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9

백승종 인동초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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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인동초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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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근현대사에는 풍운의 영웅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각별한 흠모의 대상은 도산 안창호와 백범 김구 선생일 것이다. 
이분들을 언급할 때면 
우리는 관습적으로 “선생님”이란 칭호를 붙인다. 
존경심이 가득 담긴 이런 칭호에 어울릴 만한 요즘의 정치가는 거의 없다.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예외다.
그의 별명은 디제이(DJ)다. 
하지만 그 삶이 고난의 역정이었기에 “인동초”라 불리기도 했다. 
역대 독재정권 아래 가택연금을 당한 것이 6년 반, 
여기에 감옥에서 보낸 세월이 5년 반, 
국외로 쫓겨난 것도 3차례에 모두 3년이었다. 
디제이는 최소 15년 동안 신체적 자유를 박탈당했던 것이다. 
심지어는 내란음모죄를 뒤집어쓰고 사형선고까지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이 나라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때도 사정은 복잡다단했다. 
역사는 그에게 가혹한 시련만을 연거푸 강요했다.
산이 높으면 그림자도 길다. 
그에 대한 사회 일각의 호된 비판은 끝도 없다. 
위험천만한 급진주의자, 
파벌정치의 괴수라는 매도, 
권력욕의 화신이자 지역감정의 근원이라는 비난이 있다. 
심지어 보수진영에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조차 북한과 뒷거래를 통해 이뤄졌다며 의혹을 제기했으니, 
참으로 중구난방이었다.

그가 평생을 바친 것은 민주화요 남북화해였다. 
이런 업적을 세계 주요 언론과 학자들도 인정한다. 
그는 죽음의 공포가 앞길을 가로막았을 때조차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꿋꿋이 걸어 나갔다. 
“행동하는 양심”의 외길 평생이었다. 
불의에 작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했듯, 
디제이는 투철한 “역사의식” 덕분에 그럴 수가 있었다. 
역사의 흐름에 대한 통찰과 신념이 있었기에, 
그는 역사의 난제를 회피하지 않았다. 
이런 인물 다시 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것은 어찌된 일? 2009년에 우리는 역사의식 투철한, 노무현과 김대중, 두 명의 대통령을 한해에 모두 잃었다. 
민주화도 남북화해도 뒷걸음만 치는 요즘, 
님들의 향기 더욱 그립다.(<한겨레신문> 200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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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도 12년이 되었습니다. 
그분의 삶은 영욕이 크게 엇갈린 고단한 것이었지요. 
허물도 아주 없지는 않았으나 
공이 훨씬 더 많은 게 김 대통령의 삶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여름, 
그분의 부음을 듣고 신문에 쓴 짧은 글 하나를 올립니다. 
제 가슴에는 아직도 그분을 추모하는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지요.
민족화해를 넘어 통일로 가는 길, 
그 길이 아무리 꾸불하고 멀어도 
우리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역사적 사명입니다.
 백승종 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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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comments
김근수
  · 
김대중 선생님은 보통 정치인들과 차원이 다른 인물이지요...
 · Reply · 1 d · Edited
김해자
두분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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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관
겨울공화국이 그리 이어졌어도 국민들에게 봄을 맞이하게 한 인동초.
 · Reply · 1 d
한경희
저 역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Reply · 1 d
정호철
전두환 사면복권은 대통령 권한남용으로 보입니다.
절대하지 말아야 할일을 독단으로 했다고 봅니다.
 · Reply · 1 d
김민호
우리사회가 이 정도나마 유지되는 밑바당을 만드신 대통령이라 여깁니다.
 · Reply · 1 d
배종철
구사일생 스토리는, 볼때마다 가슴아프고 아슬아슬 하더라구요.
큰어른 김대중대통령... 세계가 인정하는 평화의 사도요, 대한민국 민주화의 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깨어있는 자세로 보답하겠습니다~~
May be an image of 4 people and text that says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 Reply · 1 d
무달구름
May be an image of text
 · Reply · 1 d
Alexandria Ryu
존경스럽습니다 한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강인할 수 있는지
 · Reply · 1 d
김형태
 · Reply · 1 d
정정환
그분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가 1997년 말, 그의 나이 73세, 적지 않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세계는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의 될것이라고 예견하고 인터넷 망을 구축하였고 그 결과 오늘 우리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능력을 가진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분의 미래를 보는 탁월함에 거듭 고개가 숙여집니다.
 · Reply · 1 d
Cathy Chung
저도 그립습니다. ..현충원에 가면 이승만.박정희랑 대조되는 너무 소박한 묘소에 mb에게 분노가 늘 치솟습니다..대통령님 이 꿈꾸던 세상이 오기가 어찌 이리 어려운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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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
폭염이 쫒겨가고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폭정을 이겨내고 선진국에 들어선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이 안계셨다면 오늘의 민주 한국이 있을 수 있었을까?…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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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ply · 1 d
정기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다운 대통령...
 · Reply · 1 d
이상길
오늘 아침은 김대중 대통령의 삶의 읽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글, 고맙습니다.
 · Reply · 1 d
전득종
교수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 Reply · 1 d
서창원
김대중 대통령이 계셨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뒤를 이을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형제같은 분이십니다.
오늘날 어려운 국가 과제를 두분께서 부디 굽어 살펴 주시기를요.
 · Reply · 1 d
박천홍
역사와 사회가 영웅을 키운다고 합니다. 인간 김대중의 인생은 우리의 현대사입니다. 우리 현대사의 질곡과 영광을 함께해온 인물입니다. 저 심연으로 붙들려 내려 갔다가 대통령이 되어 전세계 정상들과 약소국 분단국가의 미래를 설계하였고 그는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변혁시키는 주춧돌이 되었고 새로운 시대를 연 거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바로세우고 기미년 3.1에 선언한 독립정신을 발현시켜왔습니다.
제국주의의 압제에서도 인류역사의 강고한 강대국들의 침… See more
 · Reply · 1 d · Edited
오승록
김대중 대통령님 을 지지하기는 하였지만 그분이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는 사실 잘몰랐어요 1998년도에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경제학상 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의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 이라는 책을 읽고
그분이 정말 대단했었다는것을 알게 됐지요 박정희 가 독재정치를 하던시기 해외에서도 독재자가 많이 있었지요 그들은 지금도 가난한데 왜한국은 성공할수 있었는가에서 한국에는 김대중 김영삼 이라… See more
 · Reply · 23 h · Edited
노경식
삼가
故 후광 김대중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See more
 · Reply · 23 h
백삼선
글 잘 읽었습니다.
남쪽의 친일파 척결을 못한 원인이 부른
핍박 이었습니다.… See more
 · Reply · 23 h
박종권
혼돈의 시대에 그분이 더욱 그립습니다.
 · Reply · 22 h
김종배
정당을 떠나서 김대중 대통령만큼 큰 정치를 하신 분을 못 봤습니다!
 · Reply · 21 h
이강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들 보고싶네요.
시기하고 질투하는 세력들이야 좋게 말하지 않겠지요.그래도 진실을 모르지는 않을겁니다.
백교수님, 감사합니다.
 · Reply · 21 h
이성로
크게 공감합니다
 · Reply · 21 h
김강중
어렸을때 홍제동 살고 있을때 홍제천에서 처음 DJ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들었고, 무슨 말인지는 몰랐지만,
30살즈음에 강남의 모 호텔앞에서 달려가 손을 잡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노대통령의 장례식때 우시던 모습은 지금도 몸의 가시로 남아 있습니다!
 · Reply · 21 h
Kyongsu Chung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에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신 분이셨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 시키신 분이셨져. 두분 추모합니다.
 · Reply · 21 h
Inwoo Lee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할 때마다 정말 사랑받는 느낌이었죠.
 · Reply · 21 h
박상문
기억에 오래 남을 몇 안되는 정치인입니다.
 · Reply · 19 h
최정규
40대에 박정희를 몰아내고 민주정부를 이뤘다면 통일이 앞당겨졌을 것이고 아마 지금쯤 국격이 달라졌을 수도...
 · Reply · 14 h
장근현
고맙습니다
 · Reply · 4 h
연창호
인동초
역사에 대한 믿음이지요
 · Reply · 3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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