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1987년 연방제 통일·중립국 창설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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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1987년 연방제 통일·중립국 창설 제안했다
기사입력 2018-03-30 02:31
ㆍ미·소 정상회담 때 고르바초프 통해 레이건에 문서 전달
ㆍ외국 군대 철수 등 포함…당시 한·미 “현실성 없다” 판단
ㆍ외교부 기밀해제 문서 공개
북한이 1987년 12월 미·소 정상회담 때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통해 남북한을 연방공화국으로 통일하고 중립국을 창설하는 방안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외교부가 29일 보존 연한 30년이 지난 1987년 외교문서 23만쪽에 대해
기밀을 해제하고 일반에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북한의 이 같은 제
안을 담은 ‘한반도 완충지대 설정 및 중립국 창설을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제
안’이라는 제목의 문서(사진)가 포함돼 있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987년 12월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 때 이 문
서를 레이건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당시 북한 김일성 주석이 제안한 주요 내용은 남북한 각각 10만 미만의 병력 유지 및 핵
무기를 포함한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남북한이 서명하는 불가침 선언, 휴전협정의 평화
협정 대체, 남북한 군의 ‘민족군’ 통합 등이다. 또 남북한이 제3국과 체결한, 민족적 단합
에 위배되는 모든 협정 및 조약 폐기, 남북한으로 구성된 연방공화국 창설, 공화국이 중립국가 및 완충지대임을 선언하는 헌법 채택, 연방공화국의 단일 국호 유엔 가입 등도 포
함됐다.
하지만 한·미 정부는 북한의 제안이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다뤄야 할 문제”라며 “북한이 인도적 및 경제적인 분야에서 실재적이고 실
현가능한 신뢰 구축 조치를 추진할 의사가 없는 한 그런 제의는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또 “남북한 대화 재개가 한반도의 평화 공존을 향한 선결 조
건”이라며 “미·소 양국 정부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상호 균형된 조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 같은 판단에는 한국 측도 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해 12월15일 최광수 당시 외무부 장관은 김경원 주미대사에게 보낸 전문에서 “거창하고 현실성이 없으며, 구체
적인 내용에 있어 새로운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모든 남북한 간 문제는 남
북 당사자 간 직접 대화를 통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문제부터 토의함으로써 실적을 쌓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상호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북에 의해 일방적으로 중단된 기존 대화의 재개도 필요하
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달하도록 주미대사관에 훈령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의 원문은 서울 서초구 외교사료관에서 열람 가능하다. 해제된
문서 내용은 외교사료관 홈페이지(http://diplomaticarchives.mofa.go.kr)와 모바일에서
도 검색할 수 있다. 외교부는 1994년부터 매년 자체 심사를 거쳐 30년이 지난 외교문서
를 공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모두 25차례에 걸쳐 340여만쪽의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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