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성애 진영과의 소송 8개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김지연·길원평·염안섭·이용희·GMW연합·KHTV가 제기한 줄소송 '종결'
기자명 구권효 기자
승인 2021.08.30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멀리 돌아왔습니다. 대법원이 8월 26일 GMW연합과 이용희 대표(에스더기도운동본부)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3년 내내 저희를 괴롭혀 왔던 소송들이 마침내 모두 종결됐습니다. 김지연 약사(한국가족보건협회), 길원평 교수(부산대 은퇴),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 GMW연합, KHTV, 이용희 대표 등 소위 반동성애 운동가들이 <뉴스앤조이>에 제기한 소송 9건 중 법원의 화해 권고를 따른 1건을 제외한 8건에서 사실상 저희가 최종 승소했습니다.
김지연 약사, 길원평 교수, 염안섭 원장, GMW연합, KHTV가 제기한 소송 골자는 모두 같았습니다. 자신들을 '가짜 뉴스 유포자'라고 한 표현을 삭제해 달라는 것이었는데요. 1심에서는 '가짜 뉴스 유포자'라는 표현이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재판부의 이해할 수 없는 판결로 저희가 패소했습니다. 2심 진행 과정에서 소송 내용이 모두 같으니 1건(GMW연합 사건)만 대표로 판단을 받는 것으로 조정됐고,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원심을 뒤집고 <뉴스앤조이> 손을 들었습니다. 이번에 대법원이 이 판결을 확정한 것입니다.
법원 판결 내용은 한마디로 '가짜 뉴스 유포자'라는 표현이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심 재판부는 <뉴스앤조이>가 진실성에 논란이 있는 정보에 대해 오인·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 '가짜 뉴스 유포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수사적인 과장으로 볼 수는 있으나, 모욕적·경멸적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거나 의견 표명으로서의 한계, 감시·비판·견제라는 언론 본연 기능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이용희 대표가 건 소송들은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 '가짜 뉴스 유포자'라는 표현 삭제가 아니라 구체적인 기사 내용의 진위를 다퉜습니다. 이 대표가 건 소송 3개 중 1개는 화해 권고에 따르기로 했고 나머지 2개는 저희가 이겼습니다. 특히 이 대표는 소송 내내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표현을 할 경우 징역·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재판부는 일관되게 "(차별금지법안에 따르면) 단순히 동성애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는 것만으로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저희가 기사를 통해 비판한 건 이들이 전문인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혹은 언론 행세를 하면서 성소수자와 난민 관련 여러 허위·왜곡·과장 정보를 유포하는 현상이었습니다. 이들은 언론과 시민단체의 팩트체크에도 자신들의 발언을 수정하거나 이미 교계에 퍼진 잘못된 정보들을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거짓 정보들을 퍼뜨렸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이러한 행위에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이들을 '가짜 뉴스 유포자'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 줄소송에서 <뉴스앤조이>가 모두 승소했다는 건, 단순히 저희 기사가 맞았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닙니다. 그간 반동성애 운동가라고 하는 이들이 얼마나 견제받지 않은 채 거짓된 정보를 퍼뜨려 왔는지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이들이 뿌려 놓은 씨앗 때문에 한국교회는 잘못된 열매를 먹었습니다.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반대하는 교인들이 여전히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감옥 간다'는 말을 진실로 믿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국교회가 차별과 배제로 몰락해 가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반동성애 진영은 제 손으로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는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이들의 지식 없는 열심(롬 10:2)이 교회를 '불통 집단', '인권 증진에 발목 잡는 집단'으로 만들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반동성애 강사들에게 악감정이 있는 게 아닙니다. 개신교인들이 모두 차별금지법을 찬성해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하더라도 최소한 '사실'에 근거해야 대화의 장에 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목회자와 교인들 스스로 교회에서 허위 정보들을 걷어 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줄소송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허위 정보를 반복해서 퍼뜨리는 이에게 '가짜 뉴스 유포자'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사실 <뉴스앤조이>는 1년여 전부터 '가짜 뉴스'라는 표현을 되도록 쓰지 않았습니다. '가짜 뉴스(fake news)'라는 표현이 야기하는 문제는 이미 언론계에서 두루 논의돼 왔는데요. 가짜 뉴스라는 말의 의미가 최초 번역돼 들어왔을 때보다 걷잡을 수 없이 광범위해져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정치적으로 이용돼 언론 전체의 신뢰를 하락시킨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물론 교계 반동성애 진영이 퍼뜨리는 정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충분히 가짜 뉴스라 부를 만합니다.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혐오 표현'인 경우가 많아 질도 더 나쁩니다. 하지만 <뉴스앤조이>는 가짜 뉴스라는 말이 일으키는 문제에 공감하고, 이 표현 대신 내용에 따라 '허위 정보', '왜곡 정보', '과장 정보' 혹은 '혐오 표현'이라는 말을 써 왔고 앞으로도 그러려고 합니다. 어떤 표현을 쓰든, 이런 잘못된 정보들에 대한 팩트체크는 앞으로도 성실하게 수행할 것입니다.
저희가 줄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고 때마다 기도로 마음 모아 주신 모든 독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좋은 기사밖에 없습니다. 더 좋은 저널리즘으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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