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기술 - 북 인력 합치니 생산량 두 배로
남 기술 - 북 인력 합치니 생산량 두 배로
[중앙일보] 입력 2007.10.03 19:02 수정 2007.10.04
지난해 9월 경기도 공무원과 북한 주민들이 당곡리 협동농장에서 공동 벼 베기 행사를 한 뒤 추수한 벼를 들어 보이고 있다.
평양 강남군 당곡리. 이곳엔 남북이 함께 일구는 협동농장 198만㎡(약 200ha)가 있다. 지난해 이 협동농장에서는 총 1100여t의 쌀이 생산됐다. 10a당 평균 생산량은 512kg. 예전 당곡리 쌀 생산의 두 배에 가깝고, 남한 평균 생산량 500kg보다도 많다. 남한의 지원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해 이 지역 농업 생산력을 남한 이상으로 끌어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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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당곡리 협동농장 ‘결실’“협력 사업 초기 북한 주민들의 얼굴엔 경계하는 빛이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2∼3년간 협력사업이 지속되고 성과가 나타나면서부터는 북쪽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기 시작하더군요.”
박석앙 경기도 남북교류협력담당은 “이제는 방문객들에게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 북한 주민들의 살림집까지 보여줄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가 됐다”고 말한다.
경기도가 처음 평양시와 협력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4년 4월 남북교류협력사업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부터다. 시작은 미약했다. 2005년 평양시 외곽 용성구역에서 3ha의 벼농사 시범사업을 펼쳤다. 2006년엔 당곡리 협동농장의 벼농사 100ha로 늘어났다. 2007년에는 그 규모가 200ha로 커졌다. 올해엔 규모를 400ha로 늘려 줄 것을 북측이 요청해 올 정도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위해 약 70억원 정도를 썼다. 이앙기 500대, 콤바인·경운기·파종기·중장비 수십 대와 비료·농약 등을 사들였다. 식품가공공장·도정공장·창고도 짓고 용수 확보를 위한 관정도 뚫었다. 지난해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채소를 평양 시내 호텔과 식당에 팔아 벼농사 외 소득도 올렸다.
김희동 경기도 작물연구과장은 “올해 당곡리 주민들은 공동사업장 200ha뿐 아니라 당곡리 전체 논 400ha의 모내기를 우리가 가르쳐 준 대로 이앙기로 해내 남측 기술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양측의 교류는 농업협동사업에 그치지 않았다. 마을 전체의 현대화 사업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1] 트랙터와 경운기가 다닐 수 있도록 진입도로를 정비한 것을 시작으로
2] 59채의 주택 개량 사업도 이뤄졌다.
3] 농기계 수리센터도 만들고,
4] 소학교·유치원을 보수했으며,
5] 탁아소·진료소도 신축했다.
북한 관계자들 스스로 최근 “경기도와의 사업을 시범모델로 삼아 북한 전역에 이 같은 사업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때 대규모 공동 협동농장 운영을 추진 중이다. 바로 당곡리가 모델이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때 대규모 공동 협동농장 운영을 추진 중이다. 바로 당곡리가 모델이다.
정상회담에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 중인 임상규 농림부 장관은 방북 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도의 협력 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내에 농업특구 조성 및 공동 협동농장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업협력이 예상대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한 정부는 북한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협동농장에 남한의 물자와 인력이 들어갈 경우 체제 자체가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농업 생산성 향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혜민 기자
[출처: 중앙일보] 남 기술 - 북 인력 합치니 생산량 두 배로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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