 2019-03-0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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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마이리뷰]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1 새창으로 보기
1. 오랜 걸음에서 만난 벤치에서처럼 이 문장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읽기를 멈추고 말이지요.
˝인쇄된 말은 식량이지.˝ 마리뉘스의 말이다.
(중략)
야코프는 에노모토 승정과 만났을 때 승정이 던졌던 질문에 대해 생각한다. ˝선생님은 영혼의 존재를 믿으십니까?˝
마리뉘스가 심원하고 불가해한 답을 준비하고, 사무원도 그런 답을 기대한다. ˝믿네.˝
˝그럼 어디에......˝ 야코프는 경건하면서 불경스러운 해골을 가리킨다. ˝....... 그것이 있습니까?˝
˝영혼은 동사라네.˝ 그가 불 켜진 양초를 촛대에 꽂는다. ˝명사가 아니고.˝
<258-260쪽>
2. 김은숙 작가가 <미스터 션샤인>을 만들기 전 이 소설을 읽었으리라는 상상을 합니다. 물론 상상일 뿐 가능성은 희박하지요. 이 책은 이제 번역되었을 뿐입니다. 원작은 2011년에 나왔고요.
3. 1권과 2권 두께의 불균형은 불편하네요. 두꺼운 책을 오래 들고 있는 것도 (이제는) 힘이 들고요. 하지만 마음의 깊이는 책이 가벼워질수록 깊어가는 듯합니다.
4. 신형철 평론가의 꿈처럼 정확하고 그래서 마음을 울리는 칭찬은 힘이 듭니다. 제 마음은 진정한데 저의 말은 지지하여 저 멀리 있네요.
- 접기
아애 2018-12-02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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