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
한남은 한국 남성의 줄임말이다. 한국의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여성에 대한 비하어의 미러링으로 등장하여 2021년 현재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한 미러링 단어이다.
영어권에는 KOMale, KORmale 등으로 번역되거나 또는 그냥 hannam이라 표기되고 있다.
어원
2015년 메르스 갤러리, 메갈리아 등지에서 미러링 운동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기존의 여성혐오 단어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미러링이 이루어졌다. 2017년경에는 워마드 등의 사이트에서 '한남충'이라는 신어를 사용하며 이전에 쓰이던 김치남, 고추장남 등의 미러링에 비해 큰 화제가 되었고 이후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의미
주로 여성혐오적인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남성을 가리킨다. 모든 일에 가성비를 따지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지 않거나 콘돔 착용을 거부하는 등 문화지체를 보이는 남성으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한남충'이 한국 남성 전체를 가리키는 용어 즉 지나친 일반화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김치녀'는 모든 한국 여성을 싸잡아 부르는 단어다[주 1]" "'맘충'은 모든 어머니들을 비하하는 발언이다"라는 비판이 제기됐을 때 사람들은 김치녀와 맘충은 '일부 몰지각한 한국 여성'을 이르는 말이라고 반박해왔고 마찬가지로, '한남충' 역시 '일부 여성혐오를 일삼는 몰지각한 한국 남성'을 뜻하기에 별 무리가 없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여성혐오적 사고방식에 물들지 않은 남성들을 '탈한남', '탈치'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역시 남성들이 가부장제적이고 여성혐오적 세계관에 동조하는 여성들을 '탈김치'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미러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남충이 벌레를 의미하고 모욕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유죄라는 판결이 나와 벌금형이 선고된 판례가 나왔다. 수없이 넘쳐나던 여성혐오적 비하어들에는 눈도 꿈쩍 안하던 법원이 남자가 피해자가 되자 빠른 대처를 보이는 '이중잣대'가 잘 드러난다는 의견이 있다.
한남은 비하어인가
그저 한국 남자의 줄임말에 불과하니 비하어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으나, 등장 과정과 쓰임 등을 보면 한국 남자의 부정적인 특성을 비꼬는 비하어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주 2]
다만 법적으로는 2017년 7월 17일에 한남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모욕죄로 고소된 네티즌의 판례 또한 한남충’이라는 표현에서 ‘충’ 벌레라는 뜻 때문에 부정적 의미가 강하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한남이 법적인 비하어라고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1]
흥미로운 것은 이 '한남'을 정면으로 다룬 시사IN 제467호가 2016년 8월 27일에 발행됐다는 것이다. 된장녀의 하루를 다룬 한겨레 21 제 621호가 2006년 8월 4일에 발행된 것을 생각하면, 여성이 된장녀라는 비하어에 반박하는 단어가 언론에서 사용 되는데 약 10년이 걸린 셈이다.
사회적 반응
다른 미러링 단어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남성들이 많은 편인데, 일례로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시사주간잡지인 시사IN 제 467호[2]의 메갈리아 및 여성혐오 관련 기사 제목, '분노한 남자들'에 대해서 내용과는 상관없이 제목부터 '한남'을 강조하고 싶어서 분노, 한남, 자들을 조합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을 정도이다.
이는 비하발언인 '된장녀'가 '일부 몰지각한 한국 여성'을 이르는 말인 데에 비해 '한남'은 문자 그대로 해석할시 '한국 남자 전체(아버지, 오빠, 남동생 등 포함)'를 의미하기에 발생한 문제라는 시각이 있다.
성공했다고 평가받은 미러링
된장녀가 처음 등장한 2006년부터 줄곧 된장남, 고추장남, 김치남 등의 단어를 통한 미러링 시도는 있었지만, 단어 자체가 정착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약 10년이 지난 2016년에 한남이란 단어가 비하어를 미러링한 비하어로 정착되면서, 처음으로 된장녀, 김치녀에 대항할 수 있는 반박의 언어를 얻은 셈이 되었다.
'김치녀' '된장녀' 등의 비하어는 여성이 '나는 김치녀로 분류될 만한- 비싼 물건을 사는/남자의 기를 세워주지 않는/남친에게 경제력을 기대하는 etc- 여자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검열하고 눈을 낮추도록 압박함으로써 무리한 감정노동과 착취를 유발해 온 반면, '한남'에는 (여타 미러링 단어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세계의 권력차가 있기 때문에 실제 남자들에게 검열을 하게 만드는 효과는 별로 없다.[주 3]
이에 관련해 모 네티즌은 '여자들은 김치녀가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검열하지만 남자들은 한남충이 되지 않으려고 여자들을 검열한다. 이게 젠더권력이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모욕죄 논란
2017년 여성비하로 논란이 된 웹툰작가를 한남충이라고 지칭한 대학원생이 모욕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재판에서 A씨는 "한남충이라는 표현이 경멸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한국 남성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집단 범위가 매우 넓어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피해자는 유명 작가로 공인이고 여성을 비하하는 웹툰으로 논란이 됐다"며 "피해자의 웹툰 연계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여기에 동참해 다른 회원을 독려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재판부는 "한남충이라는 표현에서 충은 벌레라는 뜻으로 부정적 의미가 강하고 피해자 개인을 대상으로 문제의 글을 써 모욕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3]
이에 많은 여성들은 지난 10여 년간 온라인상에는 여성혐오 발언이 난무했음에도 규제가 강하지 않았던 데 반해, 남성 비하 발언에는 강력한 제재가 적용됐다는 것에 의아함을 표했다.[3] 그러나 이런 판례와 실제 몇년간의 심각한 여성혐오적 용어의 범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하는 여성혐오자들이 많다.
또한 이 판결이 있은 후로 메갈년, 김치녀 등의 악플로 고소를 했을 때 수사기관에서 이를 반려한 경우가 많았다는 여성들의 고백이 쏟아져 나와 이러한 사회의 이중잣대를 더욱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결국 여성혐오는 등한시하고 남성 비하 단어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남성들에게 미러링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인지하도록 하는 운동 전략을 세워볼 수 있다.
반의어
한남에 대치하는 단어로 조신남, 개념남 등이 있다. 조신남의 경우 "남자가 조신해야지"라는 미러링 문장과 궤를 같이 하며, 개념남의 경우도 개념녀의 미러링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